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BlueFox 님의 서재입니다.

재벌가의 흑막이나 되련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퓨전

BlueFox
작품등록일 :
2023.05.10 10:10
최근연재일 :
2023.05.14 14:15
연재수 :
7 회
조회수 :
278
추천수 :
24
글자수 :
31,015

작성
23.05.14 14:15
조회
23
추천
3
글자
10쪽

개인주의자 강무하 (5)

DUMMY

"깡무하! 이제 꿇어. 그 정도면 잘 버틴 거야. 우리 광풍회에 들어온 것을 환영한다!"


여기서 꿇으라고?


천만에!


나는 그럴 생각이 없다.


세상을 가질 것이다.


세상을 모두 가질 놈이 무릎을 꿇는다는 것은 말도 안 된다!


난 강무하다.


"난 집에 갈 겁니다."


"독한 놈! 기어이 벌주를 마시겠다?"


말이 필요한가?


나는 서서히 가드를 올린다.


오늘따라 발이 무척 가볍다.


누구에게도 질 것 같지 않다.


아니, 지면 안된다!


백수아 그 계집애에게는 미안하지만 내 얼굴이 조금 망가질지도 모른다.


뭐라고 핑계를 대면 수아 그 계집애의 잔소리를 피해 갈 수 있을까?



한강고등학교 선배님들, 아니 선배놈들이 내 주위를 빙 둘러싼다.


일대 일의 대결이 아니라 일대 다수의 싸움판이 되고 말았다.


내가 박태식을 눕혔을 때만 해도 기가 팍 죽어 보였던 놈들의 눈에 다시 살기가 돈다.


역시 싸움은 자신감이다.


그리고, 자신이 다수에 속했다는 것을 알면 기가 살아나는 놈들이 있다.


어쩌면 그게 인간의 본성인지도 모른다.


인간은 당신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비열한 동물이다.


어려운 문제일수록 단순하게 생각해야 한다.


이것은 패싸움이다.


문제는 적이 좀 많다는 것일 뿐이다.


그래봤자 고등학생의 싸움 아니겠는가?


대장을 잡아야 한다.


그러면 끝난다.


누가 대장일까?


우선 이 싸움판에 나선 대장은 저놈이다.


수제비 귀!


레슬링을 한 놈!


체격이 좋다.


내 주먹이 놈에게 통할 수 있을까?


딱 한 방으로 놈을 쓰러뜨릴 수 있을까?


어설프게 타격을 가해서는 놈에게 붙잡히고 만다.


발을 쓸 수 없는 복서는 무력해진다.


수제비 귀를 가진 놈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수비를 단단히 하고 급소인 턱을 절대 노출시키지 않으려 할 것이다.


놈이 턱을 노출하게 만들면 이기고, 그렇지 않으면 내가 진다.


결국 시간 싸움이다.


다행히 다른 놈들이 섣불리 달려들지는 않는다.


나에게 겁을 집어먹고 있다.


고등부 웰터급 3위 복서 박태식이 꼬꾸라지는 모습을 보았기 때문일 거다.


괜히 나섰다가 망신을 당하면 광풍회 내부의 입지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는 것까지도 생각했는지 모른다.


하여튼 모두들 잔머리들은 기가 막히게 굴린다.


나는 이놈들의 모든 것을 알고 이용해야만 한다.


그렇지 않으면 승산이 희박하다.


수제비 귀를 가진 놈의 턱 방어는 너무 단단하다.


틈이 보이지 않는다.


녀석도 내 주무기가 원투 스트레이트라는 것을 철저히 알고 싸움에 임한다.


일 대 일 대결이라면 문제없다.


시도해 볼만한 수가 여럿 있으니까.


하지만 이것은 패싸움이다.


한방에 놈을 침몰시켜야만 한다.


길은 하나다.


작전을 바꾸는 수밖에 없다.


철저하게 막고 있는 녀석의 턱을 버리고 상대적으로 허술한 명치를 노릴 것이다!



팽팽한 긴장 속의 대치 국면을 내가 먼저 깨뜨리며 치고 들어갔다.


수제비 귀에게 질풍같이 들어갔다.


녀석은 자신의 얼굴을 향해 강무하가 스트레이트를 날릴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하긴 녀석의 생각이 틀린 것은 아니다.


내 원투 스트레이트를 어떻게든 견뎌 내면 놈이 이기는 것이니까!


수제비 귀가 예상한 것보다는 내가 두 뼘 정도 깊이 파고들었다.


살짝 굽혔던 무릎을 용수철처럼 튕겨 올리며 내 주먹이 반원을 그린다.


라이트 어퍼컷이다.


내 주먹이 놈의 명치 깊숙이 꽂힌다.


놈이 배를 움켜쥐며 앞으로 쓰러진다.


이겼다!


생각보다 내 주먹이 강하다.


최 관장님 말씀대로 나이를 먹고, 체중이 증가하니까 파워가 나오는 걸까?


그다음은 싸움이 아니라 학살에 가깝다.


하지만 어쩔 수 없다.


괜히 약한 마음을 먹었다가 어디서 날아올지 모르는 럭키 펀치에 판이 뒤집힐 수도 있으니까.


한 방에 한 놈씩!


턱이 빈 놈은 턱에, 복부를 비워둔 놈은 복부에 한방씩 꽃아 넣었다.


기가 꺾인 놈들이 내가 주먹을 내밀자 제풀에 주저앉는다.


역시 기가 꺾인 양아치 놈들은 오합지졸이다.


이제 대장만 쓰러뜨리면 된다.


뒤에서 눈빛만으로 놈들을 제어하고 있던 놈!


그 유명한 광풍회(狂風會)의 회장 박찬현 말이다.


과연 놈은 무슨 재주를 가졌을까?


얼마나 잘 난 놈이길래 이런 놈들을 손 하나 까딱하지 않고 제 마음대로 부린단 말인가?


레슬링?


복싱?


아니면 유도?


그것도 아니면 타고난 스트리트 파이터?


무척 궁금했었다.


이제 확인해 보련다!


폭풍 같이 몰아치는 내 기세에 놀라, 광풍회 회장 박찬현을 둘러싸고 있던 보디가드 같은 호위조가 일순 무너진다.


마치 모세가 홍해를 가른 것처럼 그놈에게 가는 길이 훤하게 열린다.


하지만 조심해야 한다.


보통 놈이 아니니까!


그리고 신중해야 한다.


잘못하면 한방에 내가 무너질 수도 있으니까!


"아이고! 사람 살려! 강무하! 내가 잘못했어! 그만!"


내가 박찬현의 턱에 원투 스트레이트를 작렬시키려는 순간 놈이 얼굴을 감싸며 자리에 주저앉는다.


입으로는 비명을 지르고 나에게 빌다시피 한다.


난 내 주먹에서 장풍이라도 나간 줄 알았다.


"강무하 너를 우리 광풍회에 가입시키려고 한 일이다. 너를 좋게 보았으니 그런 거야! 그러니까 나를 때리지 마! 잘못했어!"


맥이 탁 풀린다.


겨우 이런 놈 때문에 이 난리를 겪었단 말인가?


좋게 생각하자! 이걸로 모두 끝났다.


나는 무사히 집에 갈 수 있고 나머지는 내가 알 바 아니다.


옥상에서 내려가는 길이 다시 홍해처럼 갈라진다.


수많은 한강고등학교 학생들이 여기저기 숨어서 보고 있었던 모양이다.


내가 오늘 기적을 여러차례 연출한다.


“오빠! 무하 오빠!”


“......!”


백수아 계집애가 나에게 달려온다.


그리고는 내 품에 와락 안긴다.


“괜찮지? 수아가 얼마나 걱정했는데?”


“......”


“괜찮을 줄 알았어. 강무하는 강한 남자잖아! 천하무적이잖아! 헤헷!”


천하무적은 무슨.


운이 좋았을 뿐이다.


“사실은 고민했었어. 선생님들에게 알릴까 말까 하고 말이야. 그러다 참았어. 무하 오빠, 선생님들이랑 별로 안 친하잖아. 나, 잘했지? 헤헷!”


“그래. 잘 했어. 그것도 무척.”


“오빠, 배고프지? 우리 떡볶기 먹으러 가자! 응?”


“배 부르거든?”


“야아! 귀여운 여동생이 배고프다는데 그렇게 밖에 말 못하냐?”


백수아가 강무하의 팔에 찰싹 달라붙는다.


“좀, 떨어져서 걸으면 안될까? 얘들이 흉보잖아.”


“보면 어때? 내가 부러워서 그러는 건데 뭐. 데헷!”


“부러워?”


“당연히 부럽겠지. 이렇게 잘 생기고 멋진 오빠랑 같은 학교에 다니는 계집애는 없을 거니까!”


“......”


할 말이 없다.


지금껏 농담을 하는 줄 알았는데.


아니었나?


부담스럽지 않다면 거짓말이다.


그리고 내 팔꿈치에 뭔가 뭉클하고 탱탱한 것이 자꾸만 와닿는다.


그래서 떨어져 걷고 싶은데, 요망한 계집애가 내 팔을 놓아주지 않는다.


세상 모든 사람들이 나를 바라보고 있는 것 같다.


쪽팔린다.


그것도 무지하게.



***



"야! 깡무하! 나하고 이야기 좀 하자!"


수아와 함께 집으로 가는 나를 부른 것은 박태식이었다.


조금 전에 나랑 원터치 맞대결을 펼친 웰터급 복서다.


"왜 그래요? 나는 선배하고 할 이야기 없습니다."


"야, 두들겨 맞은 건 난데 석현이 네가 왜 신경질이야? 할 이야기가 있어서 그래!"


"그래도 내가 같은 복싱을 하는 선배다! 말이나 좀 들어주라!"


"일 없습니다. 그래도 복싱을 했다는 사람이 저런 수수깡 같은 놈의 똘마니 노릇이나 한답니까?"


"그게 그런 게 아니라니까? 박찬현 저놈은 재벌이야! 정확히 말하면 재벌 3세지!"


"한강 고등학교에 재벌 손자도 다닌답니까? 잘나가는 재벌 3세들은 외국 유학들 간다고 들었는데요?"


박태식 선배의 말을 종합해 보면 이렇다.


재벌 3세인 박찬현이 한강고등학교 3학년이고 광풍회를 완전히 장악했단다.


주먹의 힘이 아니라 돈의 힘으로 말이다.


"이해가 안 되는데요? 돈이 그렇게 무섭습니까?"


"무섭기도 하고, 좋기도 하고 그런 거지 뭐! 학교에서 센 척 해봤자 사실 별 거 있냐? 교문 밖에 나가면 아무도 안 알아주는데? 하지만 돈은 다르지. 다들 알아서 기어!"


"난 돈 앞에 무릎 꿇는거 싫습니다. 박 선배나 돈 앞에 무릎 꿇고 살아요!"


"야, 강무하! 네가 아직 어려서 돈 많은 놈 무서운 걸 모르는구나!"


하여튼 선배라는 인간들이란!


겨우 두 살 차이인데, 세상을 엄청나게 잘 아는 것처럼 말한다.


"맞아요. 어려서 모릅니다. 나이 많은 선배님이나 잘 알고 돈 많은 놈 모시면서 살아요!"


"강무하! 그러지 말고 박찬한한테 한 번만 고개 숙여라! 그러면 무하 너 학교 생활 활짝 피는 거야! 아니, 박찬현 눈에 들면 인생이 피게 될지도 몰라!"


이제 알 것 같다.


광풍회란 조직은 재벌 3세인 박찬현의 힘을 두려워하거나, 그 힘을 빌리고 싶어 하는 자들의 모임,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다.


“누구야? 예쁘네. 벌써 여친도 생겼어? 자식! 능력있네. 주먹만 매운 줄 알았더니.”


“동생이야. 내 친동생.”


“뭐야? 친동생이랑 어떻게 같은 학년일 수가 있어?”


“그런 사연까지 말해야 하나?”


“......!”


나도 모르게 혓바닥은 짧아지고 눈에 힘이 들어갔나 보다.


박태식이 쫄아 붙는다.


“무하 오빠! 그만 가자! 어서!”


백수아가 나를 재촉한다.


아직도 내 팔에 찰싹 달라붙은 채로 말이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재벌가의 흑막이나 되련다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 개인주의자 강무하 (5) 23.05.14 24 3 10쪽
6 개인주의자 강무하 (4) 23.05.14 26 2 11쪽
5 개인주의자 강무하 (3) 23.05.13 27 2 10쪽
4 개인주의자 강무하 (2) 23.05.13 36 2 10쪽
3 개인주의자 강무하 (1) 23.05.12 39 2 10쪽
2 펜이 강하냐, 칼이 강하냐, 그것이 문제로다. 23.05.10 41 5 10쪽
1 엄마의 결혼식 +1 23.05.10 86 8 10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