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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청 님의 서재입니다.

독행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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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청
작품등록일 :
2018.04.06 14:07
최근연재일 :
2020.10.22 0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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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999,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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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8 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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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2쪽

비선 한상자

DUMMY

스스슥‘


미끄러지듯 움직이면서 류사의 왼 주먹이 연속하여 칠절산수의 얼굴을 가격하려하였다. 칠절산수는 류사의 옆으로 돌면서 얼굴을 흔들어 피하며 가볍게 오른 손을 뻗어 견제하였다. 그의 손에는 붉고 검은 무늬가 찍힌 가죽 장갑이 착용되어 있었다. 평범하게 보이지는 않았다. 교룡의 가죽으로 보였다.


남만에 서식한다고 하는 교룡의 가죽은 도검불침이라고 하였지만. 실제 그 짐승을 본 사람은 적었다. 칠절산수는 그 장갑을 믿는지 류사의 어린갑을 두려워 하지 않고 주먹을 교환했다. 그는 류사의 주위를 빙글빙글 돌면서 끊임없이 몸을 흔들고 가볍게 뛰었다. 류사는 그의 툭툭 끊어치는 주먹에 얼굴과 어깨를 몇 대 얻어맞았다.


칠절산수의 주먹은 직선으로 들어오지 않고 나선으로 감아서 들어왔다. 가볍게 치는 것 같았지만 신체에 접촉하는 순간에 힘이 폭발했기에 뼈와 살이 울렸다.


’ 파파팍!‘


칠절산수의 주먹이 파도치듯 들어오며 류사의 철쇄와 부딪쳤다. 류사가 팔뚝으로 치면서 오른 주먹을 칠절산수의 가슴팍에 밀어넣으려는 순간, 거대한 고래와 같이 칠절산수의 무릎이 치솟으며 류사의 명치를 가격했다.


”우우욱!“


숨이 턱 막히며 창자를 쥐어짜는 고통이 잇따랐다. 류사가 허리를 굽히려는데 이번에는 칠절산수의 주먹이 류사의 얼굴을 통렬히 때렸다. 연이어 칠절산수의 돌려차기가 류사의 턱을 날렸다. 류사의 몸이 맹렬한 타격과 후속파에 밀려 허공을 날아가 벽에 쳐박혔다.


’우두둑!‘


류사의 몸에 부딪친 벽체가 쪼개지는 소리를 냈다. 류사의 입가에 피가 맺혔다.


’흐으윽!‘


격심한 통증이 류사의 온몸을 흔들었다. 칠절산수가 만족스런 웃음을 터뜨렸다.


“ 칠절수 제 오식 교룡퇴(蛟龍腿 )가 류 대협을 모시오!”


그러면서 천천히 류사를 향해 몇 발자국 다가서는데, 시커먼 기운이 류사의 온몸에서 뭉클거리며 일어나 온몸을 덮었다. 칠절산수는 무슨 일인지를 확실히 몰라서 잠시 제자리에 서 있었다.


“ 쉬이이악!”


짐승의 숨결 같은 괴성이 검은 구름 속에서 울리더니, 마침내 거대한 그림자가 비치기 시작했다. 덩치가 대청을 가득 메울 듯 커졌다. 윗 옷이 반쯤 뜯겨져 나간 류사가 울퉁불퉁한 근육을 드러낸채 두 팔뚝을 아래로 내리지르며 짐승같은 소리를 질렀다.


“우우욱!”


눈에서 불꽃 같은 기운이 뻗쳤다.


’쿠쿠쿵!“


한 걸음 걸을 때마다 마루판이 ‘뿌지직’거리며 갈라졌다. 칠절산수가 경악했다.

” 너는! 너는 ...“


뒤로 물러서며 더듬거리다 겨우 말했다.


” 너는 마왕이구나! 태허가 아니다!“


” 흐흐흐! “


류사가 칠절산수를 내려다 보았다.


” 너는 잘못 알지 않았다. 태허가 곧 마왕이다! 삶이 곧 태허이니, 나는 증오의 혼원, 어둠의 천강이니라! 구오오!“


류사의 온몸에서 검은 경기가 솟구쳐 오르며 용틀임했다. 칠절산수가 뒤로 물러서며 비틀거렸다.


” 고오오!“


류사의 경기가 거대한 원통으로 변하더니 곧 칠절산수를 휘어감았다. 이때 단말마의 비명이 울리며 오색 무지개와 같은 채색 비단 띠가, 허공을 날아와 검은 경기를 휘젓기 시작했다.


” 안된다! 이놈! 나를 보아라!“


문가에 왕파가 서 있었다. 그녀가 비단띠로 류사의 경기를 휘저으며 칠절산수를 구하려고 하였다.


” 흐흐흐! 이건 재미있군!“


류사가 흉폭하게 소리치며 비단띠를 휘어 잡았다.


” 나를 봐라!“


왕파가 류사에게 달려오며 요염한 몸짓을 보였다. 그러면서 길게 찢어진 눈꼬리를 흘기며 아련한 눈길을 보냈다.


” 살려줘요! 대협“


그녀가 빨간 입술을 빨면서 허리를 살랑였다. 호소하는 듯한 눈빛이 류사의 혼을 빨아들이려고 하였다. 그녀의 눈동자가 촉촉해지며 안개같이 흐릿해졌다. 류사는 그녀의 섭심술에 혼란해졌다.


‘기회다’


그 순간 칠절산수의 왼손이 번득이며 류사의 가슴으로 날이 새파란 비수가 날아들었다.류사는 몸을 비틀었으나 워낙 속도가 빨라서 왼쪽 어깨에 비수가 꽂혀 손잡이가 바르르 떨었다.


”크하하!“


칠절산수가 통쾌하게 웃었다.


” 너는 이제 끝났다! 그 칼에는 칠점사의 독이 있으니 얌전히 죽음을 기다려라!“


칼을 맞는 순간 류사의 정신이 깨어났다. 서슴없이 칼을 뽑아 내동댕이치고는, 비단띠를 휘어감아 왕파를 끌어당겼다. 그녀는 정신없이 끌려가면서 비단띠를 놓으려고 하였으나 류사의 경기가 그녀를 꼼짝못하게 억눌렀다.


” 아!“


그녀가 소리칠새도 없이 그녀의 몸이 ‘휙; 하고 날아와 류사의 품에 안겼다. 칠절산수는 어이가 없었다.


” 너 이놈! 그녀를 놓아주지 못하겠느냐?“


칠절산수가 부들부들 떨었다. 류사가 호쾌하게 웃었다.


” 칠절산수! 네 말대로 내가 칠점사의 독에 죽어야 한다면, 여자와 즐길 한번의 기회는 있어야 하지 않겠느냐? 그것까지 말리지는 않겠지?“


하고 짐짓 왕파의 입술 가까이 입을 갖다 붙였다. 왕파는 바들바들 떨었으나 이미 혈도를 점혈 당하여 저항 할 수가 없었다. 류사는 열목어의 내단을 취하여 칠점사의 독은 아무 소용이 없었지만 짐짓 중독 당한 척 하였다.


” 이 놈! “


칠절산수가 분노에 차서 몸을 떨었다. 그러다 허공에 붕 떠서 양 발걸이로 류사를 걷어찼다. 하지만 그것을 예상한 류사는 칠절산수의 발목을 수도로 격타했다. 그리고 여자를 내동댕이치고는 떨어지는 칠절산수의 멱살을 붙잡아 연이어 복부를 주먹으로 강타했다.


’퍼퍼퍽!‘


칠절산수의 입에서 오물과 피가 섞여 나왔다.


” 소쌍아!“


왕파가 절규했다.


” 살려주오! 류대협! 무슨 말이라도 들을테니 그를 살려주시오!“


류사가 돌아보았다.


” 좋다! 이자가 보는 앞에서 너를 강탈하여 지옥도를 펼치겠다. 그러면 살려주겠다!“


” 안돼!“


칠절산수가 절규했다. 류사의 광폭한 기운은 극을 달리고 있었다. 그의 두 눈에서 피가 비쳤다. 그의 감정은 이성으로 제어할 수 없을만큼 폭주했다. 류사의 혼원은 태허에서 변화되 어 양의(兩儀)로 들어가며 다시 태음으로 움직일 때 순음(純陰)을 놓치고 혼음(混陰)으로 변화했다, 그것이 류사를 주화입마하게 하였으나, 혼원천강정에 기록된 정반(正反) 순환(循環)의 심법으로 그 주화입마를 억제시키고 있었다.


하지만 내공이 제어할수 없을 정도로 폭주하면 류사는 자신을 통제할 수 없었다. 류사는 성큼성큼 걸어 왕파의 옆으로 다가갔다. 왕파는 공포에 사로잡혀 두 눈을 크게 떴다. 류사는 거침없이 그녀의 저고리를 잡아챘다. 왕파의 비명과 함께 칠절산수가 튀어나온 내장조각을 뱉으며 크게 고함쳤다.


”죽어! 개자식!”


그가 허공을 향해 소리치며 온 몸을 떨자 머리카락이 허옇게 변하며 얼굴이 무너져갔다!


“ 안돼! 소쌍아!”


왕파가 애처롭게 비명을 지르는데 그녀 역시 머리가 은발로 변해가며 얼굴에 주름살이 생기기 시작했다. 류사가 그녀를 놓고 칠절산수를 향해 돌아섰다. 칠절산수가 자리에서 일어서며 양손을 교차했다.


“ 소상마(瀟湘魔) 한 상자! 오늘 마왕을 뵙소!”


“ 흐흐흐! 네가 바로 비선(飛仙) 한 상자였군! ”


류사가 비로소 이해가 된다는 듯이 중얼거렸다.


“ 그렇다! 나다!”


비선 한상자는 팔을 펼쳤다. 겨드랑이 아래 작은 날개 죽지가 퍼득였다.


“ 비선의 날개가 펼쳐지면 피가 구름을 이룬다!”


류사가 중얼거렸다. 한상자가 미소지었다.


“ 이제 내 모습을 보았으니 너도 죽어야 한다!”


그가 천정을 향해 두 팔을 벌리자 날개가 빠르게 퍼덕였다.


“ 사저!”


지소쌍이 왕파를 불렀다.


“ 나는 당신을 사랑하오! 형수!”


“ 형수?”


류사가 의아하게 물었다.


“ 그렇다! 그녀가 바로 점창파의 장문 지청천의 아내였던 천산설녀 왕육아(王陸雅)다. 나는 지청천의 쌍둥이 동생 점창파의 장로 지청평이다!”


류사는 경악했다.


“ 그렇다면 너희들이 바로 그!”


지소쌍이 냉소했다.


“그렇다! 형의 아내를 사랑했던 점창파의 패륜아 지청평, 비선 한상자가 바로 나이니라!”


왕파가 그들의 사이로 끼어들었다.


“ 소쌍아! 이제 그만!”


지소쌍은 그 말을 못 들은체 하고 날개를 폈다.


“ 칠절산수 마지막 초식 구천일섬(九天一閃) ”


수리가 울 듯 지소쌍이 울었다. 날개가 퍼득이며 지소쌍이 떠올랐다 .어느새 단검 한자루가 그의 손에 쥐어져 희미한 등잔 불빛에 반짝였다. 핏빛기운이 회오리 바람처럼 일었다. 살기가 대청 안을 휘잉 돌았다. 창문이 덜컹거리고 요릿상이 흔들렸다.


둘은 더 이상 말하지 않고 대치했다. 지소쌍이 허공에서 선회했다. 류사의 몸이 그를 따라 빙글 돌았다. 그러면서 검은 기운이 핏빛 기운을 아래서 밀고 올라갔다. 지소쌍의 기운이 반격했다. 서로 밀고 밀리다, 검은 기운의 가운데로 작은 틈이 비쳤다.


“ 꽈르릉!”


지소쌍의 날개가 검은 기운을 헤치며 쏜살같이 하강했다. 양 날개에서 가느다란 쇠침이 류사를 향해 쏟아졌다. 구천일섬은 그 가운데로 정직하게 들어갔다. 지소쌍의 단검이 위에서부터 벽력같이 내리쳤다.


’차차창!‘


소리가 나고 잠시후 피분수가 뿜어졌다.


“ 흐으윽!”


류사의 몸이 비틀거리며 주저앉았다. 허리춤에 지소쌍의 단검이 꽂혀 있었다. 검은 기운이 급속히 줄어들며 류사의 몸도 축소되기 시작했다.


’후두둑‘


쇠침들이 류사의 몸에서 떨어져 나갔다.


“ 아아!”


류사가 가쁜 숨을 몰아쉬었다. 맞은 편에 지소쌍이 서 있었다. 그는 날개를 접고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 아아! 소쌍아! ”


왕파가 울부짖었다. 지소쌍이 고개를 들었다. 창백한 얼굴에 주름이 가득 잡히다 문득 다시 펴졌다. 그는 망가지는 얼굴을 왕파에게 보이고 싶지 않아 마지막 기운을 쏟았다. 접힌 날개에서 피가 뭉클 배어 나오고 있었다.


“ 사저!”


지소쌍이 희미하게 웃었다.


“ 좀 더 행복하게 해 줄 수 있었는데!”


왕파가 몸부림쳤다. 류사가 그녀의 막힌 혈도를 풀었다. 그녀는 미친 듯이 지소쌍에게 달려가 얼싸안고 볼을 부볐다.


“ 도련님! 아니 서방님! 내가 정말 사랑한 사람은 처음부터 당신이었어요!”


그녀가 통곡했다. 지소쌍이 왕파의 얼굴을 매만지다 힘없이 손을 아래로 떨어뜨렸다. 왕파가 그의 몸을 안았다, 꺾인 날개 깊숙이 심장을 향해 류사의 미나토 수리검이 박혀 있었다.


구천 일섬은 허공에서 모든 방위를 차단하고 찔러왔다. 류사가 피할 수 있는 길은 없었다.오직 하나 류사의 왼편 허리춤에 꽂혀있는 미나토 수리검으로 막을 수 밖에 없었다. 그 것조차 없었더라면 류사는 위험했다. 수월도는 행장 안에 꽂혀있어 사용할 수 없었다.


한참을 통곡하던 왕파가 류사를 돌아보았다. 그녀의 눈에는 원망의 빛도 없었다. 다만 무심했다. 체념이 지나면 편안해졌다. 그녀가 지소쌍을 와락 끌어안았다.



“ 안돼! ”


류사가 억지로 몸을 날려 그녀의 손을 붙잡았으나, 이미 늦었다. 그녀의 손에 든 미나토 수리검은 피보라 속에 왕파의 심장을 찌르고 있었다.


“ 안돼!”


류사가 울었다.


“ 원망하지 않아요!”


왕파가 힘없이 중얼거렸다.


“ 그 옛날! 아주 오래전에 이런 날이 있었어야 했어요! 많이 늦었어요! 아! 소쌍이 안보이네요!”


그녀가 허우적 댔다. 류사가 지소쌍의 손을 잡아 그녀의 손에 쥐어주었다. 그녀가 미소지었다. 류사가 그녀의 눈을 감기고 미나토 수리검을 조심스럽게 뽑았다. 둘을 나란히 눕혔다. 기운을 쓸 수 없었다. 폭발되었던 감정이 가라앉자 기의 흐름이 순해졌다. 류사는 허리에 꽂힌 단검을 뽑고, 바닥에 흩어진 비단 천으로 허리를 싸맸다.


그리고 행장을 수습하여 등에 매는데 월하빙인이 졸개들을 데리고 대청에 들어섰다. 궁수들이 앞에 도열했다.


“ 네 이놈!”


월하가 소리쳤다.


“ 감히 칠절산수를 죽이다니 정녕 살기를 바라지 않는것이냐?”


그는 아직 비선 한상자가 칠절산수임을 모르는 눈치였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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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 2

  • 작성자
    Lv.39 어가빙
    작성일
    20.11.27 11:49
    No. 1

    잘 봤습니다. 칠절산수와 한상자가 동시에 쓰러졌네요. 정인인 왕파와 함께. 치정의 말로를 보는 듯하네요.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35 류청
    작성일
    20.11.27 14:40
    No. 2

    생각해보면 우리들도 매일의 생명을 소진하면서 싸워나가는 게 아닐까요?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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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행도 연재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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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5 지옥도 1 +4 20.08.03 450 6 13쪽
94 양려 +2 20.08.01 414 9 12쪽
93 칠절산수(七絶傘手) +3 20.07.29 446 10 12쪽
92 어둠의 천강 +2 20.07.27 430 9 12쪽
91 장진인 +2 20.07.25 440 9 12쪽
90 금의위 조자훈 2 +2 20.07.22 446 8 13쪽
89 금의위 조자훈 1 +2 20.07.20 439 9 14쪽
88 혼원천강정 2 +2 20.07.18 410 10 14쪽
87 혼원천강정 1 +2 20.07.15 430 8 13쪽
86 조국구 2 +2 20.07.13 397 6 15쪽
85 조국구 1 +2 20.07.08 434 5 14쪽
84 아름다운 대나무 3 +2 20.07.06 449 6 13쪽
83 아름다운 대나무 2 +2 20.07.04 457 8 14쪽
82 아름다운 대나무 1 +2 20.07.01 483 8 12쪽
81 어룡첨 +2 20.06.29 457 6 13쪽
80 결투 +2 20.06.27 426 5 13쪽
79 절명고독(絶命蠱毒) +2 20.06.24 445 5 14쪽
78 화승권총 +2 20.06.20 443 8 13쪽
77 수정궁 +2 20.06.17 462 7 16쪽
76 비사문(毘沙門) +4 20.06.15 474 4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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