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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15 님의 서재입니다.

패배 왕귀형 주인공

웹소설 > 자유연재 > 현대판타지, SF

5315
작품등록일 :
2021.10.25 02:45
최근연재일 :
2022.08.19 23:04
연재수 :
8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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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2
추천수 :
0
글자수 :
42,521

작성
21.10.25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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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3쪽

등장(1)

DUMMY

-드르륵


교실 문을 열자마다 보이는 것은 다름아닌 나의 절친, 현철이었다.


“왔네?”


“와··· 넌 대체 어떻게 그렇게 빨리 오는거냐”


현철이 이자식은 졸리지도 않나, 어떻게 학교를 7시에 오는거지.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면 되잖아


“지랄, 너가 그러니까 얼굴이 그따구지, 킥”


내가 현철이의 콤플렉스인 얼굴을 건드리자 현철이가 당황하며 나를 바라봤다.


“아니 이새끼가?”


난 중지를 올린 오른손을 그를 향해 들었다.


“꼬우면 덤비던가 크크”


그러자 현철이가 약간 쫄았다는 듯한 표정으로 말했다.


“성현아 양심계시냐? 운동배우고 사람 때리려하네에.”


“자자자 조용, 오늘은 공지있다.”


선생님의 잔소리가 들려오자 현철이는 어쩔 수 없다는 듯 앞을 봤다. 역시 현철이 놀리는건 재밌단 말이지


“자, 공지는 딱 하나다. 요즘 이 근처 분위기 숭숭한거 알고 있지? 그거 조심하라고 위에서 말하라 한다. 너네가 애도 아니고 그런거에 당하는 사람 없길바란다.”


“네~!”


“그래 그래. 근데 성현이는 걱정할 필요 없을거 같은데? 오히려 그놈들을 걱정해야겠어. 하하하하”


“아··· 네 뭐”


그때 핸드폰 소리가 교실에 울려퍼졌다. 선생님은 얼굴을 굳히시며 우리에게 물으셨다.


“지금 누가 핸드폰 안낸거야, 빨리나와. 지금 나오면 봐준다”


“쌤 그러고서 나오시면 교무실 보내실거 다 압니다”


“들켰냐?”


“항상 그래오셨으면서 왜 귀여운척을···.”


“임마!... 아무튼 핸드폰 안 낸 놈 누ㄱ···. 아 내꺼구나. 미안하다 얘들아 하핫”


선생님은 멋쩍어 하셨고 우리들은 어이없어했다.


“네네.. 아, 네 알겠습니다···. 나 잠깐 교무실가야겠다. 얘들아, 떠들지 말고 있어야 한다.”


선생님이 문턱을 넘어서자마자 모두가 약속이라도 한 듯 떠들기 시작했다. 현철이도 뭔가 생각난 듯 몸을 뒤로 돌려 입을 열었다.


“헤이, 헤이 유”


“아니 야 여기 학교다? 우리 남녀공학이야. 어? 알지?”


“예아~”


“에휴··· 그래 또 뭔 개소리를 하려 그래.”


“개소리 아니니까 들어봐. 내가 어제 생각을 해봤는데 갑자기 운석떨어지면 어떨거 같냐?”


“개소리 맞잖아”


“아니 좀 들어봐. 요즘 실종사건도 많이 일어나잖아. 그러니까 운석쯤은 가능 할 수도? 운석이 아니라면 괴물이나 어? 막 그런거 있잖아.”


“그게 어떻게 그렇게 되냐··· 너 어제 웹소설 보고 잤지?”


“잉? 뭐야 어떻게 알았어?”


“모르는게 더 이상해 임마”


“얘들아~ 쌤 오신다”


방금까지 떠들던게 없었던 일인 것 마냥 순식간에 개미 발소리가 들릴 정도로 조용해졌다. 이런 모범생들 같으니라고


-쾅


문이 부서질듯한 소리를 내며 열렸다. 우리들은 뭔 일이 일어났는가 하고 문 쪽을 바라보았고 뒤이어 보이는건 급하게 들어오시는 선생님이였다.


“얘들아 지금 당장 짐싸고 집으ㄹ”


-퍽


갑자기 들려온 이질적인 그 소리에 난 귀 기울였다. 그 누가 사람이 그리 잘 터지는지 알았을까. 그 누가 사람에게서 피가 그렇게 많이 나오는지 알았을까. 머리를 받쳐주던 선생님의 몸뚱아리에서 나오는 것은 분명 피였다. 당연히 친구들은 장난으로 받아들이고 있었다. 멍청하게도. 물론 나도 그랬다.


“와 쌤 연기 진짜 잘하시네요. 크크크크크”


“쌤 이거 하시려고 교무실 가신 거에요? 킥킥킥”


“아 씨···더러워··· 옷 어떡하냐.”


“왐마 진짜같네”


-퍽


이번엔 내 옆자리 남자애였다. 여전히 우리는 이 상황이 장난인 줄 알고 있었다.


“야야 너도 짰냐? 하하”


“오늘이 만우절이었던가?”


-퍼버버벅


조금 전보다 조금 더 커진 그 소리는 교실이 아닌 운동장에서 났다. 운동장엔 3반 친구들이 있었는데 어떻게 된 것일까. 창 밖을 보니 녹색의 운동장이 새빨간 피로 얼룩져 있었다. 그리고 마치 물에서 물감이 퍼져 나가듯 점점 녹색 운동장은 적색 운동장이 되어갔다. 그제서야 우리는 뭔가 이상하단 걸 느끼기 시작했다.


현철이가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성현아···이거 뭔가 이상하지 않냐.”


교실에는 고요한 침묵만이 흐르고 있었다. 선생님이 오신다고 했을 때 우리가 했던 그 침묵과는 공기의 무게 자체가 달랐다. 그리고 이 침묵을 깬 건 반장이었다.


“그 성현아···이거 좀 봐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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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어떻게 장난을 쳐도 이렇게 치냐

내용 : 아니 나 오늘 생일인데 동생놈이 파티 준비했다고 해서 신나게 집을 갔다? 근데 집가서 문 여니까 동생놈이 피 흘리면서 누워 있는거임. 약간 얘가 평소에도 이런 장난 많이 쳐서 난 그냥 개무시 까고 방으로 들어옴. 어떻게 생일 날에 이럴 수가 있냐 진짜 존나 실망함

댓글 32

롱메26 : 헐 내 친구놈도 방금 이거랑 똑같은 짓함···뭐지?

작성자 : 엥? ㄹㅇ? 혹시 배쪽에 구멍처럼 보이는거 있었음?

롱메26 : ㅁㅊ 뭐냐 너 어케 알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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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장의 스마트폰 화면에 나오는건 어느 한 커뮤니티의 게시물이었다.


“이거 아무래도 장난 아닌 거 같아··· 이거 이글만 아니라 다른 글들도 다 똑같은 얘기중이야. 아무래도 진짜 같은데···.”


가녀린 반장의 목소리는 현철이보다 더 떨리고 있었다.


“반장... 경찰에는 전화해봤어?”


“응, 이미 했지”


“그 얘들아 말하는 도중에 미안한데 저거 좀 봐”


시체를 보고 있던 현철이가 오묘한 표정으로 말했다. 나는 현철이가 가리키고 있는 것을 보았다. 내가 본 광경은 도저히 현실에서 일어날 수 없는 일이었다. 애초에 사람 머리가 터지는 거부터 비현실적이지만 이건 사람의 본능을 자극하는 그런 역겨움이었다. 선생님의 배에서 무언가 괴상한 것이 기어나오고 있었고 그것이 뚫고 나온 시체의 내부는 아이스크림을 파먹은 것 마냥 텅 비어져 있었다.


몇몇 아이들이 헛구역질하기 시작했다.


저 '탄생'으로 보이는 행위는 그의 시체 하나에서 나타나는 것으로 그치지 않고 교실에 있는 모든 시체에서 계속되어 나갔다. 총 4개의 시체에서 ‘탄생’이 일어나고 있었다. 이상한 일은 거기에서 끝나지 않았다. 갑자기 들려오는 엄청난 굉음에 난 눈가를 찌푸렸고 이 원인을 찾기위해 내가 창 밖을 다시 봤을 때엔 약 지름이 50m 크기의 붉고 커다란 운석이 지구를 향해 달려오고 있었다.


-쿠구구구궁


엄청난 소리를 내며 내려오는 운석을 보며 내가 말했다.


"현철아... 이번엔 너가 맞았나보다"


나는 현철이가 방금 말한 ‘소설에 나올법한 이야기’를 떠올리며 말했다.


"난 이렇게 역겨울 줄은 몰랐는데"


"노스트라다무스도 그거까진 모른다."


-키에엑


정체불명의 생명체는 태어난 지 얼마되지도 않았지만 벌써 성장을 마치고 있었다. 생기기는 짐승처럼 생겼고 크기는 어린아이 정도였으나 풍기는 분위기는 우리를 압도했다. 인간의 공포심, 생존 본능을 자극하는 그런 형태였다. 천천히 돌아가는 그것의 고개는 우리를 바라보았다. 얼굴에 박힌 눈에는 그것을 바라보고 있는 우리의 모습이 비추어졌다. 이 교실 안에 있는 많은 사람들이 저 작은 눈동자 안에 모두 담겼다.


나는 눈동자를 움직여 괴물을 힐끗 보았다. 손에 달린 손톱은 짐승의 것처럼 길고 날카로웠고 코 따윈 사냥에 방해가 된다는 듯 존재하지 않았다. 얼굴은 매우 흉측하다 못해 보기 싫을 정도였다. 내가 다시 그 눈을 마주했을 때 뿜어져 나오는 광채는 우리를 죽이겠다는, 아니 사냥하겠다는 의지를 담고 있었다.


생명체가 거대한 손톱을 뻗어 우리를 공격하기 시작했다. 손톱은 마치 단검과도 같았고 실제로 별 다를 바는 없었다.


-부웅


“아아아아아악”


나는 여태 배운 운동 토대로 피할 수 있었지만 다른 친구들은 그러지 못했다. 괴물의 손톱에 찔려 잡혀버린 반장의 모습은 우리에게 공포를 보여주었다. 그리고 우리는 그것을 마주하며 패닉에 빠져 들어갔다. 누군가는 비명을 지르고 누군가는 경찰에 전화했으며 누군가는 선생님의 시체에 ‘서..선생님?...’이란 말을 반복했다.


-푸욱


괴물의 손톱이 그녀의 살갖을 파고 들어갔다. 그러자 신체의 고통을 견디지 못한 그녀가 비명지르기 시작했다.


“꺄아아아아아악”


소름끼치는 그것의 입꼬리가 휘어져 올라갔다.


저건 무엇일까. 아아 저것은 웃음이다. 저것은 희열이며 저것은 기쁨이다. 저 끔찍한 존재들은 이것을 즐기고 있는 것이다.


이를 깨닫자 나는 숨쉬는게 힘에 부치기 시작했다. 운동을 배우면서도 느껴볼 수 없던 공포의 감정이다. 현대의 인류는 안전 속에서 살아가 공포를 느낄 일이 없어 잊고 있던 감정이지만 유전자에는 사라지지 않고 확실히 각인되어 있는 것이다.


"어?"


내 손을 바라보니 떨리고 있었다. 내 몸은 이미 내 통제를 벗어났고 난 힙겹게 의식을 붙잡고 있었을 뿐이었다.


간신히 고개를 돌려 주위를 보았다. 현철이는 그저 멍하니 상황을 보고 있었고 다른 친구들은 사냥꾼에게서 벗어나고자 도망치려 했지만 이미 다른 괴물들에게 퇴로를 차단당해 그저 뛰어 다니고만 있었다.


-푸욱


괴물이 반장의 숨을 확실하게 거두기 위해 반대쪽 손을 움직여 배를 찔렀다. 고통 속에 몸부림치던 그녀의 몸은 점차 움직임이 줄어들었다. 잠시후 움직임이 완전히 없어지자 괴물은 벌써 싸늘하게 식어버린 고기덩어리를 멀리 치우고선 또 다른 사냥감에게 달려들었다.


“제발... 하, 한 번만 사, 살려줘!”


사냥감이 애원했다. 그러나 사냥꾼은 사냥감을 놓치지 않는법. 그렇게 시작된 사냥은 계속 이어져갔다. 하나를 사냥하고, 그 사냥감이 죽으면 또다른 하나를 사냥하고, 그 잠깐의 시간이 우리에겐 영겁의 시간처럼 느껴졌다.


우리만 이런 일이 일어났는가? 아니다, 나는 근처에서 계속 들려온 소리 덕분에 다른 반도 이 일이 일어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꺄아아아악


-으아아아아악


비명소리는 그칠줄을 몰랐다. 이곳이 지옥이 아니면 무엇이겠는가? 밖엔 경찰차가 사이렌을 울리며 있었지만 그 소리는 자신의 목숨을 담은 비명소리에 가뿐히 묻혔다. 나는 여전히 공포에 몸을 떨며 있었다. 시간이 지날수록 하나 둘씩 죽어나가는 친구들. 점점 고여가는 피 웅덩이. 피 웅덩이는 금세 끈적해졌고 굳어갈수록 방에 남은 생명의 불씨는 꺼져갔다.


어디선가 흘러나온 안개는 이 분위기를 더욱 섬뜩하게 만들었다.


피가 교실바닥을 가득 채울 때쯤 교실에 살아있는 사람은 현철이와 나뿐이었다. 떨리던 내 손은 차츰 진정되어갔고 현철이 눈에도 빛이 돌아왔다. 난 문 쪽을 바라보았다. 문을 막고 있던 두 마리는 이미 사냥에 동참하고 있었다.


"현철아 가서 경찰 불러와라. 내가 시선 끌테니까 가서 경찰 데리고 나 살리러 와"


"니 미쳤냐? 가란다고 갈 수 있을 거 같아?"


"나 못 믿어? 대회 우승도 한 나를?"


"그거랑 이거랑 다르잖아 미친놈아"


"다를 거 없어. 나 장비 있으니까 버틸 수 있다."


"안 갈 거니까 지랄말고···"


그때 사냥꾼이 우리를 바라보았다.


"시발 그냥 가라고!"


난 괴물에게 가방을 던지며 소리쳤다. 현철이는 ‘제발!’이라 말하며 방심하는 괴물들 사이로 문 밖을 빠져나갔다. 현철이가 무사히 밖으로 나가는 것을 확인하고선 나는 옆에 있던 케이스를 열어 보통의 목검보다 긴 목검를 꺼냈다.


내가 배운 운동은 롱소드 검술, 어릴 때 부모님이 검도 대신 배우게 한 검술을 지금도 계속해와서 작은 대회에서 우승도 하고 그랬다. 진검은 위험해서 집에 놓고 왔는데 왜 하필 지금 이런 일이 일어나는 걸까?


그들이 나를 향해 천천히 다가왔다. 마치 사냥감의 반응을 즐기듯. 아주 천천히.


난 검을 들어 자세를 잡았고 내 심장은 그에 맞춰 미칠 듯이 뛰기 시작했다. 공포심 때문인지. 하지만 무언가 이상했다. 공포심 때문에 이렇다기엔 타이밍이 너무 이상하지 않은가? 그랬다면 이미 진작 그러고도 남았을 텐데. 하지만 이것에 대해 생각하기엔 앞에서 발톱을 세우며 달려오는 끔찍한 것이 보였기 때문에 멈추었다.


나는 목도를 휘두르려 했으나 두려움일까 굳은 내 손은 말을 듣지 않았고 당연하게도 괴물의 손은 나에게 다가왔다. 몸을 살짝 앞으로 넣어 간신히 날카로운 손톱은 피했지만 손에 맞아버린 나는 눈앞이 흐려지는 것을 느꼈다.


완전히 정신을 잃기 전 한순간에 주마등이 빠르게 지나갔다. 내가 살아온 삶이 보인다는 것이 무엇인지 알 수 있는 순간이었다. 내가 핸드폰을 처음 깨먹었을 때, 부모님과 함께 놀이동산을 간 일, 초등학교의 이름, 현철이와 싸운 날, 하연의 미소···


‘하연? 그게 누구지?’


그 흘러가는 생각과 함께 눈 앞이 밝아지며 난 깨어났다.




항상 감사합니다


작가의말

1달동안 고쳐쓰기 반복한 1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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