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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스팁 님의 서재입니다.

혈통빨로 아포칼립스 살아남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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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스팁
작품등록일 :
2024.06.22 03:01
최근연재일 :
2024.07.02 02:03
연재수 :
14 회
조회수 :
3,735
추천수 :
140
글자수 :
74,123

작성
24.06.30 02:14
조회
186
추천
7
글자
11쪽

아귀부대

DUMMY

 “저...저게 말이 돼?”

 “김하사는 시후 저놈 처음 보지?”

 “박중사님은 아는 사람입니까?”

 “어... 질리도록 봤지..”


 아귀부대 막내였던 김하사가 얼떨떨한 표정으로 송인아와 시후가 있는 방향을 쳐다보았다.

 송인아 상사가 원래부터 잘 싸운다는 건 질리도록 알고 있는 사실이었다.

 그러나 그 옆에서 구울 들을 한두마리씩 뭉텅이로 썰어 재끼는 저 남성은 도대체 무엇인가.


 송인아 상사와 동급... 아니 근력이나 스피드는 훨씬 우위에 있는듯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구울 열두마리면 보통은 후퇴밖에 생각하지 못할만한 상황이건만, 그런 놈들을 총도 아닌 근접전으로 압도하고 있는 모습을 보니 어이가 없다.


 “우린 낄 껀덕지도 없어, 그냥 옆에서억...!”

 “키에에에!”

 촤악!


 싸우고 있는 둘에게 다가가지 못하도록 좀비와 몇몇 구울을 막고 있는 박중사가 좀비의 머리를 깔끔하게 베어내곤 말을 이었다.


 “후... 두사람 방해만 되지 않게 백업하면 돼.”

 “저분은 이미 전역을 하신 겁니까?”

 “그렇지, 저놈 전역할 때 우리 소대장님이 얼마나 우셨는데.”

 “소... 소대장님이 우십니까?”

 “저 둘은 언제나 같이 작전을 뛰었다고. 아마 그때가 우리 부대 제일의 전성기였을 거다.”

 “계... 계급이 어떻게 되십니까?”

 “하하... 계급?”


 송인아 상사가 항상 옆에 데리고 다녔고, 부소대장인 자신조차 함부로 할 수 없었던 백시후.

 원래는 그냥 보병이었다고 하던데.

 잠깐 백시후가 있던 부대에 들른 송인아 상사가 바로 납치해 왔었다.

 부사관들로 이루어졌던 부대에 난데없는 병사가 와서 놀랐지만, 그의 실력에 다들 아무 말 못했었지.


 “아귀부대의 처음이자 마지막 병사, 백시후 병장.”

 “아... 그 소문의?”


 어느새 앞을 보니 벌써 구울 두 마리만을 남기고 전부 썰어재낀 수호와 인아의 모습에 박중사도 치를 떨었다.

 저게 어떻게 사람인가.

 저 둘이야말로 아귀 부대의 이름에 딱 맞는 이들일 거다.


***


 “후... 소대장님 다 정리...”

 “이리와 우리 이쁜이~!”

 “어얽!”


 기어코 모든 구울들을 정리한 내가 검에 묻은 피를 털어내고 허릿춤에 납도하는 순간 송인아 상사가 나를 꽉 껴안아 왔다.


 “역시 잘 살아남았구나! 그렇지, 우리 시후가 죽을 리가 없지~”

 “그만하시죠... 저 이제 일반인입니다.”

 “이잉~ 안돼~ 우리 시후 다시 누나 품으로 오면 안 되겠니?”

 “안 됩니다. 저를 기다리는 애들이 있어서요.”

 “그 애들이 같이 와도 우리 시후 혼자 5인분... 아니 30인분은 할 텐데 뭐가 문제야~”

 “쨌든 총을 쏘면 귀찮게 될 것 같아서 온 겁니다.”

 “응응, 고맙다 시후야. 덕분에 어그로 안 끌고 처리했잖아...!”

 “그니까 이제 좀 놔주십쇼.”

 “에엥? 우리 맨날 이러고 놀았잖아~ 왜 이제 와서 빼는거야? 누나 서러워?”

 “하아... 그냥 놔둘걸.”


 이 사람은 맨날 무슨 일 터질 때마다 내 뒷덜미를 붙잡고 작전에 뛰어 들어갔던 귀찮은 상관이었다.

 그것도 전역 한 달 남은 말년 때까지 집요하게 나를 찾아다녔었다!


 “여~ 잘살고 있나본데 백시후.”

 “짜식 전역했다고 면회 한번을 안 오냐?”

 “형이 부산 오라 했잖아, 아주 그냥 끝내주는 풀코스로 맞이해준다니까?”

 “하하하핫! 김중사님! 그래 놓고 저희가 부산 갔을 땐 집에서 술만 맥이셨잖슴까!”

 “시끄러워! 우리 시후가 특별한 거지 어딜 너희가 끼려고!”


 그리고 나랑 같이 부대끼며 살았던 부대원들도 마찬가지로 무슨 일 생기기만 하면 나를 찾아다녔었다.

 덕분에 시간이 그렇게 안 간다는 병장 시절에도 시간이 미친 듯이 순삭됬었지.


 참으로 고마~아운 인간들이었다.


 “하아... 저 이제 돌아가 봐야 합니다.”

 “응? 왜? 조금 더 같이 있지 시후야.”

 “같이 사는 애들한테 제대로 설명도 안 하고 왔단 말입니다.”

 “음... 그럼 어쩔 수 없지.”


 그리고 옆에서 천천히 다가온 부소대장 박중사가 웃으며 등을 두드려 주었다.

 이 사람이 그나마 제일 나를 쉬게 만들어준 사람이었다.


 ‘야 시후야! 작전가자!’

 ‘에이... 소대장님, 애 어제 돌아왔습니다.’

 ‘안돼! 난 시후랑 갈 거야! 시후야...! 누나랑 작전가는 거 너도 좋지?’

 ‘...’

 ‘애가 눈을 안 마주치는 거 같습니다?’

 ‘시후야아아!’


 참... 고마운 사람이었지.


 그런데 어째 박중사 옆에 못 보던 얼굴이 식은땀을 흘리며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체격도 왜소하고 뭔가 어리숙해 보이는 게 아귀 부대랑은 별로 안 어울리는 모습이었다.

 애초에 이 부대에 여성 군인이 있다는 것 자체가 보기 힘든 일이었다.


 저 괴물 소대장은 논외로 쳐야겠지만.


 “새로 들어오신 분입니까?”

 “아! 인사해! 김민서 하사야!”

 “아... 안녕하십니까! 이번이 새로 들어온 잠입 담당 김민서 하사입니다!”

 “안녕하세요. 아귀부대 소속이었던 백시후 입니다.”

 “소문으로 많이 들었습니다!”

 “네? 소문?”

 “그... 전출 오자마자 여기 계신 분들 자존심을 전부 꺾어버렸다고...”

 “...”


 내가 박중사에게 이게 무슨 소리냐고 항의하듯 눈짓하자 이내 식은땀을 뻘뻘 흘리며 뒤통수를 긁적거렸다.

 분명 먼저 덤벼든 건 아귀부대 부대원들이었다.

 뭐 허약해 보이는 놈이 이 아귀부대에 있을 자격이 있냐 없냐 그런 이유되었던가?

 ...나도 끌려왔던 건데...


 “하하... 틀린 말은 아니잖아?”

 “...그나저나 잠입 담당이라고요?”

 “애는 원래 산업스파이였다나 봐.”

 “예? 그게 그렇게 연결됩니까?”

 “...군대식 일 처리지. 근데 생각보다 더 유능해서 말이야.”

 “저, 제가 변장이랑 그... 다른 사람 경계 푸는 건 잘합니다!”

 “오... 변장?”

 “애 덕분에 미리 테러 현장에 침투해서 정보 얻기 참 편했지~ 뭐 이젠 옛날이야기지만.”


 뭐 그런 역활이라면 확실히 체구나 전투 능력은 별 상관이 없겠구나.

 그나저나 갑자기 궁금해진 것이 생겼다.

 원래라면 아귀부대는 강원도에 있는 숨겨진 부대인데 어쩌다 서울까지 온 걸까.


 “여긴 왜 오신 겁니까?”

 “실은 여기 벙커라고 불리는 생존자 집단이 있다고 들어서 왔어. 만약 괜찮은 집단이면 무장을 좀 나눠주고 생존자 확보에 도움을 줄 수 있지 않을까 해서.”

 “...강남역 벙커 말입니까?”

 “시후 너도 알고 있구나.”

 “...”

 “왜 무슨 문제 있어?”


 내가 다소 미묘한 표정을 짓자 나를 바라본 박중사가 뒷머리를 긁으며 내 눈치를 살폈다.


 “이건 제 감이긴 한데...”

 “...!”


 실질적으로 내 감은 상대의 호흡이나 목소리로 상대의 의도를 파악하는 거라 내 감이라 하면 다들 심각하게 받아들여 준다.

 제법 정확도가 높거든.


 “벙커라는 집단을 별로 신용하진 마십시오. 영 꺼림직한 느낌이 듭니다.”

 “...그래?”


 ‘저희 생존자 벙커는 강남역을 기준으로 번영하고 있고 수십명이 몇 달은 먹을 수 있는 식량이 있습니다. 다들 이곳으로 오셔서 힘을 합쳐봅시다!’


 생존 초반 라디오에서 울려 퍼졌던 강남 벙커의 방송이었다.

 언뜻 평범해 보이는 방송이지만, 저 목소리에는 간절함이 전혀 없다.

 만약 생존자가 필요하고 뭔가 좋은 뜻을 품고 있다면 분명 누군가 오기를 바라며 간절히 말하는 것이 정상이다.

 그러나 이상하리만치 그런 감정이 느껴지지 않는 방송은 조금 이상하다.


 물론 저 방송은 나도 제대로 의도를 확인하긴 어려웠기 때문에 별생각 없이 방치해 왔다.


 “뭐... 그냥 주의만 드리는 겁니다.”

 “그래, 네가 그리 말하는 데엔 이유가 있겠지.”

 “그럼 전 돌아가 보겠습니다.”

 “에엥~ 우리 시후 벌써 가게?”

 “어쩔 수 없잖습니까.”

 “이익... 부소대장! 시후한테 무전기 남는 거 하나랑 K7 한정 K2C1 다섯정 나눠줘 버려!”

 “네?”

 “오 역시 소대장님. 안 그래도 제가 부탁드리려 했습니다.”


 그게 무슨 소리인가 이 시대에 얼마나 총이 중요한데 그리 막 퍼줘도 되는 게 아니다.

 물론 양날의 검 같은 무기인 건 확실하지만, 총이 있냐 없냐는 하늘과 땅 차이다.

 심지어 경찰들이 들고 있는 리볼버가 아닌 군용 소총이라면 더더욱.


 “소대장님 저희 일행은 끽해봐야 저 포함 셋입니다.”

 “아... 그래? 그럼 K7 한정에 K2C1 세정 가져가. 총알도 넉넉하게 군장에 싸줄게.”

 “...괜찮은겁니까?”


 내 말에 소대장을 포함한 다른 부대원이 씩 웃으며 엄지를 들어 올렸다.

 하여간 다들 잘 싸울 줄만 알지 이래서야 언제 뒤통수를 맞고 죽을지...

 무전기로 연락이나 자주 해야겠다.


 “걱정 마, 코란도에 엄청 많이 재워뒀으니까.”

 “아 맞아, 그 코란도 소리가 안 나던데 어떻게 한 겁니까?”

 “막내가 개조해 줬어.”

 “...잠입담당 이라면서?”

 “어때, 우리 막내 유능하지?”


 소대장이 픽 웃더니 이내 김하사와 어깨동무하며 나를 쳐다보았다.

 다행히 나 대신 더 능력 좋은 신입이 들어온 거 같아 안심이다.


 “뭐... 그럼 감사히 받겠습니다.”

 “연락 자주 해라~”

 “네, 걱정 마시죠.”

 “오케이! 먹을 것도 적당히 넣었으니까 조심히 가지고 가. 근데... 이거 50킬로는 훌쩍 넘을 거 같은데 괜찮겠어?”

 “네, 문제없습니다.”

 “좋아! 역시 화끈해 우리 시후! 내가 좀 더 젊었으면 확 덮치는 건데 말이야~”

 “...이제 서른이잖습니까?”

 “오, 플러팅?”

 “아닙니다.”

 “쯧.”


 참 저 사람도 한결같구나. 오랜만에 만나러 오길 잘한 거 같다. 든든한 무장도 얻었고.


 “그럼 몸조리 잘하십쇼!”

 “시후 너도 죽지 마라~”

 “당연합니다...!”




 이윽고 옥상으로 어떻게 잘 올라간 시우가 옥상 사이를 뛰어다니며 점점 멀어졌다.

 50킬로가 넘는 군장을 메고 사람이 저렇게 뛰어다닐 수 있던가?


 “참... 저놈도 변한 거 하나 없네.”

 “그러게나 말입니다. 저 미친 군장을 메고 옥상 사이를 튀어 다니다니...”

 “그런거 말고. 저놈 지금 우리 때문에 저어기~ 저 건물에서 튀어왔잖아.”

 “예? 어떻게 아십니까?”

 “이동하는 경로가 딱 보이잖아. 제일 가깝고 힘이 안 들어가는 루트의 끝이 저곳뿐이야.”

 “...소대장님도 변한 거 하나 없잖습니까.”

 “엉? 뭐가.”

 “아닙니다..”


 역시 괴물들은 괴물들 밖에 이해할 수 없나 싶어. 박강철 중사가 너털웃음을 흘렸다.

 뭐 확실히 시후는 자신이 아는 그 백시후 였다.

 냉철하고 이성적임과 동시에 자기 사람 한정으론 그런 게 사라지는 그런 놈.

 저 건물에서부터 뛰어왔다고?


 여전히 참... 바보 같은 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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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의심 24.07.01 161 8 12쪽
» 아귀부대 24.06.30 187 7 11쪽
11 망가진 톱니바퀴 24.06.29 188 8 12쪽
10 누가 죄인인가 24.06.28 183 7 14쪽
9 반푼이들 (4) 24.06.27 185 9 13쪽
8 반푼이들 (3) 24.06.26 200 9 12쪽
7 반푼이들 (2) 24.06.25 237 11 12쪽
6 반푼이들 (1) 24.06.24 250 12 11쪽
5 4주후 24.06.23 298 12 12쪽
4 약자는 선한가 24.06.22 307 11 12쪽
3 파국 (2) 24.06.22 380 12 13쪽
2 파국 (1) 24.06.22 436 15 11쪽
1 자연재해 +4 24.06.22 662 17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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