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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강산 님의 서재입니다.

고종시대, 회귀한 특전사가 정치를 너무 잘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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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강산
작품등록일 :
2024.03.25 16:11
최근연재일 :
2024.05.21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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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
24.04.21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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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1쪽

몽둥이가 답이다.

DUMMY

봉준은 민영익의 질문에 명확한 답을 내어주었다.


“보부상단의 조직력과 무력을 이용할 겁니다.”

“자네. 혹시... 일본상인들의 매점매석을 힘으로 제압하겠다는 건가?”

“네. 맞습니다. 지금 일본상인들의 횡포를 막을 방법은 이거 밖에 없습니다.”


일본상인들의 매점매석을 정부에서 막지 못한다면 민간에서라도 막아야 했다.


실제 역사에도 일본상인들의 횡포에 맞서 부산에서 조선상인들이 연합체를 결성하였다.


하지만 일종의 상공회의소 같은 곳이라 이들이 하는 일은 극히 제한적이었다. 그저 일본 영사를 찾아가 매점매석의 자제를 부탁하거나 아니면 영사관 앞에서 항의 시위를 하는 정도였다. 일종에 촛불집회였다.


하지만 이런 비폭력 저항에 일본영사가 콧방귀나 끼었을까... 아마 개돼지 취급하며 비웃었을 게 분명했다.


이런 촛불의 힘을 무시하는 놈들한테는 더 이상 신사적으로 대해줄 필요가 없었다.


정신이 번쩍들만큼 따끔한 맛을 보여 줘야만 했다.


-눈에는 눈. 이에는 이.


상대가 이를 부러뜨리고 눈을 찌르면 우리도 똑같이 해준다.


일본상인들은 낭인까지 동원해 무력을 사용하고 있었다. 이 놈들을 때려 잡으려면 보부상의 무력이 필요했다.


보부상들은 자신들의 봇짐을 산적이나 왈패들로 지키기 위해 항시 칼이나 손도끼 같은 무기로 무장을 하고 다녔다.


더불어 임방소속 보부상이 당했을 땐 끝까지 찾아가 보복을 하는 조직력도 가지고 있었다.


해서 이들은 웬만한 왈짜패들보다 위력이 강했고 조선의 조폭인 검계들도 함부로 건들이지 못했다. 이것이 바로 일본 낭인들을 상대할 힘이었다.


낭인들이 조선상인들을 협박할 때 보부상들이 나서 이걸 막아준다. 이들은 민간인이라 강화도조약에 전혀 위배가 되지 않았다.


“그럼. 보부상들과 일본낭인들이 싸움이 붙었을 때 관아에선 모른 척 해야 하겠군.”

“그렇습니다. 그냥 왈패 취급하면서 욕이나 하면 되는 겁니다. 설령 일본공사관에서 조사를 요청해도 그냥 시늉만 하면 될 겁니다.”


한마디로 짜고 치는 고스톱으로 일본상인들에게 독박을 씌우는 작전이었다. 하지만 이런 완벽한 작전에도 민영익의 근심은 계속 남아 있었다.


“근데 말이야. 보부상들이 과연 우리의 말을 들어 줄지 모르겠네... 아무리 관아에서 모른 척한다 해도 낭인들과 싸움은 위험한 일이네. 자칫 목숨을 잃을 수도 있어.”

“그래도 할 겁니다. 보부상들도 일본상인들 때문에 피해를 보고 있으니까요.”


일본상인들의 횡포로 인한 피해는 일반상인들에게만 미치는 게 아니었다. 보부상들도 막대한 피해를 보고 있었기 때문에 싸울 명분은 충분했다.


여기다 이번 일이 끝나고 난 뒤 몇 가지 품목에 대해 전매권을 준다고 하면 이들은 목숨을 걸고 싸울게 분명했다.


“음... 이 정도면 충분히 우리 제안을 받을 거 같군. 헌데 말이야. 이걸 누구를 통해 추진해야 하는 것인가? 관청인 부상청을 통해서 진행할 순 없지 않은가...”


부상청안에는 명목상 보부상들을 관리하는 도반수들이 있었다. 하지만 이들은 관아와 연결되어 있는 사람들이라 일본이 따지고 들어오면 곤란해 질 수 있었다.


부상청과는 아무 상관없이 보부상들을 조종할 수 있는 사람이 필요했다. 그리고 여기에 딱 맞는 사람이 때마침 있었다.


“지금 대감의 식객 중에 이용익이라는 자가 있지 않습니까?”

“자네가 그걸 어찌 아는가?”

“그냥 귀동냥으로 들었습니다. 그자가 보부상출신이라고 들었습니다. 그자에게 이 일을 맡기면 될 거 같습니다.”

“그래. 이용익... 자네 말대로 그자가 적임자네!”


이용익은 젊은 시절 함경도에서 보부상으로 꽤 유명한 사람이었다. 함경도 도임방에서 보부상들을 관리하는 접주까지 했을 정도였으니 인맥도 상당히 넓은 편이었다.


이런 그가 우연히 단천에 있는 소규모 금광에 투자했다가 이곳에서 금맥이 발견되는 바람에 대박이 터졌다.


이 시기 소규모 금광개발은 개인도 할 수 있었기에 이런 횡재가 가능했다.


이렇게 갑자기 벼락부자가 된 이용익은 이 돈으로 팔도의 도임방 접주들과 밥도 먹고, 술도 먹고, 이것저것 다하면서 즐거운 나날을 보내던 중 우연히 정계진출 권유를 받게 된다.


“저희 보부상들의 권리를 보호하기 위해 용익형님 같은 분이 조정에 진출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뭐 이런 거창한 명분을 내세우며 주변 사람들이 엄청나게 꼬드겼다.


"허허... 사람들... 정치는 아무나 하나... 괜히 잘못하면 패가 망신이지... 난 그딴거 관심없네... 그저 좋은 친구들과 술 마시며 산천유람이나 하고 다닐라네..."


말은 이렇게 했지만 속내는 달랐다. 원래 인간의 욕망이란 게 돈을 좀 벌었다 싶으면 그 다음에 하고 싶은 게 바로 정치였다.


21세기 대한민국에도 이 사실은 쉽게 증명되는 명제였다.


지방에서 돈 좀 번 사람들이 선거 때마다 개떼처럼 출마하는 이유가 바로 이것이 아니고 뭐겠나...


이용익도 이러한 인간의 보편적 욕망에 편승해 못 이기는척 정치를 하기로 하였다.


하지만 정치를 하려면 먼저 과거시험을 봐서 조정에 출사를 해야 하는데... 서른이 넘은 나이에 다시 천자문책 읽어가며 공부할 순 없었다.


해서 현실적으로 그가 선택할 수 있는 건 음서(蔭敍), 즉 조정의 유력대신으로부터 천거를 받는 방법밖에 없었다.


그는 어떤 양반을 선택해야 자신의 출세길이 열릴지 고민하던 중, 조정의 떠오르는 샛별 민영익을 선택했다.


해서 한성으로 올라와 민영익의 집에 식객으로 있으면서 이제나 저제나 그에게 매력 어필할 기회만 엿보고 있었다.


하지만 떠오르는 샛별답게 민영익의 집에는 식객들이 차고 넘쳐서 쉽게 기회를 잡지 못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번에 그 기회를 제대로 잡으리라...


실제 역사에서도 이용익은 민영익 집에 식객으로 있다가 임오군란이 터졌을 때 보부상의 네트워크를 이용해 민비의 피신은 물론 연락책까지 한 공을 인정받아 민영익의 천거로 조정에 출사를 하게 된다.


비록 지저분한 방법으로 벼슬을 시작했지만 그는 능력이 있는 사람이었다.


특히 장사꾼의 능력을 발휘해 조정의 재정을 담당하는 업무를 맡으면서 승승장구했다.


비록 지방관으로 있을 때 몇 가지 비리혐의가 있긴 했지만 충성심과 애국심이 있는 사람이었다.


끝까지 고종을 배신하지 않았고 더불어 일제의 압박에 마지막까지 저항을 하다가 1907년 블라디보스톡에서 의문사를 당하는 비운의 인물이기도 했다.


아무튼 이번에도 그가 의문사를 당할지 말지는 모르겠지만 지금 그가 할 일은 명확했다. 바로 보부상들을 이용해 매점매석하는 일본상인들을 때려잡는 거였다.


봉준은 민영익의 알선으로 은밀하게 이용익을 만난 자리에서 이 사실을 확실하게 각인시켜주었다.


“자네의 손에 조선백성들의 밥줄이 달려있네. 치밀하고 조직적으로 움직여야 해.”

“네. 정령나리. 걱정 마십시오. 왜놈들이 날뛰어봐야 여긴 조선 땅입니다. 조선 땅에서 우리 보부상단을 이길 장사치들은 없습니다요.”

“조심하게. 그들이 낭인들을 동원할 걸세. 자칫 칼부림이 날수도 있네.”

“까짓거 시원하게 한판 붙죠. 보부상들 중에 왜놈들한테 불만 가진 녀석들이 많습니다요. 어차피 관아에서 모른 척 하기로 한 이상, 이번 기회에 확실하게 분풀이 하라고 하겠습니다.”


이용익의 배포가 든든해 보였다. 왠지 일이 잘 끝날 거 같았다.


**********


-빠까야로! 내가 조선상인들한테 쌀을 팔지 말라고 했을 텐데!


일본상인 나카무라가 칼을 찬 서너 명의 낭인들을 데리고 미곡상 행수를 찾아와 협박을 하고 있었다.


행수가 명령을 어기고 조선상인들에게 쌀을 팔았기 때문이었다.


-그럼 어쩝니까? 쌀을 달라고 아우성인데... 조선 사람들도 밥은 먹고 살아야지요.

-닥쳐라! 쌀이 필요하면 우리 일본상회에 와서 사라고 해라!

-거긴 조선상회보다 몇 곱절이나 비싸지 않습니까요? 가난한 조선 사람들이 거길 어떻게 갑니까.

-닥쳐라. 그건 너희 조선 사람들 사정이다. 아무튼 명심해라. 이번이 마지막 경고다. 다음에도 이따위 짓거리를 하면 니 딸년은 유곽에 팔아버리고 나머지 가족들은 모두 발목을 잘라 병신을 만들어 주겠다. 알겠냐!


나카무라의 협박이 도를 넘고 있었다. 행수는 이런 무지막지한 협박에 얼마 전 같았으면 머리를 땅에 박고 손이 발이 되도록 빌었을 거였다. 하지만 오늘은 아니었다.


왜놈들이 온다는 소식에 서둘러 급사를 동래 도임방으로 보냈다. 이제부터는 보부상들이 조선상회를 지켜준다고 약속했다.


보부상들이 무슨 힘이 있다고... 처음엔 이런 약속을 믿지 않았다. 하지만 이대로 더 이상 당할 수 없었던 행수는 이 말을 한번 믿어보기로 하였다. 그리고 이 믿음은 곧 현실로 나타났다.


“야이! 쪽빠리 새끼들아! 왜 조선 땅에서 행패질이야! 뒤지고 싶지 않으면 당장 꺼져!”


수십 명의 보부상들이 굵직한 참나무 몽둥이를 들고 나타났다.


한 대만 맞아도 뼈가 으스러질것처럼 단단해 보이는 몽둥이였다. 이 기세에 나카무라를 비롯한 일본낭인들이 주춤했지만 애써 쎈 척을 하고 나왔다.


-너희들 뭐야! 왜 남의 일에 간섭이냐?

-남의 일이라니! 쪽바리 새끼들이 조선 쌀 털어가는 게 어디 남의 일이야? 이건 우리 밥줄이 걸린 일이다!

-니들 이러는 거! 조선 관아에서 알면 가만있지 않을 거다! 당장 물러서라!

-지랄 염병하네. 니들 우리가 누군지 모르지? 우린 그 유명한 지리산 화적 활빈당이다! 관아 따윈 하나도 안 무서운 사람들이야.


이 말에 나카무라는 뭔가 이상했다. 아무리 봐도 화적떼의 모습은 아니었다. 게다가 지리산이 여기서 얼마나 먼데... 그쪽에서 왔다는 게 뭔가 수상했다.


이에 용기를 내서 다시 한번 이들에게 겁을 주었다.


-만약 우리가 잘못되면 일본의 군인들이 너희를 가만두지 않을 거다! 죽고 싶지 않으면 당장 꺼져라!

-아이씨... 뭔 개소리야... 저것들 아무래도 말로 해선 안되겠다. 그냥 아작을 내버려!


두령의 명령에 참나무 몽둥이로 무장한 수십 명의 보부상들이 일본상인과 낭인들을 공격하기 시작했다.


제 아무리 칼을 차고 있어도 개떼처럼 덤벼드는 쪽수의 힘을 이길 수는 없는 법.


-퍽. 퍽. 퍽. 퍽. 퍽. 퍽.


나카무라와 낭인들이 비오는날 먼지가 나도록 두들겨 맞았다.


-人を助けて!(사람 살려!)

-ああ、私、死ぬね! (아이고 나 죽네!)


이들의 입에서 살려달라는 절규가 계속 튀어 나왔지만 보부상들의 몽둥이 찜질은 계속 되었다. 너무 맞아서 똥까지 싸는 놈도 있었다.


맞아 죽지 않은 게 다행이지...


아무튼 간신히 목숨을 구한 나카무라와 낭인들은 절대로 가만 있지 않았다.


몸을 추스르기도 전에 부산 개항장을 책임지고 있는 동래관아를 찾아갔다.


-당장 동래부사 나오라고 해!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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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 6

  • 작성자
    Lv.51 대역
    작성일
    24.04.21 17:38
    No. 1
  • 작성자
    Lv.99 증오하는자
    작성일
    24.04.21 17:59
    No. 2

    황국협회 생각하면 아주 좋은 것이죠. 더불어 이러라고 호리모토 레이조가 있다고 봅니다. ㅋㅋㅋ

    어찌되든 이일로 인해 일본도 주인공은 더욱 눈여겨보는것이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뭐, 추가로 스나이더와 탄약 사주려면 입을...

    Ps. 이참에 일본놈들 건면포, 건빵을 우리가 도입하고 별사탕 넣을지 궁금하네요. 페미칸이란 아메리카 원주민들 육포 아녀도 건빵은 군인이나 추억으로서 먹고프지 않으려나? ㅋㅋㅋ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9 난의향기
    작성일
    24.04.21 19:15
    No. 3

    잘 보고 갑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9 장만월.
    작성일
    24.04.22 01:27
    No. 4

    일본상인이 부사보고 나오라마라하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9 청은이
    작성일
    24.04.23 11:17
    No. 5

    잘 보고 갑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81 다비드7
    작성일
    24.05.05 15:33
    No. 6

    잘 보고 갑니다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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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 노블리스 오블리제. +6 24.05.14 1,100 40 13쪽
38 민응식의 개꼼수. +8 24.05.13 1,162 42 12쪽
37 언론이 중요해. +6 24.05.10 1,288 41 12쪽
36 혁명은 어려워. +5 24.05.09 1,337 42 11쪽
35 조선엔 병원이 필요해. +5 24.05.08 1,365 41 11쪽
34 조선 해군의 시작 +5 24.05.07 1,547 43 12쪽
33 뛰는 놈 위에 나는 놈. +5 24.05.06 1,574 43 12쪽
32 조선에 다가오는 검은 그림자. +9 24.05.03 1,614 40 11쪽
31 킹메이커. +5 24.05.02 1,651 44 12쪽
30 후반전 빌드업. +6 24.05.01 1,680 43 11쪽
29 빅딜. +8 24.04.30 1,670 50 11쪽
28 금을 너무 좋아해~ +6 24.04.29 1,697 44 12쪽
27 아메리카 드림~ +6 24.04.26 1,836 50 11쪽
26 미국 돈이 필요해. +5 24.04.25 1,845 47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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