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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이 님의 서재입니다.

귀검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박이
작품등록일 :
2011.08.24 17:06
최근연재일 :
2011.08.24 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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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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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198,860

작성
11.07.22 1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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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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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
글자
8쪽

귀검 제10화--3

DUMMY

숲의 교전은 막바지로 치닫고 있었다.

때론 마교가, 때론 혈궁대가 승리한 곳도 있었다.

하지만 승리는 그다지 큰 의미가 없었다.

승자에게는 오히려 더 잔인한 죽음이 기다리고 있었기 때문이다.

백우는 숲에서 숨 쉬는 마지막 한 사람까지 모두 제거했다.

조금은 아쉬운 표정으로 자신을 포함해 사람들이 만들어낸 참혹한 광경을 둘러보았다.

바닥을 뒹구는 시체의 옷에 승룡검에 묻은 피를 닦았다.

“ 오늘은 여기까지인가?”

황공망과 진룡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백우의 행보가 늦춰졌다.

그 사이 숲의 교전은 지속되었다.

그만큼 귀검의 제물이 줄어든 셈이다.

아쉬움을 뒤로하며 백우는 승룡검을 검집으로 집어넣었다.

승룡검 역시 아쉬운 듯 부르르 검신을 떨었다.

귀기가 사라진 백우의 얼굴에 가벼운 미소가 번졌다.

“ 사혈성이라.............”

오래된 이야기들은 다소 과장되기 마련이었다.

마교의 전설 역시 다소 과장된 면이 없지는 않을 것이다.

이런 사실을 감안한다고 할지라도 마교가 주는 무게감은 결코 작지 않았다.

누가 음모를 주재했을까?

아직은 그 사실이 명확하지 않았다.

하지만 숲의 일전에서 보여준 혈궁대의 실력은 인상적이었다.

마교는 제대로 이들의 배후를 노렸다.

누가 음모를 꾸몄든 숲의 일전에서 가장 유리한 위치를 점한 것은 마교였다.

유리한 위치에서 제대로 뒤통수를 후려치고도 승기를 잡지 못했다는 뜻이다.

이것은 혈궁대의 힘이 마교의 예상을 상회했다는 뜻이었다.

이번 일전은 마교의 입장에서 매우 중요한 일전이다.

단순히 천마쌍환을 위한 일전은 아니었을 것이다.

마교의 입장에서는 세상에 공식적으로 그 모습을 드러내는 일전이기 때문이다.

일종의 선전포고, 전초전의 성격을 가지는 것이다.

당금 천하의 주인인 사혈성과의 최초의 교전이기도 했다.

마교는 반드시 이 교전을 승리로 장식하고 싶었을 것이다.

백우는 황공망이 마교백강의 일인이라는 사실은 알지 못했다.

하지만 이런 중요한 교전의 책임자로 선정되었다는 것은 그만큼 능력을 인정받는 인물이라는 뜻이다.

이런 황공망이 진룡을 상대로 우위를 점하지 못했다.

오히려 진룡이 황공망을 상대로 우위를 점했다고 봐야했다.

백우가 없었다면, 단순히 이 숲에서의 교전만을 놓고 본다면 혈궁대의 승리였다.

더욱이 진룡이 이끄는 혈궁대는 사혈성의 주축도 아니다.

엄밀히 말하자면 사혈성의 하부세력인 사도구문의 한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적혈문의 한축일 뿐이었다.

혈궁대는 천살인검대보다 강했다.

진룡은 이덕무보다 강했다.

숲의 일전을 통해서 백우는 사혈성의 강함을 피부로 실감하고 있었다.

상대가 강하다는 것이 백우에게 묘한 흥분을 가져다주고 있었다.

먼저 숲을 빠져나간 마차는 대로에 멈춰 섰다.

백우를 기다리는 것이다.

이것은 이들에게 다소 위험한 선택이었다.

숲에서의 승자가 백우가 아니라면 추적을 받을 가능성이 없지 않았다.

하지만 다른 선택의 여지는 없었다.

백우가 죽었다면 더 이상의 여정은 무의미했다.

백우가 없다면 굳이 철검문에 연연할 이유가 없었다.

또한 천마쌍환을 이미 다른 이가 취했을 가능성이 높았다.

그냥 마차를 버리고 떠나야만 한다는 뜻이다.

우문강이 차분한 표정으로 일행을 살폈다.

원경을 비롯한 네 사람은 복잡한 시선으로 숲을 바라보고 있었다.

우문강 역시 복잡하기는 마찬가지였다.

그러나 기다림의 시간은 그리 길지 않았다.

얼마 후 백우는 마치 아무 일도 없었던 사람처럼 무심한 시선으로 그 모습을 드러내고 있었다.

이를 확인한 우문강이 살짝 입술을 깨물었다.

‘ 조금의 부상조차 없단 말인가?’

천살인검대가 단 일인에 의해서 유린되었다는 사실을 우문강은 믿지 않았다.

사제 천가현이 자신을 철검문으로 보낼 때까지만 하더라도 그다지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

‘ 위험을 각오하고서라도 직접 확인을 했어야만 했는가?’

직접 자신의 눈으로 백우의 실력을 확인하지 못한 것이 못내 아쉬웠다.

하지만 이내 고개를 가로저었다.

‘ 앞으로 기회는 얼마든지 있겠지.’

우문강은 이런 생각으로 백우를 향해 가볍게 허리를 숙였다.

우문강을 향해 백우가 손에 들고 온 혈궁을 내밀었다.

“ 사혈성 출신이라고 했는가?”

우문강이 재빨리 대답했다.

“ 사혈성 산하 사도구문의 하나인 적혈문의 혈궁대입니다.”

백우가 어느 정도 예상했다는 표정으로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

단지 확인차원에서 물어본 것일 뿐이었다.

“ 그렇군.”

그리고 천천히 마차의 주변을 살폈다.

숲에서 살아나온 사람은 우문강을 포함 다섯이었다.

백우는 이들의 면면을 차분하게 살폈다.

이들이 단순히 운이 좋아서 살아남았을까?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는 문제였다.

하지만 이 자리의 누구도 서로가 운이 좋아서 살아남았다고는 생각지 않았다.

그것은 백우 역시도 마찬가지였다. 백우는 이 자리에 살아남은 다섯의 실력이 숲의 누구와 비교해도 손색이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그만한 고수라면 무언가 목적을 가지고 철검문에 합류했을 것이라고 확신하고 있었다.

백우가 탈 말은 없었다.

백우는 당연하다는 듯 마차에 올랐다.

화살로 고슴도치가 된 마차를 탄다는 것이 그리 기분 좋은 일은 아닐 것이다.

하지만 백우의 얼굴에는 한 치의 망설임도 보이지 않았다.

“ 가지.”

백우의 말에 원경이 마차를 움직였다.

우문강은 물론 모두가 다소 긴장된 표정으로 말을 몰았다.

모두가 알고 있었다.

이것은 시작에 불과하다는 것을, 그리고 시작치고는 숲에서의 교전에 너무 많은 사람들이 동원되었고, 또한 죽어갔다는 사실을 떨칠 수 없었다.

앞으로 얼마나 많은 피바람이 자신들을 중심으로 불어올지 쉽게 가늠하기 힘들 정도였다.

그날 저녁 늦게 일행은 강서성의 성도인 남창에 도착했다.

남창에 들어서기가 무섭게 일단의 무리들이 그들의 앞을 막아섰다.

가슴 왼편에 적힌 선명한 글귀 천살(天殺)은 천하의 주인인 사혈성의 아홉 개의 중심축의 하나인 천살문의 일원임을 나타내고 있었다. 배 부분에 크게 쓰인 지(地)자는 천살문중에서도 천살지검대(天殺地劍隊)를 나타내고 있었다.

지검대주(地劍隊主) 우초(禹礎)가 앞으로 나서며 공손히 허리를 숙였다.

“ 귀인을 뵙고자 합니다.”

우초의 인사에 우문강의 눈빛이 일렁였다.

‘ 천살문주(天殺門主) 이인영(李仁營), 설마 그가 직접 나서려하는가?’

천살문주 이인영, 사도구문의 하나인 천살문의 문주였다.

하지만 그 이상의 의미를 가지는 인물이기도 했다.

이인영이 없었다면 사제 천가현이 사도구문을 통합하는 일은 결코 쉽지 않았을 것이다.

천살문은 사도구문의 으뜸이요, 이인영은 천가현이 출현하기 이전에 명실상부한 사도의 최강자였다.

정도의 척살대상 일호였으며, 당금 무림의 이인자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천살문이 중원에서 다소 변방인 절강, 복건, 강서성을 차지하게 된 것은 사제 천가현이 이인영을 견제하기 위함이라는 소문까지 나돌 정도였다.

이런 이인영의 움직임이었기에 우문강은 내심 긴장하지 않을 수 없었다.

마차의 문이 열리고 백우가 천천히 마차에서 내렸다.

우초는 이런 백우를 함께 다시 한 번 공손하게 포권을 취했다.

순간 백우를 바라보는 천살지검대원들의 눈빛에 살기가 번뜩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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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 귀검 제13화--3 +5 11.08.18 3,622 40 9쪽
40 귀검 제13화--2 +3 11.08.16 3,821 42 8쪽
39 귀검 제13화--1 +2 11.08.15 3,629 43 9쪽
38 귀검 제12화--3 +6 11.08.10 3,862 40 11쪽
37 귀검 제12화--3 +5 11.08.08 4,012 43 15쪽
36 귀검 제12화--2 +3 11.08.05 3,765 38 13쪽
35 귀검 제12화--1 +3 11.08.04 3,716 36 9쪽
34 귀검 제11화--3 +3 11.08.03 3,967 35 8쪽
33 귀검 제11화--2 +4 11.07.29 3,974 35 14쪽
32 귀검 제11화--1 +6 11.07.26 4,206 35 10쪽
» 귀검 제10화--3 +6 11.07.22 4,134 35 8쪽
30 귀검 제10화--2 +4 11.07.21 4,126 37 10쪽
29 귀검 제10화--1 +6 11.07.08 4,620 39 10쪽
28 귀검 제9화--4 +4 11.07.07 4,782 36 15쪽
27 귀검 제9화--3 +5 11.07.06 4,620 38 10쪽
26 귀검 제9화--2 +4 11.07.05 4,792 35 11쪽
25 귀검 제9화--1 +5 11.07.04 4,931 37 9쪽
24 귀검 제8화--3 +3 11.06.24 5,432 40 14쪽
23 귀검 제8화--2 +2 11.06.23 5,136 41 13쪽
22 귀검 제8화--1 +2 11.06.22 5,317 38 9쪽
21 귀검 제7화--3 +2 11.06.21 5,505 41 10쪽
20 귀검 제7화--2 +4 11.06.20 5,645 43 16쪽
19 귀검 제7화--1 +3 11.06.18 5,668 45 9쪽
18 귀검 제6화--5 +3 11.06.17 5,496 48 7쪽
17 귀검 제6화--4 +3 11.06.16 5,717 45 10쪽
16 귀검 제6화--3 +2 11.06.15 5,823 48 7쪽
15 귀검 제6화--2 +3 11.06.14 6,008 48 10쪽
14 귀검 제6화--1 +3 11.06.10 6,231 44 11쪽
13 귀검 제5화--3 +4 11.06.09 6,515 43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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