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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야비 님의 서재입니다.

너의 등불에게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호야비
작품등록일 :
2022.01.27 17:15
최근연재일 :
2023.06.19 04:59
연재수 :
90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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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4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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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575,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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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10.07 0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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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쪽

20. 진실과 거짓의 경계(2)

DUMMY

"성지를 뭐가 어째..?"



알프는 당황한 나머지 눈을 연신 비벼댔다. 하지만 여전히 석판에는 성지를 부수라는 의문의 글귀가 써져 있었다. 마치 착시현상같았다. 투란 왕도 습격 때 본 미지의 존재처럼 새까맣게 '비어져' 있는 공간이 글씨처럼 새겨져 있었기 때문이었다.



"..이게 뭔.."



자신을 밀러라고 주장하는 남자의 집. 그 벽면에 새겨진 이상한 글귀.



'이런 해괴한 게 적힌 걸 집 벽면에 박아버렸다고?'



아무리 생각해도 이상했다. 석판에 글이 더 있는 것도 아니었다. 성지를 부수라는 단순한 글귀일 뿐 그 이상의 정보는 없어 보였다.



'만약 밀러.. 그 남자가 결사단이라면 이런 건 고이 숨겨둬야 정상 아닌가?'



석판은 꼭 누가 봐주기를 바라는 듯 한 자리에 있었다. 이 글씨를 읽을 수 있는 사람들에게 보내는 전언이 석판에 턱하니 새겨져 있었다.


하지만 왜?



'이거 설마..'



알프는 자신의 볼을 미간이 찌푸려질 정도로 세게 꼬집었다. 하지만 변화는 없었다.



'..이 정도로 풀리면 그게 세뇌겠어.'



쯧, 하고 혀를 찬 알프가 팔찌를 슬쩍 확인했다. 나인틴을 데리고 다니면서부터 틈틈히 위치를 확인하다보니 이젠 어느새 습관처럼 몸에 밴 행동이었다. 그런데 나인틴의 위치를 가리키는 화살표가 점점 움직이고 있었다.



"어딜 가는거야."



생각해보니 그 셋을 제쳐 두고 이 곳에 너무 오래 있어 버렸다. 알프는 뒤늦게 생각했다.



"..?"



그런데 나인틴의 위치가 이상했다. 나인틴의 방향을 카리키는 팔찌의 화살표가 점점 흔들리기 시작했다. 이 정도라면 무언가에게 쫒기고 있다고 해도 이상하지 않았다.


나인틴과의 거리가 어느정도인지는 모르지만, 이 정도로 흔들린다는 건 나인틴이 적어도 걸어다니지는 않는다는 의미였다.



"불안한데."



무언가 불안함을 느낀 알프가 밀러의 집을 서둘러 빠져나왔다. 밀러는 어디로 갔지? 데릭 영감은 괜찮은가?



'애초에 데릭 영감을 건드린다면, 자기가 위험인물이라는 걸 나한테 굳이 알려주는 것 밖에 안 돼.'



빠르게 생각을 마친 알프가 나인틴의 방향을 쫒아갔다.




---




"그럴 수가.."



호흡이 가파르다.


나인틴의 눈빛이 격하게 흔들렸다. 고개를 이리저리 돌려봐도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이대로는.."



그 순간 화살 하나가 숨어 있는 곳에 날아와 벽면에 박혔다.



"으윽..!"



---



알프가 밀러를 따라가고 바로 직후.



"여기 쯤이면.. 괜찮을 것 같은데.."



드레이프와 나인틴, 그리고 아르미아는 그늘의 가장자리로 향하고 있었다. 짐작이 가는 게 있다는 아르미아의 말을 따라 10분 정도 묵묵히 걸었을까. 아르미아는 주변을 두리번 거리더니 혼잣말을 중얼거렸다.


아르미아는 눈을 감고 자신의 관자놀이에 양손을 갖다 대었다.



"음..."



깊게 집중한 아르미아가 무언가 느껴지는 듯 길게 신음했다.



"무언가 느껴지십니까?"



팔짱을 끼고 잠자코 기다리던 드레이프가 조용한 말투로 채근하자, 아르미아가 고개를 도리도리 작게 내저었다.



"...아마도..요."



드레이프가 한숨을 작게 내쉬었다.



"그렇다면 이제 저희들을 왜 데리고 오신 건지 이유를 물어봐도 되겠습니까?"


"그.. 제가 느꼈던 기운이 어디서 오는지 알 것 같았어요."


"어디서 오는 겁니까?"


"아마도.. 여기 계신 사람들이에요."


"이 곳의 사람들이란 말입니까..?"



드레이프는 곤란한 듯이 얼굴을 찌푸렸다.



"정확히는.. 이 곳의 사람들이 기운을 흐트리고 있어요. 어디인지 알 수 없게.."


"이유를 말씀해주실 수 있습니까?"



아르미아는 마치 나뭇가지를 쓸어넘기듯이 허공에 손을 천천히 저었다.



"이 곳에 처음 들어왔을 때, 마치 안개 속에 갇힌 것 처럼 감각이 무뎌졌었어요.. 그런데 무뎌진 감각이 조금씩 돌아왔다가, 다시 막혔다가 해서.. 그게 이상했어요."


"그래서 사람이 없는 곳 까지 오신 거였군요. 그늘의 사람들이 전부 한통속이라고 보십니까?"


"그건 아니에요. 세뇌와는 달라요. 사람들에게 무언가 있어요. 저희가 놓친 무언가가.."


"..."



드레이프는 말없이 아르미아가 했던 말들을 수첩에 옮겨 적었다.



"그럼 바다.."


"?"



드레이프와 아르미아의 시선이 나인틴에게 쏠렸다. 나인틴은 둘의 시선을, 특히 아르미아의 시선을 회피하며 말을 흐렸다.



"...아니야."



나인틴은 자기가 아르미아를 바닷가까지 데려갈까 말까 머릿속으로 고민했다. 아무래도 아르미아는 나인틴에게 너무나도 껄끄러운 존재였다. 그녀의 근처에만 있어도 피부가 따가울 정도였다.



"그럼 이제 돌아가도록 합시다. 단서가 계속 모이고 있으니, 나중에 다 취합하다 보면 갈피가 잡힐 겁니다."


"네, 감사합니다.."



드레이프가 옅은 미소를 띄는 것으로 아르미아의 감사인사에 대답했다. 일행은 다시 왔던 길로 돌아가기 위해 발걸음을 옮겼다. 드레이프는 일행의 뒤에 자리를 잡았다.



"그런데 알프 님은 무사하시겠죠..? 큰일이라도 나면..."



그 순간이었다. 나인틴은 뒤에서 순간적으로 살기가 뿜어져 나오는 것을 느꼈다. 온 몸에 소름이 쫙 돋을 정도였다. 나인틴은 본능적으로 몸을 날쎄게 움직였다.



"꺄악..!?"



아르미아의 몸이 앞으로 고꾸라졌다.


아르미아를 몸으로 밀친 나인틴의 어깨에 예리한 단검이 푹, 꽂혔다. 드레이프는 치잇, 하고 짧게 혀를 차고 뒤로 두 걸음 재빠르게 물러섰다.



"갑자기 무슨... 드레이프!"



통증과 놀람에 나인틴의 목소리가 격하게 떨렸다. 아르미아도 무슨 일이 일어난 건지 모르겠다는 듯 둘을 번갈아 쳐다봤다.



"비키게, 나인틴!"


"이게 무슨 짓이야!"



드레이프는 순간 몸을 홱 틀어 아르미아를 가로막던 나인틴을 피해 단검을 아르미아의 목을 향해 던져 날렸다.



"...!!" 나인틴이 오른손을 뻗었지만 단검은 이미 나인틴을 지나쳐 아르미아에게 날아가고 있었다.



주저앉아 있는 아르미아가 최대한 빨리 마법으로 방어막을 펼쳤지만, 협소하게 펼친 방어막에 단검이 튕겨 아르미아의 오른 발목에 상처를 냈다.



"으윽..!"



목숨에 지장이 없는 것을 확인한 나인틴이 후우, 하고 짧게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도대체 어째서 드레이프는 아르미아를 공격한 것인가.


'일단은 어쩔 수 없어.'


나인틴의 오른팔이 검은 갑각으로 덮였다. 드레이프를 공격해 저지할 생각이었다.



"....없어."



고개를 돌리자 드레이프는 이미 온데간데 없었다. 드레이프는 이미 암행에 들어섰다.


나인틴이 그에 맞서 마기를 넓게 퍼뜨렸다. 모습만을 숨기는 거라면 마기에 반드시 감지될 것이었다.


마물인 나인틴에게 '마기'란 오감을 넘어선 감각의 확장과도 같았다. 나인틴은 온 신경을 집중해서 주변을 탐지했다. 바위 하나라도 놓치지 않기 위해 천천히, 그러나 촘촘하게 마기를 퍼뜨렸다.



'이 정도까지라면 마셔도 위험은 없을 거야.'



인간에게 위험하기 직전까지 짙게 깔린 마기가 마치 안개처럼 나인틴와 아르미아의 주변을 자욱하게 메웠다. 이미 어두운 그늘의 한 폐허더미에서, 나인틴의 마기가 마치 암실처럼 더욱 새까맣게 칠해져갔다.


주변이 마기로 둘러쌓이자, 아르미아가 놀란 표정으로 나인틴을 바라봤다.


나인틴의 머리 속에 수많은 정보가 들어왔다. 근처의 지형지물은 물론이고 움직이는 건 하나라도 놓치지 않으려 했다. 마기가 퍼져나가면서 정보들도 급격하게 늘어났다. 움직이는 것만 대충 탐지했던 아르케 대삼림 때와는 느껴지는 감각이 너무나도 달랐다.


나인틴은 한순간 머리가 멍해지는 걸 느꼈다.



"...!!"



그리고 짙게 깐 마기는, 빠른 속도로 날아오는 화살에도 나인틴이 아슬아슬하게 반응할 수 있게 해주었다.



나인틴이 재빨리 뻗은 오른손에 마력을 실은 화살이 챙, 하고 튕겨져 나갔다.



"아.."



이번에도 정확히 아르미아에게 쏘아진 화살. 나인틴은 그 순간 한 가지 자신의 잘못을 깨달았다.


튕겨져 나가는 소리는 드레이프가 '어디를' 쏴야 할 지 알려주는 반증이었다.



아까보다 더욱 빠르게, 화살 세 발이 미묘하게 다른 각도에서 아르미아에게 쏘아졌다. 나인틴은 팔을 휘둘러 두 개를 튕겨냈지만, 하나를 놓쳐 왼쪽 허벅지에 화살 하나가 날아왔다.



"..!"



나인틴에게 보호막을 씌워주려 했던 아르미아였지만, 보호막이 어째서인지 순식간에 녹아내린 탓에 화살은 그대로 나인틴의 허벅지에 박히고 말았다.



'이대로 있으면 언젠가는...!' 나인틴이 호쾌하게 어깨에 박힌 단검과 허벅지에 박힌 화살을 뽑아냈다.



드레이프에 대해 아는 것이 거의 없었다. 마기에는 아까부터 아무것도 잡히지 않았다. 드레이프의 사정거리는 어느 정도지? 지금보다 더 빠르고 강하게 화살이 날아온다면, 나인틴은 그걸 막을 수 있나?



"저는 괜찮아요. 그러니까..!"



아르미아의 목소리에 흠칫, 하고 나인틴이 뒤돌았다. 짙게 깐 마기는 아르미아의 주변에 다가가자 마자 바로 정화되고 있었다. 아르미아가 주저앉은 채로 양손을 감싸 기도를 올리자, 순백색의 마력이 밝게 빛나며 아르미아의 주변을 감쌌다.


아르미아와 나인틴의 눈이 서로 맞았다. 둘은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나인틴은 왼팔과 다리까지 마물의 형상으로 바꾸어 재빨리 뛰쳐나갔다. 보다 공격적으로 드레이프의 위치를 찾을 셈이었다. 마지막 화살이 날아온 방향으로 달리자, 나인틴의 귀에 아주 작게 땅을 박차는 소리가 들렸다.


드레이프의 암행은 모습만을 지워줄 뿐, 소리를 지울 수는 없다.


발자국 소리를 내지 않으며 걷는 것은 드레이프에게는 일도 아니겠지만, 만약 표적과 급하게 거리를 벌려야 하는 상황이 온다면?



'저기다..!'



나인틴은 그 작은 발돋움 소리도 놓치지 않았다.


방향을 확인한 나인틴이 맹렬한 기세로 드레이프를 향해 뜀박질했다. 드레이프가 점점 멀어지는 소리가 들렸다. 아주 작은 소리에서부터 더 크게, 더 선명하게. 돌무더기를 밟고 차는 소리가 들려왔다.


거리가 점점 좁혀지고 있었다.



'조금만 더!'



나인틴이 전방으로 마기를 뿜어냈다. 아까까지 잡힐 듯 말 듯 한 드레이프의 위치가 마기의 끝자락에 겨우 닿았다. 위치를 감지한 바로 그 순간, 드레이프를 붙잡기 위해 나인틴이 양 팔을 크게 벌리고 뛰어들었다.


이제 서로의 거리는 단 한 걸음.




그리고 그 결정적인 순간에 나인틴이 본 것은, 드레이프의 오른손이었다.


드레이프가 손가락을 튕기자, 나인틴이 살면서 보지 못 한 강렬한 원색의 빛이 나인틴의 얼굴 바로 앞에서 직격으로 터져나왔다.



"...!!"



뇌가 멈추는 듯한 강렬한 빛에, 나인틴이 본능적으로 순간 몸을 움찔, 했다. 눈 앞이 전혀 보이지 않았다. 처음으로 시각을 빼앗겨 당황한 나머지 나머지 감각도 흐려지는 것 같았다.


나인틴이 늦게나마 마기로 주변을 탐지했지만, 드레이프는 이미 어디 갔는지 보이지 않고 있었다.



'아르미아!'



양 팔을 교차해 얼굴을 방어한 채로, 마기의 감각에 의존한 채 나틴이 아르미아가 있는 위치로 달려나갔다.



"조심하세요!!"


"!!"



화살은 아르미아가 아닌 나인틴에게 날아왔다. 아르미아에 온 신경을 다 쏟은 나머지 나인틴은 화살에 전혀 반응할 수 없었다.


갑각이 덮이지 않은 다리의 관절부에 화살 하나가 박히자, 오른 다리에 힘이 풀린 나머지 나인틴이 앞으로 고꾸라졌다.


그리고 나인틴의 발이 묶인 그 순간, 아까까지의 화살과는 비교도 안 될 정도로 강한 마력이 담긴 화살이 아르미아에게 날아왔다.



"이익..!"



왼다리에 힘을 가득 실고 나인틴이 몸을 날렸다.


콰직.


나인틴의 갑각을 부수고 오른팔에 깊게 박힌 화살.



"으으윽..!!"



그리고 그것보다 더 고통스러운 것은, 아르미아의 마력에 그대로 접촉한 것이었다.


온 몸이 타는 것 같은 감각이 더 심해지기 전에, 나인틴은 아르미아를 들쳐업고 있는 힘을 다 쥐어짜 도망쳤다. 아직 돌아오지 않은 시력을 뒤로 하고, 마기에 의존하며 숨을 곳을 찾았다. 엄폐물로 쓸 만한 벽을 등진 둘이 거친 숨을 내쉬었다.



"괜찮으세요..!?"



아르미아가 나인틴에게 손을 대지도, 놔두지도 못한 채 안전부절 못하며 울상지었다.



"....."



자신을 걱정하는 아르미아를 보고, 나인틴이 고개를 갸웃, 했다.



"내가 뭔지.. 이제 알잖아."


"...네. 방금 확신했어요."



나인틴이 오른팔을 더듬어가며 박힌 화살을 눈을 질끈 감고 빼냈다. 으윽. 하는 고통스러운 신음소리가 작게 새어나왔다.



"그런데도 날 도와주는 거야?"


"..."



아르미아는 대답 대신 고개를 작게 끄덕였다. 천천히, 그러나 단호하게.



"그럼 나도 널 지킬게."



나인틴이 싱긋, 하고 미소지었다. 나인틴이 아르미아가 두르고 있던 넝마의 밑단을 뜯어 아르미아의 상처에 묶었다. 아르미아가 순간 고통에 눈을 질끈 감았다.



"드레이프가 갑자기 왜 저러는 거지?"


"아마.. 여기 사람들과 똑같이.. 무슨 일을 당하신 게.."



무슨 일이라는 게 무엇을 의미하는지, 둘은 이미 알고 있었다.



"전혀 그런 낌새는 못 느꼈는데.."


"여기 사람들도 어느 순간 갑자기 변해버렸다고 영감님께서 그러셨으니까요.."


"그럴 수가.."



화살 하나가 푹, 하고 벽면에 꽂히자 둘은 동시에 몸을 움찔했다.



"윽..!"



놀라서 고개를 홱 돌리자 눈 앞에 빛이 어지럽게 퍼져나갔다. 연거푸 눈을 깜빡여봐도 소용이 없었다.



"이대로는.."



빼앗긴 시력 탓에 나인틴의 다른 감각들은 극도로 예민해져 있었다. 저 너머에서 드레이프의 기척이 어렴풋이 느껴졌다.


그는 이 곳으로 천천히 다가오고 있었다.



"후우.."



깊게 심호흡을 마친 나인틴이 자신의 양 손을 가만히 들여다봤다.


이제까지의 싸움에서 입은 상처들은 어느새 피가 멎었다.


눈은 잠시 잃었지만, 그럼에도 싸울 수단은 있다.



나인틴의 심장이 쿵쾅쿵쾅 뛰었다. 두려움도, 분노도 아닌 강렬한 감정이 어느새 나인틴의 머리 속에 울려퍼지고 있었다.


처음으로 느낀 전투의 고양감.



마물의 형상을 띄고, 팔을, 다리를 움직이고, 휘두르는 것. 모든 게 나인틴은 처음 느껴보는 격렬한 열기였다. 어느새 나인틴은 본능에 맞추어 몸을 움직이고 있었다.



하지만 이 이상 싸우면.



"어떻게 해야 하지..?"



내가 만약 엇나가 나 자신도 주체할 수 없다면.



"알프..."



두 번째 화살이 벽에 박히자, 나인틴은 모든 생각을 다 끊고 벽에서 뛰쳐나왔다. 우선 드레이프의 주의를 끌어야 했다.



"그만해!! 드레이프!!"



일부러 소리를 크게 지르며 나인틴이 드레이프에게 돌진했다. 화살 몇개가 날아오는 걸 느낀 나인틴이 얼굴을 양 팔로 가렸다. 팅, 팅, 화살들은 갑각을 뚫지 못하고 튕겨져 나갔다. 마치 전차와 같이 돌진하는 나인틴을 두고 드레이프가 걸음을 멈추었다.


나인틴은 그대로 드레이프를 들이받을 작정으로 멈추지 않고 내달렸다.



'눕힌다면 어떻게든 제압 할 수 있을 거야!'



그렇게 다시 한 번 드레이프와 나인틴이 맞닿았다. 나인틴은 아까 전의 공격에 대비해 이미 멀은 두 눈을 더욱 질끈 감았다.



그런데 돌진하는 건 나인틴 뿐만이 아니었다.



바로 옆에서, 나인틴과 비슷할 정도로,


아니, 나인틴보다 더 빠른 속도로 누군가가 둘을 향해 뛰어오고 있었다.



"...!"



나인틴은 그게 누구인지 단박에 느낄 수 있었다. 나인틴이 발을 멈추고 급제동을 걸었다. 셋은 거의 부딪히기 직전이었다.



그리고 난입한 제 3자가 취한 행동은, 드레이프를 냅다 잡아 업어치는 것이었다.



"뭐 하는 짓이야, 선생!!"



알프가 가쁜 숨을 내쉬며 윽박질렀다. 나뒹군 드레이프에게 올라타 멱살을 잡고 강하게 흔들었다.



"죽일 셈이었어!?"



드레이프가 알프의 복부를 발로 차 알프를 떼 냈다. 치잇, 하고 드레이프가 짧게 혀를 차고 말했다.



"방해하지 마라, 알프!"


"갑자기 뭔데, 왜 그러는데!"


"알프! 드레이프는 지금..!"


"뭐?"



나인틴이 다급하게 소리친 것을 들은 알프가 드레이프를 게슴츠레하게 쳐다봤다.



"설마.."



그는 안 보이는 무언가를 손에 쥐고, 외투를 툭툭 털며 다시 자세를 잡았다.



"....이런 개 뭣같은.."



알프가 까드득, 소리를 내며 이를 씹었다.


작가의말

너무 늦었습니다.. 막학기, 많이 바쁘네요..


어느새 쌀쌀한 가을이 왔습니다. 복 무지많이 받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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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8 19. 시련의 성녀 아르미아(4) 22.08.16 151 0 15쪽
77 19. 시련의 성녀 아르미아(3) 22.08.11 174 0 14쪽
76 19. 시련의 성녀 아르미아(2) 22.08.10 182 0 14쪽
75 19. 시련의 성녀 아르미아(1) 22.08.08 192 0 13쪽
74 18. 빛과 그늘(3) 22.08.04 206 0 12쪽
73 18. 빛과 그늘(2) 22.08.03 216 0 13쪽
72 Extra 02. 진주는 언제나 검어야 한다 22.08.01 221 0 12쪽
71 18. 빛과 그늘(1) 22.07.28 224 0 14쪽
70 17. 당신이 잠든 사이에(2) 22.07.27 228 0 15쪽
69 17. 당신이 잠든 사이에(1) 22.07.23 239 0 11쪽
68 16. 어둠을 걷어내고(8) 22.07.20 248 1 21쪽
67 16. 어둠을 걷어내고(7) 22.07.15 251 0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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