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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이 님의 서재입니다.

귀검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박이
작품등록일 :
2011.08.24 17:06
최근연재일 :
2011.08.24 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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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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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860

작성
11.06.09 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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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쪽

귀검 제5화--3

DUMMY

이덕무의 목을 친 백우는 그대로 천살인검대원들 사이로 뛰어들었다.

이덕무의 사자후로 잠시나마 공포를 떨쳤던 천살인검대원들, 하지만 백우가 이미 숨이 끊어질 것이 분명한 이덕무의 목을 치자 상황은 급반전되었다.

“ 이런 잔인한.......”

숨이 끊어지기 직전인 이덕무의 목을 친 것은 확실히 잔인한 행동이었다.

백우가 잔인하다는 생각을 가짐과 동시에 백우가 내뿜는 귀기가 다시 천살인검대원의 두려움을 일깨우고 있었다.

무엇보다 단 몇 수의 교환으로 이덕무가 죽었다.

이 사실이 또한 천살인검대원들에게 크나큰 충격이었다.

공포와 분노가 뒤섞인 상황에서 천살인검대원들은 검진을 완성하려 했다.

하지만 검진이 제대로 그 위력을 발휘하기도 전에 한 사람이 쓰러지고 있었다.

계속되는 백우의 검에는 망설임이 없었다.

심지어 마구잡이로 휘두른다는 생각까지 들 정도였다.

하지만 백우의 검은 여지없이 천살인검대원들의 신체 일부분을 절단하고 있었다.

팔이, 다리가, 옆구리의 살점이, 계속해서 피가 곳곳을 낭자하고 있었다.

“ 검귀(劍鬼)!”

누군가가 이렇게 소리쳤다.

흔히들 검술이 지극히 뛰어난 사람을 일컬어 검귀라 칭했다.

하지만 지금의 검귀라는 말은 결코 단순히 검술이 뛰어나다는 의미는 아니었다.

백우의 몸에서 뿜어져 나오는 섬뜩하고 스산한 귀기, 곳곳에 낭자하는 핏속에서도 광기어린 미소를 잃지 않는 백우의 모습은 말 그대로 귀신처럼 보였다. 말 그대로 백우는 검을 든 귀신을 형상을 하고 있었다.

백우의 귀기에 휩쓸려 천살인검대원들은 제 실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그러나 백우와 천살인검대원들의 차이는 단순히 그것만으로는 설명할 수 없었다.

귀기에 현혹되지 않았던 이덕무 역시도 몇 합을 견디지 못했다.

채 검진을 완성하지 못한 이들이 백우를 상대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일이었다.

하물며 귀기에 현혹된 이들이 백우의 검을 감당하기에는 무리가 있었다.

불과 일다경, 복건성에 들어선 이래로 무적을 자랑했던 천살인검대 스물다섯명중에서 멀쩡한 사람을 찾아볼 수 없었다.

그렇다고 싸우지 못할 정도의 부상을 당한 사람은 그리 많지 않았다.

하지만 전의를 가지고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쓰러진 동료들을 발로 짓밟으며 계속해서 몸을 움직이는 백우, 의도적인 행동이었을까?

그의 디딤 발은 항상 공력이 주입되어 있었다.

공력이 주입된 그의 발에 밟힌 이들은 여지없이 고통에 찬 비명을 내지르고 있었다.

백우는 바닥을 뒹구는 이들에게도, 이들이 지르는 비명에도 전혀 신경을 쓰지 않았다.

반면 천살인검대원들은 동료들을 잔인하게 짓밟는 백우의 모습에서 좀처럼 눈을 떼지 못하고 있었다.

계속해서 백우의 눈에서 광기가 번뜩였다.

단순한 살기를 넘어서 모든 것을 찢어발기고, 파괴하고자 하는 강렬한 의지를 외부로 표현하고 있는 것이다.

백우의 움직임에 모두가 숨을 죽였다.

그나마 신임부대주 연백이 동료들을 독려하기위해 함성을 내질렀다.

“ 적은 하나다. 당황...........”

하지만 연백의 외침은 끝까지 이어지지 못했다.

백우의 시선이 그를 향했기 때문이었다.

‘ 어떻게 저런 눈빛을..........’

연백은 비로소 전임부대주 현보가 어째서 수하들에게 달아날 것을 종용했는지를 깨달을 수 있었다. 이렇게 연백이 현보를 떠올리는 순간 백우의 검이 그의 심장을 꿰뚫었다.

“ 달아나............”

힘없이 중얼거리는 연백의 앞에서 백우가 싸늘한 미소를 머금고 있었다.

“ 인간이 아니..............”

백우는 검을 뽑는 동시에 검으로 쓰러지는 연백의 목을 그어갔다.

‘ 개새끼!’

연백은 두 눈을 부릅뜬 채로 백우를 노려보면서 생을 마감했다.

모두가 백우의 잔인함에 치를 떨었다.

하지만 연백의 죽음이후 누구도 욕조차 입 밖으로 내뱉지 못했다.

벗어날 수 없는 공포에 그저 숨을 헐떡이고 있었다.

백우는 보란 듯이 머리와 분리된 연백의 가슴을 밟았다.

연백의 잘려나간 목을 통해서 다량의 피가 밖으로 뿜어져 나오며 바닥을 적셨다.

모두가 입을 다물었다.

입을 열면 다음 차례가 자신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결국 모두가 살아남지 못하리라는 사실을 또한 모두가 알고 있었다.

궁지에 몰리면 쥐도 고양이를 문다고 했던가?

다 개소리였다.

극한의 공포 앞에서 손발이 오그라들어 제대로 찍소리조차 내지 못하고 있었다.

‘ 제발, 이쯤하면 되지 않았는가?’

애걸이라도 하고 싶었다.

하지만 그 조차도 입 밖으로 나오지 않았다.

이들의 간절한 염원에도 귀신은 움직임을 멈추지 않았다.

모두의 호흡이 멈추는 그 순간까지, 모두의 머리가 몸과 분리되는 그 순간까지.......

마침내 백우의 움직임이 멈췄다.

“ 쨍그랑.”

어디선가 그릇이 깨어지는 소리가 들렸다.

백우의 시선이 소리가 나는 방향으로 향했다.

그곳에는 한 시비가 너무나 애처로운 표정으로 몸을 부르르 떨고 있었다.

백우는 천천히 검을 거뒀다.

한순간 귀기가 씻은 듯이 자취를 감췄다.

하지만 여전히 시비는 몸을 부르르 떨고 있었다.

백우는 무심한 시선으로 천천히 시비의 옆으로 다가갔다.

그리고 부르르 떨고 있는 시비의 손을 가볍게 움켜쥐었다.

“ 괜찮다.”

백우의 말에 시비의 떨림이 거짓말처럼 멈췄다.

그렇다고 시비가 공포를 잊어버린 것은 아니었다.

단지 그녀의 본능이 그녀에게 이렇게 말하고 있었다.

떨어서는 안 된다고..........

백우가 계속해서 시비에게 말했다.

“ 무슨 일이더냐.”

“ 차를, 후원연회에 참석하시라고.”

시비의 말에는 두서가 없었다.

시비는 이덕무를 위해 차를 준비했다.

그리고 천살인검대를 위해 상인들이 후원의 연회를 마련했으니 그곳에 참석해 달라는 말을 전하기 위해서 이곳을 찾았다.

백우는 알았다는 듯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

“ 잠시 후 찾아갈 테니 기다리라고 전하거라.”

시비는 백우가 무슨 말을 하는지조차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다.

하지만 연방 고개를 끄덕이고 있었다.

주저앉은 시비를 남겨둔 채 백우는 은현장의 앞마당을 천천히 거닐었다.

피 튀는 현장에서 꼼짝하지 않고 서있는 말의 머리를 가볍게 쓰다듬었다.

그리고 말에 묶여있는 관과 연결된 줄을 풀었다. 계속해서 관 뚜껑을 열어 바닥을 뒹구는 목을 하나씩 관속으로 집어넣기 시작했다. 마치 바닥에 떨어진 물건을 주워 담는 사람처럼 백우의 표정에는 아무런 감정도 드러나지 않았다.

시비는 백우가 모든 머리를 관속에 집어넣을 때까지 그곳을 떠나지 못했다.

백우는 모든 일을 끝낸 연후에 관을 들고 건물 안으로 들어갔다.

백우의 모습이 사라지자 비로소 시비는 자리에서 일어나 천천히 발걸음을 옮겼다.

넘어질듯, 넘어질듯 힘겹게 발걸음을 옮기는 시비의 모습이 너무나 애처로웠다.

건물 안으로 들어간 백우는 조금 전 이덕무가 앉아있었던 의자에 몸을 실었다.

그리고 가만히 눈을 감았다.

지금까지 쉬지 않고 이덕무를 추격해왔기에 심신이 피곤한 상태였다.

백우는 이 잠깐의 휴식을 통해서 체력을 회복하고 있는 것이다.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끼이익~ 건물의 문이 열렸다.

문이 열림과 동시에 백우가 눈을 떴다.

그리고 망설임 없이 문을 향해 돌진했다.

신음소리와 비명소리가 계속해서 그 뒤를 이었다.

다시 십여 개의 머리가 관을 채웠다.

그리고 백우는 다시 의자에 기댄 채로 눈을 감았다.

그러기를 수차례 반복한 연후에 비로소 관은 이백 여개의 머리로 가득 찼다.

이덕무의 두 가지 실수, 첫째는 지나친 자신감이었다.

자신의 사자후로 백우의 귀기를 감당했다고 생각한 이덕무는 검진이 완성될 때까지 백우를 상대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못했다.

이덕무는 그가 죽는 순간 백우가 검진이 완성되는 것을 꺼렸던 것이 아니라 자신을 노렸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두 번째 실수는 성급하게 천살인검대의 귀환을 명한 것이었다.

천살인검대는 복건성을 장악하기 위해 십여 명이 일개조로 각지로 흩어졌다.

각지로 흩어졌기에 그들이 이곳에 당도할 시간은 각기 다를 수밖에는 없었다.

도착하는 족족 백우에게 각개격파를 당할 위험이 있었다. 그리고 실제로 백우에게 각개격파를 당하고 말았다.

바닥을 뒹구는 시체를 확인하고 달아났다면 상황은 달랐을 것이다.

하지만 대주의 명은 절대적인 것이었다.

정확한 상황을 알지 못하는 천살인검대원들은 일단 복귀를 보고하기 위해 건물의 문을 열었고, 문을 여는 순간 사신이 그들을 맞이했다.

각개격파를 피하기 위해 황급히 귀환을 명한 것이 오히려 각개격파를 당하도록 만든 셈이 되었다.

이렇게 복건성을 주유했던 천살인검대가 모두 최후를 마쳤다.

생존자는 전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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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 귀검 제12화--1 +3 11.08.04 3,716 36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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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 귀검 제10화--3 +6 11.07.22 4,133 35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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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 귀검 제8화--2 +2 11.06.23 5,136 41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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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귀검 제7화--2 +4 11.06.20 5,644 43 1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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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귀검 제6화--5 +3 11.06.17 5,496 48 7쪽
17 귀검 제6화--4 +3 11.06.16 5,716 45 10쪽
16 귀검 제6화--3 +2 11.06.15 5,823 48 7쪽
15 귀검 제6화--2 +3 11.06.14 6,008 48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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