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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15 님의 서재입니다.

패배 왕귀형 주인공

웹소설 > 자유연재 > 현대판타지, SF

5315
작품등록일 :
2021.10.25 02:45
최근연재일 :
2022.08.19 23:04
연재수 :
8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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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42,521

작성
22.08.15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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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쪽

변화(2)

DUMMY

잠깐동안 모두의 체력을 회복하고 나는 병동구역으로 운반 당했다. 들것이 없는 바람에 각성자 여럿이 힘들게 옮겼다고 한다. 옮겨주신 분들이 말해주시길 여럿이서 들어서 하나도 안 무거웠다고 하시지만 난 내가 얼마나 무겁고 또 사람 하나 들 것 없이 옮기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알기 때문에 그저 죄송스러운 맘이 들 뿐이었다.


병동구역은 전에 지하철 입성 초기에 쓰던 그 곳 그대로였다. 어머니가 누워계시던···


몸이 오싹해지는 느낌이 들고 코가 살짝 맹해졌다.



“후우우······.”



이젠 볼 수 없는 부모님을 애써 떠올리지 않기 위해 크게 숨을 내쉬었지만 별 소용은 없었는지 머릿속에서 부모님의 마지막 모습이 사라지지 않았다.


힘없이 몸을 뒤척이며 옆으로 돌렸다. 눈 앞에 보이는 바닥을 보며 있던 와중 현철이가 내게 다가왔다. 안 그래도 얘기할 거 있었는데 잘됐네.



“성현아, 몸은 좀 괜찮냐?”



“엄청 나아졌다. 너가 빨리 구해준 덕분이지.”



“크크크크 오냐, 아 근데 너 상처가 되게 빨리 낫던데, 스탯 올리면 그렇게 돼?”



“음? 아니, 나 힐링 포션 사서 마셨는데?”



“엥? 힐링 포션?”



뭐야 설마 나한테만 생긴거야?



“어··· 상점에서 살 수 있는건데, 아까 알람 안 떳냐?



“잠깐만···. 아 상점버튼 있네. 근데 알람은 안 떳었는데?”



아 아깝다. 나만의 치트인 줄 알았더니만··· 쩝



“그래? 특이하네?”



“그러니까 말야. 가서 사람들한테 알려줘야지.”



“야 잠깐만 기다려봐.”



“왜?”



“아니 그 내가 이번 일 겪고 조금 생각해봤는데 우리 밖으로 나가는게 나을거 같다.”



미루고 미루던 결정이지만 이번에 확실히 결정했다.



“흠··· 나도 요즘 그렇게 느끼긴 했는데. 좋네 뭐. 그럼 이제 저 틀딱들이랑 싸워야 돼?”



“싸우긴 하겠지. 근데 내가 누구냐? 현재 있는 각성자들중 가장 높은 스탯을 가졌다 이말 아니냐. 나만 있으면 싸움걱정은 필요 없음”



“뭐래 병동에서 골골대는 새끼가, 크크킄크. 그리고 몸으로만 싸우냐? 아가리로 입터는 것도 싸우는 거다 이 돌대가리 놈아.”



“아 맞다.”



“어휴, 알았다 일단. 그러면 내가 지금 회의할 때 가서 우리 입장을 다시 알릴게. 제일 영향력 큰 각성자 둘이니까 말은 잘 듣겠지.”



“오키오키 고맙다.”



나는 3일이 지나서야 완전한 컨디션으로 복귀 할 수 있었다. 평소였다면 절대로 불가능 했을 회복력이지만 포션 덕분인지 상당히 빠르게 회복했다. 다만 그동안 얼마나 심심했었는지는 나만 알겠지.


참 힘들었다. 다치고 망가지고 마음먹고. 침대에 누워 오늘을 복기하던 도중 떠오른 건 얼마전 까지만 해도 평화로웠던 나날들이었다. 그런 하루가 그리워진 난 바닥에 고개를 파묻고서 하루를 마무리했다.





***





“성현아 준비됐지?”



“으드드으 ㅇ..아아니이이”



긴장감에 이빨이 떨려온다. 학교에 다닐 때도 발표 같은 거랑은 거리가 멀었는데 내가 100명이나 되는 사람들 앞에서 발표를 잘 할리 있겠는가?



“하···”



“힘내, 힘내!”



높은 긴장감에 나는 한숨을 내쉬었다. 하지만 아무리 긴장되고 하기 싫어도 내가 해야만한다. 밖으로 나가자는 놈이 긴장되서 벌벌 떠는 모습을 보여줘서야 되겠는가? 심호흡을 하고 입을 열었다.



“안녕하세요 여러분, 저는 한성현입니다.”



시야 끄트머리에 현철이가 결의에 굳은 표정을 하고 있는 것이 보였다.


내 앞의 관중들이 나에게 집중하고 있는 것이 느껴졌다.


긴장감에 쿵쿵 뛰던 심장은 어느샌가 차갑게 요동쳤고 나는 한마디 한마디 감정과 설득을 담아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이 지겨운 생활이 시작된지 벌써 한달이 다 되어갑니다. 저희는 이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시간동안 많은 것을 잃었습니다. 가족, 연인, 친구, 그 빌어먹을 꼽추 괴물놈들한테 말입니다. 우리는 여기에 크게 분노했습니다. 하지만 힘이 없었고 우린 그저 무기력하게 당---”



눈앞에 어머니가 아른거리는 듯했다.


당연하게도 그 어머니 곁엔 아버지도 함께 계셨고.


연설을 하는 내 목소리는 점점 눈물에 젖어가며 얇게 떨리기 시작했다.



“저는 생각했습니다. ‘우리는 나아가야 한다. 이렇게만 있을 수 없다.’ 그래서 항상 싸우는것만 하던 의회에 의견을 한번 내보았습니다. 그렇게 여러분들이 주신 권력으로 이루어진 의회에서 나온 결론은 각성자들이 50레벨을 찍고서 역 외로 진출하자입니다.”



사람들이 수군거리기 시작했다. 이해한다. 사람이란 원래 편안함을 유지하고 싶은 법이니.



“많이 불안 하실겁니다. 하지만 저희가 계산해 본 결과 모든 각성자가 50레벨을 찍게 되면 놈들로부터 여러분을 안전하게 지켜드릴 수 있습니다. 저희를 믿어주시고 따라주세요. 감사합니다”



박수소리는 없었다. 함성도 없었다. 그저 고요한 적막이 흐를 뿐이었다. 그 적막속에서 나와 현철이는 단상 아래로 내려왔고 곧 사람들의 말소리가 들려왔다.


‘말이 되는 소리를 해라’ ‘우리는 나가기 싫다’ ‘왜 그래야하냐’ ‘우리가 너희를 어떻게 믿냐’


그리고 들려오는 현철이의 목소리



“괜찮아 성현아, 잘했어. 우리는 사람들에게 ‘설득’이 아닌 통지를 했기 때문에 그런거야. 하지만 저들도 때가 되면 우리가 옳았다는 걸 알겠지.”



“우릴 믿자.”



“우릴 믿자”





***





-쿵ㅡㅡㅡ!


출입구를 막던 바리게이트가 치워졌다. 햇볕이 들지 않던 지하에 햇볕이 들기 시작했다. 강렬한 빛에 모두가 눈살을 찌푸렸고 우리의 앞을 막던 모든 바리게이트가 무너졌다.


긴 시간 동안 우리 각성자들이 달성해낸 레벨은 대충 어림잡아 48, 본래 계획했던 50레벨은 지나친 식량의 고갈과 더 이상 오지 않는 괴물들 때문에 달성할 수 없었다. 그만큼 비각성자들의 불안은 커졌지만 그들이 할 수 있는 것은 없기에 그저 불만만 토할 뿐이었다.


잠깐의 침묵이 흐르고 분위기가 어색해질 때쯤 내가 입을 열었다.



“여러분, 수고 많으셨습니다. 이제부터 저희는 저희의 안식처, 지하철을 벗어날 것이고 지하철은 더 이상 저희를 지켜주지 않을겁니다. 하지만 이거 하난 약속드리겠습니다. 저희 각성자들이 여러분을 지켜드리겠습니다.”



비각성자들의 눈이 보였다.



“비각성자 여러분은 열심히 살아주십시오.”



각성자들의 눈이 보였다.



“저희 각성자들이 여러분을 지키느라 희생한 것이 헛되지 않도록 해주십시오”



각성자, 비각성자 할 것없이 모두 긴장한 눈으로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아마 나도 그러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나는 두려움을 견뎌내고 이제는 저들에게 두려움을 견뎌내는 법을 알려주고 있었다.



“여러분, 이제 나아갑시다. 저 빛을 향해.”



밝게 빛나는 출구가 있었고 어둡게 빛나는 지하철이 있었다. 그 사이를 가로막는 방벽을 부숨으로써 빛과 어둠은 섞여갔다.


우리는 빛을 향해 걸어간다.




항상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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