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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날 갑자기 아들이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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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미딛
작품등록일 :
2021.05.12 10:05
최근연재일 :
2021.08.23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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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8.05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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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76. 다시 사랑 2

DUMMY

76. 다시 사랑 _2


생각난 김에 강호원은 동생에게 전화를 건다.


“어~ 그래~ 어디야?? 운전 중이야??”


_어. 형... 나 지금 운전 중이야.


여전히 강래원의 목소리에 힘이 없다.


“어디 가는 길이야??”


_아니... 이제 집에 들어가.


“래원아... 아직도 힘드냐??”


저번 주에 애 엄마가 서강훈을 데려간 이후로 3일은 필름 끊겨 있던 녀석... 정신 차리자마자 서우 번호 좀 알려 달라 애걸복걸하던 녀석...


강호원은 서우 번호를 알려 준 이후 처음 강래원과 전화 통화를 하는 중이다.


_아니야!! 힘들긴!! 나 괜찮아 형!!!


형의 ‘힘드냐’의 뉘앙스를 단번에 알아챈 강래원은 씩씩하게 말한다.


다만, 인생 첫 알바의 고단함이 강래원의 목소리를 잠기게 만들었을 뿐이다.


“으이그... 알았다!! 래원아... 너가 딱!! 어? 잘 있어야지!! 나중에 강훈이 뭐... 언제 보게 될 줄은 장담은 못하지만... 그때를 생각해서 좀 이겨내야지... 녀석... 형도 이제 퇴근했으니까 니네 집 잠깐 들를게.”


형 강호원은 강래원이 아직도 힘들어 한다고 생각한다.


“아니야!! 형!! 나 진짜 괜찮아!!”


“알았어!! 너 괜찮아. 근데 니 목소리 들은 형이 안 괜찮아. 그리고 야~ 나도 오늘 중요한 날이라서 너네 집에서는 못 자!”


요즘 김하영이 시험관을 위해 매일 주사를 놓고 있기 때문에, 강호원도 아내 곁을 비울 순 없다.


“아... 그러니까 그 중요한 일 해!! 형!! 난 정말 괜찮아!!”


“괜찮긴... 녀석... 그럼 뭐 오늘 말고... 수요일에 한 번 갈까?”


“아니야!! 형!! 나 수요일에도 바빠!!”


“뭐야~ 오늘이 월요일인데 뭔 벌써부터 수요일까지 바빠~ 암튼 수요일에 형이 갈게.”


진짜로 수요일엔 몇 시에 알바가 끝날지 모른다.


오늘은 철수가 그래도 첫날이고, 월요일이라 손님들도 별로 없다며 일찍 들어가 보라고 한 게 지금 이시간이다.


_래원아~ 우리 가게는 시작 시간은 있어도 끝나는 시간은 대중없다. 난 단골이 와서 기분 좋아서 계속 먹는데 가라고 못하겠더라... 그래도 뭐 보통 나 혼자 남고 일하는 직원들은 12시 전엔 마감하고 들여보내긴 하지... 근데 니는 그냥 알바만 하려고 온 게 아니고, 진짜 장사 해보려고 일하는 거니까 내일부터는 나랑 끝까지 함께 하는 거다! 알았지??


아까 퇴근하면서 철수가 했던 말이 떠오른다. 어머니가 주말에 형네 반찬 놓고 간 걸 형이 모를 리도 없다. 어차피 형이 한 번 들른다면 그래도 시간이 확실한 오늘이 차라리 낫다.


“아니다. 아니다!! 형! 생각해보니까 수요일보다는 오늘이 낫겠어! 나도 지금 집에 들어가니까, 주차장에 도착하면 전화 줘. 내가 반찬 가지고 내려갈게.”


“반찬??”


“어. 형네 반찬 우리 집 냉장고에 있어. 그거 때문에도 온다는 거 아니야??”


“어??”


이상하다... 어머니는 우리 집 반찬은 이번에 안하셨다고 그랬는데...


“암튼... 주차장에서 전화하면 바쁘신 우리 형님을 위해서 내가 특별히 배달 서비스 해줄게~”


“이야... 주차장까지?? 왜~ 이왕이면 집까지 서비스 안 되냐??”


장난기가 발동한 강호원.


“아... 형~ 왜 아예 먹여달라고 하지??”


밀리지 않고 응수하는 강래원.


“얼씨구... 입 살아난 거 보니까~ 괜찮긴 한가보네~”


“나 진짜 괜찮다니까... 암튼... 거... 동생의 프라이버시도 있으니 집까지 올라오지 말고 주차장에서 전화해! 알았지?”


“그놈의 프라이버시는... 알았다. 좀 이따 봐.”


강래원은 형에게 강훈이가 다시 집으로 왔다. 서우랑 같이 집에 있다. 이야기하고 싶다.


서우 입장도 있으니... 아니... 나는 서우랑 잘해보고 싶은데, 서우 마음은 아직 그게 아니니

이거 참....


보통 여자들은 시댁 때문에 ‘시’금치도 안 먹는다는 이야기를 어디서 주워들었다.


아직 서우를 가족한테 너무 오픈하는 건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어차피 김옥분 여사한테 걸린 건...


아직도 그때 생각만 하면 이불킥이다.


***


주방에서 저녁을 준비하는 서우는 연신 시간을 확인한다.


“엄뫄~ 아빠는 언제 와요??”


“그러게... 아빠가 언제 오시려나...?”


서우는 강래원에게 일하러 간다는 말만 들었지 몇 시에 끝난다는 말은 듣지 못했다.


강래원도 없는 집에서 강래원을 기다리며 저녁을 차리는 게 생소하다.


이건 마치... 퇴근하는 남편을 기다리는 느낌... 훠이!! 훠이!! 잡생각아 물러가라!!!


저녁을 준비하며 서우는 쓸데없이 피어오르는 생각과 조용한 사투를 벌이고 있었다.


“엄마. 그러지 말고 아빠 언제 오는지 전화해보면 안돼요??”


그렇다. 서우는 터치 한 번이면 언제 도착하는지 물어볼 수 있는 디지털사회에 살고 있으면서도 그녀는 문명을 거부한다.


“강훈아~ 아빠 그냥 올 때 되면 오시겠지. 뭔 전화는...”


“그럼 엄마 저녁 다 되면 우리끼리 그냥 먹어요??”


그렇다. 저녁이 거의 마무리 되어가고 있다. 실은 강래원이 몇시에 끝날지 몰라 저녁도 미적미적 최대한 늦게 시작한 거다. 서우는 본인이 원하지는 않았지만, 저녁을 준비하기 전부터 지금까지 내내 강래원 생각만 하고 있다.


“그치... 우리끼리 먹는 건 좀 아니지. 그래... 강훈아. 니가 아빠한테 전화 좀 해보겠니?”


서우는 강훈이에게 휴대폰을 하사한다.


“응? 이게 아빠에요??”


휴대폰에 그냥 ‘ㄱ’ 으로 저장되어있는 강래원을 보고 서강훈은 궁금해 한다.


“어? 어... 어~”


서우는 재빨리 그냥 통화버튼을 눌러준다.


띠리리리리리


“아뽜!!!!!”


형 강호원과 전화를 끊고 영혼 없이 운전하던 강래원은 휴대폰에 서우 이름이 뜨자마자 눈이 번쩍 띄었다.


_어~ 강훈아~


“아뽜아!!! 언제 와요!! 보고 싶어요!!! 강훈이가 지금 아빠 엄청 기다려요!!”


크흐... 이것이 퇴근하며 집에 들어가는 맛인가...? 피곤하지만, 나를 기다리고 있는 토끼 같은 마누라와 눈에 넣어도 안 아픈 내 아들내미... 캬... 나 이제 진짜 가장이야~


피곤했던 강래원의 얼굴에 화색이 돈다.


_어~ 강훈아~ 아빠 지금 열심히 운전해서 가고 있어~


“아뽜~ 얼마나 걸려요?? 지금 엄마가 엄청 맛있는 저녁을 준비하고 있어요~”


이제는 아무도 없는 불 꺼진 집이 아니다. 나를 기다리며 저녁을 준비하는 서우와 내가 오기만을 기다리는 강훈이가 집에 있다.


서강훈의 전화로 강래원의 갬성이 폭발해버렸다.


_어~ 아빠 지금 한... 30분 걸려. 엄마에게도 말해주렴~


“알았어요~ 아빠 얼른 오세요~”


_옹야~


전화를 끊은 서강훈은 엄마한테 큰 소리로 외친다.


“엄마!! 아빠 30분 걸린대요.”


“어. 그래? 어. 엄마 전화기 거기 테이블에 올려놔~”


요즘 틈만 나면 휴대폰을 노리는 서강훈을 서우는 사전에 차단한다.


“엄마... 아빠 올 때 까지만 휴대폰 좀 할까요??”


굉장히 자연스럽게 물어보는 서강훈의 질문을 서우는 단칼에 거절한다.


“아니!? 지금 휴대폰 하는 시간 아닌데? 그냥 다른 거 하고 놀아~”


이제까지 강래원을 기다리며 혼자 이것저것 하며 놀았던 서강훈은 더 이상 놀게 없다.


“엄마... 그럼 나 물놀이 할래요.”


“물놀이?? 갑자기??”


“네!!”


머리를 팍팍 굴린 서강훈은 지금 물놀이 겸 샤워를 마치고, 저녁을 먹은 후에는 아빠와 함께 아빠 방에서 휴대폰의 세계에 빠질 계획을 세운다.


“아~ 뭐... 그래. 그럼...”


서우는 욕조에 물을 받아준다.


“서강훈... 여기 미끄러우니까 막 일어나거나 하면 안 되고 조심해서 놀아.”


“엄마... 저도 이제 7살이에요. 알아서 조심합니다.”


“하하... 그으래애. 알았다. 그럼 물놀이 하고 뭐 알아서 샤워도 하는 거야??”


“엄마!! 당연하지요! 저도 이제 7살인데요!!”


그놈의 7살 타령은...


“알았어요. 7살 서강훈씨. 그럼 엄마는 마저 저녁 준비하고 있을게~ 필요하면 불러~”


“네.”


서강훈은 신나게 욕조에 거품을 풀기 시작한다.


***


주차장에 차를 댄 강래원은 거의 날다시피 집으로 올라간다.


“왔어? 피곤하지??”


크흐... 이것이 퇴근하고 집에 들어오는 맛인가!


현관을 열고 들어서자마자 반겨주는 서우와 마주한 강래원은 말로 표현할 수 없는 행복을 느낀다.


“많이 기다렸지?”


“아니. 별로. 어서 씻어. 저녁 다 됐어.”


이제껏 내내 강래원 생각에 빠져있던 서우는 막상 그의 앞에서는 내색하지 않으려 퉁명스러워진다.


“아! 잠깐잠깐!! 서우야!!”


나 강래원!! 두 번의 실수는 없다!


강래원은 서우를 부른다.


“지금 형이 우리 집으로 오고 있거든...”


“형??”


또 다시 강래원 가족과 마주한다는 생각에 서우는 순식간에 긴장한 얼굴이 된다.


“아니아니... 그거... 엄마가 놓고 간 형네 반찬 가지러 오는 거야. 내가 형한테 집에 올라오지 말고 주차장에서 전화하라고 했거든, 내가 내려준다고... 근데 혹시나!! 호옥시!! 형이 올라올 수도 있으니까 너랑 강훈이 신발만 신발장에 넣어두고, 누가 초인종 누르면 내가 현관에서 반찬만 주면 되니까 너무 걱정 마!! 알았지?? 오늘은 꼭!!! 내가 너를 형으로부터 지켜준다!”


강래원은 듬직미를 뽐내며 비장하게 말한다.


“모야~ 오버는... 알았어! 여기 신발은 내가 치울 테니까... 먼저 씻어.”


서우는 긴장하지 않은 척 주섬주섬 신발을 정리한다.


“아뽜아!!! 오셨어요???”


욕실에서 강래원의 목소리를 들은 서강훈은 소리를 지른다.


“뭐야~ 어디서 들리는 소리야??”


“어. 강훈이 지금 물놀이하고 있으니까... 같이 들어가서 씻고 나오던가~”


“아 그래??”


강래원은 신발을 벗자마자 욕실로 달려간다.


“강훈아~ 뭐야~ 물놀이하는 중이야??”


“네! 아뽜!! 보고 싶었어요~”


“잠깐만 기다려~ 아빠 옷 좀 가져올게~ 같이 씻고 나오자꾸나!”


이번에 확실히 서강훈을 깨끗이 싹싹 씻겨서 아이를 방치했다는 오명을 벗으리라!!


강래원은 의지를 다지며 옷을 챙겨 욕실로 들어간다.


하지만, 깨끗이 씻을 생각보다 그저 놀 생각뿐인 서강훈의 저항이 만만치 않다.


“어허이!! 서강훈! 서강훈!! 진정해!! 아빠가 이번에는 확실하게 너를 깨끗이 빡빡 씻길 거다!! 이건 아빠의 명예가 달린 일이다. 자!! 이리 와!! 반항하지 말고!! 이리로~!!!”


거품에 완전 빠져버린 서강훈은 강래원의 외침 따윈 아랑곳 하지 않는다.


“으왁!!! 야... 무슨 거품을 그렇게 정확하게 던져...”


서강훈은 강래원이 갈아입을 윗도리에 정확하게 거품을 투척한다.


“으핫핫핫!! 아빠 또 받으세요!!”


“아악!! 그만해!!”


욕실에서 시끌시끌대는 소리를 들으며 서우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든다.


“둘이 씻는 거야?? 노는 거야?? 강래원 누구 오신다며~”


“서우야!! 걱정마... 내가 강훈이를 꼭 깨끗이~~~~~~ 으아아아~ 서강훈!! 그만!!”


욕실 안에서 강래원의 비명이 그치질 않는다.


“서강훈! 너 아빠한테 장난 너무 심하게 하지마!! 다음부터 그러면 거품놀이 못해!!”


“아~ 엄마!!”


서강훈의 볼맨 소리를 끝으로 욕실 안은 조용해 졌다.


“그나저나...”


오늘 쓰레기를 내 놔야하는 날인데... 벌써 시간이...


생각보다 강래원이 늦게 와서 지금 밥 먹고 치우고 하면 시간이 너무 늦어질게 뻔하다.


저녁 준비는 끝났고 두 남자가 샤워하고 나오려면 시간이 좀 걸릴 것 같은데... 지금 쓰레기를 버리러 갔다가 왠지 강래원의 형과 마주치기라도 한다면... 아... 그래도 지금이 딱 인데...


딱 쓰레기를 버리고 올만한 짬이 난 서우는 아줌마 본능이 발동한다.


“래원아. 나 쓰레기 좀 버리고 올게.”


“어?? 지금??”


“어... 금방 내려갔다와~”


“어... 그래...”


신발장에 신발을 다 넣어둔 서우는 강래원의 슬리퍼를 신고 쓰레기를 버리러 나간다.


***


주차장에 도착한 강호원은 강래원에게 전화를 건다.


알바 때문에 휴대폰을 무음으로 전환해 놓은 강래원은 지금 형의 전화가 오고 있다는 걸 알 리가 없다.


“뭐야... 강래원... 뭐 프라이버시 어쩌구 하더니 왜 이렇게 전화를 안 받아.”


벌써 3번째이나 전화를 건 강호원은 차 시동을 끈다.


그럼 그렇지... 내가 올라간다. 무슨 주차장 배달 서비스는... 녀석...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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