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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칙연산

세기의 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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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칙연산
작품등록일 :
2017.03.15 15:21
최근연재일 :
2017.04.19 23:57
연재수 :
8 회
조회수 :
546
추천수 :
9
글자수 :
25,814

작성
17.04.06 00:00
조회
41
추천
1
글자
7쪽

1장, 전생체험 (3)

DUMMY

눈이 깜빡거리며 눈꺼풀이 움직이는 것이 느껴졌다. 과학자 누나가 가동을 시작한다고 하더니, 갑자기 주변이 어두워져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이해할 수 가 없었다.

뭐, 그건 그렇다 쳐도. 여기가 적어도 돔 안이 아니라는 것은 확실히 알 것 같았다.


이곳은 18세기, 혹은 19세기 쯤 되는 영국인 것 같았다. 갑자기 왜 이런 장소가 나왔는지 궁금하기도 했지만, 왠지 모두 가짜 같았다. 게다가 알게 모르게 불쾌감까지 들기 시작했다.

이 거리에 있는 사람들 모두, 인간이라는 인형으로 보이는 것이, 흔히 애니메이션에서 본 가상 현실 같았다. 뭐, 요즘에는 가상현실을 직접 체험할 수 있다는 광고나 가상현실이 창의력에 도움을 주고, 정신병을 치료할 수 있다는 등의 뉴스를 보았으니. 이런 것도 어찌 보면 가능한 이야기였다.


"그건 그렇고, 이 셋팅은 뭐야. 셜록?"


나는 사냥꾼 모자를 쓰고 있었고, 복장은 셜록이라면 바로 생각나는 망토가 달린 코트를 입고 있었다. 흔히 말하는 '셜록 룩'. 나는 그 차림으로 어느 한 카폐의 테이블에 앉아 거리를 보고 있었던 것 같았다.


하지만, 셜록이 실제로 존재하는 인물인가? 그건 아니다. 모두 '코난 도일'이라는 작가가 쓴 이야기의 인물일 뿐이다. 그런데 왜 나는 이런 옷을 입고 있는 거지? 이게 요즘 패션이라도 되는 건가?


갖가지의 잡생각이 떠올랐지만, 일단은 주변을 둘러보기 위해 자리에서 일어나 거리를 거닐기 시작했다.

이렇게 보니, 마치 역사 탐방이라도 온 듯한 기분이 들었다. 물론 가보지는 않았지만 그런 것 같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게 전생과 무슨 상관일까?

적어도 나는 조선시대 쯤 되는 시대의 양반이라고 생각했었는데. 뜬금없이 영국이 나와 좀 어이를 상실한 면이 좀 있었다. 그 때, 어디선가 소리치는 소리와 함께, 두 명이 이쪽으로 뛰어 오는 것이 보였다.


"젠장! 망할 녀석들!"

"냐냑! 위요 위!"


둘은 무언가에 쫒기기라도 하는 듯이 꽤나 급한 모습이었다. 살포시 옆으로 비키려 했지만,


어째선지.

둘이 달려오는 속도가.

너무 빨랐다.


그대로 나는 옆으로 비키기도 전에 둘에게 어깨를 부딪히면서ㅡ


"크허억?!"


공중에서 한 바퀴 돈 채, 그대로 자리에서 쓰러져버렸다.


"미안해 친구! 지금 바빠서 말이야!"

"지금 사과할 때에요?!"


30대 정도로 보이는 외모의 남성이 나에게 사과하는 듯한 어투로 외치며 계속 달려나갔다. 그리고 옆에서는 왠 '꼬리가 달린 아이'가 그에게 소리치면서 같이 도망치고 있었다.


.......잠깐, 꼬리? 나는 눈을 의심하면서 둘을 다시 보려고 했지만, 저 둘은 이미 갈 만큼 가, 제대로 보이지 않았다. 그리고 하늘에 그림자가 드리워진 것 같아 무심코 위를 올려다보니.


ㅡ'드래곤'이 있었다.


......

나는 그대로 굳어버렸다. 탐사하는 듯한 느낌이 났던 과거가, 시원하고 강렬하게 고작 몇 분으로 깨져버리고 말았다. 꼬리가 달려있는 인간, 그리고 드래곤에 의해서.


".......이 세계, 대체 어떻게 되어 먹은 거야?!!!"




나는 다시 깨어났던 카폐로 돌아가 자리에 앉아서 심각하게 혼란스러워 하는 머리를 잡고 골골거렸다.

상식을 초월하며, 정신이 아득해질 것 같은 느낌이, 몇 번이고 억누르며 참아내고서야, 비로소 머리가 냉정을 되찾았다.

일단은 여긴 현실이 아니다. 그거야 그럴 듯이, 나는 전생체험을 하고 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지금 내가 본 것들은 결코 현실에서 일어나지 못할 일들이 일어나고 있었다. 그 뜻은, 원래 이런 세계가 존재했다는 거거나, 아니면 현실에서 그 녀석들이 사기를 쳤을 가능성도 존재했다. 이것이 내 진짜 전생이라는 보장도 없었다.

생각을 해보니, 나는 지금 돔 안에 있을 것이 분명했다. 하지만 지금 내가 하고 있는 것은 모든 것이 '가상'아라고 친다면 분명히 중간에 그만둘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난 그 방법을 모른다.


......


"이런 멍청이! 아무리 협박을 받았어도 그렇지, 중간에 그만둘 수 있는 방법도 듣지 않았잖아!"


그 과학자 누나가 환생에 대해 셜명했을 때, 자지 말 걸. 후회하고 있었다.

게다가 나는 애초에 내 전생에 대해서 전혀 관심도 없었다. 오직 그 두 녀석들 때문에 억지로 끌려온 것 뿐이었다.


"......어처피 가상 현실이니까 아무렇게나 해도 괜찮겠지?"


나는 본래, 밖에 나가는 것을 매우 꺼려했다. 이 증상이 일어난 것도 딱 유치원에 들어갔을 때였다. 집에서만 틀어박혀 있으려 했다. 어쩔 때는 학교 조차 빠지려 했었고, 다른 녀석들에게 '음침한 해골'이라고 불렸던 몸이었다.

평소 같으면 주변의 시선에도 매우 민감해 하면서, 낯을 가리거나 하지만. 그걸 막아주는 것이 휴대용 게임기. 그저 게임을 하면서 걸어가면 어느새 목적지에 도달해 있었다. 게다가 게임을 할 때면 나는 주변 일에 대해서 둔감해진다. 그런 나에게 붙어 있는 녀석들을 보고 있자면, 나를 왜 친구라고 부르며, 그렇게 나를 귀찮게 구는지 이상할 정도였다.

한 숨을 쉬면서 목을 풀었다. 솔직히 조금 긴장되기도 했다. 아무리 가짜라고 해도, 주변의 시선 정도는 인식하고 있었으니 말이다. 난느 그대로 자리에서 일어나, 하늘에 대고 외쳤다.


"체험은 이제 그만 하고 싶어ㅡ! 그냥 집에 돌아갈래ㅡ!!"


그렇게 말하자, 주변으로 온통 나에게 시선을 돌렸다. 한 마디로 함축하자면, 대낮부터 이게 무슨 짓이냐는 듯한 따끔한 눈초리들이었다.

1초, 2초. 어째선지 주변이 조용해지면서, 내 시선 안에 보이는 사람들 모두가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으아아아."


결국에는 기준치 MAX. 나는 그대로 자리에 앉아 얼굴을 테이블에 박으면서 괴로운 마음을 표출했다. 아무리 가상현실이라고는 하지만, 이건 정말 아니잖아.

머리가 지끈거려왔다. 이번에는 또 무엇 때문에 그러는 걸까.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 그런데, 무언가 잘못 된 것 같았다. 주변 사람들의 머리가 지직거리는 노이즈와 함께, 생선 머리와, 인간의 머리가 교차하면서 바뀌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세상에 비추어졌던 모든 색이 사라지고 검은 바탕에, 흰 실선만 그려져있는 세계가 보였다.


"뭐, 뭐지? 대체 사람들이 왜 이렇게......"


놀라면서 천천히 뒷걸음질을 쳤다. 그 때, 뒤를 향하고 있던 왼발이, 갑작스레 뚫린 구멍 안으로 빠지면서, 그대로 중심을 잃어 구멍 속으로 빠져버리고 말았다.


"으아악?!!!"


구멍 안은 바닥을 알 수 없을 정도로 어둡고 깊은 공간이었다. 나는 공중에서 허우적대면서 떨어지기 시작했다. 온 세상이 난방향으로 흔들리니까 속이 뒤집어질 것 같았다. 이런 체험따위는 안하는 게 나았을 거라는 생각이 강렬하게 든 채, 비명을 지르며 알 수 없는 곳으로 떨어지기 시작했다.


작가의말

원래 본체가 오류 뜨면 한 번쯤은 패줘야 정신을 차립니다.


물론 진짜로 하지 마세요, 메인보드 나갑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2

  • 작성자
    Personacon [탈퇴계정]
    작성일
    17.04.08 16:24
    No. 1
    비밀댓글

    비밀 댓글입니다.

  • 답글
    작성자
    Lv.8 사칙연산
    작성일
    17.04.08 22:46
    No. 2
    비밀댓글

    비밀 댓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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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2장, 천지개벽(天地開闢) (3) +2 17.04.19 114 1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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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1장, 전생체험 +4 17.03.31 91 1 6쪽
2 프롤로그, 무지(無知)한 현자(賢者) +2 17.03.23 72 2 4쪽
1 세상(世)의 기운(氣) +2 17.03.18 81 1 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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