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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스팁 님의 서재입니다.

혈통빨로 아포칼립스 살아남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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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스팁
작품등록일 :
2024.06.22 03:01
최근연재일 :
2024.07.02 02:03
연재수 :
14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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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92
추천수 :
140
글자수 :
74,123

작성
24.07.02 0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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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강남역 벙커 (1)

DUMMY

 “오버로드네.”

 -오버로드...? 그게 뭐죠?


 감남역 벙커에서 일어나는 일은 나도 이해하기 힘든 현상이었기에 전문가(?)를 불렀다.

 방금 현상에 관해 설명했더니 역시 좀비학 전문가답게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결론을 내린 시아였다.


 “좀비들을 조종하는 변종. 지금까지 봐왔던 변종 중에 제일 까다로운 놈이기도 하고.”

 -그렇다는 말은... 벙커의 수뇌부가 오버로드를 컨트롤하고 있다는 겁니까?

 “아니, 그럴 리가.”

 -그럼... 도대체 왜?

 “오버로드가 컨트롤 당할 리는 없고... 아마 무언가 거래가 이루어졌을 가능성이 높지?”

 -거... 거래? 좀비랑 인간이?

 “놈은 지능이 있거든.”

 “어? 지능이 있다고?”


 전에는 들어보지 못한 내용이다. 오버로드가 지능이 있다니... 그렇다면 강남역 벙커도 놈의 함정일 수 있단 건가?


 “지능이라 해봐야 유치원생 정도? 그래서 별말은 안 했던 거야. 함정이나 계략을 짜는 것도 못할걸?”

 “그럼 거래는?”

 “아마 1차원적인 거래일 확률이 높아. 먹을 걸 주면 좀비를 근처로 오지 못하게 한다던가.”

 “...결국 희생자가 있다는 말이구나.”

 -그 희생자가... 백골이구나?

 “아마 그럴걸.”


 염병... 설마하니 좀비한테 던져줄 희생양을 구하기 위한 라디오 방송이었을 줄이야.

 아마 계속 방치하고 있는 한, 희생자는 끝도 없이 늘어날 거다.

 나야 별 상관없는 일이었지만.


 -벙커 내부 인원은 대략 백을 넘어가는 숫자라고 들었어.

 “예? 어떻게 아십니까?”

 -김하사가 잠입해 있는 상태야. 지금까지는 별 수상한 점을 찾지 못하고 생존자 무리와 섞여 있는 거 같다.

 “하루에 몰려드는 생존자 수가 얼마나 됩니까?”

 -보통 셋에서 다섯까지도 온다더라.


 그럼 일주일에 한명 정도는 사고 같은 것으로 가릴 수 있는 수준이다.

 잠깐...? 김하사가 잠입해 있다는 말은 김하사가 희생당할 수도 있다는 거 아닌가?


 “김하사는 괜찮은 겁니까?”

 -...일단 김하사 한테 이 사실을 전하고, 판단을 맞길 생각이야.

 “지금 당장이라도 꺼내오는 편이...”

 -시후야 너도 알잖아. 아귀부대는 자율적인 판단이 가장 중요한 부대야. 김하사가 임무를 속행할 수 있다고 판단하면 우린 그 판단을 믿고 기다리는 거다.

 “끄응...”

 -그래 보여도 유능한 대원이니까 걱정하지 마. 자신이 위험할 것 같으면 바로 뺄걸?

 “알겠습니다. 지원은 필요하십니까?”

 -음, 시아씨 말대로라면 토벌을 진행할 거 같은데... 너한테 강요는 안 한다.”

 “저 혼자 가겠습니다.”

 “뭐... 나느은읍!”


 나 혼자 참전 의사를 밝히자 옆에서 대화를 듣고 있던 시아가 항의하려 했기에 냅다 입을 틀어막았다.

 나야 인간들 사이에 낑겨 싸울 수 있지만, 시아는 아니다.


 ‘너... 저 사람들이랑 같이 싸울 수 있어? 아니잖아.’

 ‘뒤에서 몰래 지원하는 것 정도는 할 수 있잖아!’

 ‘이 위험한 곳에서 따로 떨어진 채로 싸우겠다고? 그냥 죽고 싶다 하지 그러냐?’

 ‘그치만...!’

 ‘그리고 너까지 참전하면 설현이는 누가 지켜?’

 ‘...이 개새끼가 치트키를...’


 내 마지막 말에 시아는 별말을 하지 못하다 결국 한숨을 푹 내쉬며 눈을 감았다.

 시아가 막무가내는 아니라 다행이다.

 나를 쳐다보며 미안한 표정을 짓는 시아 옆으로 우리 이야기를 잔잔히 듣던 설현이 다가왔다.


 ‘시아언니, 우리 집에 또 누가 들어올지 몰라요... 만약 저 혼자 있는데 여러 명이 쳐들어오면 저로서는 막을 수가 없는데...’

 ‘으윽...! 알았어! 안가 안 간다고!’

 ‘히히...’


 배시시 웃으며 나한테 엄지 손가락을 들어 올리는 설현의 모습에 입꼬리가 올라간다.

 시아는 설현이한테 유독 약한 모습을 보여준다.

 아마 나름대로 죄책감을 가지고 있겠지.


 “네, 저 혼자 갑니다.”

 -오케이 시후 네가 와준다면 너무 든든하지.

 “백화점 옥상에 베이스캠프가 있는 겁니까?”

 -어케 알았어?

 “뻔하잖습니까. 건물 내부엔 좀비들이 가득 들어차 있을 텐데.”

 -역시 시후, 척하면 척이야.

 “준비해서 가겠습니다. 아마 오늘 해가 지기 전엔 도착할 겁니다.”

 -고마워 보수는 제대로 챙겨줄게.

 “됬습니다. 저번에 받은 거로 충분합니다.”

 -너 안 챙겨주면 부대원이 뭐라 할 거다 큭큭...

 “...”


 저번에 그리 퍼 줘놓고 또 뭘 주겠다는 걸까? 뭐 저렇게까지 준다는데 더 이상 거절하긴 좀 그렇고. 그냥 빨리 준비해서 강남역까지 가자.

 언제 어떻게 문제가 터질지 전혀 모르는 상황이니까.


***


 “후... 전투 조끼에 K2C1이라니 진짜 오랜만인데?”


 건물 옥상을 뛰어다니며 익숙한 듯 익숙하지 않은 무장을 살폈다.

 등에 멘 총이 덜그럭거리며 등을 쿡쿡 찔러댔고.

 그 와중 허리춤에 찬 환도 역시 찰그락 거리며 자신의 존재를 어필하고 있었다.


 이 무장으로 전쟁터에서 얼마나 굴렀는가. 물론 그때 환도는 없었다만.


 “그나저나... 훅... 머네 역시.”


 옥상을 통해 강남역으로 향한 지 어언 30분 정도 지났으려나? 신세대백화점이 눈에 보이기 시작해 그쪽으로 방향을 틀어 이동했다.


 확실히 중앙대 근처에서 강남역으로 이동하는 건 좀 부담이다. 거리도 거리인데, 중간중간 건물 없이 비어있는 곳은 쭉 돌아가야 하니...


 물론, 이미 가기로 한 이상 무를 수는 없었기에 숨을 헐떡거리며 백화점 앞까지 달려와 옆에 달린 계단을 타고 옥상까지 올라갔다.


 턱!

 “후욱... 훅...! 힘들어!”

 “시후야~!”

 “헉... 소대장님... 확실히 뭔가 받긴 해야 할 거 같습니다?”

 “어휴 고생했다! 여기까지 이렇게 빨리 올 줄이야.”

 “그래서... 후... 뭔가 알아낸 거라도 있습니까?”

 “에이... 벌써 뭔가 알아냈을 리가 없잖...”


 치지직! 치직!


 “어라?”


 당당하게 ‘아무것도 알아내지 못했다’ 라는 송인아의 말을. 그녀의 허리춤에 달린 무전기 소리가 끊어냈다.


 -소대장님...!


 이윽고 무전기 너머로 들려온 말소리에 농담 따먹기를 하던 우리의 표정이 잔뜩 구겨져 갔다.


***


 “여긴...?”


 벙커 안으로 생존자인 척 잠입한 김하사가 벙커 내부를 몰래 살피고 다니던 와중, 무척이나 수상한 통로가 있어 그곳으로 들어가 보았고.

 한참을 통로 안에 머물다 겨우 빠져나온 곳엔 적당한 크기의 냉동 창고가 하나 있었다.


 “미쳤잖아?”


 가솔린으로 작동하는 발전기가 쉬지 않고 돌아가며 축전지를 충전하고 있었으며, 그 축전지가 전기 먹는 괴물인 냉동 창고를 작동시키고 있었다.

 그나저나 왜 냉동창고가 필요할까?

 이곳의 배식은 통조림이나 작은 빵 쪼가리 정도로 이루어져 있는데 무언가를 얼릴 필요가 있을까?

 이렇게 엄청난 에너지를 투자해서?


 “보면 알겠지...”

 벌컥!


 김하사는 별 망설임 없이 창고 문을 열었고. 이내 새하얀 연기와 함께 창고 안의 내용물이 보였다.


 “이런 미친...!”


 그 안에는 여러 조각으로 토막 나 있는 인간 사체와 몇몇 식량이 같이 보관되어 있었다.

 소대장님이 말씀하시길 좀비를 위한 먹이가 있을 거라 했던가?

 혐의 확정이다.


 과연 이 벙커 내부에 이런 시설이 있다는 걸 아는 관계자가 누굴까.

 애초에 벙커를 관리한다는 높으신 분들은 어째 생존자들한테 일절 모습을 보이지 않는다.

 생존자들 중 그나마 간부들 정도가 그들의 명령으로 움직이는 것밖에 정보가 없다.


 “일단 보고를...”


 품 안에 숨겨둔 작은 무전기를 꺼내 송신 버튼을 누르고 입에 가져다 댄다.

 이 무전기 하나 숨기려 얼마나 진을 뺐는지... 그래도 덕분에 소통에 문제는 없었다.


 “소대장님...! 들리십니까?”

 -어! 민서야 뭐 알아냈어?

 “혐의 확정입니다! 인간들 시체가 냉동 창고 안에 가득 들어있습니다!”

 -시아씨가 맞았던 모양이네... 알겠어 일단 그 정도 했음 충분하니까 거기서 빠져나...

 탕!


 콰직!


 “허억!”


 한참 교신하고 있던 차. 갑작스러운 총성과 함께 자신의 무전기가 박살 나 버렸다.

 총성이 들려온 장소를 쳐다보자 어두운 통로 안에서 건장한 성인 남성의 그림자가 걸어오고 있었다.


 “당신은...!”


 이윽고 그 그림자가 통로를 빠져나오자. 어두컴컴한 조명 빛에 남성의 얼굴이 드러났고.

 그 얼굴을 본 김민서 하사는 당혹스러워 할 수밖에 없었다.

 왜?


 “여... 아귀부대 1소대 막내 아니신가?”

 “2소대장님...?”

 “크큭... 알아봐 주니 기분이 좋군그래. 얼마 만이지? 1년 만이었던가?”

 “왜 이곳에 당신이 있는 겁니까!”


 모습을 드러낸 남성은 아귀부대 2소대장 곽경철 상사였으니까.

 1년 전, 테러 진압을 위해 유럽으로 파견 나갔던 그들이 어째서 이곳에 있는가?

 그리고 어째서 자신에게 총구를 들이민 채 비릿한 얼굴을 하고 있는가.


 “한국에 들어온 지는 좀 됐지. 그래 딱 이 참사가 일어나기 일주일 전이었던가?”

 “그런 보고는... 없었지 말입니다?”

 “한국에 들어와서 적당히 놀다 복귀하고 싶었거든 크핫!”

“...”


 그래 그건 그렇다 치자. 원래부터 저 인간은 실력과는 별개로 성실이랑은 거리가 있는 인간이었으니.

 그런데... 어째서 군인인 저자가 권총을 자신한테 들이밀고 있는가.


 “설마... 이 짓거릴 한계 당신입니까?”

 “왜? 안돼? 너도 그 고리타분한 년 밑에 있어서 고지식하네~ 이미 세상이 이 모양인데 뭘...”

 “우린 군인입니다! 국민을 지키는 사람이란 말입니다!”

 “쯧, 나라가 없는데 군인은 무슨...”


 좋은사람은 아니어도 같은 군인이라 생각했거늘, 2소대장은... 아니 저놈은 완전 쓰레기 새끼였다.

 그러나 맞설 수단이 없다.

 이곳이 잠복하느라 총 같은 건 소지하지도 못했다.

 자신의 무기라 해봐야 품 안에 숨겨둔 컴벳 나이프 하나.


 “뭐... 안 그래도 무료하던 참이었는데 잘됬어. 에이스가 들어왔다는 소식에 적당히 조사해보니 옛 동료라니. 참... 애석하군 안 그런가? 김민서 하사?”

 “동료...? 난 당신 같은 쓰레기는 전혀 모르겠는걸?”

 “허... 어디 얼마나 실력이 늘었나 볼까?”

 “뭐?”

 “뭐긴, 재밌게 놀아보자고.”


 비릿하게 웃는 광경철이 이내 자신이 들고 있던 총을 품에 집어넣고 컴벳 나이프 한 자루를 꺼내 쥐었다.

 총을 사용할 가치도 없다 이건가?


 “얕보고 있어...!”


 이를 꽉 깨물곤 컴벳나이프를 쥐어 전투 태세를 취한다.

 방심해 준다면 마다할 필요가 없다.

 쉽게 당해줄 생각은 없다.

 죽더라도 눈 한 짝, 팔 한 짝은 찢어발겨 주마.


***


 “김민서! 민서야!”

 “...무슨일입니까?”

 “갑자기 통신이 끊겼어... 총소리랑 같이!”

 “빨리 출발하죠. 일단 벙커 앞까지 갑시다.”

 “그래 일단 가자...!”


 송인아는 무전기와 여러 장비를 챙겨 벙커로 출전 명령을 내렸다.


 “상대가 무장을 가지고 있다면 내부로 침투하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닐 텐데.”

 “방법이 있습니다. 일단 이동하죠.”

 “오케이 너만 믿는다 시후야...!”


 아무래도 김민서 하사가 막내여서 그런 건지 대원들의 얼굴이 도깨비처럼 일그러져 있었다.

 오늘, 강남역에서 피바람이 불겠구나.


작가의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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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남역 벙커 (1) 24.07.02 66 2 12쪽
13 의심 24.07.01 165 8 12쪽
12 아귀부대 24.06.30 189 7 11쪽
11 망가진 톱니바퀴 24.06.29 192 8 12쪽
10 누가 죄인인가 24.06.28 187 7 14쪽
9 반푼이들 (4) 24.06.27 188 9 13쪽
8 반푼이들 (3) 24.06.26 204 9 12쪽
7 반푼이들 (2) 24.06.25 244 11 12쪽
6 반푼이들 (1) 24.06.24 254 12 11쪽
5 4주후 24.06.23 304 12 12쪽
4 약자는 선한가 24.06.22 309 11 12쪽
3 파국 (2) 24.06.22 382 12 13쪽
2 파국 (1) 24.06.22 441 15 11쪽
1 자연재해 +4 24.06.22 666 17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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