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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화환 님의 서재입니다.

Auguste(오귀스트) NO. 9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퓨전

일화환
작품등록일 :
2013.10.01 06:59
최근연재일 :
2013.11.11 05:07
연재수 :
9 회
조회수 :
3,851
추천수 :
30
글자수 :
29,132

작성
13.10.11 06:53
조회
579
추천
1
글자
8쪽

[수련] 바다와 함께 (2)

DUMMY

인어족의 전설에 나오는 심해의 등불이다. 해신이 어두운 심해에 갇힌 인어들을 구하기 위해 내린 축복. 고귀한 혈통을 타고난 인어들 가운데 아직 이 권능을 잃어버리지 않은 이들이 존재한다. 그들이 해신의 축복을 온몸으로 뿜어내려면 어떠한 마법적 힘이나 정신적 불안에 흔들리지 않는 고요한 정신을 단련해야 한다.

라라는 밝게 비치는 우물물 속에서 흔들림 없는 눈동자로 주위를 둘러보았다. 어둠 속에서 보이지 않던 것들이 이제 똑똑히 보였다. 그 때 등 뒤로 고개를 돌린 라라가 눈을 크게 뜨고 어깨를 흠칫 꿈틀거렸다. 그러자 라라에게서 새어나오던 환한 빛이 일시에 사라져버렸다.

커다란 사자 대가리 모양을 한 상이었다. 우물 안쪽을 향해 아가리를 벌린 형상이었다. 라라는 심호흡을 하고 다시 심해의 등불을 밝혔다. 이리저리 긁히고 마모되었음에도 여전히 생생한 모습의 사자가 그 모습을 드러냈다. 자세히 보니 돌 벽돌로 된 우물 벽이 조금 패여 나가 움푹 들어간 부분에 흙에 반쯤 묻힌 사자 대가리가 돌출된 것이었다.

‘마음은 바다같이 하라. 끝없는 심연 속에서도 빛이 보일지니.’

라라는 주문처럼 외며 사자 대가리에 더 가까이 다가갔다. 우물 벽은 이제 보니 두 겹으로 푸르스름한 돌로 쌓은 가장 안쪽 벽과 그 뒤에 갈색 돌로 쌓은 벽이 숨겨져 있었다. 색이 완전히 다르니 확실히 알 수 있었다. 사자를 보는 라라의 눈이 먹이를 노리는 물수리처럼 날카롭게 섰다. 파도 속에 숨은 물고기를 잡아채듯 그녀의 눈이 섬세한 조각가의 솜씨를 샅샅이 살폈다.

라라는 순간 번개같이 손을 움직여 사자의 갈기 아래를 붙잡고 당겼다. 그러자 사자의 머리가 분리되면서 정교한 기계장치가 튀어나왔다.

‘빛이다!’

“파하!”

라라는 숨을 가득 들이마시고 득달같이 잠수했다. 그녀는 기계 장치들을 슬쩍 슬쩍 매만졌다. 파이프가 어디로 달리고 어디서 엉키고 톱니바퀴가 어느 축에 연결되는지 그녀의 손가락이 조용히 따라갔다. 라라는 손가락을 돌려도 보고, 가상의 선을 이어도 보다가 제 머리를 붙잡고 마구 헝클었다.

은은한 빛이 달이 뜬 이후에도 우물에서 새어나왔다. 지나가는 여행자가 있었다면 우물 안에 보물이라도 있나 싶어 한 번 쯤 들여다보았을 것이다.

다음 날 라라는 우물 바닥에서 눈을 감고 명상에 잠겼다. 노래를 부르면서 고대의 지혜를 빌리려고도 해 보다가 다시 장치에 달려들어 톱니를 돌려보고 숨겨진 손잡이라도 있나 찾아보려고도 했다.

“급하면 안 돼. 천천히. 저건 분명 뭔가가 있어. 위에서 내려오는 두레박을 작동시키는 것이거나 물을 퍼 올리는 기구일 거야.”

라라는 자기 더러 들으라는 듯, 한 단어 한 단어 주먹을 꼭 쥐고 발음했다. 인어족도 가끔 작은 섬에다가 놀이터를 만들곤 해서 훨씬 단순하긴 하지만 이런 종류의 기계를 접한 적이 있었다. 기계를 만지작거리다가 성질 폭발해서 빛이 꺼지고 마음을 가라앉히는 데 시간 잡아먹기를 몇 번을 반복했다.

라라가 사자 발아래에서 뭘 발견한 것은 달이 두 번 뜨고 지고 나서였다. 라라가 그 근처를 돌아다니면서 꼬리로 몇 번 쓸고 지나다녔더니 쌓여있던 흙이 쓸리고 그 아래에 작은 석판이 하나 드러났다. 오랜 세월 물속에 있었는지 글자 하나를 알아보기가 매우 힘들었다. 게다가 말을 쓴 글씨조차 대륙어와 완벽히 일치하지도 않았다.


침…자?……경고…제 것이 아닌 ?을 대는 자?……저주…함께하리라…그대가……한 계승자라면 왕?…?을 바치고 너…용기?…증명하라.


라라는 석판을 두 번 세 번 읽고 우물 안을 정신없이 헤엄쳐 다녔다. 그러다 지칠 때면 우물 벽에 기대어서 잠을 자듯 눈을 감았다. 그러다가도 번쩍 눈을 떠서 다시 석판을 확인하러 내려가곤 하는 것이다.

‘침…자는 뭘 하는 사람이라는 뜻이야. 그럼 뒤에 못 알아볼 글자는 뭘까? 탐……뒤에 또 같은 모양으로 자와 못 알아볼 글자가 붙어 있어. 그리고 그 뒤에 “왕”뒤로 같은 글자가 붙었다.’

라라는 두레박과 뚜껑으로 반쯤 가려진 우물 위를 슬쩍 흘겨보았다. 한동안 그 위로 구름 한 점 지나가지 않자 라라는 다시 눈을 감고 상념에 빠졌다.

‘대는 자……대는 자……뭘 대지? 볼을 대? 이름을 대? 아냐. 당연히 손을 대겠지. 제것이 아닌 것에 손을 대지 이름을 대겠어? 그럼 손을 대는 자……왕……손을 대는 자에게, 왕에게.’

라라는 물속에서 손을 뒤집었다.

“왕에게 손을 바치고 용기를 증명하라.”

라라는 다시 잠수해서 석판에 도로 쌓이는 흙을 쓸어냈다.

‘무엇이 왕이지?’

라라는 주위를 둘러보았다. 왕관을 쓴 상이나 그 비슷한 것은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라라는 사자 머리를 주워 다가 원래 달려 있던 몸통에 가져다 대었다. 사자의 입이 쩍 벌려진 것이 아마도 안의 기계장치와 공간이 연결되어 있었을 것이다. 라라는 홀린 듯 그 사이로 손을 집어넣었다. 사자의 목구멍에 손이 턱 걸렸다. 검지와 중지, 약지가 그 구멍을 통과해서 뒤쪽 기계장치를 각각 따로 건드렸다.

우르르 쾅쾅 소리가 나더니 우물 한 쪽 벽이 무너졌다. 라라는 짧게 비명을 지르며 붕괴하는 벽 반대쪽 벽으로 헤엄쳐 가 붙었다. 한참이 지나도 굉음이 다시 나지 않자 라라는 살포시 눈을 뜨고 무너진 벽 쪽을 돌아보았다.

“아?”

물이 출렁출렁 흘러들어가는 작은 공간이 보였다. 시커멓게 입을 벌려서 퀴퀴한 냄새가 새어 나오는 커다란 아가리였다. 갈색 벽은 제가 아가리를 벌린 것처럼 자연스럽게 문처럼 양 옆으로 열렸는데 회청색 돌들은 전부 제 자리에서 벗어나 우물 바닥으로 떨어져 꼭 벽이 무너지는 것처럼 보였던 것 같았다.

라라는 아가리의 주위를 맴돌며 눈만 깜빡였다. 그러다가 심호흡을 하더니 아가리 안쪽으로 기어들어갔다. 무거운 꼬리가 바닥에 쓸렸지만 매끈하게 닦인 굴 바닥 덕에 아프지는 않았다. 그런데 라라가 손을 짚은 바닥이 갑자기 쑥 밀려들어가더니 우르릉 하는 소리가 다시 울렸다. 라라의 등 뒤에서 아가리가 닫히고 천지사방이 시커먼 어둠이 되어버렸다.

라라는 한동안 두 손으로 입을 틀어막고 꼼짝도 하지 않았다. 어둠이 곧 침묵이 되어 라라를 휩싸고 돌았다. 한 한 시간이나 흘렀을까. 눈을 감으나 뜨나 똑같이 어둠이었다. 하지만 라라는 눈을 떴다. 손을 가슴 앞에 꼭 쥐고 기원하듯 입술을 달싹거렸다.

“해신이시여…….”

라라는 입술을 더 꿈틀거렸지만 더 말이 나오지 않았다. 벌레라도 한 마리 기어갔다면 제 다리가 땅을 두드리는 소리에 놀랐을 것이다. 라라는 저를 껴안고 바닥에 웅크렸다. 땅에 입을 맞추듯 얼굴을 처박고 목소리를 짜냈다.

“해신이시여……가련한 당신의 피조물에게…….”

그녀의 꼬리가 무언가를 쳤다. 그러자 와장창 하고 귀를 때리는 굉음과 뭔가가 와르르 무너지는 소리가 따라 났다. 수백 마리 벌레가 라라를 덮쳤다. 벌레들이 악귀처럼 달려들어 라라의 몸을 기어오르자 라라는 숨도 쉬지 못하고 몸을 웅크렸다.

다시 한 시간이 지났다.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라라는 이를 악물고 천천히 몸을 세웠다. 단단하고 작은 것들이 라라의 몸에서 차가운 감촉을 남기며 스멀스멀 기어 내려왔다. 두 팔을 꿈틀거리듯 들어 올려 활짝 펼치고 파들거리는 등을 꼿꼿이 폈다.

“해신이시여. 어둠을 밝힐 빛을…….”

라라는 거의 피가 나지만 않을 정도로 제 입술을 깨물었다.

“빛을 주소서.”

라라의 전신으로부터 태양을 닮은 환한 빛이 퍼져 나왔다.


작가의말

탐사 수련입니다. 라라의 컨셉이 드디어 공개되는 군요. 육지에 발붙이고 사는 인간들이 익스트림한 탐험을 하려면 극지방, 고산, 사막 등등을 가야죠.

하지만 인어라면?

 

* * *

라라 현재 상태

무기(F) : 50/30
마법(E) : 50/100
생명력(C) : 50/200
신성력(E) : 50/30
마력(F) : 50/50
지능(F) : 50/50
신체능력(E) : 50/100
탐사(F) : 50/80
행운(F) : 50/30
과학(F) : 50/30
친화력(C) : 50/170 -> 200 (바다의 공주 + 30)

 

탐사 70에 잔여 6과 수련 4를 더해 80

잔여 0 골드 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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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전투 결과] 바다로 13.11.11 145 1 7쪽
8 [이벤트 참여] 바다와 함께 (3) +3 13.10.11 228 3 11쪽
» [수련] 바다와 함께 (2) 13.10.11 580 1 8쪽
6 [일상] 바다와 함께 13.10.10 750 5 7쪽
5 [일상] 해는 동쪽 바다에서 (3) 13.10.09 449 2 7쪽
4 [이벤트 참여] 해는 동쪽 바다에서 (2) +3 13.10.04 304 5 10쪽
3 [일상] 해는 동쪽 바다에서 +2 13.10.03 452 4 11쪽
2 [프롤로그] 인어공주 미라라소얄 13.10.01 266 4 3쪽
1 [공통 프롤로그]Auguste 13.10.01 381 5 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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