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이상현실 님의 서재입니다.

후천적 재벌 증후군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퓨전

공모전참가작 새글

이상현실
작품등록일 :
2024.05.08 10:01
최근연재일 :
2024.06.23 06:10
연재수 :
51 회
조회수 :
12,337
추천수 :
195
글자수 :
317,785

작성
24.05.24 06:10
조회
297
추천
5
글자
12쪽

20. 새로운 선물 (2)

DUMMY

***


단순한 문구만으로도 놈의 심경은 시시각각 변했다.


짜증에서 안도, 기대, 분노.


크으~ 이거 완전 사기잖아?


[GP : 1,352,110 > 1,309,720]


거리가 좀 멀었는지 추가적인 소모가 있었지만 괜찮다.


띠링!


곧 새롭게 수급할 예정이니깐.


[퀘스트를 성공하셨습니다.]

[보상 : 1500만원 (+ 85,129,210) + GP 10,000 + 새로운 업데이트]

[업데이트를 시작합니다.]


자 그럼. 슬슬 집에 가볼까?


띠리리링-


음? 와이프에게 전화가 왔네?


[여보세요?]

[어 난데. 애들이 앵무새 언제 데려오냐고 재촉거리더라고. 혹시 알아봤어?]


앵무새?


아... 그리고보니 까먹었다.


놀이동산 갔을 때, 사주기로 약속했었지?


[어? 엄마! 아빠에게 전화 걸었어?]

[아빠. 앵무새 언제 쯤 사줄거야?]


어쩌지...


[어 아빠 지금 찾고 있거든? 그러니깐 잠시만 기다려봐. 알겠지?]

[응!]


하아... 저질렀다.


오늘은 좀 늦게 들어가게 생겼네...


일단 인터넷을 뒤져 앵무새를 분양한다는 글에 문자를 보냈다.


[저 혹시 지금도 앵무새 분양하시나요?]

[아 넵!]

[혹시 어디로 가면 되나요?]

[경기도 시흥이요.]


너무 멀어!


다음!


[저기... 혹시 앵무새 분양하시나요?]

[어쩌죠... 이미 분양 되어버렸는데...]


하지만, 대부분 거리가 멀거나 예약 제로 운영 되는지라 쉽사리 구하긴 어려웠다.


후우...


비가 내려서인지 아니면 갑작스럽게 뛰어 그런진 모르겠지만 온몸이 무겁게 느껴졌다.


띠링!


[업데이트가 완료되었습니다.]


어떡하지... 내일은 꼭 사줄테니 기다려 달라고 그럴까?


축축한 건물에 기대어 생각하다보니 담배 한 개비가 절실해졌다.


품 안엔 오래된 담배 한 개비가 놓여져 있었다.


칙... 칙...


에이씨... 더럽게 안 붙네.


오늘 따라 왜 이렇게 운이 안 좋냐 ...


...


가만. 운?


그래! 상점창에서 강운이 있었지?


“상점창”


띠링


+++


[상점] [현재 소유하고 있는 GP : 1,332,110]


[1분 뒤 미래 : 10 > 50 GP (중첩 가능)]

[5분 뒤 미래 : 50 > 100 GP (중첩 가능)]

[10분 뒤 미래 : 100 > 150 GP (중첩 가능)]

[30분 뒤 미래 : 300 > 600 GP (중첩 가능)]


+ [1시간 뒤 미래 : 1000 GP (중첩 가능)]


[강운 : 500 > 1500 GP ]

[업데이트 : 1000 > 2000 GP]


+++


사용해야 할 금액이 올랐다.


이건 예상하지 못 했는데?


새로 붙은 목록과 더불어 자잘한 설명이 놓여졌지만, 시선을 바로 잡은 것은 단 하나.


‘3배나 뛰어올랐어.’


어떡하지...


분명 중요한 기회가 올 것이다.


위기를 벗어나게 해주었던 기회가 다시 사라진 것 같은 기분.


한참을 머뭇거림에 잊고 있었던 추위가 옷 속으로 스며들었다.


그리곤 떠올렸다.


작년 아이들의 생일을.


‘흐아아앙!! 아빤 거짓말쟁이야!!’

‘엄마. 아빠는 언제 와?’


민지에게 듣기론 은서와 은희는 그날 따라 때를 많이 부렸다고 한다.


타일러도 보고 혼을 내보기도 했지만, 아이들은 완강하게 ‘아빤 언제 오냐고’ 펑펑 울었단 소식에 나는 충격을 받았다.


이때, 난 아이들 선물도 고르지 못 했는데...


지난 일의 감정이 다시금 차오른다.


해주고 싶지만, 해주지 못했던 그 참담함은 흔들리던 각오를 되짚어주었다.


그래... 머뭇거릴 필요가 있나.


사용한다면 그만큼 다시 벌면 되는 것을.


“강운. 구매 및 사용.”


띠링!


[강운이 사용되었습니다.]

[당신이 원하는 것을 가진 자가 다가옵니다.]


... 뭐야 이게 끝?


나 사기당한거야?


“저기요.”


누군가가 건물 안에서 걸어와 말을 걸었다.


아... 여기 금연구역이었던가?


“죄송합니다.”

“아아. 괜찮아요. 혹시 괜찮으시다면 라이터 좀 빌릴 수 있을까 싶어서요.”


사내는 태연하게 손에 들린 담배를 보여주었다.


그래. 이왕 이렇게 된거 조금만 더 참아보자.


“가지세요. 이제 금연하기로 마음먹어서.”

“아아. 감사합니다.”


사내는 일련의 사양 없이 담뱃불을 붙였다.


“후우... 무슨 고민이라도 있으신가 봅니다.”

“아이들이랑 약속을 했는데 지키지 못할 것 같아서요.”

“약속이요? 허허. 대체 뭘 해주길로 했길레...”

“앵무새요.”


돈이 있으면 무얼하나. 애들이 원하는 것도 사주지 못하는데.


착잡한 마음으로 마른침을 삼키니 사내는 어처구니 없다는 듯이 바라보았다.


“앵무새? 진작 말하지. 여기도 앵무새 파는데.”

“... 판다고요?”


고개를 돌려 가계를 살피니 수족관이란 문구가 떡하니 놓여져 있었다.


“여기 수조관 아닙니까?”

“수조관겸. 애완동물점 입니다. 요즘 같은 시대엔 하나만으론 먹고살기 힘드니깐요.”


답답한 응어리를 이렇게나마 내뱉으니 조금은 나아지는군.


“보아하니 손님 같은데 안에 들어오시죠.”


사내는 피다만 담배를 꺼뜨리곤 안으로 들여보냈다.


넓직한 수조들로 쌓인 그곳에 서른이 넘는 앵무새들이 한 케이지 속에 모여있었다.


[13,500]


심지어 가격도 싸.


하지만...


깃털이 성한 개체가 거의 없어.


아마 좁은 케이지 속에 갇혀 있는 지라 스트레스를 받는거겠지.


그나마 괜찮은 녀석이라도 있길 바라며 감정 확인을 사용했다.


띠링


[불편함. 답답함. 두려움.] [친밀도 : 0%]

[보유 GP : 1,384,110]


알 수 있는 내용이 확연하게 줄어들었다.


이 옆에 있는 친밀도에 따라 달라지는 건가?


“혹시 여기 있는 새들이 전부인가요?”

“쓰읍... 하나 더 있긴한데... 조금 하자가 있어.”


하자? 대체 어떻길레?


“말로 하는 것보다 직접 보는게 더 낫겠지. 일로오쇼.”


사장은 안으로 들여보내기에 그를 따라나섰다.


정비된 창고 뒤로 숨겨진 방.


그 방문을 여니 사람 하나와 TV 한 대가 들어갈 수 있는 쪽방이 보였다.


그리고 그 안엔. 특이한 머릿깃을 가진 앵무새 한 마리가 낮잠을 자고 있었다.


[만족.]


고개를 돌려 자는 모습이 마치 검은 수세미를 놓은 듯 같았다.


“이녀석이요. 왕관앵무새지.”

“아까 봤던 새들보단 조금 크네요?”

“걔들은 소형. 애는 중형. 그래서 값이 조금 더 나가.”

“대충 얼마정도죠?”

“음... 25만이긴 한데. 10만원으로 해줄게.”


[250,000 > 100,000]


진심이군.


머리 위로 떠오른 금액이 줄어들었으니깐.


그런데 하자가 있다는게 대체 무슨 소리지? 멀정해 보이는데?


“겉으로 보기엔 괜찮아보이는데. 얘가 잘 날지를 못해.”


잘 못 난다고?


“태어났을 때부터 그런지 아니면 다쳐선지 모르겠지만. 그리 멀게 날지 못하더라고. 어휴... 아무튼 불쌍한 녀석이야. 이곳에 온 것도 전 주인에게 버림받아서 온거거든.”


[진심. 걱정][친밀도 : 5%]


버림 받았다라.


이 말을 듣기 전에는 나도 포기할까 싶었지만, 내 어린 시절이 투영되었다.


형의 그늘에 가려졌던.


친구들에게 무시당했던 어린 시절이.


파바바박!


왕관앵무는 상관없다는 듯이 고개를 기울려 발을 놀려댔다.


“이놈아! 그만 좀 긁어라.”

“삑!!!”


푸드더덕!


갑작스러운 호통에 왕관앵무는 날개를 펄럭거렸다. 성한 곳이 없는 깃털 탓에 이 아이는 그대로 추락했다.


“삑삑! 삑삑삑!”


칭얼거리면서도 이 아이는 몸을 일으켜 내게로 걸어왔다.


제자리에 올리려 손을 뻗으니 조그만 부리를 이용해 어깨 위로 올라 날개깃을 정리했다.


[쓰다듬. 신기함. 호기심] [친밀도 : 10 %]


“허참. 신기하네. 내가 데리고 있었을 댄 어깨 위로 안갔는데...”

“특이한 아이군요.”


고개를 돌려 손가락을 올리니 녀석은 스스로 고개를 내밀었다. 살포시 볼을 긁어주자 녀석은 잠에든 듯 두 눈을 감았다.


[행복. 만족] [친밀도 : 10 > 15 %]


“그래서. 마음엔 드셨습니까?”

“충분하군요. 이놈으로 하죠. 뭐 필요한거 더 있습니까?”

“앵무새들이 장난감을 좋아한다고 하더라고. 몇 개 있는데 좀 드릴까?”

“네. 그러죠.”


젖은 보도를 질퍽거리며 거리를 걸었다. 우산에 스며들지 못한 빗물은 아래로 흘러 케이지를 무겁게 만들었다.


얘는... 괜찮을려나?


흘그머니 케이지를 바라보니 이 왕관앵무는 온 몸을 덜덜 떨어대고 있었다.


하아... 안 되겠다. 택시타고 가야지.


추적거리는 빗물을 피하는 사이 택시 한 대를 불렀다. 뒷 좌석에 케이지를 놓으니 이 왕관앵무는 휘휘 거리며 휘파람을 불었다.


“휘휘~ 휘우휘우! 휘이~ 휘이~”


버림받은 것 치곤 밝아보여서 다행이야.


아이들은 과연.


무슨 반응을 보일려나?


***


“다됐다!”

“엄마! 이것 좀 봐봐!”


“으응... 잘그렸네. 은서. 은희. 수고했어.”


손엔 하얀 종이였던 것을 펄럭거리는 아이들.


민지는 애써 미소를 보이지만 눈가의 떨림은 감출 수 없었다.


“엄마! 그런데 아빠는 언제와?”

“아빤 언제와?”


늦어도 5시엔 들어오는 그가 오늘은 늦게 들어온다.


“그러게... 한번 전화해볼까?”


벌컥.


핸드폰을 거머쥘때쯤 현관문에서 인기척이 들려왔다.


“아빠!”

“아빠아!!”


아이들은 언제 걱정했냐는 듯 뛰쳐나와 총총 뛰어대기 시작했다.


“왔어? 오늘은 조금 늦었네?”

“응. 뭐 좀 가져올게 있어서.”


가져올거?


인석의 손에 들린 케이지를 보니 그 안엔 조그만 왕관 앵무새가 들려있었다.


“어? 설마 앵무새야?”


“앵무새?”

“앵무새?”


그토록 바라오던 선물이 왔다는 소식에 은서와 은희는 앵무새와 시선을 마주보았다.


“우와... 이쁘다... 은희야. 그치?”

“응! 너무 예뻐!!”


아이들의 시선이 몰린 사이 인석에게 물었다.


“치이. 이것 때문에 늦은 거였어?”

“열심히 돌아다녀봤는데 얘 밖에 없더라고.”


남편에게 다가가니 촉촉한 빗물 냄새가 품겨져 나왔다.


열심히 돌아다닌거구나...


“일단 옷부터 갈아입어. 이러다 감기라도 걸릴라.”

“그럼 그럴까? 얘는 어디에다 둘까?”

“그냥 내게 줘. 내가 알아서 할게.”


인석이 샤워하는 사이 케이지에 묻은 물기를 닦았다.


아이들은 이것 마져도 신기했는지 초롱초롱한 눈빛을 거두지 못했다.


“엄마. 그런데 얘 이름이 뭐야?”


이름?


이름이라...


“글세... 지금이라도 한 번 지어줘 볼까? 뭐로 하는게 좋을까?”

“삑삑이!”

“피닉스!”


거의 동시에 불렀으나 처음으로 의견이 갈라졌다.


이번 만큼은 양보하기 싫다는 듯. 서로 날카로운 눈매로 째려봄에 민지는 점점 두려움을 느꼈다.


“저... 얘들아?”

“삑삑이!”

“피닉스!”


곧 새벽이 될 시간에 어린 아이들의 목청은 집안을 울릴정도로 거대했다. 민지는 최대한 조용히 시켜보려 했지만, 제지가 강해질수록 아이들도 강하게 외쳤다.


“얘들아. 조용!”

“삑삑이!”

“피닉스!”


으으... 이런 건 남편이 잘하는데...


대체 언제 쯤 끝나는거야...


대충 보니깐 슬슬 머리 말리는 것 같은데...


벌컥.


드디어 나왔다.


젖은 수건을 걸친 남편을 보며 아이들이 물었다.


“아빠! 아빠는 삑삑이가 좋죠?”

“아니야! 아빠는 피닉스를 더 좋아해!”


“... 삑삑이? 피닉스?”

“아이들이 이름 지어준다고 그러더라고. 처음으로 의견이 갈리니깐 어떻게 해야할 지를 모르겠어서...”


남편이 상황 파악을 하기도 전에 아이들은 얼굴을 내밀었다.


“아빠. 아빠는 어떤 걸로 할레?”

“아빠. 아빠는 어떤 걸로 할레요?”


순수한 눈빛 속에 가려진 경쟁은 싸늘한 기운을 품기고 있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후천적 재벌 증후군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연재 시간은 유동적으로 바뀝니다 24.06.06 62 0 -
51 51. 관점의 차이 NEW 23시간 전 15 0 13쪽
50 50. 선택의 결과 24.06.22 22 0 13쪽
49 49. 대격변 (2) 24.06.21 26 1 17쪽
48 48. 대격변 24.06.20 28 0 13쪽
47 47. 기회비용 (2) 24.06.19 37 0 16쪽
46 46. 기회비용 24.06.18 42 0 12쪽
45 45. 상대적인 가치(3) 24.06.17 39 1 16쪽
44 44. 상대적인 가치(2) 24.06.15 38 0 13쪽
43 43. 상대적인 가치. 24.06.15 44 0 17쪽
42 42. 터지기 전에는 늘 징조가 보인다 (3) 24.06.14 49 0 15쪽
41 41. 터지기 전에는 늘 징조가 보인다 (2) 24.06.13 47 0 13쪽
40 40. 터지기 전에는 늘 징조가 보인다. 24.06.12 55 0 12쪽
39 39. 멘토찾기 (2) 24.06.11 64 0 16쪽
38 38. 멘토찾기 24.06.10 62 0 13쪽
37 37. 기연을 얻는 방법 (2) 24.06.09 66 0 13쪽
36 36. 기연을 얻는 방법 24.06.08 74 0 16쪽
35 35. 새로 눈에 띄는 것들 (3) 24.06.07 79 0 13쪽
34 34. 새로 눈에 띄는 것들 (2) +1 24.06.06 83 2 13쪽
33 33. 새로 눈에 띄는 것들 24.06.05 86 1 16쪽
32 32. 인식의 전환 24.06.04 91 1 13쪽
31 31. 엇나가는 계획 (3) 24.06.03 102 2 13쪽
30 30. 엇나가는 계획 (2) 24.06.02 123 1 15쪽
29 29. 엇나가는 계획. 24.06.01 124 2 14쪽
28 28. 작은 흑막 (3) 24.05.31 132 2 16쪽
27 27. 작은 흑막 (2) 24.05.30 143 2 12쪽
26 26. 작은 흑막 24.05.29 163 1 14쪽
25 25. 시련은 있어도 실패는 없다. 24.05.28 202 2 16쪽
24 24. 앞으로 나아갈 시간. 24.05.27 214 2 13쪽
23 23. 하이리스크 하이리턴 24.05.26 242 3 12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