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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청 님의 서재입니다.

독행도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류청
작품등록일 :
2018.04.06 1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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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0.22 0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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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17 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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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6쪽

수정궁

DUMMY

검이 향하는 곳에 무채색의 기운이 돌았다. 류사의 검이 뇌성을 지르며 쌍용의 구슬을 갈랐다. 형천의 쌍부가 엇갈리며 수월도를 엮었다. 형천의 목소리가 이번에는 위에서 들렸다.


“ 아깝구나! 젊은 장수여! 길이 잘못되었도다!”


형천의 오른 손에 든 도끼가 수월도를 휘어 감으며, 검의 움직임을 방해했다. 그 빈 공간을 왼손의 도끼가 움직였다. 그러다 갑자기 번쩍하는 황금빛이 비치며 모란꽃이 툭 떨어졌다. 꽃술 주위로 피가 비치더니 곧 흥건해졌다. 형천의 모습이 나타나고 모란꽃 뒤에서 나타난 작은 머리가 히죽 웃었다. 어른의 주먹만 했다.


가는 목이 꽃의 줄기처럼 붙어 있었다. 작은 머리는 무언가를 말하려는 듯했다. 편안한 얼굴이었다. 류사는 그의 목소리를 들었다. 쓰러진 그의 배에서 희미한 소리가 들렸다.


“ 고마워!”


갈리에르가 손에 든 십자가를 이마에 올려 형천의 죽음에 인사했다. 십자가는 서양 단검 모양을 하고 있었다. 가로대가 손목보호대로 변하고 끝이 뾰족하게 변했다.


“ 란슬롯이야! 기사들의 단검이지!”


갈리에르도 히죽 웃었다. 그의 웃음도 분명하지 않았다.


“ 복화술을 쓰고 있었어! 불쌍한 사람이야!”


류사가 갈리에르를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 형천의 목을 베던 그 솜씨. 못 보던 검이었소!”


갈리에르가 자신의 행장을 집어들며 씨익 웃었다.


“ 누구나 한 수 정도는 남겨두는 법이지! 그건 이슬람의 암살자 아사신의 검이야!”


잠시 사이를 두었다가 천천히 말을 이었다.


“ 이 검은 우리 예수회의 사람들이 써서 안 되는 검이지!”


더 이상 말하지 않았다. 그는 이 검을 배우기 위해 자신의 전 재산을 바쳤다. 오직 스텔라의 원수를 갚기 위해! 그리고 원수를 갚은 이후 다시 쓰지 않으리라 다짐하였지만, 류사를 구하기 위해 저도 모르게 검을 사용했다. 설명할 수 없지만, 그것이 운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운명! 그리스도의 사도에게도 그런 운명이란 게 있을까? 모르지! 갈리에르는 고개를 저었다.


“ 세상이 주의 뜻에 있다면, 나의 운명은 주의 뜻일 뿐.”


이번엔 갈리에르가 앞장서고 류사가 뒤를 따랐다. 꽃밭이 끝나고 다시 계단이 나타났다. 이번에는 가파른 사선으로 위로 뻗어 있었다. 양면이 나무 벽이었다. 자주빛이 계단을 비쳤다. 끝에 누군가가 서 있었다. 검은 윤곽만 보였다.


“ 어서 오라!”


목소리가 울렸다.


“갈리에르! 너의 마지막을 적그리스도가 받아주마! ”


그리고 사라졌다. 갈리에르가 기도를 마치고 계단을 올랐다. 류사가 앞서려하였으나 그가 말렸다.


“ 내가 동방에 온 사명을 완수해야하네! 중원에서 적그리스도를 내 손으로 끝내게 해주게!”


그의 표정이 단호했다. 류사의 말을 받아들이려 하지 않았다. 십자가에서 핏빛이 돌았다.


“ 주여! 저를 용서하소서!”


어디서 나타났는지 칼을 든 무사 둘이 그의 앞을 막았다. 란슬롯-갈리에르의 십자가-이 번쩍였다. 무사 둘이 계단을 굴렀다. 하나는 찌르고 하나는 어깨에서부터 내리쳤다. 움직임이 선제적이었다. 기다리지 않고 상대방의 허를 찔렀다. 계단 위에서 신음소리가 들렸다.


“ 이단의 칼! 사막의 암살자. 아사신! ”


갈리에르는 머뭇거리지 않고 다시 나타난 무사 둘을 베었다. 벽이 열리며 장창을 든 자가 나타났다. 갈리에르는 벽을 차고 오르며 그의 목을 베었다. 장창은 헛되이 굴렀다.


“ 잘한다! 클클클!”


계단 위의 그림자가 웃었다. 화살이 날아왔다. 갈리에르가 죽은 자를 들어 화살을 피했다. 피가 그의 온몸을 흥건히 덮었다. 류사가 그의 옆으로 나서며 유성 비표를 던졌다. 적의 모습이 사라졌다. 류사가 계단을 뛰어 올랐다. 적은 더이상 막지 않았다. 계단을 오르자 넓은 대청이 나타났다. 둥근 천정에 자수정과 황수정이 박혀 있었다. 야명주가 빛을 내었다. 그 빛을 받아 천정에 그려진 그림이 선명했다. 상체를 벌거벗은 노인이 비스듬히 누워 손을 내미는 나체의 청년에게 생명을 전하는 모습이었다.


좌우 돌벽에 자수정과 백수정이 박혀 황홀한 빛을 반사했다. 정면 가운데에 제단이 보였다. 검은 사제복을 입은 야윈 사제가 두 손을 펼치며 허공을 향해 중얼거리고 있었다. 제단 한계단 아래에 매서명이 진홍의 피풍을 걸치고 정면을 바라보았다.


검정 피풍을 걸친 적그리스도의 무사들이 양옆으로 도열하였고 한 가운데 붉은 양탄자가 깔려 있었다. 제단 가운데 길로 커다란 청동화로가 있었는데 향이 타올랐다. 상체를 드러낸 장한들이 수정판 위에 반듯하게 누운 여인을 어깨 위로 올리고 제단을 바라보고 서 있었다.


노래소리가 들렸다. 제단 아래 반나의 여인들이 수금을 키며 요염한 춤을 흐느적거렸다. 음악 소리에 맞춰 장중한 군중의 환성이 대청을 울렸다.


“ 잠시 기다려라!”


검은 두건을 벗으며 키 큰 무사가 류사의 앞을 막아섰다. 낯이 익었다.


“ 너는 냉소동!”


류사가 그의 이름을 불렀다. 상대가 말없이 수긍했다.


“여기가 수정궁인가?”


냉소동이 허리에 두른 면검을 꺼내 들었다. 그의 뒤로 칼 든 무사 둘이 와서 섰다.


“ 그렇다! 중요한 의식이 진행중이니 그만 물러가라!”


“ 주요연인가?


류사가 수정판위에 누운 여인을 응시하며 물었다. 냉소동은 다시 선선히 대답했다.


” 그렇다! 오늘의 의식만 지나가면 그녀는 적그리스도의 성모가 된다! 방해하지 마라!“


류사의 정신이 아득해지며 가슴이 콱 막혔다.


” 모두 비켜라!“


수월도가 부르르 떨었다. 냉소동이 물러서고 뒤에 서 있던 무사들의 칼이 사납게 들어왔다. 류사의 몸은 저절로 움직였다. 극한의 분노에 자신을 잊어버렸다. 류사의 감정이 폭발했다. 분노가 말초 신경을 세밀히 일으켜 세웠다. 몸이 살기의 세밀한 흐름을 찾아 그 사이로 지나갔다. 수월도가 들어오는 적의 칼을 흘리며 횡으로 흘러갔다.


‘ 투두둑’

무사 둘이 별다른 저항도 하지 못하고 쓰러졌다. 냉소동은 놀라는 기색도 없이 면검을 들어 류사를 후려쳤다. 갈리에르의 란슬롯이 그것을 막고 되돌렸다.


” 류사! 내가 막지!“


갈리에르의 몸이 그림자처럼 움직였다. 있어야 할 자리에 없고, 없어야 할 자리에 나타났다. 냉소동이 뒤로 피했다. 갈리에르의 란슬롯이 면검의 저항을 무시하고 직선으로 찔렀다. 면검이 겨우 란슬롯의 돌격을 냉소동의 가슴 앞에서 저지했다. 그때 어디선가 나타난 무사의 창이 갈리에르를 공격했다. 갈리에르는 냉소동의 어깨를 밀치며 창의 흐름을 방해했다.


창수가 다시 창을 되돌리는데 수월도가 그를 따라와 푹 그었다. 그의 가슴이 찢어져 나갔다. 바닥에 피가 흥건했다. 냉소동이 뒤로 물러나자 양편으로 열을 지어있던 무사들이 창칼을 들고 류사의 앞을 막았다. 매서명은 가만히 지켜볼 뿐 움직이지 않았다.


류사는 수월도를 중단으로 하여 앞으로 나갔다. 창칼이 좌우에서 들어왔다. 류사가 칼을 든 자의 왼편으로 돌며 목을 쳤다. 창의 흐름 속으로 성큼 들어서며 수월도가 회전했다. 적의

목에서 피가 쏟아졌다. 냉소동이 소리쳤다.


” 기어히 죽겠다는 뜻인가? 류사!“


” 새삼스럽게!“


갈리에르가 퉁명스럽게 비웃으며, 적의 가운데로 들어갔다. 란슬롯이 눈부시게 돌아갔다. 검은 구름처럼 움직이며 찌르고 베었다. 류사는 냉소동과 마주섰다. 그의 면검이 들어오기 전에, 그와의 거리를 좁혔다. 냉소동은 당황했다. 칼이 검을 제압하는 위치에 있었다. 검이 밖이고 칼이 안쪽이었다. 검이 들어오자 칼이 팔을 내리쳤다.


‘ 철그렁!’


면검이 떨어졌다. 팔이 축 늘어지며 냉소동이 비틀거렸다. 류사는 사정을 두지 않았다. 다시 수월도가 그의 목을 쳤다. 냉소동의 목이 떨어져 나가며 히죽 웃었다. 그러고 보니 죽거나 다친 다른 무사들도 비명소리를 내지 않았다. 그들은 감정과 아픔을 모르는 사람처럼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고 바닥에 쓰러졌다. ‘ 툭툭!’ 마치 목상같이 넘어졌다.


” 제대로 하는군!“


매서명이 갈라지는 목소리를 내며 처음으로 반응을 보였다. 그러나 움직이지 않았다. 그의 뒤에 서 있던 사제가 옆을 돌아보았다. 언제 왔는지 사제의 옆에 머리를 밀어버리고 가운데에 긴 머리 한 가닥을 꼬은 사내 둘이 무릎을 끓고 있었다. 상체를 벗었는데 청동빛의 근육이 번들거렸다. 사제가 그들의 머리에 손을 얹었다.


” 아무타르와 야타르! 저들을 데려오라!“


두 사람이 고개를 숙인 다음 제단을 내려와 중앙 통로를 지나왔다. 향을 계속 여자들이 노래를 부르며 뿌리고 지나갔다. 양 옆에 도열한 무사들은 줄을 선 순서대로 류사와 갈리에르의 앞에 나타났다. 반 정도 줄어 있었다. 그러나 사제와 매서명은 신경 쓰는 것 같지 않았다.


아무타르와 야타르가 긴 곤을 들고 류사의 앞에 나타났다. 그들은 더듬거리지만 정확한 발음을 구사했다.


“ 아사신! 나는 안다! 너희들이 아사신이라면 싸울 필요없다! 그들과 우리는 형제다!“


갈리에르가 그 말을 받았다.


” 초원의 형제들! 나도 너희 부족을 안다! 우리 싸울 필요없다! 너희 형제는 속고 있다.“


” 아니다! 하데스는 우리 부족을 구했다. 나는 그의 말을 들어야 한다!“


” 그가 하데스인가?“


갈리에르는 경악했다. 제단을 쳐다보았다. 사제는 말없이 그들을 바라보았다.


” 자! 우리와 함께 가자!“


야무타르의 작대기가 수직으로 내려오다, 옆으로 흐르며 갈리에르의 허리를 후려쳤다.

갈리에르는 란슬롯으로 저지하며 앞으로 나아갔다. 류사는 오른 편에 선 야타르의 작대기를 수월도로 받았다. 싸움이 두 편으로 갈라졌다.


“양치기 형제들 ! 나는 너희들을 죽이고 싶지 않다!”


갈리에르가 호소하였으나 야무타르는 못 들은 척했다. 곤의 움직임은 변화무쌍했다. 늘어났다 줄어들었다 하면서 란슬롯과 수월도를 밀고 들어왔다!


‘파파파파팍!’


곤의 그림자가 자욱히 일어났다. 야무타르가 곤을 수직으로 막고 야타르가 수평으로 들어왔다. 어느사이인가 ‘퍽’하는 격타음과 함께 류사의 허리춤에 묵직한 통증이 느껴졌다. 잠시의 여유도 없이 눈 앞에 곤이 정면으로 들어왔다.


류사가 고개를 젖혀 피했으나 이번에는 옆으로 따라왔다. 류사가 반공중에 몸을 회전하며 수월도로 작대기의 끝을 쳤다. 작대기가 떠올랐다가 이번에는 반으로 줄어들며 수월도를 눌렀다. 류사가 칼을 역으로 잡고 야타르의 배를 가르려고 하였다.


” 하하!“


그가 웃으며 곤을 바로 세워 막으면서 힘으로 밀었다. 강력했다. 힘으로 맞서기는 어려웠다. 류사의 목에 비릿한 액체가 올라왔다. 아무래도 좀 전에 얻어맞은 곤에 내상을 입은 듯했다. 오래 끌어서는 불리했다. 추영전검의 삼연시(三連矢)가 들어갔다.


수월도가 밀고 들어오는 곤을 흘리며 야타르의 미간을 노렸다. 화살을 쏘듯 점으로 날아가다 다시 선으로 변했다. 야타르가 곤을 회수하여 위로 올려 막았다. 그 때 류사의 몸이 뱅그르르 돌며 검의 손잡이 부분이 야타르의 턱을 타격했다.


” 우으흐!“


야타르가 통증에 질려 뒤로 주춤거리자 이번에는 류사의 무릎이 야타르의 복부를 올려쳤다.

‘욱’하고 허리를 굽히는 야타르의 등을 수월도가 다시 내리찍었다. 야타르가 무너지며 류사의 다리를 붙잡고 쓰러뜨리려하였다. 지독한 사나이였다. 굴복하려 하지 않았다.


어느샌가 류사의 미나토 수리검이 그의 목을 그었다. ‘구르륵’ 피가 끓는 소리가 났다. 믿을 수 없다는 듯 눈을 크게 뜨고 야타르가 피보라 속에 쓰러졌다. 거의 같은 시각 야무타르도 란슬롯에 심장을 찔렸다. 둘이 선 자세로 곤과 란슬롯이 엇갈렸다. 갈리에르는 바짝 붙어 란슬롯을 야무타르의 심장에 깊이 박았다.


” 아프지 않을거야!“


갈리에르가 속삭였다. 그의 눈동자가 청녹색의 수정처럼 반짝였다. 야무타르가 쓰러지자 도열한 무사들이 한꺼번에 달려들었다.


” 비사문!“


류사의 수월도가 빛살처럼 늘어서며 회전했다. 들어오던 적의 창칼이 튕기고 날아갔다. 비사문의 절예는 무사들의 공격을 막아내었으나, 류사의 수련은 부족했다. 그는 비사문의 뇌성 오식중 겨우 질풍뇌(疾風雷)한식을 사용할 수 있을 뿐이어서, 여러 적을 한꺼번에 제압하지는 못했다.


갈리에르는 검은 구름처럼 여기저기 돌아다니며 란슬롯을 번득였다. 무사들은 베이고 찔리는 것을 아랑곳 하지 않고 달려들었다. 시간이 가면서 류사와 갈리에르의 온몸에도 찢기고 갈라진 상처가 여기저기 생겼다.


류사는 신속히 적을 쓰러뜨리기 위해 연속하여 추영전검의 절초를 사용했다. 추영전검은 적의 급소를 노리나, 사용자에게도 빈틈이 생겼다. 그래서 류사의 온 몸에도 선혈이 낭자해졌다. 갈리에르 역시 아사신의 검으로 싸웠으나 지쳐갔다.


그들이 적을 모두 쓰러뜨리자, 류사는 숨을 허덕였다. 상투가 뜯어져 머리가 길게 늘어졌다. 그때까지 매서명은 꼼짝하지 않고 주요연을 바라보고 있었다.


” 주요연을 영적으로 굴복시키는 중이야! 그래서 시간을 벌려고 하는 것이지!“


갈리에르가 류사를 보고 씁슬한 미소를 지었다. 류사가 놀라 달려가려고 하자 갈리에르가 제지했다.


” 지금 영들이 대결하는 중이어서 함부로 소동을 부리면 안되네!“


류사가 입술을 깨물었다.


“그럼 어떻게 해야합니까? 신부님!”


” 이제 반각 남았네. 반각만 있으면 주요연의 영이 일어나 적그리스도의 영으로 다가갈걸세! 그 때, 주요연 본신의 영도 일어나네! 가장 중요한 시기이지! 주요연이 일어나 허공에 섰을 때 나는 원신반혼(元神返魂)의 술법으로 그녀를 되살릴걸세!“


” 신부님!“


류사의 눈에 눈물이 글썽해졌다.


” 용서하고 싶지 않습니다. 신부님! 이 지독한 형벌을 주는 저들을 모두 베어버리겠습니다!“


” 나도 그랬지!“


갈리에르가 한숨을 쉬었다.


“그러나, 류사! 주요연에게 나쁜 일이 생기더라도, 그 일로 인해서 자신의 일생을 불행과 회한의 날로 보내지는 말게! 그것은 주요연이나 자네의 신도 원하는 일이 아닐 것일세! 나는 스텔라의 일로 나의 모든 생을 잃어버렸지만, 류사! 자네는 그러지 않길 바라네!”


류사는 혼란스러워 갈리에르가 하는 말을 이해하지 못했다. 설혹 알아들었다 하더라도 그의 분노가, 신의 용서를 구할 수 있을지! 그것은 모두 운명이었다. 갈리에르와 류사 모두 운명을 정확히 이해할 수는 없었다. 갈리에르는 란슬롯을 들고 걸어가며 말했다.


“ 이 란슬롯이 우리를 구해주길 기도하게! 우리 주님은 자비하시다네!”


류사가 그 뒤를 따르는데 사제가 제단 아래로 내려와 그들을 향해 걸어왔다. 그는 갈리에르와 다섯보 거리에서 멈추며 두 손을 모으며 인사했다.


“ 주님의 평화가 여러분에게 임하시기를!”


갈리에르도 경건한 인사를 건넸다.


“ 하데스 교수님에게도 평화가 찾아오시길 주님에게 기도합니다!”


하데스가 두건을 벗었다. 수척한 얼굴은 여전했으나 눈빛이 차갑게 가라앉아 있었다.


“ 교수님!”


갈리에르가 다시 불렀다.


“ 저를 막으시겠습니까?”


하데스가 묵묵히 있다가 답했다.


“ 갈리에르! 이단의 칼을 배웠더군! 누구에게 배웠는가?”


갈리에르가 받았다.


“ 교수님을 가르친 분입니다! 사막의 자객 아사신의 스승!”


하데스가 허허! 웃었다.


“ 우리도 참 묘한 인연이군! 제노아의 사제지간이 이단의 사형제가 되다니! 그러나 나는

적그리스도의 동방 수호자! 중국 교회의 사제인 매서명을 지켜야한다! 갈리에르! 너는 너의 일을 행하라! 나는 나의 신을 지키겠다!”


“ 교수님! 잠깐의 시간을 허락하신다면 저의 최선으로 교수님과 싸우고 싶습니다.”


하데스가 고개를 끄덕였다.


“ 그렇게 하라! 제노아의 갈리에르, 그대의 최선으로 나를 이기라!”


갈리에르가 류사를 돌아보았다.


“ 이것은 나의 싸움이니 류사! 자네는 나서지 말라!”


류사가 허리를 굽혀 그의 뜻에 따를 것을 약속했다. 갈리에르는 만족한 표정으로 한쪽 무릎을 끓고 앉았다.


“ 예수회의 퇴마사! 제노아의 흑사제! 갈리에르가 어둠의 흑마왕 `바알신을 간절히 청하오니 이 자리에 현신하소서!”


세 번 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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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2 어둠의 천강 +2 20.07.27 427 9 12쪽
91 장진인 +2 20.07.25 437 9 12쪽
90 금의위 조자훈 2 +2 20.07.22 444 8 13쪽
89 금의위 조자훈 1 +2 20.07.20 435 9 14쪽
88 혼원천강정 2 +2 20.07.18 406 10 14쪽
87 혼원천강정 1 +2 20.07.15 427 8 13쪽
86 조국구 2 +2 20.07.13 393 6 15쪽
85 조국구 1 +2 20.07.08 431 5 14쪽
84 아름다운 대나무 3 +2 20.07.06 444 6 13쪽
83 아름다운 대나무 2 +2 20.07.04 452 8 14쪽
82 아름다운 대나무 1 +2 20.07.01 478 8 12쪽
81 어룡첨 +2 20.06.29 452 6 13쪽
80 결투 +2 20.06.27 422 5 13쪽
79 절명고독(絶命蠱毒) +2 20.06.24 441 5 14쪽
78 화승권총 +2 20.06.20 439 8 13쪽
» 수정궁 +2 20.06.17 458 7 16쪽
76 비사문(毘沙門) +4 20.06.15 469 4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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