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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號Tiger 님의 서재입니다.

명백한 운명(Manifest Desti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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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號Tiger
작품등록일 :
2023.01.12 2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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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6.30 1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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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12.26 2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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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글자
10쪽

The Blood and Steel and Luck and Conquest Part-VI

끝까지 최선을 다해 연재하겠습니다.




DUMMY

로즈마리의 물음에 피터는 그냥 느낌이었다면서 대수롭지 않게 넘겼다. 곧 자리에 앉아 상의를 벗고 로즈마리가 상처를 살피고 연고를 발라 준 후 붕대를 갈아줬다. 마침 제롬이 찾아왔다가 피터가 상의를 벗고 있는 것을 보고 놀라 다시 나가려 했다.

“아, 다시 오겠습니다. 백작님.”

“괜찮소. 상처만 돌볼 것입니다. 제리. 기다려 주시죠.”

“알겠습니다.”

“곧 끝납니다.”

피터는 괜찮다면서 로즈마리가 자신의 상처를 돌보는 것을 지켜보게 했다. 다시 상의를 입은 피터에게 제롬은 부대의 배치, 운영등에 대해서 알렸다. 그러면서 피터가 입은 부상이 결코 가볍지 않음을 걱정했다. 피터는 무리하지 않는다면 상처는 잘 아물 것으로 여겼다.

“그나저나 석궁 화살에 맞은 사람인데 금방 일어나 움직이니 정말 놀랍습니다. 백작님을 겨눈 석궁은 윈치로 장전해서 발사하는 장력이 매우 강력한 종류였습니다.”

“망치로 온 힘을 다해 가슴을 후려치는 느낌이기는 했소. 갑옷을 갖춰 입지 않았다면 아마도 단번에 끝장났겠죠. 상처 치료가 끝난 후 밤새 여기 로미 덕분에 살았소. 밤새도록 나를 끌어안고 몸에 혈액이 돌도록 문지르고 주무르고 해줬소.”

“정말 감사하오. 백작님을 위해 힘쓰고 구해 주신 것에 대해 감사하오. 이제 써스톤과 스톰빌에 서신을 보낼 것인데 백작님을 위해 헌신하신 일을 빠트리지 않겠소.”

“해야 할 일이었습니다.”

로즈마리는 부끄러운 듯 살짝 고개를 숙였다. 정상적인 상황이었다면 평민 출신인 제롬 란파에는 남작 가문의 장녀인 로즈마리에게 감히 말을 건네지도 못했을 것이다. 곧 제롬이 몸을 일으켜 나가자 피터는 몸을 좀 씻고 싶어했다.

“상처가 있는 물이 닿아도 괜찮겠어?”

“여기 화살 맞은 곳 제외하고 나머지는 조심히 씻고 면도할 수 있으니 말이야. 그리고 이번은 로미는 혼자 씻어 줘. 팔이 좀 아파서 이번은 로미를 닦아 주기 좀 그렇군.”

“알겠어. 이번은 나는 내가 씻을게.”

“그럼 하인들에게 물 데워오라고 해줘. 로미.”

로즈마리가 밖으로 나가자 혼자가 된 피터는 의자에 앉아 은근히 따갑게 느껴지는 상처가 진정되기를 기다렸다. 그러면서 문득 끝도 없이 이어지고 있는 암살이 한번이라도 성공하면 어떻게 될지 생각해 보았다.

‘나 자신이 어떤 이유에서 세상에 내던져 졌는지는 오직 신만이 알 수 있지.’

신의 선택을 받지 못했다면 피터는 아마도 지금 잭슨빌에서 통나무로 지은 집에서 거주하며 사냥하고 가죽을 무두질하고 고기를 훈제하며 보냈을 것이다. 아마도 지금은 누구든 결혼을 했을 것이다.

잭슨빌의 누구도 20세를 넘겨가며 혼자 지내지는 않았다. 이렇게 되면 피터도 자신의 자식이 있었을 수도 있는데 그러면 형 조나단처럼 더 열심히 힘을 다해 사냥을 하며 돌아다녔을지 모른다.

하루하루 먹고 사는 일상을 걱정하기는 했겠지만 태어난 곳에서 태어난 모습 그대로 살고 그 모습 그대로 삶을 마무리 했을 것이 분명했다. 지금 세상에 나와 자신이 알지 못하던 사람들과 마주하고 서로 속고, 속이는 세상에 휩쓸리고 있다.

오래지 않아 로즈마리가 되돌아왔고 피터는 몸을 일으켜 키스를 했다. 로즈마리는 피터의 상처를 슬쩍 어루만지면서 몸이 아프니 상처가 치료될 때까지 미룰 것을 바랬다. 피터는 로미의 입과 손으로 즐거운 시간을 갖고 싶어했다.

“자극을 받으면 혈액 순환이 더 잘 될 것 같은데?”

“으이그; 알겠어. 그 전에 몸을 좀 씻고.”

“그렇게 하자.”

“그나저나 이제 이 도시로 들어왔으니 또 무슨 일을 할 꺼야? 부상을 입었으니 이제 좀 푹 쉬었으면 하네. 하지만 세상이 피터를 그냥 내버려 둘 것 같지는 않아.”

로즈마리의 물음에 피터는 그 말대로 여유롭게 치료할 시간이 없다고 대답했다. 대신 잠깐이라도 로즈마리와 함께 시간을 최대한 즐겁게 보내고 싶어했다. 로즈마리는 피터와 함께 자리에 앉으며 상처 부분을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피터가 물었다.

“뭘 그렇게 봐? 잘 아물고 있어.”

“아니, 나도 영웅이라고 해야 하나? 힘을 다해 적을 죽이고 무기, 갑옷도 빼앗아 들고 영웅으로 이름 날리고 싶었어. 그런데 지금은 조금 생각이 달라졌어.”

“어떻게?”

“세상은 영웅 보다는 떠돌이가 더 많다는 것 그리고 살인이 결코 숭고한 일이 아니라는 것 말이지. 이 두 가지를 알게 되었어.”

심취했던 것이 옛 영웅들의 이야기로 자신도 이야기속의 기사가 되어 세상에 이름을 날리고 싶었다. 지금은 수많은 죽음과 절망 그리고 끝도 없이 널부러진 원한 때문에 이어지는 암살의 위협에 삶이 흔들리고 있다. 로즈마리가 차분히 한마디 했다.

“죽을 생각은 하지 말았으면 좋겠어. 적어도 여름쯤에 태어나는 피트의 애가 어떻게 자라는 것은 봐야지.”

“그렇게 해야지.”

“어쨌든 간에 그 동안 피트가 어떻게 싸우고 하는지 조금은 알 것 같아. 나는 이런 것은 아무런 생각도 하지 않고 있었으니 말이야. 성공을 하기는 하고 있지만 만약에 실패하면 어떻게 하려고 그렇게 도박을 거는 거야?”

“실패하더라도 다시 일어날 수 있다는 믿음이 있어서 그렇게 하고 있어.”

피터는 자신의 복잡한 마음을 감출 수밖에 없기 때문에 슬그머니 고개를 숙였다. 로즈마리는 자신도 힘을 다해 싸우겠다고 맹세하며 우선은 의복을 세탁하고 쉴 수 있을 때 휴식할 것을 바랬다.



다음날 오전에 피터는 깨끗하게 세탁된 의복과 신발을 신고 밖으로 나왔다. 다들 피터가 석궁 화살을 가슴에 맞은 것을 직접 보았는데 거듭 멀쩡하게 두발로 걸어 다니고 있으니 몹시 놀라워했다.

다시 상태를 물어보는 사람들에게 피터는 가슴 통증이 좀 있지만 큰일은 아니라고 대답했다. 고급 갑옷 덕분에 목숨을 건졌다고 하면서 호탕하게 웃었다. 갑옷을 입으면 무게 때문에 몸이 느려지지만 덕분에 생명을 구할 수 있었다며 자랑스러워했다.

곧 파비안을 비롯해서 자신의 주요 지휘관들에게 금화 30개씩을 특별 수당으로 나눠 줬고 매튜와 함께 방어 구역을 살펴보았다. 방어를 맡고 있는 성벽은 많은 부분이 목재 지붕이 씌워져 있었다.

성벽 지붕은 공격자들이 날리는 화살 같은 공격을 방어하기 편하고 근무할 때 추위를 피하기 쉽고 내부의 모습을 적이 쉽게 살피지 못하는 장점이 있었다. 물론 유지 보수에 많은 비용이 들고 이런저런 보안을 해 놓지만 불이 붙게 되면 크게 낭패를 볼 수도 있다.

내부 상태를 살펴 본 피터는 가만히 앉아서 울스티 도시에서 웅크리고 있을 수는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이 전쟁을 최대한 빨리 마무리 지어야 하는데 병력을 동원해서 평지에서 적과 마주 싸울 수는 없다.

변칙적인 방법으로 조엘의 군대를 상대로 여러 차례 승리했지만 피터의 군대는 상대에게 여러 가지로 부족했다. 힘과 힘으로 싸워 이길 수 없다면 피터가 할 수 있는 것은 제한적이었다.

돌벽 뒤에서 저들이 알아서 물러나길 바라는 것이지만 시간을 끌수록 불리해 지는 것은 피터 쪽이었다. 매일같이 들어가는 전쟁 비용을 감당하기 어렵기 때문에 최대한 신속하게 그리고 최소한 서부 왕가에게 유리하게 전쟁을 마무리해야 한다.

‘결국에는 서부 왕가의 위기를 끝내기 위해서는 조엘 롱포드를 어떻게든 해야겠지.’

로렌스 팬그레그 백작이라고 하지만 그 위에 있는 조엘이 보낸 암살자 때문에 피터는 자칫 자신의 삶이 기록된 책장을 마무리 지었을 수도 있었다. 수많은 삶과 죽음을 세상에 비처럼 쏟아낸 피터다.

누군가 자신에게 원한을 품는다고 의아할 것도 없고 본인이 지나온 인생이니 혹여 암살로 삶이 끝난다고 해도 받아들일 수 있었다. 운명이 만약에 피터의 손에 들지 않았다면 커튼 도시에서 찰스를 죽인 살인자로서 갈가리 찢겨 죽었어야 했다.

지금도 그 이유를 알지 못하지만 동부의 패주(覇主) 에드워드의 변덕으로 피터는 코앞에 내던져진 죽음에서 도망쳐 지금까지 살아남아 있다. 그리고 이곳까지 오게 된 것은 오로지 신께서 이끌어낸 덕분이다.

신께서 피터에게 어떤 운명과 미래를 예비하고 계시는지 알 수 없다. 그렇기는 해도 지금 피터의 욕심은 적어도 조슬린이 임신하고 있는 자신의 아이가 태어나고 자라는 것을 보고 싶었다.

‘수많은 남의 자식들을 죽여 놓고 나는 내 자식을 기대하고 있군. 아아, 그렇지만 아버지가 조카가 태어났을 때도 이런 마음이었음을 알게 되니 정말 마음이 좀 어수선하군.’

우습게도 조카 녀석의 이름이 기억나지 않지만 아버지가 몹시 기뻐했고 여러 차례 자라는 모습을 보며 즐거워했던 것은 확실히 생각났다. 피터는 자신의 아이가 태어나고 손자를 본 아버지가 즐거워하는 모습을 상상해 보았다.

아무리 애써도 아버지와 형의 얼굴이 기억나지 않았다. 이렇게 되면 자신이 죽음의 길에 들어서서 다른 세상을 찾아가도 먼저가 있는 아버지, 형과 만난다고 해도 알아볼 수 있을지 알 수 없었다.

‘서글프다.’

겉으로 지금 자신의 모든 것을 드러내지는 않으려 애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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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 눈을 녹이는 봄 날씨 같네요...


Next-01


모든 독자분들 화팅입니다.





오타나 이상한 부분을 지적해 주실때 편수 기재를 부탁드립니다. 문피아 시스템상 댓글에 편수가 표시되어 있지 않아서 어느 편인지 찾아들어가기 몹시 힘듭니다. 번거롭더라도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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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6 The Blood and Steel and Luck and Conquest Part-VII 24.01.01 77 4 10쪽
305 The Blood and Steel and Luck and Conquest Part-VII +2 23.12.31 80 4 10쪽
304 The Blood and Steel and Luck and Conquest Part-VII +1 23.12.30 87 4 11쪽
303 The Blood and Steel and Luck and Conquest Part-VII 23.12.29 79 4 10쪽
302 The Blood and Steel and Luck and Conquest Part-VII 23.12.28 84 5 9쪽
301 The Blood and Steel and Luck and Conquest Part-VII 23.12.27 92 4 8쪽
» The Blood and Steel and Luck and Conquest Part-VI 23.12.26 83 4 10쪽
299 The Blood and Steel and Luck and Conquest Part-VI 23.12.25 84 3 12쪽
298 The Blood and Steel and Luck and Conquest Part-VI +2 23.12.24 84 3 10쪽
297 The Blood and Steel and Luck and Conquest Part-VI 23.12.23 84 4 8쪽
296 The Blood and Steel and Luck and Conquest Part-VI 23.12.22 84 4 8쪽
295 The Blood and Steel and Luck and Conquest Part-VI 23.12.21 75 2 9쪽
294 The Blood and Steel and Luck and Conquest Part-VI 23.12.20 82 4 9쪽
293 The Blood and Steel and Luck and Conquest Part-VI 23.12.19 83 4 10쪽
292 The Blood and Steel and Luck and Conquest Part-VI +1 23.12.18 90 2 8쪽
291 The Blood and Steel and Luck and Conquest Part-VI 23.12.17 96 3 14쪽
290 The Blood and Steel and Luck and Conquest Part-VI 23.12.16 82 4 9쪽
289 The Blood and Steel and Luck and Conquest Part-VI 23.12.15 80 3 9쪽
288 The Blood and Steel and Luck and Conquest Part-VI 23.12.14 90 2 9쪽
287 The Blood and Steel and Luck and Conquest Part-VI 23.12.13 92 4 9쪽
286 The Blood and Steel and Luck and Conquest Part-VI 23.12.12 86 2 8쪽
285 The Blood and Steel and Luck and Conquest Part-VI 23.12.11 85 3 8쪽
284 The Blood and Steel and Luck and Conquest Part-VI 23.12.10 78 4 9쪽
283 The Blood and Steel and Luck and Conquest Part-VI +1 23.12.09 84 3 8쪽
282 The Blood and Steel and Luck and Conquest Part-VI 23.12.08 85 3 9쪽
281 The Blood and Steel and Luck and Conquest Part-VI +1 23.12.07 94 4 8쪽
280 The Blood and Steel and Luck and Conquest Part-VI 23.12.06 84 3 9쪽
279 The Blood and Steel and Luck and Conquest Part-VI 23.12.05 81 4 8쪽
278 The Blood and Steel and Luck and Conquest Part-VI 23.12.04 76 3 10쪽
277 The Blood and Steel and Luck and Conquest Part-VI 23.12.03 85 4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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