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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칙연산

세기의 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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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칙연산
작품등록일 :
2017.03.15 15:21
최근연재일 :
2017.04.19 23:57
연재수 :
8 회
조회수 :
544
추천수 :
9
글자수 :
25,814

작성
17.04.19 23:57
조회
113
추천
1
글자
10쪽

2장, 천지개벽(天地開闢) (3)

DUMMY

-지수-


세기 씨가 어리둥절하면서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하지만 지금 그 시선보다는 걸려온 전화가 더욱 중요했다.

솔직히, 나는 이 곳이 몇 백년 전통이 살아숨쉬는 민속박물관이나, 혹은 과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휴대폰을 보고선, 무언가 잘못되었다는 느낌이 들었다.

휴대폰은 고작 40년 채 안되는 발명품이다. 즉, 예전에 있었다는 그런 흔한 물품이 아닌 것이다. 그리고 만약 민속박물관이라면 이렇게 규모가 클 리도 없고, 사람들이 이쪽을 향해 몰려든 것도 이상했다.

즉, 나는 어디인지 모를 곳에 떨어졌다는 것은 확실하다는 것이다. 내가 어디에 살았는 지, 무엇을 좋아했는 지, 나의 특기는 무엇인지는 잊었지만. 이런 것은 잘 알고 있었다.


-통신 대기중...-

010-XXXX-XXXX

-백지수 군-


그리고 이 휴대폰에, 내 이름이 떠 있었다. 보통 '발신하는 사람'을 연락처에 추가하지 않으면 그저 번호만 출력된다. 하지만 몇 몇 중요한 전화나, 무언가의 조작으로 떠오르게 만들 수 있다는 모양이었다.


".......여보세요?"


나는 마른 침을 삼키며 통화 버튼을 눌러 걸려온 전화를 받았다.


"지......군! .....수......"


받은 전화에서는 노이즈가 낀 통신음과 함께 어렴풋이 들려오는 단어들 뿐이었다.


"여보세요? 거기, 누구에요?"


나는 상대를 향해 소리를 외쳐보았다. 노이즈가 조금씩 잡히는 듯 싶더니, 전화기에서 앳된 여성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지수 군! 들려요?"

"아, 네. 드, 들립니다...... 그런데 누구시죠?"

"저에요! 최인화 박사에요!"

"......누군지 모르겠는데요?"

"전생체험 도우미 역할을 맡았던 박사에요! 기억나지 않으시나요?"

"아뇨, 전혀 모르겠어요. 스팸 전화일리는 없고...... 혹시 절 아시나요?"

"이런, 역시 오류가...... 지수 군! 혹시 주변에 누가 있나요?"

"아? 주변이라면, 세기 씨가 있어요."


대화는 술술 풀리고 있지만, 뭔가 이 통화에 심상치 않은 느낌이 병행해왔다. 아까부터 느낀 것이지만, 무언가 일이 되는대로 풀리지 않고, 계속 뱅뱅 도는 느낌이 속을 꼬아내고 있었다.

그리고 지금, 내 직감이 몸 속으로 다채롭게 위험 신호를 외치며 돌아다니고 있었다.

박사님은 고민을 하는 듯 싶더니, 나를 향해 물어보았다.


"그럼 지수 군! 그 세기라는 분에게 혹시 주변에 1000m정도 되는 해발의 산이 있는지 물어봐 주실래요?"

"그건 갑자기 왜 물어보는 거죠?"

"지금 지수 군이 있는 곳은 통신이 잘 안되고, 그 곳이 어디인지 파악이 전혀 되질 않아요. 지금은 지수 군이 만지고 있는 휴대폰으로 간신히 통화하는 수준이고요. 그리고 언제 끊길지 몰라요......"

"1000m 해발의 산...... 그런데, 물어볼 것이 있어요. 최인화 박사님은 절 어떻게 아시는 거죠? 마치 만나본 것 같이 이야기하시는 것 같네요."

"그야, 실제로도 그랬으니까요. 혹시 기억나지 않으신건가요?"

"몇 번이나 말했지만, 전혀 기억에 없어요. 그런데 조금 이상해요. 마치 일부만 잊어버리고 다른 것은 일체 건드리지 않은 것 처럼 몇 개가 전혀 기억나지 않는 거에요. 박사님, 혹시 박사님이 절 알고 계신다면, 제가 어디에 살고 있는지 알고 계시나요?"

"......!!"


그 순간, 바깥쪽에서 놀라는 소리와 함께 음소거라도 걸어놓은 듯 휴대폰에서 소리가 전혀 들려오지 않았다. 무슨 일이라도 난 건가?

나는 박사님을 불러 상황을 살펴보았다.


"박사님? 박사님! 제 말 들리시나요?"

"......네, 들려요."


다행히도 끊기지는 않았다. 하지만 박사님의 목소리가 한 층 힘이 풀린 듯한 목소리로 변했다는 것이 마음에 걸렸다.


"방금 전에 무슨 일이 있었나요? 갑자기 소리가 안 들렸던데."

"아무것도 아니에요, 지수 군. 네, 정말 아무것도 아니에요."


하지만 목소리는 전혀 그렇지 않았다. 마치 큰 충격을 받은 사람인 것 마냥 쇳소리같은 것이 들려오면서 위화감이 느껴졌다.


"어, 어쨌든. 지수 군은 그 세기 씨란 분에게 제가 말했던 것을 물어봐주세요. 혹시 무슨 일이 생기시면 이 번호로 통화하시면 될 거에요! ......아마."

"박사님? 마지막이 왠지 신경쓰이는데요?"

"일단은 끊을게요! 그럼 부탁할게요!"

"잠깐만요! 박사님! 박사......!"


내 말을 다 하기도 전에 전화가 끊겨버렸다. 재다이얼 버튼을 눌러 다시 걸어봐도 통신음만 들릴 뿐이지, 받질 않았다. 이게 박사님이 말한 통신이 언제 끊길 지 모른다는 것인 걸까?

머릿속이 조금 복잡해졌다. 하지만 복잡한 머리와는 달리 마음은 어째선지 별로 불편하지 않았다.


"지수야, 방금 그거 누구야?"

"아, 최인화 박사님이라네요."

"박사? 그런 사람이 왜 내 휴대폰으로 전화를 건 거지?"

"절 찾고 있었다고 하시더라고요."

"너를?"

"네."


세기 씨의 눈이 나를 향해 응시하고 있었다.


"으음, 어쨌든 휴대폰 좀 돌려줄래? 나도 통화해야할 곳이 생겼거든."

"네? 어디에다가요?"


나는 세기 씨에게 휴대폰을 건네주면서 물어보았다.


"으응, 일단 넌 여기 처음 오는 거잖아?"

"네, 그렇죠."

"그럼 방 잡고, 국민등록부터 해야지."


세기 씨가 휴대폰의 버튼을 두드리더니 어디론가 통화를 걸기 시작한다.


"여보세요? 아, 난데. 혹시 거기 사람들 많아? 아, 많다고? 그럼 언제쯤 가능해? 40분이나?! 좀 빨리 안될까?"


대체 누구와 이야기하시는 걸까. 40분? 사람들?


"쳇, 그 놈의 원칙. 잘 알겠어. 그럼 40분 뒤에 올게."

"방금 누구와 통화한 거에요?"

"아, 중앙 사무소에 있는 친구에게 걸었지. 그 녀석이랑 내 허락만 맡으면 복잡한 재외국민등록 절차는 금방 끝나니까."

"......저, 무슨 뜻인지 잘 이해하지 못하겠는데요."


아직 나는 민증도 나오지 않았다. 사회에서 아는 것 뿐이라고는 20살이라는 벽을 넘으면 지금까지 느껴보지 못했던 개고생을 하게 된다고만 알고 있었다.


"그러니까, 넌 어느 소속도 아니잖아? 게다가 네가 사는 곳도 모른다고 했었고."

"네, 그렇죠......"

"그럼 일단 이 곳 사람이 되야지 않겠어? 등록 조차 안하고 돌아다니면 사회적으로 이방인 취급 당할걸?"

"으윽, 머리가...... 어쨌든 해야한다는 소리잖아요."

"그렇지, 이해가 빨라서 좋네. 하지만 그 녀석이 40분 뒤에 오라고 했으니까. 일단 이 마을이 무슨 마을인지 손수 이징님께서 가르쳐줘야겠지."

"이장이요? 누구?"

"나야, 나."

"......."

"왜 그래?"

"아니, 보통 이장이라고 하면 폭삭 늙은 할아버지나, 할머니가 맡는 줄 알았는데...... 세기씨는 형이라고 불러도 될 정도로 젊으신걸요?"

"형이라...... 지수야, 너 지금 몇 살이야?"

"17살인데요."

"생각은 했었지만...... 인간족이었나. 나는 몇 년만 더 있으면 300살인데."


뭐라고ㅡ.


"ㄴ......네? 농담하시는 거죠? 그렇죠? 300살이라니...... 아직 100살도 제대로 못 사는 시대인데?! 게다가 이렇게..... 젊으시고."

"미안하지만 사실이야. 그리고 내 머리를 봐. 이게 사람 머리에 달릴 수 있는 물건 같니?"

"응?"


세기 씨는 자신의 머리를 가리켰다. 그러고보니, 나는 세기 씨의 얼굴만 바라보고 있었다. 남자인데 왠지 이성을 보는 듯한 느낌이 들어 눈이 자꾸 얼굴에만 갔었기 때문에 머리 위는 제대로 보지 못했다.

나는 세기 씨의 머리를 보고선, 의구심에 빠져들기 시작했다.


"귀? 그것도...... 동물?"

"여우야, 흔히 천년 여우의 후손이라 불리우는 백여우 일족."

"거, 거짓말. 그럼 제 앞에 서있는 세기 씨가 여우라는 말씀이세요?"

"응. 하지만 별로 변하고 싶지는 않아. 변하면 전라가 되어버린단 말이야. 옷까지 작아지는 건 아니니까......"

"아, 확실히."


나는 납득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어쨌든, 출발하자. 내가 예상하건데, 아마 너는 중앙 사무소에 다 오기도 전에 질문이 한 10개는 쏟아질 걸?"


세기 씨는 킥킥 웃어대면서 내 손을 잡고선 다시 마을을 향했다.


"아 참, 그 전에 이것부터 받아."


세기 씨는 나에게 흰 구슬 같은 것을 건네주었다. 자체적으로 빛이 나는 것인지 흰 빛으로 반짝이고 있었다.

나는 구슬을 받아 두 손가락으로 집어 햇빛에 비추어보았다.

딱히 자체적으로 빛을 내는 것 빼고는 빼어난 점은 없어보였다.


"그 구슬, 가지고 있어. 특별한 힘이 담겨져 있으니까."

"특별한 힘이 뭐죠?"

"자, 여기서 질문 한 개."

"아."


세기 씨가 포고한 내용이 바로 이것을 뜻한 걸까. 나는 무언가 마음 속으로 당했다고 생각하면서 툴툴거리며 구슬을 주머니에 넣었다.

세기 씨는 내 왼 손을 잡아 이끌어 마을로 향하며 마을에 대한 설명을 늘어놓기 시작했다.


"일단 아까 전에도 설명했지만 이곳은 <백하(白河)> 마을, 백색의 물이라는 뜻이지. 그렇게 지은 이유는 단 하나, '백색의 머리카락을 가지고 <하(河)>라는 성을 가진 사람이 이 마을을 세웠다'고 해서 지어진 이름이야."

"네임센스가 별로네요...... 이름을 지은 사람......"

"그래도 대단하신 분이야. 혼돈만이 존재했던 <태극(太極)> 대륙에 평화에 큰 공헌을 한 인물이니까."

"그렇군요...... 그런데 세기 씨도 성에 '하(河)'가 들어가지 않나요?"

"응?"

"이 마을과 관계가 있을까....... 라고 조금 생각하고 있거든요."

"아하하...... 금방 눈치 챘구나. 그래. 난 그 분에게 '이 마을을 지키는 수호신과 같은 존재가 되어라.'라고 해주셨거든. 지금은...... 하늘에 계시고 말이야."

"......"


내 말에 조금 울적해진 것 같은 그의 표정에 입을 다물었다.


작가의말

아마도 저는 5월 연참대전을 노려봐야 할 것 같습니다...... 계속 휴재 걸어놓고 연재하다가는 앵앵이라고 놀림받을 것 같아요.

그러니까 휴재를 삭제해야겠습니다.

히힛!

시험 따위!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2

  • 작성자
    Personacon [탈퇴계정]
    작성일
    17.05.01 19:27
    No. 1
    비밀댓글

    비밀 댓글입니다.

  • 답글
    작성자
    Lv.8 사칙연산
    작성일
    17.05.02 00:39
    No. 2
    비밀댓글

    비밀 댓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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