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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화환 님의 서재입니다.

Auguste(오귀스트) NO. 9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퓨전

일화환
작품등록일 :
2013.10.01 06:59
최근연재일 :
2013.11.11 05:07
연재수 :
9 회
조회수 :
3,854
추천수 :
30
글자수 :
29,132

작성
13.10.09 12:07
조회
449
추천
2
글자
7쪽

[일상] 해는 동쪽 바다에서 (3)

DUMMY

“‘인어는 다른 이의 수고를 무시하지 않는다’라…….”

라라는 해달처럼 바다에 누워 혼잣말을 했다. 그녀의 꼬리가 가라앉지 않도록 살랑거리며 물장구를 쳤다. 하늘은 맑고 푸른데 가끔 조각구름이 떠가서 구름 한 점 없는 맑은 날이라는 표현은 쓸 수 없었다.

“내가 그 말을 쓰게 될 줄은 몰랐는데.”

사실 인어들에게서 보상을 받을 수 있을지 의심했던 인간 주술사에게 그녀의 어머니가 해주었던 말이다. 인어족의 여왕이 보증해 준 말이건만 인간 주술사는 그조차 믿지 못하고 야반도주했었다.

“인간은 보통 다른 이의 수고를 무시하는 걸까?”

라라가 하늘에다 대고 물었다. 하늘은 대답을 해 주지 않았다.

“‘내일도 해는 동쪽 바다에서 뜨겠지.’”

라라가 몸을 뒤척이면서 중얼거렸다. 옛날부터 그래왔다든지 당연한 이야기를 할 때 쓰이는 말이었다. 그녀는 한 쪽 눈은 수면 아래에, 한 쪽 눈은 수면 위에서 뜨고 한동안 죽은 듯 움직이지 않았다. 잠든 것 같은 모양새였다.

“‘구원의 빛줄기, 마지막 희망.’”

라라가 잠꼬대를 했다.

“‘대륙에 닥친 위기…….’”

라라는 본능적으로 몸을 뒤집어서 숨을 들이 마시고 다시 물속에 얼굴을 처박았다. 그녀는 이제 바다를 향해 질문을 던졌다.

“대륙에 닥친 위기가 뭐지……?”

한가롭게 지나가던 구름이 어느덧 짙어지더니 스콜이라도 쏟아 부을 것처럼 불안하게 넘실댔다. 그때 기이한 감이 바다 저편으로부터 전해져왔다.

라라는 번쩍 눈을 떴다. 야생의 바다 한 가운데서는 바다의 지배자인 인어들조차 깊이 잠들지 못한다. 라라는 물속으로 잠수했다가 돌고래처럼 솟구쳐 올랐다. 공중에서 제비를 돈 라라는 고개를 재빨리 돌려 주위를 확인했다. 물보라가 거세게 일면서 인어공주는 다시 물속으로 떨어졌다.

라라는 인어가 낼 수 있는 최대의 속력으로 직진했다. 라라가 다시 한 번 물위로 솟구쳐 올랐을 때 라라가 느꼈던 위협을 확인할 수 있었다. 라라의 방향으로 다가오는 커다란 배 한 척이었다. 이리저리 찢긴 돛 위에 해골 마크가 선명한 깃발이 바닷바람에 나부끼고 있었다.

라라가 재입수를 하는 순간 라라 바로 옆으로 물기둥이 솟아올랐다. 라라는 망치로 얻어맞은 것처럼 고꾸라졌다. 솟아오른 물기둥으로부터 거센 물결이 일어나 라라를 휩쓸고 지나갔다. 라라는 잠시 정신을 잃은 듯 두 팔과 꼬리를 늘어뜨린 채 꼼짝도 하지 못했다. 그녀가 그렇게 늘어진 사이 바다 바닥까지 끌리는 커다란 저인망이 그녀를 꽁꽁 감아서 위로 끌어올렸다.

“진짜다! 그 놈이 한 말이 진짜야.”

“세상에. 이게 왠 괴수람?”

“사람 상체에 물고기 하체라니……정말 전설 속의 인어가 맞아.”

라라는 어렴풋이 들려오는 사람 목소리에 눈을 떴다. 눈을 뜨자마자 그녀의 눈 위로 물이 쏟아졌다.

“야. 이대로 놔두면 죽는 거 아냐?”

“아냐. 그 놈 말이 물 밖에서도 꽤 오래 있었댔어.”

‘그 놈?’

라라는 격렬한 두통을 느끼며 신음을 흘렸다. 목소리들은 그녀가 깨어난 것을 발견하고 환호인지 비명인지 모를 소리를 질렀다.

“여기 와 봐! 일어났어!”

“대박이다. 야, 야. 너 사람 말 할 줄 알아?”

‘시끄럽다.’

귀를 막으려고 손을 올린 라라는 손을 움직일 수 없자 물 밖에 나온 고등어가 그러하듯 펄떡였다. 온몸이 그물로 친친 감겨 있었다. 곧 남자들이 그녀에게 달려들어 밧줄로 한 번 돌려 맨 다음 선창에 매달자 이젠 옴짝달싹도 못하게 되었다.

“저, 저기. 보스. 우리 고향 동네에선 인어가 바다의 자식이라고 했는데……혹시 저주라도 받는 건 아니겠죠?”

“병신아. 그럴 거면 해적이 되지 말았어야지. 걱정하지들 마라! 저 년 팔아서 각자 한 몫씩 챙기면 이제 이 짓도 손 씻는 거야.”

라라는 눈꺼풀을 억지로 들어 올려 제 상황을 확인하려고 했다. 한 다스는 되어 보이는 장한들이 그녀를 둘러싸고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이 보였다. 저마다 눈 한 짝이 없다거나 머리가 엉덩이보다도 크다거나 하는 개성적인 생김새를 자랑했다.

“근데 선장님. 저런 것을 사려고 하는 사람이 있을까요?”

그 중에서 유독 키가 작고 몸이 빼빼마른 남자가 말을 꺼냈다. 앞니가 태반이 썩은 수염투성이 거한이 말라깽이의 등을 텅 쳤다.

“걱정 말라니까 뭘 들었나! 이 바닷가에선 제 값을 못 받겠지만, 체페리스의 발로니에는 돈을 쓰고 싶어서 안달인 놈들이 많으니까. 전설의 생물이라고 하면 눈에 불을 켜고 달려들겠지.”

“선장님, 놈을 데려왔습니다!”

선장은 낄낄낄 웃으며 문을 열었다. 문밖에 웬 덩치가 낯익은 남자를 겨드랑이에 끼고 나타났다. 선장이 겨드랑이에 끼어 숨도 잘 못 쉬고 있는 남자의 뺨을 툭 치며 물었다.

“저게 네가 말했던 그 인어가 맞냐?”

“예, 예! 맞습니다.”

“젠장. 그 얘긴 인어가 저것 외엔 또 없단 얘기잖아.”

선장은 남자를 바닥에 내팽개치더니 몇 번 끔찍하게 내리밟았다. 남자가 숨이 끊이질 듯 헐떡였다.

“저……저 인어……를 잡기만 하면 전 놓아주시는 걸로…….”

“씨발 이 새낀 또 해적놈 말을 처 믿었구만? 데려가서 감옥에다 처넣어.”

라라는 거기까지 밖에 듣지 못했다. 온몸이 얼얼한데다 머리가 띵해서 점점 알아듣기 힘들어지고 더는 기억하지도 못했다.






기절한 조개처럼 아무 움직임도 보이지 못하고 배가 흔들리는데 따라 흔들리던 라라는 살며시 눈을 떠 방 안을 살폈다. 모처럼 잡은 전설의 생물이 혹여 도망갈 새라 보초를 세워놓았다. 보초는 해적답게 벽에 기대어 퍼질러 단 잠을 즐기는 중이었다. 라라는 눈을 내리깔아 자신의 상태를 살폈다. 아까보다 사정은 좀 나아졌다. 그물에 칭칭 감아 매달아 놓으면 상품의 건강에 그다지 좋지 않을 거라 생각한 건지 아니면 그 상태로는 뭘 먹일 수가 없다는 걸 깨달은 모양인지 나무 창살로 된 감옥에 갇혀 있었다. 창살 감옥에는 라라와 비슷한 처지의 인간들이 두 팔이 등 뒤로 묶인 상태로 이리저리 널브러져 누워있었다. 그때 라라의 눈동자에 창살 사이로 살짝 들어온 그릇이 비쳤다. 죽과 같은 것이 가득 담겨 있었다.

라라의 눈이 번쩍 떠졌다. 라라는 팔로 바닥을 짚으려다 저도 다른 포로들처럼 두 팔이 묶여 있다는 걸 눈치 챘다. 먹을 것을 향해 기어가려면 순전히 온몸 근육으로 바닥을 밀어야 했다. 악전고투 끝에 음식을 입에 집어넣는데 성공했다.

“크흑.”

울음이 터져 나올 뻔했다. 라라는 입술을 잘근잘근 씹으며 눈을 부릅떴다. 그녀의 입으로 대륙의 언어 대신 오래된 고대 인어어가 흘러나왔다.


두려워하지 말라.

어디를 가든 내가 너희와 함께할지니.

마음은 바다같이 하라.

끝없는 심연에서도 빛이 보일지니.


왕의 노래였다. 그녀의 아버지가 종종 부르곤 했던 노래였다. 똑 하고 눈물 한 방울이 마른 나무 바닥을 적셨다.

라라는 몸을 웅크리며 눈을 꼭 감았다. 해는 동쪽 바다로 뜬다. 그런데 아무런 지표가 없는 바다에서 해가 지면 동쪽이 어딘지 알 수가 없었다.


작가의말

배은망덕한 선원은 결국 천벌을 받았습니다. 진주도 빼앗기고 노예신세가 되었군요. 근데 라라는 뭔 죄를 지었던 거지?

 

* * *

 

라라 현재 상태.

 

스탯 분배

무기(F) : 50/30
마법(E) : 50/100
생명력(C) : 50/200
신성력(E) : 50/30
마력(F) : 50/50
지능(F) : 50/50
신체능력(E) : 50/100
탐사(F) : 50/70
행운(F) : 50/30
과학(F) : 50/30
친화력(C) : 50/170 -> 200 (바다의 공주 + 30)

 

잔여 스탯 4

골드 200(일시적 소유 불능 상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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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전투 결과] 바다로 13.11.11 145 1 7쪽
8 [이벤트 참여] 바다와 함께 (3) +3 13.10.11 228 3 11쪽
7 [수련] 바다와 함께 (2) 13.10.11 580 1 8쪽
6 [일상] 바다와 함께 13.10.10 751 5 7쪽
» [일상] 해는 동쪽 바다에서 (3) 13.10.09 450 2 7쪽
4 [이벤트 참여] 해는 동쪽 바다에서 (2) +3 13.10.04 304 5 10쪽
3 [일상] 해는 동쪽 바다에서 +2 13.10.03 452 4 11쪽
2 [프롤로그] 인어공주 미라라소얄 13.10.01 266 4 3쪽
1 [공통 프롤로그]Auguste 13.10.01 382 5 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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