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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김의 서재입니다.

Fortuna : 그 남자의 복수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퓨전

조영김
작품등록일 :
2020.03.25 12:57
최근연재일 :
2022.01.30 07:00
연재수 :
256 회
조회수 :
370,509
추천수 :
3,606
글자수 :
1,293,490

작성
21.10.23 07:00
조회
417
추천
5
글자
11쪽

10-2

DUMMY

“음....일단 경찰에서 상대 운전자를 조사하는 내용에 대해서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하 실장님, 담배 피웁니까? 잠시 나가서 이야기를 나누고 싶은데요?”


“알겠습니다, 잠시만 기다려 주십시오. 사장님 가족분들이 오실 수 있으니까, 제가 직원들에게 이야기해 놓고 오겠습니다.”


하민호 비서실장이 남아있는 비서실 직원들에게 몇 가지 당부 사항을 전달하고 되돌아오는 모습을 보면서 황문달이 엘리베이터 쪽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병원 건물에서 나와서 야외 주차장 쪽으로 걸어가자, 나무 벤치가 있고 재떨이가 세워져 있었다.


밤늦은 시간이라서인지 사람들은 없었다.

황문달 사장이 주머니에서 담배를 꺼내서 하민호 실장에게 내밀었다.

짧은 묵례와 함께 담배를 한 개비 꺼내 든 하민호 실장이 주머니에서 라이터를 꺼내서는 황문달의 담배에 불을 붙여 준 후에, 자신의 담배에도 불을 붙였다.


“후우~”


황문달이 담배 연기를 한 모금 깊게 빨아들였다가 길게 내뿜었다.

하민호 실장도 답답한지, 옆에 서서 담배를 깊게 빨아들이고 있었다.

잠시 후에 박상인이 종이컵 두 개를 들고 조심스럽게 다가왔다.

박상인의 곁에는 허대호 사장과 전용수 본부장이 역시 종이컵을 든 채로 함께 걸어오고 있었다.


“자, 따뜻한 커피를 대령했습니다. 사장님, 실장님 한 잔씩 드시지요.”


“감사합니다, 과장님. 나오셨습니까, 사장님, 본부장님.”


“힘든 훈련을 끝내고 귀국하셨다는 이야기는 들었습니다. 오래간만에 뵙습니다.”


“네, 사장님도 안녕하셨지요?”


황문달과 전용수가 가볍게 인사를 나누고, 박상인이 내미는 커피를 황문달이 전용수가 내미는 커피를 하민호가 받아 들었다.


“자, 다들 모이셨으니까 이야기를 해봅시다. 하 실장님, 운전기사는 어때요?”


황문달의 질문이 의도하는 바를 잠시 생각한 하민호가 황문달의 눈을 바라보면서 대답했다.


“운전기사인 배중화 씨는 믿을만한 사람입니다. 사장님 차를 운전한 지도 꽤 되었고, 신원 조사에도 특별한 내용이 없었습니다. 경제적으로 안정적이고 가정에도 별다른 일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회유나 협박을 받을 만한 정황은 없었습니다. 하지만, 추가적으로 확인을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하 실장님이 눈치가 빠르시군요, 하하하. 일단 내일 저희 직원을 보낼 테니 운전기사의 인적사항을 한 부 복사해 주세요. 사건이 벌어졌을 때 주변부터 확인하는 습관이 있어서 그러는 거니까, 혹시라도 기분 상하지는 않으셨으면 합니다.”


“천만의 말씀이십니다, 아까도 말씀드렸듯이 여 팀장님께 지시를 받았습니다.”


옆에서 조용히 커피를 마시면서 담배를 피우던 허대호 사장이 대화에 참여했다.


“황 사장님께서는 이번 교통사고에 배후가 있다고 의심하고 계시는 겁니까?”


“의심이라기보다는 오랜 습관입니다. 게다가 우리가 행하는 일에 적이 많이 생기고 있는 상황이지 않습니까? 그리고 생각보다 거친 면을 보여주는 경우가 종종 있어서요. 전 본부장님도 겪어보셨잖습니까?”


황문달이 대화 중에 전용수에게 시선을 보냈다.

황문달은 최정식 전 목포 경찰 서장이 떠올랐고, 전용수는 강원도의 산속에서 벌어졌던 활극이 떠올랐다.

두 사람 모두 입맛을 다시면서 애꿎은 담배만 피워댔다.


“하 실장님, 정 사장님의 오늘 일정이 어떠셨습니까?”


“오전에는 회사에서 업무를 보셨고, 오후에 김포공항에 전용수 본부장님과 직원들을 맞으러 함께 이동했습니다. 이후 저녁 약속이 있으셔서, 저와는 헤어져서 따로 움직이셨습니다.”


“저녁 식사는 누구와의 약속이었는지 알고 계십니까?”


하민호 실장이 침을 꿀꺽 삼키면서 긴장된 표정을 지었다.


“민주평화당 국회의원들과의 모임이었습니다. 참석자는 권갑노 의원이 있다는 것만을 알고 있고, 다른 참석자를 소개해준다는 이야기는 들었지만, 누군지는 알지 못합니다.”


“내부에서 일정이 흘러나갔을 가능성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공항까지의 일정이야 비서실 직원들 대부분이 알고 있었습니다만, 저녁 약속은 저하고 식당을 예약한 다른 비서 한 명 정도밖에 모르고 있습니다. 정치인들과의 만남은 조용하게 진행하는 편입니다.”


“운전기사는 미리 알고 있었겠지요?”


“그렇습니다, 이동 동선을 미리 알려줬습니다.”


황문달이 옆에서 담배를 물고 수첩에 메모하고 있던 박상인에게 시선을 주었고, 박상인이 고개를 끄덕였다.

박상인이 물고 있는 담배에서 재가 흩날렸다.


“우발적인 교통사고가 아니고 계획된 사건이라고 밝혀지게 되면 어떻게 될까요?”


전용수 본부장이 황문달에게 물었다.

전용수의 눈빛이 이전보다 훨씬 더 날카로워졌다고 생각하면서, 황문달이 고개를 갸웃했다.


“글쎄요, 사건의 전말을 조사하는 것까지가 저의 임무입니다. 이후의 판단은 보스가 하시지 않을까요?”


고개를 끄덕이는 전용수를 바라보던 박상인이 한 마디를 덧붙였다.


“보스의 명령이 있으면 한바탕 몸이라도 풀고 싶어지신 겁니까? 하하하.”


전용수가 대답 없이 꽁초만 남은 담배를 재떨이에 비벼 끄는 모습을 보며 머쓱해진 박상인의 옆구리를 황문달이 팔꿈치로 쥐어박았다.

황문달이 앞니로 아랫입술을 깨물면서 인상을 쓰는 것을 본 박상인이 고개를 들어 하늘의 달을 찾았다.


“이야기가 얼추 끝났으면 저는 수술실로 가보겠습니다. 사장님 가족분들이 오셨을 것 같아서요.”


“그렇게 하세요, 저는 여기서 박 과장하고 이야기를 좀 더 하다가 들어가겠습니다.”


하민호 실장이 묵례하고, 뒤돌아서자, 허대호 사장과 전용수 본부장도 말없이 뒤를 따랐다.

멀어지는 세 사람을 보면서 박상인이 중얼거렸다.


“전 본부장, 저 양반 눈빛이 바뀐 것 같지 않아요, 형님?”


“훈련이 성과가 있었나 보지. 너도 한번 다녀와 볼테냐?”


“에이~ 저는 현장에서 뛰는 게 체질입니다, 체질.”


황문달이 피우던 담배를 종이컵에 집어넣고는 컵을 구겨서 쓰레기통으로 던졌다.

종이컵이 짧은 포물선을 그리더니 쓰레기통 안으로 들어갔다.


“오우~ 형님, 실력이 줄지 않으셨는데요? 하하하.”


“객쩍은 소리는 그만하고, 경찰서는 통화해봤냐?”


“네. 마침 강남서 교통계에 한 다리 건너니까 아는 친구가 있더라고요. 가해 차량 운전기사는 술은 마시지 않은 상태였는데, 본인 말로는 졸음운전을 했다고 했답니다. 이름 차동수, 나이 42세, 운전 경력은 꽤 오래된 화물차 전문 기사입니다. 기혼이고요.”


수첩을 꺼내서 메모한 내용을 보면서 이야기하던 박상인이 황문달과 눈을 마주치더니, 씨익 미소를 지었다.


“재미난 것은 차동수의 본적지가 목포더군요. 자세한 것은 살펴봐야겠지만, 냄새가 납니다. 흐흐흐.”


“그래? 우연한 일이 공교롭군. 그쪽은 상인이 네가 직접 움직여봐. 애들한테만 맡기지 말고. 알겠지?”


“알겠습니다. 걱정하지 마십시오.”


“이번 일이 탁일만이와 연관이 된다면 파장이 크겠는걸?”


“아무래도 그렇겠죠?”


박상인의 질문에 답을 하지 않은 황문달이 고개를 돌려서 수술실이 있는 쪽을 바라보았다.


* * *


이라크 바그다드.

교외의 한적한 공터에 차를 주차한 말리키가 창문을 조금 내리고는 주머니에서 담배를 꺼내 불을 붙였다.

가끔씩 거친 바람이 불어오는 가운데 말리키의 담배 연기가 허공으로 사라져갔다.


부우웅.

묵직한 차량의 배기음이 울리더니, 차 한 대가 말리키의 차량 옆에 와서 멈췄다.

시동을 끄지도 않은 채 차에서 내린 콧수염을 멋지게 기른 남자가 말리키의 차량 조수석 문을 열고 들어왔다.


“어서 와라, 아메드. 어젯밤의 근무는 어땠어?”


“날마다 비슷하지. 지난밤에는 장군들 몇몇이 대통령궁에 들어와서 회의를 하고 갔어. 쿠웨이트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더군.”


“쿠웨이트? 자세히 얘기해 봐.”


“뭐가 그리 급해? 담배나 하나 줘봐. 밤새 근무 서느라 담배도 제대로 피우지 못했다고.”


말리키가 급하게 주머니에서 담배를 꺼내어 아메드에게 건네주었다.

아메드가 담배 연기를 한 모금 빨아들인 후에 말을 이어갔다.


“미국의 참전 여부에 대한 회의였어. 장군들 중 몇은 미국이 개입한다면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을 거라고 우려를 표했지만, 뒤늦게 회의에 참석한 우사이가 그런 장군들을 몰아붙이더군.”


“우사이? 우사이가 회의에 참석했다고?”


“응! 미친 놈. 술을 얼마나 마시고 왔는지, 술 냄새와 화장품 냄새가 한참 떨어진 나에게까지 건너오더군.”


“역시, 가장 강경한 것은 우사이지?”


“맞아. 무슨 원유 생산제한량 위반 이야기도 나오고, OPEC도 거론되더군.”


“음....역시나 저지를 게 틀림없나 보군”


“말리키, 너희 쪽은 어때?”


“우리도 비슷해. 쿠웨이트 군의 배치 현황이라던가 취약한 곳을 찾는 정보들을 분류하고 있어. 어차피 효용 가치가 높지 않은 정보들이기는 하지. 우리 군이 전격적으로 밀어붙이면 2~3일 이내에 쿠웨이트 전역을 점령할 수 있을걸? 그쪽의 군대라고 해봐야 우리 1개 사단 정도밖에 안 되니까. 단지 미군이 끼어들 틈이 없이 끝내기 위한 정보 취합 활동일 뿐이야.”


“그렇군. 가족들은 어떻게 할 거야?”


말리키를 향한 아메드의 눈빛은 절박해 보였다.

아메드와 눈이 마주친 말리키가 한숨을 내쉬었다.


“후~우. 그러기에 어쩌다가 시린과 사랑에 빠져서는.....”


“그만. 그 이야기는 그만두자, 말리키. 나는 앞으로의 일을 생각하고 싶어. 과거를 회상하는 것은 너무나 고통스러워.”


“그래, 미안하다, 나의 친구야. 지금까지 확보한 정보를 분석해보면 전쟁은 7월 이후에 일어날 게 틀림없어. 나는 6월 말쯤에 가족들과 시린을 요르단으로 보낼 생각이야. 그곳에서는 내가 전에 만났던 친구가 가족들을 돌봐줄 거야. 이후에 전쟁이 발발하면 나는 쿠웨이트로 건너가게 될 거고. 그쪽에서 사우디아라비아 국경을 넘은 후에 요르단으로 이동할 거야. 네가 문제지.”


아메드가 다 타버린 담배꽁초를 창밖으로 내던진 후에 말리키를 바라보자, 담뱃갑을 통째로 꺼낸 말리키가 아메드에게 건네주었다.

아메드는 말없이 새로운 담배를 꺼내물고는 불을 붙였다.


말리키의 친구 아메드는 현재 후세인 대통령의 경호실에 소속되어 있었다.

어려서부터 말리키와는 한동네에서 자랐었다.

일찍 부모가 돌아가셔서, 친척 집에서 자라던 아메드를 말리키의 부모님도 예뻐해 주셨었다.

함께 군 생활을 하기도 했었고, 현재는 부서가 다르지만, 가끔 만나서 서로의 어려움을 위로해주던 사이였다.

몇 년 전에 아메드가 연인이 생겼다며 시린을 말리키에게 소개시켜주었을 때, 말리키는 진심으로 축복해주었다.

하지만, 시린이 쿠르드족이라는 것을 알게 된 후에는 많은 우려를 건넸다.




※ 본 작품에 등장하는 인물 및 단체는 실제와 무관한 것으로 허구임을 말씀드립니다. ※ 추천과 댓글은 작가에게 힘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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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 9-2 21.07.25 628 8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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