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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ueFox 님의 서재입니다.

재벌가의 흑막이나 되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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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ueFox
작품등록일 :
2023.05.10 10:10
최근연재일 :
2023.05.14 14:15
연재수 :
7 회
조회수 :
279
추천수 :
24
글자수 :
31,015

작성
23.05.10 19:09
조회
41
추천
5
글자
10쪽

펜이 강하냐, 칼이 강하냐, 그것이 문제로다.

DUMMY

“아빠! 아빠! 펜이 강해? 아니면 칼이 더 강해?”


“......”


“뭘 고민해? 아빠가 모르는 것도 있어?”


“무하 네 생각은 어때?”


“흠. 내 생각엔 칼이 더 강한 거 같아. 책을 쓴 사람이 뻥을 친 거 같아.”


“그럴 수도 있겠네.”


“암튼 내 생각은 그래! 내가 궁금한 건 아빠 생각. 강성진의 생각을 알려 줘.”


“펜과 칼을 손에 한번 씩은 쥐어봐야 알게 되지 않을까? 말이나 글이 아니라 자신의 손에다 직접!”


“......!”


강성진은 늘 그런 식이었다.


시작은 어린 아이의 유치한 질문이었으나,


그 끝에는 뭔가가 있다.


그야말로 우문에 현답이다.


“칼이 펜보다 더 강해. 일단은.”


“일단은?”


“펜이 강해지기까지는 수많은 단련이 필요해. 그리고 호응해줄 동지들이 반드시 필요하고.”


“......!”


“하지만 칼은! 즉흥적이야. 즉시 반응이 오지. 굳이 인정받으려 애를 쓰지 않아도 몸이 알아서 반응을 할 걸? 강자에게 고개를 숙이고 약자에게는 오만해지는 뭐 그런 동물적이고 본능적인 반응 말이야. 무하 같은 어린이에게는 좀 힘든 말인가?”


“무슨 말인지 알 것 같아. 헤헷!”


“흠. 그 말의 뜻을 너무 일찍 알게되는 것도 곤란한데? 야비한 전략가가 될 수도 있으니까.”


“나 야비한 전략가가 되고 싶어! 어떡하면 전략가가 될 수 있어?”


“......!”


항상 사람 좋은 미소만 보이던 강성진 씨가 그렇게 놀란 표정을 하는 것은 그때가 처음이었던 것 같다.


그래서인지 서둘러 화제를 전환하더라.


“우리 무하, 태권도 배울래?”


“태권도는 실전용으로는 별로래. 태권도보다는 복싱을 배울래. 아니면 유도!”


이것이 키만 멀대같이 컸지 비쩍 마른 약골 소년이 격투기를 배우게 된 동기라면 이해가 되려나?


유도 2단에다 동네 체육관에서 복싱까지 배웠지만 양 손에다 펜과 칼을 모두 쥐어본다는 것의 의미를 전혀 모르고 있었다.


가출 소년이 되기 전까지는.


세상은 정글이더라.


가출 소년 강무하는 칼의 힘을 뼈저리게 자각했다.


그리고 과감한 선빵의 장점도.


손자 병법의 저자인 손무, 손빈도, 오자 병법의 저자 오기도, 그리고 오륜서의 저다 미야마토 무사시도 소싯적에 가출 한 번쯤은 해봤음이 분명하다.


아니면 말고.




싸움이라.


싸움에서 제일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


이기는 것.


무조건 이기는 것.


그리고 뒷마무리가 중요하다.


떠난 자리가 아름답고 깨끗해야 하는 것은 화장실 변기 앞만이 아니니까.


“뭐야? 단백질 도둑 아들 새끼가 왜 나서냐?”


“......”


“단백질도둑! 너 죽으려고 환장했구나? 벼엉신!”


어느새 강무하의 별명은 단백질 도둑이 되어 있었다.


기특하지 않나?


그 모욕적인 조롱에도 불구하고 화를 꾹꾹 눌러 참은 소년의 인내력 말이다.


“이 좆만한 새끼가! 너, 나 잘 모르지? 내가 한강 중학교 원펀맨이야! 원펀맨! 너 같은 강북 촌놈 새끼는 한방에...!”


자칭 한강중학교의 대표 일진 박찬형이란 놈이 나에게 욕설을 퍼붓는다.


그리고는 다짜고짜 주먹부터 날린다.


아마 놈의 머릿속에서는 강무하가 명치를 움켜쥐며 교실 바닥을 뒹구는 그림을 그리고 있지 않을까?


“씨발! 뭐야! 씨발...”


잘 안맞지?


세상 일이 원래 그런 거다.


생각처럼만 되면 타이슨도 이기겠지.


휙! 휘이익!


마치 파리를 잡으려 휘두르는 파리채처럼, 박찬형의 주먹이 허공에서 허우적거린다.


느리다.


너무 느리다.


단박에 놈의 실력이 파악된다.


박찬형 이 놈은 평생 제대로 된 싸움 한 번 해 본 적이 없는 것이 분명하다.


나도 알고 놈도 아는 사실이다.


하지만 제 3자들을 위해서 싸움 실력을 각인시켜 주는 단계가 필요하다.


그것도 반드시.


그래야 이런 똥파리 같은 놈이랑 의미 없는 주먹을 섞을 일이 없을 것 아닌가.


기회가 찾아왔다.


생각보다 일찍.


일진 놈이 쉬는 시간에 만만해 보이는 학교 친구를 붙들고서 빵을 사오라는 둥, 잔돈은 남겨오라는 둥, 헛소리를 하는 일진 놈을 상대로 싸울 기회를 만드는 것은 쉬운 일이니까.


서른 명 가까이 되는 같은 반 친구들 중에서 내 편은 없다.


그래서 섭섭하냐고?


천만에!


학교란 곳은 사회의 축소판이다.


한강 중학교라는 공동체가 강북 촌동네에서 굴러온 돌 강무하에게 내린 냉정한 평가일 뿐이다.


모진 돌이 정 맞는다.


모진 놈 곁에 있다가 벼락 맞는 법이다.


미래의 사회지도층을 꿈꾸는 범생이들에게 의(의)나 협(협)이 존재하리라고는 애시당초 기대도 하지 않았다.


강무하가 사람 보는 눈은 있는 편이라 자부한다.


교실 안을 스윽 둘러 보았다.


내 말이, 맞지?


다들 양아치 일진 새끼한테 쫄았다.


아니면 괜히 끼어들어서 자신의 시간과 노력을 낭비할 필요가 없다고 여겼거나.


아!


계집애 하나가 의자에서 엉덩이를 달싹거린다.


선생님에게 이르려는 걸까?


유치하긴!


그 뒷감당을 하는 것도 꽤나 번거롭지 않을까?


고뇌하고 있는 동급생 소녀의 걱정을 이쯤에서 덜어주련다.


“단백질 도둑놈! 꼴에 정의의 사도라도 된 줄 알지? 약해빠진 새끼! 시발, 졸라 안맞네! 미꾸라지 같은 놈!”


새끼.


입을 삐뚤어졌어도 말은 바로 하자.


단백질 도둑은 내가 아니라 이수진 여사거든?


듣고 보니 은근 기분 나쁘네!


너 이제 죽었다.


초등학교 시절부터 갈고 닦아온 강무하의 복싱 절기가 터져 나온다.


원투 스트레이트!


손 끝에 짜릿한 감각이 전해져 온다.


일진 양아치 놈의 안색이 바뀐다.


아직도 상황이 잘 이해가 되지 않는지 어리둥절한 표정이다.


이해가 되지 않을 때는 반복 학습이 최고다.


펀치 세례가 이어진다.


더블 잽에 이은 좌우 훅으로 몰아 붙인 다음에, 어퍼컷!


양아치 놈의 얼굴이 사색으로 변한다.


놈의 송아지 같은 눈동자에서 공포를 느낀다.


폭력은 이 맛에 행사하는 모양이다.


“그만해! 강무하!”


싫은데?


폭력은 과감해야 한다고 배웠다.


어설프게 건드렸다가는 화근이 될 수 있다고 배웠단 말이다.


조금은 지나칠 정도로.


박찬형이란 일진 새끼가 앞으로는 강무하의 얼굴도 똑바로 쳐다보지 못하도록 확실하게 밟아 놓아야...


“강무하! 그만해! 안 그럼 선생님한테 이른다?”


어이쿠, 무서워라.


이제보니 조금 전에 엉덩이를 달싹거리던 계집애다.


반장이었나?


양아치 놈한테는 찍소리도 못하더니 강무하에게만 지랄이다.


일진 새끼에게는 보복이 두렵지만 강무하는 만만해 보인다는 이야기겠지?


살짝 기분이 나빠진다.


아빠 생각도 나고.


나의 아빠 강성진은 그런 부류의 인간들 때문에 실패했다고 들었다.


원래 발목을 잡는 쪽은 적이 아니라 친구들 중에서, 아니, 친구인 척 하는 인간들 중에서 나오는 법이라더라.


일진 양아치 새끼를 좀 더 짓이겨주고 싶었는데, 이제 재미가 없어졌다.


내 손아귀에 멱살을 잡힌 채로 벌벌 떨고 있는 양아치 새끼를 내팽겨치고서 교실 밖으로 나간다.


“강무하! 어디 가니?”


빌어먹을 계집애!


궁금한 것도 많다.


“한 시간 째고 점심 시간에 돌아올거야. 담임한테 고자질하고 싶으면 그러던가!”


“야! 강무하!”


돌아서는 내 등 뒤에다 반장 계집애가 뭐라고 지껄이고 있다.




**



“강무하! 엄마랑 이야기 좀 해!”


“나는 이수진 여사랑 할 이야기 없는데?”


“너 싸웠다며? 학교에서!”


“......”


“어쩔려고 싸움질이야? 그러다 찍히면 아무 것도 못해.”


“걱정 마. 내 잘못 아니니까. 박하게 봐도 쌍방과실? 그러니까 선도위원회 그딴 거 열릴 일은 없을 거야.”


“공부가 싫어서 방황하는 거야? 공부가 싫으면 다른 길 찾아봐 줄게. 무하 너 연기 학원 다녀라. 엄마랑 아저씨가 끌어 줄 수 있어!”


“난 강성진 씨 아들이잖아? 남들 신세 지는 거 적성에 안맞아.”


“엄마가 남이냐? 그리고 엄마가 왜 재혼을 했는데! 모든 것이 다 무하 너의 앞날을 위해서...!”


“엄마 결혼이 왜 나를 위한 거지? 이해가 안되는데? 그것도 전혀!”


“백상훈 대표는 열린 사람이야. 무하 네게도 합당한 기회를 주기로 되어 있어. 혹시 아니? 무하 네가 지율이랑 수아를 제치고 회사 경영권을 물려받게 될지도...”


“킥킥!”


웃음이 나온다.


어이없지 않나?


호랑이 새끼더러 늑대 굴 속에 들어가 늑대 대장질을 하란다.


“엄마만 믿어. 엄마가 생각이 있으니까. 지율이는 욕심은 많지만 머리는 나빠. 그리고 수아는 착하기만 하고 멍청하니까. 무하 너랑은 그릇부터 달라. 무하 네가 마음만 다잡으면 충분히 승산 있는 게임이라니까?”


더 이상 듣고 싶지가 않더라.


이런 유치하고 치졸하며 탐욕스러운 이야기 따위는.


그래서 뛰쳐 나왔다.


“무하 오빠! 어디가?”


오빠는 무슨.


속 좋은 계집애다.


겨우 생일이 몇 달 빠른 생면부지의 소년에게 꼬박꼬박 오빠라고 부를만큼 착한 계집애다.


백수아 말이다.


그래서 더욱 기분이 나빠지려고 한다.


퉁명스럽게 대답을 하고는 차가운 강남의 밤거리를 홀로 걷는다.


시발!



**



“너 또라이지?”


“엉.”


“꼴통 새끼! 그렇다고 자기 입으로 또라이라고 실토를 하냐! 큭큭큭!”


“그래서, 하고 싶은 이야기가 뭔데?”


“너, 우리 서클에 가입해라. 재미있을 거다.”


강남역 골목길을 배회하다 하필이면 질 나쁜 놈들과 마주치고 말았다.


재수없게도.


그 불운이 강무하의 것인지, 아니면 한강중학교 출신의 일진 양아치 새끼들의 것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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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펜이 강하냐, 칼이 강하냐, 그것이 문제로다. 23.05.10 42 5 10쪽
1 엄마의 결혼식 +1 23.05.10 86 8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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