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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e****** 님의 서재입니다.

대충 사는 인간의 세상 뒤집記

웹소설 > 일반연재 > 퓨전, 판타지

keju0422
작품등록일 :
2022.06.14 04:52
최근연재일 :
2023.01.30 19:55
연재수 :
200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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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206
추천수 :
373
글자수 :
836,773

작성
22.07.16 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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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쪽

시리즈1 킹덤 : 전쟁

시리즈1 킹덤 : 왕들의 무덤




DUMMY

66화

- 싫어, 이 인간이, 할머니!! 저리 가, 떨어져, 할아버지!! 강도야!!


선의가 끝내 내 팔을 물었다.


- 아야, 내 딸이 아빠를 문다! 사람 살려!!


선의가 내 손에서 벗어나자 냅다 달아났다.

수건으로 머리와 옷을 대충 닦고 뒤쫓아 갔다.

모임은 식당에서 거실로 자리를 옮겼다.

거실 탁자에 간단한 안주와 술병이 놓여 있었다.

분위기는 화기애애(和氣靄靄)했다. 상쾌지수(爽快地數)가 최고조로 달했다.

선의는 할머니 즉 이 조몽대의 어머니 곽세린 여사 옆에 바투 앉았다.

그리고 뒤따라온 나에게 혀를 에~ 하고 내밀었다.

아버지는 오랜만에 만취 상태라 모든 게 기분이 좋았다.

뭔 생각을 해서인지 아니면 보이는 게 그런지 흐뭇한 미소가 귀에 걸려있었다.


- 깨웠어?

- 응, 꼭 물에 빠진 생쥐 같잖아, 큭...

- 니가 그렇게 만들었구나, 잘했어, 귀염둥이, 쪽...


엄마가 묻자 선의가 장난끼 가득한 얼굴로 대답했다.

엄마가 다시 잘했다고 선의를 안고 뽀뽀까지 했다.

아니 이 집은 날 골통 먹이기로 메뉴얼을 만들었냐,

할머니랑 손녀가 손발이 너무 잘 맞네.


- 니가 선문답(禪問答)하는 큰 스님이야?

- 성철 큰 스님, 경남 산청 단성면 묵곡에서 태어나셨다는 정도는 알고 있어?

- 지금 선문답(禪門答)해?

- 왜, 그러시오, 낭자?

- 1,000조(兆)를 툭 던져 놓고 사라졌잖아?

- 미안, 내가 보기보다 술이 약해...


수진 누나가 어떻게 풀어야 할지 막막한 수수께끼 같은 1,000조에 골머리가 아팠다.

그 원인 제공자는 어디론가 사라졌다가 나타나니 조금은 짜증이 났다.


- 그래 장고(長考) 끝에 악수(惡手)를 찾았니? 묘책을 찾았니?

- 머리에 너무 선명하게 하나가 박혀서 딴 건 생각이 안 났어...


누나가 앞에 한 말이 걸렸는지 의도적으로 부드럽게 물었다.

나는 또 장난끼가 도졌다.


- 그래? 그 선명한 게 뭔데?

- 누나 엉덩이, 헤...

- 작은엄마 몽대 좀 뭐라하세요?!


베아트리체는 빵 터졌고, 이시하라 유는 얼굴을 돌려 키득댔다.

엄마와 선의는 어이구 인간아 하는 표정으로 나를 쳐다봤다.


- 자, 봐, 실컷 봐, 보기만 해, 엉뚱한 상상하지 말고, 에이 나쁜 놈. 배드 보이!


수진 누나가 벌떡 일어났다.

그리고 그 예쁜 엉덩이를 내 쪽으로 들이밀었다.


- 그래 봐서 아나...

- 뭐 어쩌라구, 그럼 벗을까?! 엄마 몽대 좀 때려주세요, 저 인간 미워 죽겠어.


내가 능글능글 굴었다.

수진 누나의 과민반응은, 아니 호들갑은 다분히 이시하라 유우를 의식했다.

유우가 모를 리가 없지만...


- 창문이 어디 있더라, 우리 집에 베이징 대학 창문 같은 게 있나...

- 엄마?!


베아트리체는 언제나 내 편이었다. 나를 기준으로 놓고 옳고 그름과

맞고 틀림을 판단했다. 순전히 정실(情實)이었다. 그런 베아트리체의 발상이

앙증맞다고 할까, 귀엽다고 할까? 큭... 사업 말아먹으면 어쩌지 살짝 걱정이 앞섰다.

베아트리체의 농담에 수진 누나는 더 약이 올랐다.

약간의 오버(over)도 보였다. 꼭 연적(戀敵) 이런 거 떠나서 보이는 유우에 대한

본능적 경계심?

하여튼 누나의 행동은 좀 과해 보이긴 했다. 벽창호인 내가 봐도...

엄마가 고개를 빼서 수진 누나의 엉덩이를 노골적으로 훔쳐보고

당신의 엉덩이와 고개를 돌려 비교했다.


- 이쁘긴 이쁘네, 유명세라 생각해라, 그렇다고 내 아들이 묵언 수행하는

수도승 할 거도 아니고, 이쁜 걸 이쁘다 하는데 입을 막는 건 좀 그렇다...

- 이번만 봐주시죠, 수진 씨?


내 모친 곽세린 여사까지 은근히 나를 두둔했다.

이시하라 유우는 곽세린 여사의 반응에 살짝 위기감을 느꼈고 비위가 거슬렸다.

그런 자신에 화들짝 놀라 얼굴을 화끈거리게 했다.

아차 싶었다. 속을 읽히면 안 된다. 페이스에 말리면 안 된다, 포커 페이스...


- 솔직히 여자로서 니가 부럽다, 내 엉덩이는 축 처졌는데...

- 참 나 배부른 소리 한다, 동상 내 거 봐, 난 내려앉았어, 몽대 아빠 보지 마요,

부끄럽게...

- 어딜 봐, 이 엉큼한 인간아!


엄마가 수진이 누나가 의기소침할까 봐 부러움을 표하자 베아트리체는

엄마보고 기죽지 말라며 일어나 엉덩이를 내보이다가 아버지가 베아트리체

엉덩이를 게슴츠레한 눈으로 무심결에 흘겨봤다. 아버지가 볼 거라 알면서도

베아트리체는 과도하게 놀라 풀썩 자리에 앉았다.

엄마가 엉큼하다며 아버지 옆구리를 찔렀다.

우린 한바탕 웃었다. 스스럼없었다. 다 내려놓았다. 세속적이라고 해도 좋다.

겉치레는 싫다. 껍데기를 벗어야 인간이 보인다, 껍데기는 가라, 그거였다.

그걸 베아트리체가 솔선했다.

내가 알던 베아트리체가 아니었다. 완전히 환골탈태했다. 언제나 뒤에서 지켜보며

감정을 극도로 자제했었는데, 말뿐만 아니라 지금은 적극적으로 나서서 이 자리를

희화화(戲畫化) 시켜버리지 않는가, 지상으로 내려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베아트리체여...


- 우리처럼 이렇게 가볍게 웃고 넘어가면 얼마나 좋아, 사람 사는 게 이런 건데

말이야... 근데 이런 큰 프로젝트 앞두고 수진의 베이징 대학 엉덩이 해프닝이

자칫 독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이지, 괜한 기우이기도 하지만...

- 세인들에게 빠른 각인은 여론을 움직일 수도 있잖습니까?


베아트리체의 일말의 걱정에 나는 기우(杞憂)가 아니라 오히려 득이 될 수

있다고 했다.


- 솔직히 어머니가 걱정하듯 내가 벌인 객기가 고민이 되긴 해...

- 행동의 제약을 받을 수 있겠군요?


수진 누나의 우려에 유우가 자기 느낌을 말했다.


- 수진이는 이 프로젝트의 중추적인 인물에 경영자의 한사람이야, 좋게 부각(浮刻)

되면 그 해프닝이 이미지 개선에 큰 도움이 되겠지, 그러나 온갖 중상모략(中傷謀

略)과 권모술수(權謀術數)가 난무하는 사업이 될 텐데 언론 매체가 순진하게 가만두

려나, 구설수는 끊임없이 양산될 거고, 그 해프닝은 양념처럼 뿌려져 주객이 전도

될까 살짝 걱정되긴 해, 그렇다고 언론을 움직일 수 없어, 이런 일은 특히 그렇

지, 오히려 역효과가 클 거야, 긁어서 부스럼 만드는 거지.

- 노이즈 마케팅도 있는데, 그리고 누나가 선한 이미지잖아요? 저 큰 눈 보면 여론의

향방도 제 갈 길을 잃고 누나를 동정하는 쪽으로 흐를 겁니다, 한 마디로 본질과 다른 이미지로 세탁되는 거죠, 뭐.


똑똑한 사람들은 생각이 너무 많은 것 같았다. 나는 베아트리체의 심각함에

농담을 덧칠했다. 아니나 다를까 수진 누나가 나를 흘겨봤다.

나는 외면하며 휘파람을 부는 시늉을 했다.

수진 누나가 방석을 움켜잡았다.

겹눈으로 봤다. 언제든지 피할 만반의 준비는 되었다.

그런데...


- 윽~


엄마가 먼저 방석으로 내 얼굴을 후려쳤다.


-나이스 샷, 감사합니다, 작은엄마, 메롱.

- 아들, 넌 어째 일평생 진지함이란 없냐?


무방비 상태에서 난데없이 엄마의 한방이 날아왔다.

수진 누나는 고소하다고 격하게 박수를 쳤다.

베아트리체는 재밌다고 까르르 웃고

이시하라 유우는 아주 짧은 순간 놀라다가 다시 포커 페이스로 돌아갔다.


- 여론은 새털과 같은데...


진지한 표정을 한 내 딸 조선의가 의외로 한 마디 툭 던졌다.


- 조작(造作)은 문제가 되지만 새털을 날리는 바람이 중요하다...

- 유투브,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틱톡, 카톡 등 SNS 세상이니까...


수진 누나가 조선의 말에 일리가 있는지 귀가 번쩍 띄어 즉각 반응했다.

선의가 구체적으로 바람을 일으킬 SNS 종류를 열거했다.

아, 그 말이었구나, 나는 그때야 선의의 말뜻을 알아차렸다.

그건 실로 놀라운 일이었다. 10살 된 어린 선의를, 흔히들 나이로 말하면 어른들

세계에 끼어들게 했다는 것이고 진지하게 받아들였다는 것이었다.

이 큰 프로젝트에 옵서버(observer)가 아니라 중심 멤버로 말이다. 나중엔 상상을 초월하는 1,000조(兆)나 되는 엄청난 사업 규모인데 말이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니까, 로 보면 자연스러울 수도 있었다.

선의의 영특함과 능력은 이미 검증되었으니까... 그렇다고 해도 파격에다 획기적인 대사건이었다. 선의 입장에선 뭘 그런 걸 가지고 하겠지만, 아빠 입장에선 드러내놓고

미소는 보이지 않아도 흐뭇한 일이었다. 이젠 숨어서가 아니라 드러내놓고 선의의 의

견과 조언을 들을 수 있을 거도 같았다. 우리 프로젝트 최연소 경제 고문? 큭...

아버지는 선의가 대견한지 말없이 게슴츠레한 눈으로 선의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엄마는 선의가 자랑스러워 뺨에 뽀뽀를 쪽 했다.

베아트리체가 그 모습을 부러워했다.

그 장면을 놓치지 않은 내가 뺨을 내밀었다.

가까이 있었으면 정말 뽀뽀했을지도 모르지만, 베아트리체는 손바닥으로 입술을

찍어 나에게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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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7 시리즈1 킹덤 : 왕들의 무덤 22.07.07 28 2 9쪽
56 시리즈1 킹덤 : 왕들의 무덤 22.07.06 25 2 9쪽
55 시리즈1 킹덤 : 왕들의 무덤 22.07.05 25 2 9쪽
54 시리즈1 킹덤 : 왕들의 무덤 22.07.04 24 3 9쪽
53 시리즈1 킹덤 : 왕들의 무덤 22.07.02 27 3 9쪽
52 시리즈1 킹덤 : 왕들의 무덤 22.07.02 27 3 9쪽
51 시리즈1 킹덤 : 왕들의 무덤 22.07.01 30 3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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