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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운 님의 서재입니다.

쉬카리 오브 두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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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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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7.01 1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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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7.05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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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7.01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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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팔래치아 산맥

DUMMY

Multiverse.

우리들이 세상이라 부르는 세계는 하나가 아니다.

R - 71.

그렇게 명명된 한 세상에서 일어날 수 없는 확률 0의 일이 일어났다.

그 결과, 있을 수 없는 일이 현실로 다가왔다.


* * *


북아메리카의 동부를 북동에서 남서로 뻗은 애팔래치아 산맥.

예의 산맥은 북아메리카 동부를 시작으로 캐나다의 뉴펀들랜드, 퀘벡, 뉴브런즈윅 주, 앨라배마 주 중부까지 뻗어 나간다.

수해.

나무의 바다라고 말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넓고 넓은 숲에서 돌연 매우 고통스러운 비명이 아스라이 메아리쳤다.

“크아아아아악······.”

비명은 언제 들렸나 싶을 정도로 눈 깜짝할 사이에 사라졌다.


* * *


이주일 후.

오산 공군 기지.

미 7 공군. 제8 전투 비행단 소속.

제8 임무 지원 대대의 C-130J 수송기가 활주로 끝에 서 있다.

뒷문을 열고 대기 중인 기내.

“하네스 중사님.”

하네스 중사가 월리엄 상병을 돌아보았다.

“혹시 이번 임무에 관해 아시는 거 없으십니까?”

“그건 왜 물어?”

하네스 중사가 반문하자 월리엄 상병이 호기심을 내비쳤다.

“그게 말입니다. 갑자기 본토로 수송 임무가 있다고 저희 팀이 차출되어서 말입니다.”

“······.”

“이라크나 시리아 같은 전쟁터도 아니고 본토로 무슨 수송 임무가 이렇게 급작스럽게 떨어지는 건지 모르겠습니다.”

의문을 품은 월리엄 상병이다.

하네스 중사가 말했다.

“궁금한 건 나도 마찬가지야. 간만에 집에 가서 가족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별안간 무슨 수송 임무인지, 젠장.”

짜증 냈다.

간만에 가족을 만난다는 생각에 무척 들떴다.

그런데 느닷없이 긴급 수송 임무가 떨어졌다. 그 때문에 심사가 매우 꼬인 하네스 중사였다.

하지만 임무에 소홀할 수는 없었다.

하네스 중사가 월리엄 상병을 바라보았다.

“화물이 실리면 단단히 결속해. 자칫 비행 중에 기내에서 결속이 풀려 버리면 최악의 경우 추락이야. 알지?”

“중사님도 겁주지 마십시오. 항상 꼼꼼하게 결속 여부를 확인합니다.”

월리엄 상병의 대답에 하네스 중사가 픽 실소했다.

그가 월리엄 상병에게 막 말하려고 하는데.

저벅저벅.

군화 소리가 들렸다.

하네스 중사가 무심코 고개를 돌렸다.

오른쪽 어깨에 군용 백을 턱 짊어진 스물 초반의 동양인.

군복이 특이하다.

어깨에 부착된 견장이 주한 UN 군사령부 소속임을 무언으로 말한다.

대위 계급장과 왼쪽 가슴에 달린 몇몇 기장이 동양인이 미 공군 대위이며 특수전 사령부 소속임을 또한 무언으로 말하고 있다.

저벅저벅.

거리낌 없이 기내로 올라오는 동양인 대위를 본 하네스 중사와 월리엄 상병이 정자세로 서더니 재빨리 오른손을 들어 경계했다.

처, 척.

동양인 대위.

장영훈은 왼손을 슬쩍 들었다가 내렸다. 대충 경례를 받았다.

“출발.”

하네스 중사가 경례했던 손을 내리며 반문했다.

“네?”

어안이 벙벙한 얼굴이었다.

장영훈이 다시금 왼손을 들어 상의 주머니에서 접은 서류를 꺼냈다.

스윽.

하네스 중사에게 내밀며 눈짓으로 조종석을 가리켰다.

“가서 주조종사에게 전해 줘. 그리고 시간이 없으니깐 빨리 출발해.”

하네스 중사가 어이없다는 표정을 지으며 장영훈을 바라보았다.

월리엄 상병은 어떻게 돌아가는 상황인지 몰라 장영훈 대위와 하네스 중사를 번갈아 보았다.


* * *


얼마 후.

슈우우우우우.

C-130J 수송기가 활주로를 미끄러지듯이 주행하기 시작했다. 이내 수송기가 활주로 끝에 이르렀다.

슈우우우우우.

수송기가 활주로를 박차고 하늘 높이 날아올랐다.

곧바로 태평양 쪽으로 비행 방향을 잡더니 비행 속도를 높였다.

삽시간에 C-130J 수송기가 340kts의 속도로 비행하기 시작했다.

고오오오오.


* * *


애팔래치아 산맥에 속한 샤이엔 산.

따각, 따각.

다섯 마리의 말이 천천히 산중을 지나가고 있었다.

두 마리는 짐이 잔뜩 실려 있었고.

앞에 있는 세 마리 말의 안장에는 세 남녀가 앉아 있다.

머리에 쓴 카우보이모자와 복장으로 미루어 보아 지역 카운티의 보안관들인 것 같다.

안장에는 밧줄과 자동소총과 다수의 장비가 매달려 있었다.

허리춤에 권총을 찬 세 보안관이 이내 타고 있던 말을 멈췄다.

그들은 고개를 들어 하늘을 보았다.

슈아아아앙.

하늘을 가로지르는 미 공군 수송기 C-130J.

세 보안관은 의아한 기색을 지었다.

애팔래치아 산맥 상공에 미 공군 수송기가 나타난 적이 거의 없다. 애팔래치아 산맥 상공은 군사 항로가 아니기 때문이다.

민간 항로라 군용기의 접근이 엄격히 제한된다. 그런데 지금 군 수송기가 애팔래치아 산맥 상공에 나타났다.

의아해질 수밖에 없는 군 수송기의 등장이다.


* * *


드륵.

월리엄 상병이 수송기의 측문을 열었다.

순간.

휘이이이이잉.

고공의 바람이 기내로 들어왔다. 그러자 월리엄 상병의 군용 모자가 뒤로 휙 날아갔다.

월리엄 상병은 그에 개의치 않고 뒤돌아보며 장영훈에게 말했다.

“대위님. 고공 다이빙 경험 있으십니까?”

장영훈이 말없이 씩 미소 지었다.

수송기에 탑승할 때는 군복 차림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등산복 차림이었다.

“내 짐은 따로 낙하해 주고. 낙하지점은 사전에 말해 준 좌표로······.”

“알겠습니다. 대위님, 조심하십시오.”

월리엄 상병이 말하며 옆으로 비켜섰다.

“그럼.”

장영훈이 말과 함께 문으로 다가서더니 주저 없이 문밖으로 몸을 날렸다.

휘이익.

그 모습을 지켜본 하네스 중사가 눈살을 찌푸렸다. 마음에 들지 않는다.

장영훈 대위.

진짜 미 공군 대위인지 의심스럽다. 그가 보기에는 CIA 아니면 DIA 쪽 사람 같다. 관련 냄새가 아주 진하게 풍긴다.

탁.

월리엄 상병이 측문을 닫고 돌아서며 하네스 중사를 바라보았다.

하네스 증사가 말없이 오른쪽 귀 높이로 손을 들더니 빙글빙글 서너 번 돌렸다.


{장영훈 대위가 제정신이 아니다}


그렇게 무언으로 말하는 하네스 중사였다.

월리엄 상병이 어깨를 으쓱거리며 양손을 바깥으로 젖혔다.


* * *


슈우우우우.

몸이 매우 빠르게 낙하 중이다. 몸 전체로 바람이 느껴진다.

무중력 상태.

고공에서 낙하 중인 내 몸이 그런 상태인 것 같다.

씨이익.

미소 지으며 고글을 쓴 얼굴을 들었다.

C-130J 수송기가 내 짐을 떨어뜨리는 것이 보인다. 부디 짐이 가까운 곳에 떨어져야 할 텐데.


* * *


보안관 앤이 손을 들어 머리에 쓴 모자를 젖히며 눈을 깜빡였다.

바라보는 하늘에서 누군가가 낙하산으로 강하 중이다.

“누가?”

중얼거리며 주위에 서 있는 두 보안관 제프와 올리버를 번갈아 보았다.

“어때?”

제프가 말했다.

“한번 가 보지, 뭐.”

“궁금하긴 해. 대체 누가 샤이엔 산에 낙하산으로 강하하는지 말이야.”

올리버가 궁금하다는 기색을 지었다.

앤이 싱긋 웃더니 말 머리를 옆으로 돌렸다.

따각, 따각.

천천히 말이 안장에 앉은 앤의 의중대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제프와 올리버가 탄 말이 그런 앤의 말을 뒤따랐다.


* * *


떼구루루.

다소 비탈진 경사를 굴렀다. 그 과정에서 이런저런 잔뿌리에 등이 찔렸다.

‘망할. 아픈 건 딱 질색인데.’

마음속으로 중얼거리며 재빨리 일어났다. 그런 다음 서둘러 낙하산을 정리했다.

잠깐 뒤.

정자세로 서서 주변을 둘러보았다.

숲밖에 보이지 않는다. 나무들 모두 수령이 상당히 오래된 것 같다. 뿌리 부분과 중간을 제외한 윗부분에 잎사귀가 무성하다.

허리춤에서 패드를 꺼냈다.

꾹.

버튼을 누르자 내 짐이 있는 위치를 표시한 점이 나타나더니 깜빡이기 시작했다.

“흠.”

빨리 찾으러 가야 한다.


* * *


얼마 후.

C-130J 수송기가 떨어뜨린 내 짐을 찾았다.

짐을 이리저리 정리한 다음 배낭을 등에 짊어지고 어깨와 허리의 버클을 채웠다.

찰깍, 찰깍.

단단히 몸에 단단히 밀착시킨 다음 오른쪽 옆구리에 자동 권총 글록을 찼다.

이어 위성통신이 가능한 폰과 발신기 그리고 태블릿 PC 등 장비를 챙기며 정상 작동의 유무를 살폈다.

그런 다음 막 오른쪽으로 돌아서려는데.

따각, 따각.

말발굽 소리가 들렸다.

멈칫했다.

‘뭐지?’

서둘러 비탈진 경사 위로 올라가 전방을 바라보았다.

상당히 떨어진 곳에서 말을 탄 두 사람이 다가오고 있었다.

‘카운티 보안관?’

얼굴을 찌푸렸다.

노출을 피해야 한다. 쥐도 새도 모르게 임무를 수행해야 한다.

안장에 앉은 두 보안관이 탄 말이 비탈진 경사로 천천히 계속 다가오고 있었다.

“이런.”

부딪치고 싶지 않아 뒤돌아서자마자 눈에 보이는 숲 어귀로 뛰어갔다.

다다다다.


* * *


잠깐 뒤.

막 숲으로 들어서며 뒤돌아보았다. 말을 탄 두 보안관의 눈에 내가 아직 띄지 않은 것 같다.

뒤돌아보던 고개를 바로 하는데.

턱.

누군가가 왼쪽에서 관자놀이에 총구를 들이댔다.

‘이런 젠장.’

신중하게 곁눈질했다.

여자?

백인과 남미계 혼혈인 것 같다.

그런데 젠장.

복장하며 머리에 쓴 카우보이모자하며 총까지. 지역 카운티의 보안관임을 모를 수 없다.

여자.

앤이 내게 물었다.

“후 아 유?”

천천히 양손을 어깨 위로 들며 앤에게 돌아섰다.

“FBI.”

앤이 어이없다는 표정을 지으며 반문했다.

“FBI?”

“예스. 잠시 손을 내려서 내 신분증을 꺼내려고 하는데. 괜찮겠죠?”

가만히 앤을 바라보았다.

망설이는 기색이 역력한 앤이다.

말했다.

“연방 정부 요원을 이런 식으로 대하는 것은 아마 불법인 것 같은데요.”

앤이 한 걸음 뒤로 물러나며 양손으로 권총을 잡더니 내 이마를 겨냥했다.

“여차하면 방아쇠 당겨요.”

“알았어요.”

말과 함께 손을 내렸다.

날 겨냥한 앤을 자극하지 않기 위해 느린 손동작으로 왼쪽 가슴의 주머니에서 ID 신분증을 꺼냈다.

여전히 총을 겨눈 앤에게 천천히 ID 신분증을 건넸다.

앤이 신분증을 받아 들자마자 나와 신분증을 번갈아 보았다.

신분증의 얼굴과 내 얼굴을 확인하는 그녀다.

그런 앤을 바라보며 살며시 입가에 미소 지었다.

씨익.

FBI 요원이 맞다고 생각하는지 앤이 겨냥한 권총을 천천히 내리며 물었다.

“대체 FBI 요원이 샤이엔 산에는 무슨 일이죠? 그리고 봐하니 당신은 군용 수송기에서 낙하산으로 뛰어내린······.”

의심한다.

씨익.

부드럽게 미소 지으며 앤에게 손을 내밀었다.

슥.

동시에 눈짓으로 앤의 수중에 있는 신분증을 가리켰다.


{돌려줘}


그러자 앤이 선선히 신분증을 돌려주었다.

신분증을 돌려받아 챙기며 대꾸했다.

“내가 여기에 있는 이유를 그쪽에게 말해 주기는 어렵습니다. 극비 임무 수행 중이라서요.”

“극비?”

앤이 반문했다.

“비밀.”

말하며 앤을 바라보았다.

“지켜 주었으면 합니다.”

“······.”

“나는 당신을 본 적이 없고. 당신도 날 본 적이 없습니다. 알겠죠?”

당부했다.

그러자 앤이 궁금한 듯 빠르게 물었다.

“이봐요. 연방 요원이 왜 낙하산으로 샤이엔 산에······.”

그녀가 내게 말하는 사이.

또각, 또각.

말발굽 소리가 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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