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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ueFox 님의 서재입니다.

재벌가의 흑막이나 되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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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ueFox
작품등록일 :
2023.05.10 10:10
최근연재일 :
2023.05.14 14:15
연재수 :
7 회
조회수 :
276
추천수 :
24
글자수 :
31,015

작성
23.05.14 09:15
조회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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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글자
11쪽

개인주의자 강무하 (4)

DUMMY

강무하의 예상대로다.


박태식과의 싸움은 내 예상에서 한 치의 오차도 없이 흘러간다.


나의 잽과 스트레이트를 안면에 계속 허용한 박태식의 얼굴이 벌겋게 변해간다.


구경꾼들의 입에서는 탄식이 흘러나오고, 선수인 박태식은 짜증을 내며 욕설을 내뱉는다.


박태식에게 웰터급은 무리다.


저 스피드로는 수준급 아웃복서의 발을 잡는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최 관장님이었으면 뭐라고 하실까?


아마 감량을 해서 라이트 급으로 체급을 낮추라고 호통을 치지 않았을까?


펀치력을 키우려고 스피드를 버리다니,


한심하다.


어리석다!


감량의 고통을 피하고자 체급을 올리는 어리석은 길을 갔을 가능성이 높다.


그리고 그 정도의 정신력을 가진 나태한 놈의 주먹에 맞을 정도로 내가 약해빠진 놈은 아니다.


나는 깡무하다!


빨리 끝내 버릴까?


아니다.


아직은 좀 더 녀석의 발을 무디게 만들어야 한다.


지쳤다고는 하지만 녀석은 웰터급이다.


괜히 서둘다가 럭키 펀치 한 방을 얻어맞게 될지도 모른다.


지친 놈의 주먹을 왜 그렇게 무서워하냐고?


내 얼굴에 상처라도 나면 안된다.


복싱 하는 놈이 얼굴에 피멍 쯤 드는 것을 왜 두려워하냐고?


엄마의 잔소리가 무섭냐고?


아니다.


백수아 그 계집애의 잔소리를 듣기 싫어서일 뿐이다.


오늘은 고등학교 입학식이다.


이런 날 얼굴에 상처라도 나 가지고 집에 들어간다는 것은 '나 오늘 학교에서 싸웠어!' 라고 광고라도 하는 행위니까.


“나, 무하 오빠 좋아해!”


“......”


“나, 강무하를 사랑해! 세상 누구보다도!”


되바라진 계집애.


못하는 소리가 없다.


피 한방울 섞이지 않아도 세상 사람들은 우리를 남매라고 부른다.


어쩌면 내 이름이 강무하가 아닌 백무하로 뒤바뀌는 날이 올지도 모른단 말이다.


물론 그런 일은 없어야 한다는 조건을 달고 백상훈 사장님의 집에 들어온 몸이지만 말이다.


머리가 지끈거린다.


이럴 때는 머리를 쓰는 것이 아니라 몸을 써야 머릿속이 맑아지는 법이다.


나비같이 날아서 벌 같이 쏘아주면 될까나.


무하마드 알리(Muhammad Ali) 처럼, 토머스 헌즈(Thomas Hearns)처럼, 카를로스 사라테(Carlos Zarate)처럼!



박태식이 무서운 기세로 파고든다.


휘두르는 주먹에서 바람 소리가 난다.


옥상에서 지켜보는 이들의 입에서 환호성이 터진다.


선배들은 박태식의 주먹이 내 아구통을 갈겨서 내가 클 대자로 뻗는 모습을 고대하고 있다.


미안하지만 그런 장면은 기대하지 마시라.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큰 법이다.


그 상실감을 어떻게들 감당하시려고?


박태식의 양 훅!


그의 주무기다.


묵직해 보인다.


박태식은 나에게 가벼운 잽을 허용하더라도 큰 펀치 하나로 끝낼 작정인 모양이다.


눈에 다 보인다.


알고 싶지 않아도 말이다.


훅은 저돌적인 인파이터들의 전매특허 같은 펀치다.


관자놀이나 턱에 맞으면 한 방에 쓰러지고 만다.


더구나 녀석은 중량급인 웰터급이다.


가드 위에 맞는 것도 곤란하다.


글러브를 끼지 않은 상태임을 감안해야 한다.


하지만 걱정할 것 없다.


녀석은 강무하의 스피드를 결코 따라잡지 못할 테니까!


나는 아웃복서다.


도망만 다니는 것이 아웃복서 아니냐구?


천만에!


도망이 아니라 거리를 유지하는 것이다.


나는 놈과의 거리를 철저하게 유지한다.


내 풋워크는 녀석의 그것보다 훨씬 빠르고 정교하다.


죽었다 깨어나도 박태식이 내 거리를 깨고 들어올 리는 없을 것이다.


그리고!


내 잽은 마치 날카로운 창날처럼 녀석의 얼굴을 찌른다.


잽 정도야 우습지 않냐구?


글쎄...!


잽이라고 우습게 볼 것이 아니다.


스트레이트를 조금 가볍게 내미는 것이다.


정통으로 맞으면 아무리 웰터급이라도 아찔할 것이다.


빗맞으면?


그것도 조심해야 할걸?


얼굴이 찢어져서 피투성이가 될 수도 있다.


뭐, 그럴 리는 없겠지만...


왜냐구?


나는 놈의 얼굴을 정확히 가격할 것이니까!


빗맞아서 눈 두덩이가 찢어질 걱정은 하지 않으셔도 좋습니다, 박태식 선배님!


저런!


선배님께서 지치셨다.


안 그래도 느린 선배님의 발이 현격하게 무뎌졌다.


다리가 자신의 몸뚱이를 따라오지 못해서 무게 중심이 흔들린다.


이제 끝내야 할 시간이 왔다.


선배님 대접을 해 드려야 한다.


원투 스트레이트 콤비블로로 깔끔하게 끝낼 것이다.


선배님께서 후배의 자상한 배려를 알아주셨으면 좋으련만...


손 끝에 감촉이 온다.


파고드는 박태식이 훅을 날리는 순간 내 특기인 원투 스트레이트가 그의 턱에 작렬하고 말았다.


박태식이 앞으로 꼬꾸라진다.


이제 끝났다.


녀석은 일어나지 못한다.


그리고, 한강고등학교의 옥상은 일순 조용해진다.


응원하던 선배들의 얼굴이 일그러진다.


묘한 쾌감이 전신을 타고 흐른다.


이 맛에 복싱을 한다.


이제 끝인가?


가도 되는 거지?


집에 갔으면 좋겠다.


나는 얼굴에 상처 하나 없는 뽀송한 얼굴로 집에 돌아가서 백수아를 볼 수 있다.


이 정도면 괜찮은 하루였다.


그런데, 아쉽게도 선배님들은 생각보다 훨씬 끈질기다.


이대로 나를 무사히 돌려보내는 것이 자신들의 자존심에 생채기를 낸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그러지 말았으면 좋겠다.


좋은 게 좋은 거 아닌가?


나는 저들의 행동에 간섭할 생각이 없다.


지금도, 또한 앞으로도...


나만 건들이지 않으면 된다.


내 DNA의 절반을 차지하는 강석진 씨와는 달리 강무하는 개인주의자니까!


"어이, 강무하! 선배들을 이래놓고 돌아간다고 하면 곤란하지! 우리도 체면이란 게 있어!"


거짓말이다.


선배들의 체면 운운하는 놈들이 일학년 후배를 몰매를 놓겠다는 건가?


한 놈, 두 놈, 세 놈, 네 놈, 다섯 놈!


뒤에서 쭈뼛쭈뼛하고 있는 놈이 또 셋이다.


이놈들은 기세가 오르면 나를 몰매 놓는데 가담할 것이다.


만약 내가 승기를 잡으면 결코 나에게 주먹을 날리지 않을 놈들이다.


그리고, 뒤에 한 놈!


저놈이 대장이다.


뒤에서 눈빛만으로 이들을 조종하고 있는 놈이 있다.


놈이 바로 광풍회(狂風會) 회장 '박찬현' 일 거다.



"지피지기(知彼知己)면 백전불태(百戰不殆)야!"


"무슨 뜻입니까?"


"자기를 알고 상대를 알면, 백번 싸워도 위태롭지 않다는 뜻이지. 오자병법에 나오는 말이야!"


"백 번 싸워 백 번 이기는 것이 아니구요?"


"그런 게 어딨어? 상대를 알아서 나보다 너무 강하면 도망쳐야지!"


"어떤 놈이 강한 놈인데요?"


"일단 사각의 링에서는 도망갈 곳이 없어! 알지?"


"네. 권투를 하다가 도망갈 일은 없잖아요? 아웃복싱이 도망 다니는 거라는 무식한 사람들도 있겠지만요."


"그렇지. 아웃복싱이 도망 다니는 것은 절대 아니지. 내 말은 길거리 싸움 이야기야."


"싸움요?"


"스포츠 맨이라면 자기 관리도 중요해. 운동한다고 하면 괜히 시비 걸어오는 깡패 놈들도 있거든? 사실 무하 너 같은 경우에는 만만해 보이잖아? 키도 그렇게 크지 않고, 체급도 가볍고 하니까 저놈쯤은 덩치 큰 내가 이길 거 같다, 뭐 그런 생각?"


"아시잖아요? 저는 길거리에서 싸움 안합니다."


"아, 알지! 알구 말고. 말이 그렇다는 거지."


"말씀하시다 마셨잖아요? 어떤 놈들이 강한 놈들이에요?"


"강한 놈들이야 널렸지. 하지만 강한 놈들과의 대결은 피해서는 안되지. 석현이 네가 정상에 서려는 놈이라면 싸워서 이길 생각을 해야지. 문제는 강한 것 같지는 않은데 싸워서 이길 수 없는 놈들이 있어!"


"그게 누구예요?"


"세상에는 상극(相克)이란게 있는 법이지. 별것 아닌 것 같은데 내가 이길 수 없는 상대 말이야."


"관장님! 너무 어려워요. 좀 쉽게 설명해 주면 안되나요?"


"가위, 바위, 보 알지?"


"뭐, 그야 알죠. 그런데 왜요?"


"격투가에게는 가위, 바위, 보 같은 상대가 있어. 무하 너가 바위를 낼 때 상대가 보를 내면 결과는 뻔한 거 아니냐?"


"......"


"복싱에는 치명적인 약점이 있어. 뭔지 알지?"


"하체 공격!"


"맞았어. 다리를 노리고 공격해오는 놈한테는 치명적이지. 특히 킥복싱 말이야."


"복서의 주먹 쪽이 더 빠르고 정확하지 않을까요?"


"문제는 상대가 수준급 킥복서일 때란 말이야. 다리가 팔보다 길거든? 그리고 복서의 앞발은 중심선 보다 앞에 있어야 하잖아? 다리 공격에 무방비로 노출된다구!"


"......"


"무하 너, 복싱은 무엇으로 하는 운동이냐?"


"주먹?"


"설마! 아직도 모르는 거냐? 복싱은 발로하는 거야! 그러니까 로드워크를 그렇게 힘들게 하는 거지. 발이 무뎌지면 복서는 끝이라구! 너, 복서한테 최악의 격투 장소가 어딘지 알아?"


"화장실?"


"너 무슨 생각하는 거야? 깡패냐?"


"헤헷!"


"바로, 모래사장이야. 해변도 그렇고. 왜인지는 알겠지?"


"......, 역시 발이 무뎌져서 인가요?"


"그렇지! 이제야 알아듣네! 그리고 복서에게 상극인 진짜 치명적인 상대는 바로..."


"유도?"


"그 비슷한 거야."


"아, 알았어요. 레슬러!"


"맞았어! 특히 너보다 체중이 많이 나가는 레슬러."


"그럼 실력 좋은 레슬러랑 시비가 붙으면 어떡해요?"


"놈한테 잡히기 전에 때려 눕혀버려!"


"만약 그게 잘 안되면요?"


"도망쳐야지! 36계 줄행랑!"


"에이, 실망인데요?"


어른 말을 들으면 자다가도 떡이 생긴다고 했다.


관장님의 말씀이 틀린 것이 없다.


복싱의 상극은 레슬러다.


상체만 공격하는 그레꼬로만 형도 만만한 상대는 아니지만, 다리 공격에 능한 자유형 레슬러는 참으로 상대하기 곤혹스럽다.


"선배들 체면이 있지 일학년 신입생에게 떼로 덤빌 수는 없지, 안 그래? 강무하?"


"난 괜찮으니까 마음대로 하슈!"


고양이 쥐 생각하듯 한다.


아니 쥐 고양이 생각하듯 하는 건가?


상관없다.


어차피 놈들은 나를 곱게 보내지 않을 것이다.


곱게 가고 싶지만 그러긴 어려울 것 같다.



레슬링 선수가 하나 보인다.


그것도 중량급...


어떻게 알았냐구?


귀를 보면 안다.


귀가 수제비 모양이다.


태어날 때부터 그런 것이 아니다.


매트에 얼굴을 파묻고 기술을 걸고, 기술을 버티다 보니 귀에 상처가 생기고 그 상처가 낫기도 전에 또 다치기를 반복하다 보면 자연 그렇게 된다.


레슬링 선수와의 일대일 대결도 버거운데 다른 놈들도 가만히 있지는 않을 모양이다.


모두 함께 덤빌 기세다.


속칭 다구리를 놓겠다는 말이다.


이렇게 되면 승산이 희박하다.


레슬링 하는 놈이 먼저 태클을 걸어올 것이다.


놈과 내가 엉기어서 바닥을 기게 되면 내게 무기는 아무것도 남지 않는다.


현란한 풋워크도, 먼 거리에서 직사포처럼 내리꽂는 원투 스트레이트도 무용지물이 된다.


남는 것은 힘과 힘의 대결!


그리되면 힘이 센 놈이 절대적으로 유리하다.


체중이 많이 나가는 놈이 장땡이다.


더구나 놈은 힘 좋기로 소문난 레슬러다.


설령 어찌어찌 버틴다 하더라도 다른 놈들이 그 광경을 지켜보고 있지는 않을 것이다.


무자비한 몰매가 쏟아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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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펜이 강하냐, 칼이 강하냐, 그것이 문제로다. 23.05.10 41 5 10쪽
1 엄마의 결혼식 +1 23.05.10 85 8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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