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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이 님의 서재입니다.

월야공자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박이
작품등록일 :
2011.08.24 17:05
최근연재일 :
2015.01.20 21:06
연재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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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58,122

작성
11.01.26 1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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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7
글자
8쪽

월야공자 제7화--3

DUMMY

다음날 밤에도 진조범은 여전히 지붕위에서 달을 감상하며 서 있었다.

그런 그의 뒤에서 원중도가 긴장된 표정으로 주변을 경계하며 서 있었다.

휘~익~

어둠을 뚫고 세 개의 표창이 진조범을 향해 날아들었다.

6개월 만에 처음으로 시작된 암습이었다.

‘ 이제 시작인가?’

살짝 이를 악무는 원중도, 동시에 원중도의 검이 빠르게 빛을 뿌렸다.

진조범을 향해 날아든 세 개의 표창이 원중도의 검에 막혀 바닥에 떨어졌다.

원중도는 계속해서 긴장을 늦추지 않고 주변을 살폈다. 순간 반대편에서 또 하나의 표창이 진조범을 노리고 날아오고 있었다. 이를 확인한 원중도의 얼굴에 난감한 기색이 스치듯 지나갔다.

표창은 정확히 원중도와 진조범이 서 있는 반대방향에서 날아오고 있었다.

원중도가 이를 인식하는 순간 표창은 이미 진조범의 지척까지 접근한 상태였고, 표창을 막아내려면 원중도가 진조범을 밀쳐내야만 했다.

사람들이 보기에는 진조범이 단순히 달을 감상하는 듯 보일 것이다.

하지만 실제로 진조범은 다른 사람들이 좌선해서 운기조식을 하는 것과 똑같은 상태였다.

만약 지금 진조범을 방해한다면 자칫 진조범에게 커다란 위험이 될 수도 있는 일이었다.

‘ 기어이 우려하던 상황이 닥치고야 말았는가?’

지금 진조범을 밀쳐낸다면 어쩌면 진조범의 목숨은 구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는 진조범의 실력을 확인한 원중도는 차마 자신의 손으로 그런 진조범을 망칠 수는 없었다.

결국 원중도는 쉽게 결정을 내리지 못한 채 질끈 두 눈을 감고야 말았다.

하지만 계속해서 들려야할 진조범의 비명소리가 원중도의 귀에 들리지 않았다.

천천히 눈을 뜨는 원중도, 의당 쓰러져 있어야 할 진조범은 여전히 멀쩡히 서서 달을 바라보고 있었다.

‘ 대체 이것이 어찌 된 일인가?’

원중도가 의아한 표정으로 주변을 둘러보았다.

“ 하하하, 하하하.”

호쾌한 웃음소리와 함께 한 사람이 가볍운 몸놀림으로 지붕 위로 내려서고 있었다. 상대를 확인한 원중도가 불쾌한 표정으로 그를 노려보았다.

“ 이공자!”

때마침 운기조식을 끝마친 진조범이 고개를 돌려 환우를 향해 포권을 취했다.

“ 이 사형을 뵙습니다.”

왕신림의 둘째 제자 환우가 빙그레 미소를 지으면서 진조범의 옆으로 다가와 가볍게 어깨를 토닥이며 말했다.

“ 오랜만이군, 막네 사제, 그간 우리가 너무 격조했구먼.”

원중도는 이런 환우를 향해 다소 분노한 표정으로 외쳤다.

“ 장난이 지나치지를 않소이까, 이공자.”

원중도의 외침에 환우가 빙그레 미소를 머금었다.

“ 이해하게, 하지만 천하의 원중도가 고작 네 개의 표창조차 막아내지 못하리라고 누가 감히 상상이나 했겠는가?”

원중도가 씁쓸한 표정으로 환우를 노려보았다.

그리고 바닥에 떨어진 표창을 지그시 바라보았다.

진조범은 움직일 수 없는 상황, 바닥에 떨어진 표창은 환우가 내공으로 진조범에게 적중되기 직전에 회수한 것이 분명했다.

‘ 이공자는 과연 지금의 상황을 어떻게 생각할까?’

운기조식 중이었던 진조범은 완벽한 무방비 상태였다.

결과적으로 그의 표창에 이렇다 할 대응조차 하지 못한 진조범을 이공자 환우가 어떻게 생각할지 원중도는 그것이 궁금했다. 이내 환우는 친근감을 표시하듯 다시 진조범의 어깨에 가볍게 손을 올리면서 말했다.

“ 사제의 나이가 이제 열여섯이라고 했던가? 남자 나이 열여섯이라면 그리 어리다고만은 말할 수 없는 나이가 아닌가?”

진조범이 이에 동의하듯 고개를 끄덕이자 환우가 재빨리 말했다.

“ 그럼 이 사형과 술 한 잔 정도는 나눠도 좋을 듯하네만.”

환우의 말에 역시 진조범이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 사형께서 권하시는 술이라면 제가 어찌 마다하겠습니까? 일단 안으로 드시지요.”

진조범의 말에 환우가 호탕하게 웃으면서 말했다.

“ 하하하, 그래야지, 그래야하고 말고.”

환우는 이렇게 말함과 동시에 진조범의 어깨를 가볍게 후려쳤다.

순간 진조범이 몸을 휘청거리며 잔뜩 인상을 찌푸렸다. 그리고 당황스런 표정으로 환우를 바라보면서 말했다.

“ 사형, 대체 왜?”

당황스러운 것은 환우 역시 마찬가지였다.

휘청거리던 진조범이 그대로 지붕 아래로 떨어지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이를 확인한 환우가 현란한 경공을 펼치면서 바닥으로 떨어지는 진조범을 받아들었다.

“ 이런, 미안하네, 자네가 그토록 충격을 받으리라고는 이 사형은 진정 예상하지 못했네.”

이렇게 말하는 환우의 얼굴에는 미안한 감정보다는 오히려 이전보다 훨씬 친근한 표정을 띠우고 있었다.

“ 아무래도 이 우형(愚兄)이 오늘 사제에게 제대로 벌주를 사야겠군, 의도한 것은 아니지만 이렇게 사제를 위험에 빠뜨렸으니 말일세.”

원중도가 살짝 인상을 찌푸리며 환우를 노려보았다.

‘ 흥, 의도한 것이 아니라고........’

반면 진조범은 살짝 얼굴을 붉히면서 말했다.

“ 모두가 이 소제가 못난 탓이거늘 누구를 탓하겠습니까?”

환우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면서 안고 있던 진조범을 바닥에 내려놓았다.

“ 아닐세, 그건 그렇고, 언제까지 이 사형을 밖에 내버려둘 생각인가?”

환우의 말에 진조범이 황급히 안내하듯 손을 내밀었다.

“ 어서 안으로 드시지요.”

그렇게 두 사형제가 서로 부드러운 표정으로 건물 안으로 들어갔다.

원중도는 이런 두 사람의 모습을 떨떠름한 표정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 고난이 사람을 성장시킨다고 했던가?’

원중도는 내심 지금 진조범의 일련의 대응에 감탄을 금치 못했다.

환우는 조금 전 진조범의 내력을 시험하고자 했던 것이 분명했다. 거기에 대한 진조범의 대응은 너무나 자연스럽게 당해주는 것이었다.

실제로 진조범은 환우의 가벼운 한수 정도는 버텨낼 내력을 갖춘 상태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위험을 감수하며 무방비상태로 환우의 한수를 받아냈던 것이다.

평범해 보이는 일련의 상황들 하지만 진조범이 자신의 손해를 감수하면서까지 인내를 보이고 있었다. 이전의 순박한 진조범이었다면 아마도 이런 대응은 불가능했을 것이다. 원중도는 이런 변화야말로 진조범이 위기 속에서 터득한 처세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하지만 정말 그랬을까?

그것은 원중도의 착각에 불과했다.

만약 진조범이 그런 연극을 했더라면 환우는 분명 진조범을 다르게 보았을 것이다.

진조범은 진정으로 아무런 방비를 하지 못했던 것이다. 실제로 갑자기 환우가 그런 행동을 취하리라는 상상조차하지 못했던 것이다.

때문에 안으로 걸어 들어가는 진조범의 표정은 그다지 밝지 못했다.

자신이 위기 속에 있다는 사실을 너무나 잘 알고 있었고, 그토록 긴장감을 늦추지 말자고 스스로에게 누차 다짐하고 있었으나, 이렇듯 스스럼없이 다가오는 사람에게 방심하는 자신이 조금은 한심하게까지 생각되었기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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