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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화환 님의 서재입니다.

Auguste(오귀스트) NO. 9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퓨전

일화환
작품등록일 :
2013.10.01 06:59
최근연재일 :
2013.11.11 05:07
연재수 :
9 회
조회수 :
3,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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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글자수 :
29,132

작성
13.10.11 1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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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이벤트 참여] 바다와 함께 (3)

DUMMY

황금빛이 사방에서 반짝였다. 무슨 취미인지 상자에도 담지 않고 쏟아놓은 황금이 작은 방을 가득 채우고 있었다. 그 사이 사이로 속이 빈 갑옷이 화려한 장식을 단 채 섰고 갑옷들 뒤로는 비단과 희귀동물의 가죽으로 만든 예복들이 해 묵은 아름다움을 뽐내었다.

라라는 천천히 주위를 둘러보았다. 눈병이 걸리지 않을까 걱정될 정도로 금빛이 찬란한 가운데 우물 벽에 붙은 것과 똑같이 생긴 사자 상을 발견했다. 라라는 그 사자의 입에다 손가락을 집어넣어 통로를 다시 열었다. 시원한 바람이 바깥세상으로부터 쏟아져 들어왔다. 라라는 잠시 숨을 들이마시며 그 향취를 만끽했다.

“하아. 자. 시작하자.”

라라는 흩어져 있는 황금 더미를 이리저리 밀었다. 꼬리는 빗자루처럼 쓸면서 금화를 밀었다. 그렇게 하나의 금 더미를 만들자 가죽옷과 비단옷을 이리저리 겹쳐서 금더미 위를 덮었다. 라라는 심호흡을 하고 그 덩어리를 천천히 아가리 쪽으로 밀었다. 금더미의 무게가 라라를 가두었던 그 바닥의 장치를 다시 건드렸다. 문이 다시 닫히려 들었지만 라라가 미는 덩어리가 닫히는 문 사이에 끼어버렸다. 잠시 소름 끼치는 쇳소리가 이어지더니 그 섬세한 장치는 가로막은 황금 더미를 이기지 못하고 영원히 망가져버리고 말았다.

라라는 그와 같은 작업을 두어 번을 반복했다. 곧 금으로 쌓은 발판이 우물 꼭대기까지 착착 올라갔다. 거기까지 끝낸 라라는 금더미에 파묻히듯 누워서 땀을 식혔다. 동그란 하늘이 손에 잡힐 듯 가까웠다. 라라는 하늘을 향해 씩 웃어주고는 금덩이들을 감싸고 있던 옷가지들을 벗겨내어 몸에 둘렀다. 맨땅을 죽어라 기어서 이리저리 쓸리고 긁힌 배와 가슴을 특히 정성스럽게 칭칭 감았다. 손에도 장갑 비슷한 것을 찾아 끼었다.

“됐다! 이제 땅 위에서도 걱정 없어.”

라라는 금더미를 기어올라 우물 가장자리를 붙잡았다. 뒤로 축 늘어진 꼬리가 라라를 자꾸만 뒤로 잡아당겼다. 라라는 눈이 튀어나올 정도로 힘을 쓰고 나서야 꼬리를 우물 밖으로 꺼낼 수 있었다. 상큼한 풀밭이 라라를 반겼다. 라라는 풀밭을 이리저리 뒹굴며 바보처럼 까르르 웃었다.

“꺄아아아아! 나왔어. 나왔어!”

라라는 그러더니 갑작스레 땅을 짚고 십 수 미터를 헤엄쳐갔다. 가슴 쓸릴 일 없어졌다고 아주 막무가내로 팔을 휘젓는데 지나온 땅이 쟁기로 간 것처럼 뒤집혔다. 라라는 거의 몸에다 받쳐 입은 의복류가 거의 찢어지기 직전까지 기어가다 지쳐 쓰러졌다. 솔잎이 폭신폭신하게 깔린 솔숲이었다. 하늘은 안 보이지만 솔 향이 그윽해 라라는 어느새 새근새근 잠이 들고 말았다.

라라가 다시 깨어났을 때는 한밤중이었다. 하늘에는 반달이 이제 막 하늘로 오르려는 찰나였다. 들쥐가 곁을 지나가다가 라라의 갑작스런 기상에 혼비백산에 나무뿌리 안으로 숨어들었다.

“상어, 상어! 상어…….”

라라는 정신없이 고개를 돌리고 나서야 여기가 바다가 아니란 것을 눈치 챘는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라라는 팔을 축 늘어뜨리고 꼬리를 씰룩거리며 기대어 자던 나무에 거꾸로 기대었다. 그 나무 뒤로는 약간 비탈진 경사에 소나무들이 듬성듬성 뿌리를 박았는데 그 나무 기둥들 뒤로 불이 둥둥 떠다녔다. 라라는 눈을 크게 떴다. 웬 인간들이 횃불을 들고 숲을 지나가는 중이었다. 큼지막한 칼날이 횃불 빛에 비춰 번뜩이고 흉흉한 살기가 피부에 와 닿듯 찔러왔다.

라라는 나무를 밀 듯 뒤로 넘어지고 슬금슬금 뒤로 물러났다. 라라의 눈이 하늘을 향했다. 반달이 예쁘게 솔 잎 사이로 비추었다. 라라는 눈을 꼭 감고 고개를 위아래로 흔들었다. 거짓말처럼 그녀의 꼬리가 사라지고 늘씬한 두 다리가 두툼한 옷가지 아래로 뻗쳐 나왔다. 라라는 색이 탈색된 옷을 위주로 머리부터 발끝까지 뒤집어쓰고 주섬주섬 일어섰다. 그녀의 눈은 여전히 횃불 빛들에 고정되어 있었다.

“저들이었을까?”

라라의 물음에 답하는 목소리는 없었다. 라라는 횃불들로부터 등을 돌리고 발을 떼었다. 그믐밤도 아닌데 인간의 몸을 취한 대가는 컸다. 벌써부터 온몸이 저려왔다. 땅에 닿은 엄지발가락으로부터 찌르는 고통이 머리까치 치솟아 올라왔다. 라라는 입을 쩍 벌렸다가 딱 소리가 날 정도로 다급히 위아래 턱을 붙였다.

한 걸음, 두 걸음, 그녀의 발이 사뿐사뿐 앞으로 나아갔다. 몇 걸음 갈 때마다 발놀림이 점점 빨라지더니 곧 달리기 시작했다. 이리저리 삐져나온 가지들이 위협적으로 다가와도 발을 멈추지 않고 달렸다. 달리는 사이 달이 하늘 가운데로 떴다가 슬며시 서쪽으로 미끄러졌다. 그렇게 달리다 어느 순간 다리가 사라지고 관성을 이기지 못한 라라는 요란하게 앞으로 고꾸라졌다.

라라는 그 자세로 몸을 들썩들썩 거리며 한참을 엎어져 있었다. 그러더니 꼬리를 펄떡이며 뭍에 올라온 고등어처럼 온몸을 뒤틀며 비명을 질렀다.

“끄으으.”

솔숲은 사라지고 키 큰 갈대가 코끝을 간질였다. 라라는 포복한 자세로 갈대 위로 미끄러지듯 몸을 밀었다. 달팽이와 경주하는 속도로 몸을 밀어낸 라라는 해가 뜰 때쯤 하늘을 보려는 듯 몸을 뒤집었다.

“여기서 뭐하세요?”

린이 라라의 얼굴에다 바로 제 얼굴을 들이밀었다. 옅은 물빛 머리카락이 하늘을 쏟아 붓듯 라라에게 드리워졌다. 라라는 눈을 번쩍 뜨더니 제 가슴을 부여잡고 눈을 뒤집어버렸다.

“어어? 언니? 죽으면 안 돼요!”

“안 죽었어……깜짝 놀랐잖아. 언제부터 보고 있었어?”

린이 라라의 꼬리 너머를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저기서부터. 뭐가 저렇게 느릿느릿 기어오는지 오빠랑 내기를 했어요. 오빠는 신종 거대 달팽이일거라고 했고 전 괴수로 화한 굼벵이일 거라고 했죠.”

“린. 그래도 굼벵이는 좀 아니었어. 굼벵이였다면 굴러왔겠지.”

린과 어쩐지 닮은 얼굴의 남자가 끼어들었다. 붉은 기 섞인 오렌지색 머리가 마치 불타는 것 같은데다 옷도 여기저기 찢어진 것이 당장 화산에서 뛰쳐나온 신화 속 대적자와 같은 모습이었다. 린은 오라비가 자신을 무시하는 것 같은 말에 다리를 쿵 굴렀다.

“오빠! 거짓말 치지 마요. 나도 다 컸다고요. 내가 살면서 굼벵이가 구른다는 얘기는 처음 들어봐요. 만일 달팽이였다면 커다란 등껍질이 보였을 거라고요.”

린의 오빠란 사람은 동생의 열변에 두 손을 들었다.

“그래, 그래. 졌다. 졌어.”

하지만 귀가 좋은 라라도 들릴락 말락 덧붙이는 것을 잊지 않았다.

“민달팽이였다면 껍질이 없었을 수도 있었겠지만.”

라라는 앓는 소리를 하며 몸을 일으켜 저에게 약간의 관심이 필요하다는 신호를 보냈다.

“라라라고 해요.”

“라이라고 불러.”

린의 오빠가 물병을 건넸다. 라라는 두 손을 뻗쳐 물병을 채가더니 순식간에 다 비워버렸다.

“많이 목말랐나봐? 1 골드.”

“음? 아……지금 돈이 없는데.”

라라는 몸에 칭칭 감은 옷에다가 손을 집어넣었다가 빼 보았다. 손에 금으로 된 동전이 몇 개 집혔다. 아무래도 우물에서 빠져나왔을 때 몇 개 섞여 들어온 것 같았다. 라이는 그 중 하나를 슬쩍 집어갔다.

“금전 개념이 잘 없는 것 같은데 돈 같은 것은 잘 챙기는 게 좋아.”

라이가 금화를 주머니에 넣고 싱글벙글 웃으며 충고한다. 린도 고개를 끄덕였다.

‘왠지 사기당한 것 같아.’

라라가 그런 생각을 하는데 갑자기 라이가 라라의 머리를 찍어 눌렀다. 라라는 어어 하는 사이에 갈대밭에 머리를 처박고 널브러졌다. 라이는 한 술 더 떠 제 배낭을 라라의 엉덩이에다 올리더니 그 위에 털썩 걸터앉았다. 린이 치마를 넓게 펼쳐 라라의 꼬리위에 다소곳이 앉자 라라는 상체에 걸친 옷더미를 빼면 미역 줄기 같은 머리카락만 빼꼼 나온 모양이 되었다.

“뭐 하는…….”

“쉿!”

라이가 얼굴을 들어 올리려는 라라를 냉큼 발로 밟으며 주의를 주었다. 이내 땅을 성큼 성큼 울리며 두세 사람이 다가오는 소리가 들렸다.

“휘잇~안녕하신가, 그래. 못 보던 사이에 웬 계집을 하나 깔고 앉았어들?”

가볍기만 한 목소리를 무겁게 내려 하니 어색함만 잔뜩 묻어나는 목소리였다. 그 목소리와 함께 다가오는 이들의 발걸음이 멈추었다. 갈대 속에 얼굴을 박고 있는데도 피비린내가 물씬 끼쳐왔다. 슬쩍 고개를 돌리니 두건을 두른 검은 가죽옷에 최대한 껄렁해 보이는 표정을 지은 남자가 얼추 비슷해 보이는 똘마니 둘을 대동하고 어기적거리고 있었다.

“우리 지갑을 털려던 소매치기일 뿐이야. 우리가 알아서 할 테니 신경 꺼라. 맡긴 일은 끝내고 오는 거겠지?”

“씨발. 건달이 왜 그딴 짓을 해야 하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나무 태워서 땅 갈아먹는 새끼들 엉덩이를 차서 쫓아줬다. 그 새끼들 뭐야, 그 횃불 든 새끼들? 왜 이 동네에 외지인들이 자꾸 나타난담. 혹시 네들이랑 뭐 있는 거 아냐?”

인어들의 세계에는 없는 욕설. 그 의미가 오히려 라라의 머릿속으로는 토씨하나 빠뜨리지 않고 완역되어 들어왔다. 라라는 침을 꿀꺽 삼켰다.

“목표물을 잃은 산적들일 뿐이다.”

팅 하는 소리가 라라의 머리 위에서 청량하게 울렸다.

“1 골드다. 그 정도면 충분하겠지.”

대장은 제 손바닥에 올라온 금화 하나를 유심히 살피더니 입을 쭉 찢어 웃으며 고개를 들었다.

“우하하하, 죽고 싶냐? 이보쇼, 잘생긴 새끼야. 우린 너 새끼 때문에 하루 종일 좆 빠지게 싸돌아다녔거든? 근데 1 골드가 뭐냐?”

라이의 목소리가 차갑게 식었다.

“너희들한테는 과분한 돈일 텐데?”

“그래! 그거면 며칠을 놀고먹을 수 있을 거면서! 염치도 없어?”

린이 분개해서 벌떡 일어났다. 린의 치마 아래로 라라의 꼬리가 드러났다. 오른쪽 똘마니가 비명을 질렀다. 왼쪽 똘마니는 대장의 어깨를 짚으며 뭐라 뭐라 속삭였다. 린이 재빨리 도로 앉아 라라를 가렸지만 이미 늦은 것 같았다.

“뭐? 그 산적 새끼들이 찾던 그 인어?”

“젠장.”

라이가 짧게 육두문자를 뱉어냈다.

“야, 새끼들아. 이거 대박이다. 저 년이면 우리 인생도 핀다.”

양아치 두목의 눈이 번뜩였다. 놈의 손은 어느새 가죽 옷에 달린 연장을 만지작거리고 있었다.


작가의말

깡패의 습격 이벤트 참여중입니다. 그나저나 이렇게 하면 비슷한 외모의 깡패가 전 대륙에서 한 번씩 습격을 하는 모양인데 다른 분들은 어떻게 처리하실지 참 궁금하군요.

능력치가 육지에서는 망ㅋ함ㅋ지만 린과 라이를 믿고 질러봅니다. 설마 다굴을 당하는데 보고 서 있진 않겠지......

 

* * *

 

라라 현재 상태.

무기(F) : 50/30
마법(E) : 50/100
생명력(C) : 50/200
신성력(E) : 50/30
마력(F) : 50/50
지능(F) : 50/50
신체능력(E) : 50/100
탐사(F) : 50/80
행운(F) : 50/30
과학(F) : 50/30
친화력(C) : 50/170 -> 200 (바다의 공주 + 30)

 

잔여스탯 0

잔여 골드 300

 

 

* * *

1번 싸운다를 선택합니다.

1턴 : 방어

2턴 : 방어

3턴 : 방어

4턴 : 방어

5턴 : 방어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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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 3

  • 작성자
    Lv.56 운상월
    작성일
    13.10.25 13:29
    No. 1

    1턴
    라라가 깡패패거리의 공격을 받고 300(무기 + 신체능력)의 데미지를 받았다.
    라라는 깡패패거리의 공격을 받고 45([데미지 300]*85/100)의 데미지를 받았다.

    2턴
    라라가 깡패패거리의 공격을 받고 300(무기 + 신체능력)의 데미지를 받았다.
    라라는 깡패패거리의 공격을 받고 45([데미지 300]*85/100)의 데미지를 받았다.

    3턴
    라라가 깡패패거리의 공격을 받고 300(무기 + 신체능력)의 데미지를 받았다.
    라라는 깡패패거리의 공격을 받고 45([데미지 300]*85/100)의 데미지를 받았다.

    4턴
    라라가 깡패패거리의 공격을 받고 400([무기 + 신체능력=200]+깡패두목의 스킬 2배 데미지 200)의 데미지를 받았다.
    라라는 깡패패거리의 공격을 받고 60([데미지 400]*85/100)의 데미지를 받았다.

    5턴
    라라가 깡패패거리의 공격을 받고 300([무기 + 신체능력=200]+깡패두목의 스킬 2배 데미지 200)의 데미지를 받았다.
    라라는 깡패패거리의 공격을 받고 60([데미지 400]*85/100)의 데미지를 받았다.

    결과
    깡패들은 도망쳤다.
    미라라소얄[hp : 2000 -> 1745(체력회복은 스킬과 특성 외에는 불가합니다)]의 승리.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56 운상월
    작성일
    13.10.25 13:30
    No. 2

    라라는 500골드를 획득합니다.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Personacon 일화환
    작성일
    13.11.11 03:31
    No.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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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guste(오귀스트) NO. 9 연재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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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 라라 캐릭터 프로필 13.10.06 193 0 -
공지 Auguste Players 13.10.01 211 0 -
9 [전투 결과] 바다로 13.11.11 145 1 7쪽
» [이벤트 참여] 바다와 함께 (3) +3 13.10.11 228 3 11쪽
7 [수련] 바다와 함께 (2) 13.10.11 579 1 8쪽
6 [일상] 바다와 함께 13.10.10 750 5 7쪽
5 [일상] 해는 동쪽 바다에서 (3) 13.10.09 449 2 7쪽
4 [이벤트 참여] 해는 동쪽 바다에서 (2) +3 13.10.04 304 5 10쪽
3 [일상] 해는 동쪽 바다에서 +2 13.10.03 452 4 11쪽
2 [프롤로그] 인어공주 미라라소얄 13.10.01 266 4 3쪽
1 [공통 프롤로그]Auguste 13.10.01 381 5 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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