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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ueFox 님의 서재입니다.

재벌가의 흑막이나 되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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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ueFox
작품등록일 :
2023.05.10 10:10
최근연재일 :
2023.05.14 14:15
연재수 :
7 회
조회수 :
273
추천수 :
24
글자수 :
31,015

작성
23.05.12 14:45
조회
38
추천
2
글자
10쪽

개인주의자 강무하 (1)

DUMMY

“너 또라이지?”


“엉.”


“꼴통 새끼! 그렇다고 자기 입으로 또라이라고 실토를 하냐! 큭큭큭!”


“그래서, 하고 싶은 이야기가 뭔데?”



“강무하! 너, 우리 서클에 가입해라. 재미있을 거다.”


강남역 골목길을 배회하다 하필이면 질 나쁜 놈들과 마주치고 말았다.


그리고 그런 내 뒤를 따라오는 소녀가 있었다.


“무하 오빠! 여기서 뭐해?”


백수아.


나와 피 한방울 섞이지 않은 나의 가족이다.


“예쁘네! 누구야?”


빌어먹을.


처음에는 도망칠 생각이었다.


일 대 일은 몰라도 여럿이서 달라붙어 싸우는 것은 계획에 없었으니까.


그런데 혹이 하나 붙고 말았다.


도망치는 것조차 여의치가 않게 되었단 말이다.


상대는 세 명.


백수아가 내 생각처럼 뜀박질을 잘 할까?


다리가 길고 몸이 가벼운 편이니 아마도 달리기를 잘 할 것이라고 가정을 해 보자.


내가 시간을 얼마나 벌어주면 되는 걸까?


5분? 아니면 3분?


그 정도는 어떻게 될 것도 같다.


일굴이 조금 일그러지는 것쯤은 감수해야겠지만.


피 한방울 섞이지 않은 동갑내기 계집애에게 오빠 소리를 들은 것에 대한 댓가치고는 조금 비싸다.


원거리 타격전으로 가야 한다.


원 투 스트레이트!


방심하고 있었을까?


한성중학교 양아치들 중에서 짱을 먹는 놈의 머리통의 휘청거린다.


그 틈을 놓쳐서는 안된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 하나!


엉덩이가 뒤로 빠져서는 안된다.


어설프게 때려놓고 달아나려 하는 것은 최악의 결과를 가져 올 수 있음을 명심하고 있다.


살려고 하면 죽고, 죽으려 하면 사는 법이다.


그래!


차라리 놈들 사이로 몸을 내던졌다.


나름 죽을 각오로.


응?


양아치 새끼들이 뿔뿔이 흩어진다.


마치 늑대를 만난 양떼처럼.


그때 알았다.


싸움은 기세라는 것을.


숫자가 많다는 이유로 오합지졸 따위는 무서워 할 필요가 없다는 것을.



“오빠! 무하 오빠!”


“......”


“오빤 무슨 싸움을 그렇게 잘해?”


“......”


“약골인 줄로만 알았는데. 헤헷.”


시끄러워 죽겠다.


“무섭지 않았어? 우리 학교에서 악명높은 일진들이잖아!”


“그딴 거 몰라.”


“무하 오빠 엄청 용감하구나! 그리고...”


“응?”


“아냐! 아무것도. 헤헷!”


나중에야 알았다.


여자 사람들은 의외로 양아치스러운 나쁜 남자를 좋아한다는 사실을.





중견기업 대표 백상훈 씨의 빌라.


강남의 빌라 두 층을 일가족이 쓰는 호사를 누린다.


“집 좋지? 강남하고도 청담동! 이건 시작일 뿐이야.”


중견 연기자 이수진 여사.


젊은 날에는 단 한편의 영화로 이땅의 사내들의 가슴을 설레게 만들었던 섹스 심벌이었단다.


그런 이수진 여사와 강성진이 부부의 인연을 맺은 이유를 그들의 친아들인 나조차도 모르겠다.


하룻밤의 욕정?


하필이면!


그 덕분에 강무하가 태어난 걸까, 아니면 그 탓에 강무하 같은 놈이 태어난 걸까?


시발!


기분이 좆같아진다.


“무하 오빠! 이거 과일이야. 먹어.”


“......”


“맛있지? 그리고 좋지? 예쁜 여동생이 생겨서.”


“......”


“흥. 칭찬 한 마디가 그렇게 어렵냐? 무하 오빤 나쁜 남자과인가 봐.”


“맞아. 난, 나쁜 놈이야.”


“수아는 오빠가 착한 사람이라는 걸 알고 있어. 세상 어떤 남자보다도!”


백수아 계집애의 말 중에서 ‘남자’라는 단어가 이상하게 귀에 거슬린다.


건방진 계집애 같으니.


어디서 평가질이야!


“바보! 이 맛있는 걸 왜 안먹냐?”


“......!”


“맛있지? 수아가 먹여 주니까 더 맛있지? 데헷!”


강무하의 입안에서 달콤한 포도알이 뛰어논다.


상큼하고 달콤하고 향긋한 과즙이 입안에서 터진다.


이수진 여사가 말했었나?


과일이랑 고기는 비싼 놈이 돈값을 하는 법이라고.


그렇게 고등학교를 갔다.


팔자에도 없는 강남8학군의 명문 고등학교라는 한강 고등학교로.


어쩌면 강무하도 돈이 선사하는 평온함에 조금씩 익숙해지고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백상훈 대표는 강무하가 예상했던 것과는 달리 호방한 남자였고, 굴러들어온 남의 자식 강무하에게까지 자신이 가진 재력의 선한 영향력이 돌아가게 하려고 애를 쓰더라.


그리고 무엇보다도, 백수아!


그 철없이 맑은 계집애가 이들 일가에 대한 강무하의 적대감을 누그러뜨린다.


평온함은 인간의 영혼을 잠식하는 마약이다.


마치 마약에 취한 것처럼 육체의 안온함에 나태해지려 한다.


공부 따위는 하지 않겠다는 소심한 반항심이 스멀스멀 사라지고, 세상에 인정받겠다는 철없는 공명심이 그 자리를 채워간다.


강무하의 친 엄마이자 백수아의 새 엄마 되시는 이수진 여사가 악의 본색을 드러내기 전까지는 말이다.



“강무하! 너 일부러 시험 망치고 있는 거지?”


“아니? 나름 최선을 다하고 있는 건데?”


“다른 사람도 아닌 엄마 눈을 속이려고 그래? 책을 끼고 사는 녀석이 , 그것도 강성진의 아들의 성적이 평균 이하라는 게 말이 돼?”


“수학이 어려워서 그래. 영어랑 국어도.”


“좋아. 그렇다고 쳐! 엄마가 무얼 해주면 성적을 올릴 거야?”


“그딴 거 없어. 강무하를 백무하로 만들지 않은 것만으로도 엄만 인간으로서의 도리는 다 한거라고 믿으니까.”


“......!”


이수진 여사가 강무하를 노려본다.


부모자식 간에도 넘지 말아야 할 선이 있다는 것은 알지만, 그 선을 먼저 넘어서 자식에게까지 도발을 하는 것은 언제나 이수진 여사의 몫이었다.


“SKY만 가! 그정도면 충분해! 무하 네가 할 일은 그것이 전부야! 그 다음은 엄마가 알아서 해 줄 테니까.”


“......!”


굳이 길게 말을 섞지 않아도 이수진 여사의 속내가 내게는 보이더라.


피를 나눈 혈육이기 때문인 모양이다.


빌어먹을!


이것이 강무하가 공부를 멀리하는 이유였는데...


그것만으로는 부족했던 모양이다.


보다 확실한 선긋기가 필요했던 것일까?




나는 기본적으로 개인주의자다.


타인이 내 일상을 방해하지 않는다면 나는 그와 어떤 분쟁도 원하지 않는다.


그렇다고 내가 원하는 행복이란 것이 엄청난 것도 아니다.


그야말로 작은 행복, 작은 평화다.


적어도 학창시절의 나는 그랬다.


나는 타인과의 그 어떠한 경쟁도 원하지 않는다.


좋은 대학을 가기 위한 내신 경쟁이든.


마음에 드는 암컷을 차지하려는 수컷 특유의 경쟁이든.


그야말로 평화주의자다.


남이 나를 건드리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 만큼 내가 남을 건드리거나 방해할 생각은 추호도 없다.


아쉽게도 세상인심은 그렇지 않다.


개인주의자이면서 평화주의자인 한 인간이 평화롭게 학교생활을 하는 것이 쉽지가 않다.


세상에는 경쟁을 즐기는 호전적인 전체주의자들이 있는 법이니까.


특히 내가 입학하게 된 한강고등학교에는 그런 인간들이 득실거린다고 들었다.


"자, 이제부터 교장선생님께서 식사(式辭)를 하시겠습니다. 학생 모두는 자세를 바로 하시고 경청을······."


난 또 교장선생님께서 밥을 먹는다는 줄 알았다.


나만 그렇게 생각한 것이 아닌 모양이다.


곳곳에서 키득거리는 소리가 새어 나온다.


"다음은 이사장님의 말씀이 있겠습니다. 우리 이사장님으로 말씀드리면 집권여당의 국회의원으로서..."


아! 교장선생님 말씀이 입학식의 끝이 아니었다.


지친 학생들의 입에서 한숨소리가 나왔지만 도끼눈을 뜬 몇몇 선생들의 눈빛에 금방 제압된다.


영원히 이어질 것만 같았던 대 한강고등학교의 입학식이 드디어 끝났다.


오늘의 공식적인 학교생활은 모두 끝난 것이다.


빨리 집으로 갔으면 좋겠는데 남아야 한단다.


선배님들께서 귀여운 신입생들을 좀 보자고 하신단다.


한강고등학교에는 유명한 것이 두 가지다.


하나는 대학입학 실적, 그리고 다른 하나는 똥군기다.


어느 쪽이든 개인주의자 강무하의 마음에는 들지 않는다.



신입생들은 잔뜩 긴장해서 교실에 앉아있고 그 교실을 선배들이 차례로 돌아다닌다.


동아리 홍보의 시간이다.


선배님들이 자신들이 속한 서클에 가입을 하라고 권하는 순수(?)한 홍보행사라고 한다.


고등학생들은 중학생들과는 확연히 달랐다.


키도 훨씬 크고 덩치도 크다.


주위를 둘러보니 다들 긴장한 눈치다.


하여튼 한심하다.


내가 이들과 같은 반의 일원이라는 것이 조금 부끄럽다.


빨리 끝났으면 좋겠다.


나는 서클활동 따위에는 애초에 관심이 없으니까...



우락부락하게 생긴 일군의 선배들이 떼를 지어 들어온다.


신입생들이 갑자기 각을 잡고 바로 앉는다.


지금껏 고운 얼굴을 한 선배들이 들어온 것은 아니지만 이번에 들어온 선배들은 그 기세가 확연히 다르다.


신입생들도 그것을 본능적으로 느낀 것이다.


그들이 수컷 특유의 거친 성정을 온몸으로 뿜어댄다.


"반갑다. 나는 '광풍(狂風)' 22기 한석호라고 한다!"


교단에 서서 일장연설을 하는 선배는 그다지 거친 말을 하지 않는데도 나름 위압감이 있다.


덕분에 신입생들이 잔뜩 쫄아붙는다.


마음 약한 몇몇은 거의 울상이 된다.


'광풍(狂風)'이라면 나도 진작부터 들어서 알고 있다.


좋은 쪽으로 유명한 것은 아니다. 말 그대로 불량 서클!


그러니까 한강고교 학생들에게는 공포의 대상인 존재다.


내가 들어서 알 정도면 그 악명이 대단하다고 봐야 할 것이다.


아마도 신입 회원을 뽑으러 온 것이리라.


귀찮은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


강무하는 개인주의자니까······.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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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개인주의자 강무하 (4) 23.05.14 25 2 11쪽
5 개인주의자 강무하 (3) 23.05.13 26 2 10쪽
4 개인주의자 강무하 (2) 23.05.13 35 2 10쪽
» 개인주의자 강무하 (1) 23.05.12 39 2 10쪽
2 펜이 강하냐, 칼이 강하냐, 그것이 문제로다. 23.05.10 41 5 10쪽
1 엄마의 결혼식 +1 23.05.10 85 8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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