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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쏘 님의 서재입니다.

주사위를 굴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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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프레쏘
작품등록일 :
2015.12.17 22:01
최근연재일 :
2016.01.19 11:20
연재수 :
30 회
조회수 :
18,849
추천수 :
183
글자수 :
153,042

작성
16.01.11 1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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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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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글자
11쪽

24. 죽고자 각오한 순간

DUMMY

"탐색하겠어."


천근만근 무거운 다리 때문에 이동이 어렵고, 거기다 무작정 중앙으로 귀환했다간 세희를 보호하긴커녕 자신이 죽을 가능성이 높았다. 그리고 권총을 얻어서 사격한다고 해도 한 마리밖에 죽일 수 없고, 운이 나쁘면 그것마저 빗나가고 만다.


그렇기에 차혁은 아까와 같은 대박을 노리고 탐색을 시도했다.


스르륵


"앗, 이건....."


차혁은 프로텍터를 얻었다. 이거라면 전투에서 지더라도, 죽음의 각인이 붙어있더라도 살아남을 수 있다.


차혁의 장비: 없음 -> 프로텍터


'어쩌면 해볼만 할지도.'


그는 자기랑 같은 칸에 있는 몬스터 2체를 노려보았다. 지금 전투를 하는 게 좋을까, 그렇지 않을까. 저울질해보는 차혁.


'다음 턴이 되면 악마가 또 카드를 얻을테고, 그러면 더 불리한 상태에서 전투에 들어갈거야. 차라리 지금 한 마리라도 줄여놓는게 낫겠어.'


"여기 있는 두 마리와 전투하겠어."


"차혁 오빠! 위험해!"


멀리서 그를 지켜보던 세희가 걱정 담긴 목소리로 그에게 소리쳤다.


"니가 한 짓거리들보다는 덜 위험해."


그저 자신의 운만을 믿고 수많은 몬스터와 대치했던 세희에 비하면, 차혁 쪽이 차라리 준비해둔게 있어서 덜 무모했다.


"호오, 그거 하나 얻었다고 기고만장해진 거 아닙니까."


"글쎄, 마음대로 생각해라."


악마와 차혁의 전투가 시작되었다.


또르륵


악마의 주사위: 3


차혁의 주사위: 5


빡!


"씨발, 뒤져!"


차혁이 온 힘을 다해서 야수의 몸통에 앞발차기를 날렸다. 하지만 그 때.


"잠깐! 방심의 결과 및 상처뿐인 승리 카드를 쓰겠습니다."


"뭣....."


차혁이 전투에서 이겼기에 데미지를 받고, 악마는 전투에서 졌기에 몬스터를 유지할 수 있는 기묘한 상황.


"이게 없었으면 난....."


원래라면 바로 죽었어야했지만, 프로텍터 덕분에 살아남은 차혁이 덜덜 떨며 중얼거렸다.


차혁의 장비: 프로텍터 제외됨


"젠장.....다음!"


또르륵


악마의 주사위: 1


차혁의 주사위: 2


"이 새끼만큼은 죽어라!"


빠악!


이번만큼은 어쩔 도리가 없는지 몬스터 제거에 성공했다.


"휴우.....플레이어 차례 종료."


제발 세희가 끝까지 살아남아야할텐데. 차혁은 중앙쪽을 바라보며 이를 악물었다.


9 TURN


"카드 세 장을 보충받습니다."


아까 꽤 많은 카드를 소모한 탓에 3장밖에 남지 않았던 악마의 손패. 새로 보충 받은 덕분에 6장이 된다.


"새로운 등장을 발동."


또르륵


주사위: 2


"또 서쪽이로군요. 그 쪽 방비를 단단히 하셔야겠습니다?"


또르륵


주사위: 5


슈슈숙


"무려 5체나 떴으니 말입니다."


"지금 상황으로 봐서는 도달하기도 전에 게임이 끝나버릴 것 같은데."


"보통이라면 그렇겠죠."


악마가 씩 웃었다.


"습격! 카드를 쓰겠습니다."


또르륵


주사위: 3


"젠장, 이번엔 성공이냐."


"크큭, 어디 쪽이 좋을까요."


악마는 세희의 바로 옆, 현재 유일하게 비어있는 서쪽 방향에 새로 나오는 몬스터를 배치했다.


"현재 게임 내에 존재하는 몬스터는 14체입니다."


"어휴.....니가 뭘 쓸 지 대충 짐작이 간다."


"예. 지금까지 못 쓰고 냅두었던 그걸 쓸 때가 온거죠."


악마는 군세의 이동을 썼다. 이미 중앙에 있는 것들을 제외하고, 1칸씩 중앙으로 가까워지는 몬스터들.


"동쪽의 몬스터 1체, 바리게이트 돌파 시도를 하겠습니다."


또르륵


주사위: 2


"전진 카드를 쓰겠습니다. 대상은 서쪽의 몬스터 1체."


얼마 안 남은 턴을 남기고 최대한 밀어붙이기로 작정한 악마.


또르륵


주사위: 1


".....아쉽군요. 발생 체크 생략. 통상 이동으로 들어갑니다."


습격! 카드로 새로 등장한 서쪽 몬스터 1체는 이미 중앙으로 들어간 지 오래다. 동쪽의 몬스터 1체, 다시 한번 바리게이트 돌파 시도.


또르륵


주사위: 2


"설마 이번에도 실패일 줄은 몰랐는데요."


차혁을 지나친 남쪽의 몬스터 1체도 바리게이트 돌파 시도.


또르륵


주사위: 5


파각!


"저, 저거.....!"


자신이 처리하지 못한 몬스터가 결국 중앙으로 들어가는 걸 무력하게 지켜보며, 차혁은 뿌득 이를 갈았다.


서쪽 몬스터 3체, 중앙까지 앞으로 2칸 남음. 북쪽 몬스터 1체, 중앙까지 1칸 남음. 새롭게 등장한 서쪽 구역의 몬스터 5체, 중앙에 도달하기까지 4칸 남음.


나머지 몬스터들의 이동을 끝마친 악마는 세희에게 말을 걸었다.


"아무리 강운이라도 3마리를 상대로 살아남기에는.....정말로 힘들겠죠?"


"해보지 않으면 몰라."


"예, 그렇겠죠."


또르륵


세희의 주사위: 4


"슬슬 한 대 더 맞을 때가 되었다는 생각, 안 드십니까."


"미쳤냐."


또르륵


세희의 주사위: 5


"헉, 헉......이제 마지막이다."


지금까지 잘 버텨주었다. 한 번만 더 좋은 수치가 나오기를! 세희는 마음 속으로 강하게 빌었다.


또르륵


세희의 주사위: 5


"만세!"


죽음의 위기에서 벗어난 그녀가 마치 포효하듯이 환호했다.


"하.....심장 떨려서 죽는 줄 알았네."


세희와 몬스터들의 전투를 숨죽여 지켜보고 있던 차혁이 안도의 한숨을 내뱉었다.


"정말 끈질긴 여자로군요. 하지만 말입니다, 이대로 가면 이길 수는 없을텐데요."


악마가 이죽거렸다. 그에게 있어서 가장 베스트는 전부 죽이는 것. 그 다음으로는 한 사람을 죽이고 패배시키는 것. 그리고 그 다음으로는 전부 생존해도 이기지 못하게 하는 것.


"저야 당신들이 살아남아도 그리 큰 손해는 아닙니다. 당신의 오빠는 평생 돌아오지 못한 체로 남겠죠."


".....그렇게 놔두지 않겠어. 절대로."


차혁이 악마를 노려보았다.


"하하하, 세간에서는 그런 말을 할 수록 오히려 실패하고 만다고 하던데요."


"그렇지 않다는 것을 보여줄테다."


"과연 그럴 수나 있을지 의문이네요. 제 차례는 종료입니다."


플레이어의 차례가 시작되었다.


'지금 권총을 뽑아봤자, 별 도움이 안 돼.'


그렇다고 대박을 노리기에도 불안하다. 세희가 계속 버텨주고 있긴 하지만, 다음 턴에도 그럴 수 있다는 보장은 없다. 차혁은 어쩔 수 없이 중앙으로 뛰어들기로 했다.


또르륵


주사위: 2 (- 1)


천근만근 무거운 다리의 효과 때문에 중앙으로 도달할 수 없다. 차혁은 그 동안 쓰지 않고 놔두었던 달려! 카드를 썼다.


또르륵


주사위: 4


그 절반이 적용되므로 추가되는 이동력은 2. 중앙으로 귀환하는데 성공한 차혁은 세희의 앞에 섰다.


"세희야!"


"으, 으흑.....차혁 오빠....."


"잘 버텨줬어. 고맙다."


홀로 몬스터들 틈바구니 속에서 두려움을 견디던 세희는 결국 참지 못하고 그의 품으로 뛰어들었다. 차혁은 그녀의 머리를 부드럽게 쓰다듬어준 뒤, 천천히 밀어냈다.


"오빠?"


"...후우우.."


10턴이 끝날 때까지 중앙의 건물 안에서 최소 플레이어 측 한 사람 이상이 생존하는 것. 이 게임의 승리조건을 상기한 차혁은 심호흡을 했다.


'운이 좋으면 4체 고정. 나쁘면 최소 1체 추가에, 저 미친 악마새끼가 군세의 이동 같은 카드를 쓰기라도 한다면 최대 3체 더 추가.....'


플레이어가 맡을 수 있는 몬스터는 최대 3마리. 반대로 말하면 몬스터 측이 최대로 내보낼 수 있는 것도 사람당 3마리.


여기서 낼 수 있는 최상의 경우는 다음 턴까지 어떻게든 버텨서 둘 다 살아남은 체 이 게임에서 승리하는 것. 그리고 최악의 경우는 각각 몬스터들과 싸우다 전부 죽어버리는 것.


"....."


차혁은 북쪽의 바리게이트를 바라보았다. 저게 버텨준다는 보장은 없다.


다음으로 서쪽을 바라보았다. 3체가 중앙을 기준으로 2칸 너머에 있다. 통상 이동으로는 닿지 않겠지만, 악마가 전진!을 써서 1체라도 여기로 보낼 수 있다. 세희가 바리게이트를 짓는다해도 한 번에 뚫릴 수 있고.


거기다 만약 습격! 카드를 쓰기라도 한다면 비어있는 남쪽을 통해 또 다른 1체가 처들어올 수도 있다.


'나는 몰라도 세희 저 애만큼은 살아야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최대한 여기 있는 몬스터의 수를 줄여야한다.


"여기 있는 몬스터 전부와 전투를 요구한다."


"호오......"


악마는 가늘게 눈을 뜨며 차혁을 응시했다.


"안돼, 위험해. 그러다 죽어!"


".....우리가 승리하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어."


차혁은 울며 매달리는 세희를 떼어놓았다.


"오빠!"


"내가 혹시 죽더라도, 마지막까지 꼭 버텨라. 니네 엄마를 위해서라도."


"그만해! 싫어!"


세희가 울부짖으며 다시 차혁에게 달라붙었지만, 그는 일부러 거칠게 그녀를 밀어냈다.


쿠당탕!


"꺅!"


"......"


바닥에 넘어진 그녀에게 눈길도 주지 않은 체, 차혁은 똑바로 몬스터 4마리를, 그리고 그 뒤의 악마를 쏘아보았다.


"정말 그래도 괜찮겠습니까?"


"상관 없어."


"후회하실텐데요."


"안 해."


"크, 크크.....크하하!!!"


악마가 웃음을 터트렸다. 기품있는 자세를 모두 무너트리고, 정말로 우스워죽겠다는 듯 배를 잡고 광소했다.


"만약 당신이 죽고, 그 사람이 살아온다고 칩시다. 그러면 모든 게 해결될 거라고 생각하는 건 아니겠지요?"


"....."


악마는 차혁의 침묵을 긍정으로 파악했다.


"정말로 어리석은 인간이로군요."


"잡담할 시간 없어. 빨리 전투나 하자고."


"아쉽게 되었군요. 저 여성분마저 죽게되는 꼴을 보여드리고 싶었는데."


긴 대화가 끝나고, 악마와 차혁의 전투가 시작되었다.


또르륵


악마의 주사위: 3


차혁의 주사위: 5


첫번째, 차혁의 승리.


파각!


"왜 그래. 그냥 보고만 있고. 설마 카드를 전부 써버린거야? 엄청난 낭비벽이네."


"보면 모릅니까."


악마의 손에는 아직 카드 1장이 남아있었다. 지금 쓸 수 없다는 게 문제이지.


또르륵


악마의 주사위: 5


차혁의 주사위: 5


"카드도 제대로 못쓰는 병신 새끼."


"어리석은 인간님, 언제까지 버르장머리 없게 혀를 놀리실겁니까."


두번째, 서로 비김.


또르륵


악마의 주사위: 2


차혁의 주사위: 3


뻑!


"야, 잘 좀 해봐라. 이러다 나 살겠다."


"아직 한 번이 남았습니다."


이번 턴의 마지막 전투를 앞둔 사람과 악마. 잠깐 쉬었다가.....동시에 주사위를 굴린다!


또르륵


악마의 주사위: 1


차혁의 주사위: 3


콰지직!


마지막, 차혁의 승리.


"하......"


악마는 자신의 좋지 않은 주사위 운을 저주하고, 차혁의 강운에 감탄했다.


"무작정 질러본 건데 이렇게 좋은 결과나 나올 줄은."


죽고자하면 살 것이고, 살고자 하면 죽는다는 말이 딱 들어맞는 순간이었다.


"이 바보야!"


언제 차혁이 죽어버릴까 노심초사했던 세희가 쪼르르 다가가 그의 등을 마구 후려쳤다.


"악, 악! 아파! 그만해!"


"아프라고 때리는 거야! 정말, 어쩌려고 그랬어!"


"...크으으..."


두 사람의 애정(?) 행각을 보며 그 동안 여유있는 모습을 잃어버린 체 표정을 일그러트리는 악마. 마음만 같아서는 다 집어치우고 지옥불로 구워버리고 싶은 심정이었지만, 악마로서의 프라이드가 그것을 겨우 막았다.


그리고, 또 하나, 그의 폭주를 막은 것이 있었다.


"이걸로 모든 게 끝났다고 생각하지 말아주십시오......"


그렇다. 아직 1턴이 남아있는 것이다.


작가의말
8턴 종료 후

악마가 가진 카드: 3장 

세희: 동쪽의 바리게이트 복구. 동쪽의 몬스터 2체 중 1체에게 사격, 성공.
차혁: 탐색으로 프로텍터 획득. 몬스터 2체와 전투. 1체에게 이겼으나 악마의 카드로 몬스터 살아남음. 1체 제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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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13. 차혁, 그에게 닥쳐온 시련 15.12.25 365 7 11쪽
12 12. 탐색, 또 탐색. 15.12.24 486 4 11쪽
11 11. 죽음이냐 생존이냐 15.12.23 440 5 11쪽
10 10. 어느덧 중반이 지났다 15.12.23 576 5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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