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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김의 서재입니다.

Fortuna : 그 남자의 복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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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김
작품등록일 :
2020.03.25 12:57
최근연재일 :
2022.01.30 07:00
연재수 :
256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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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0,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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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1,293,490

작성
21.08.15 07:00
조회
5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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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글자
12쪽

9-8

DUMMY

“돈은 다른 분야에서 벌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당장 빌헬름이 주관하고 있는 일만 해도, 놀라운 수익금을 우리에게 가져다줄 수 있을 겁니다. 조나단이 [맨해튼 트리뷴]의 경영진과 접촉하도록 하세요. 2천만 달러 초반대까지 가격 협상이 된다면 바로 인수를 진행해도 좋습니다. 상세한 내용은 변호사들과 상의하시면 될 겁니다.”


“알겠습니다, 보스. 보스의 뜻대로 이루어질 겁니다.”


“여 팀장은 서울에 연락해서, [주간 서울] 인수가 마무리되는 대로 일간지로의 전환 내지는 기존 일간지에 대한 인수합병을 추진하라고 해. 이쪽의 [맨해튼 트리뷴]과 연결하면 시너지가 좋아질 테니까”


“알겠습니다, 보스. 걱정하지 마십시오.”


* * *


1990년 3월 31일 금요일.

서울시 강남의 포르투나 회의실.

회의실에는 몇 명의 손님들이 자리하고 있었다.

정필모 사장의 왼쪽에는 황문달 사장이 앉아있었고, 오른쪽에는 이종구 변호사가 자리해 있었다.

맞은 편에는 [주간 서울]의 조성철 사장과 이성찬 편집장이 앉아있었다.

테이블에는 예쁜 잔에 커피와 주스 등 각자가 원한 음료가 놓여 있었다.

앞에 놓인 주스를 한 모금 마신 후에 테이블에 내려놓은 이종구 변호사가 서류를 꺼내서 맞은편의 조성철 사장과 정필모 사장의 앞에 한 부씩 놓아 주었다.


“양쪽에서 말씀하신 내용이 들어가 있는 계약서입니다. 최종본을 양쪽에서 모두 검토하셨으니까, 바로 계약서 날인을 진행하겠습니다. 자, 여기, 여기하고 이곳에 도장을 찍으시면 됩니다.”


변호사의 안내에 따라서 조성철 사장이 도장을 찍었다.

정필모 사장 쪽에서는 미리 준비된 법인 인감도장을 변호사가 대신 찍었다.


“조성철 사장님? 두 부의 계약서를 나란히 놓고 간인을 찍으시면 됩니다. 네, 좋습니다. 그렇게 찍으시면 됩니다. 자, 이제 다 됐습니다. 이제 계약서를 한 부씩 나눠서 가지시면 됩니다. 여기 5천만 원짜리 수표입니다. 이서까지 모두 끝내놓았으니까, 1층에 내려가셔서 은행에 들르시면 바로 현금으로 바꾸실 수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좋은 거래에 감사드립니다. 조 사장님.”


“저야말로 감사드립니다, 정 사장님. 앞으로 회사를 잘 성장시켜 주시기를 응원하겠습니다.”


“네, 이제 계약이 끝났으니까 조 사장님은 자리를 좀 비켜 주시겠습니까? 이성찬 편집장님과 의논할 일이 남아있어서요. 하하하.”


“아······. 네. 알겠습니다. 이 편집장. 수표는 현금으로 바꿔서, 이 편집장 통장으로 약속한 금액을 입금해 놓을 테니까, 나중에 연락하라고.”


어색한 인사를 건넨 조성철 사장이 회의실을 빠져나갔다.

이성찬 편집장은 한편으로는 속시원하고, 한편으로는 마음이 답답한지 복잡한 표정이었다.


“자, 이 편집장님. [주간 서울]의 인수자로서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앞으로도 [주간 서울]의 편집장은 이 편집장님께서 맡아 주시면 됩니다. 계약 단계에서 말씀드렸듯이 기존 직원들의 지위도 모두 그대로일 겁니다. 다만 약간의 조직 개편이 이루어질 거라는 점을 말씀드려야겠군요.”


“조직 개편이라고요? 아니, 분명히 모든 직원을 그대로 두신다고 약속을 하셨잖습니까? 계약서에 도장을 찍었다고, 바로 말씀을 바꾸시는 것은 좀 아니지 싶습니다만?”


이성찬 편집장이 황문달 사장과 정필모 사장을 번갈아 가면서 쳐다보았다.


“아, 이런. 황 사장님이 미리 얘기를 안 하셨나 보군요? 이 편집장께서 오해하시는 것 같은데, 직원을 감축하거나 하겠다는 게 아닙니다. [주간 서울]은 [일간 대한] 사와 합병하게 될 겁니다. 그래서, 중복되는 부서의 인원들을 재배치하겠다는 겁니다. 물론 이성찬 편집장께서 통합 신문사의 편집장을 맡게 되실 겁니다.”


“네? 합병이요? [일간 대한] 신문사와요?”


“네, 그렇습니다. 합병되는 회사는 가칭(假稱) [행운 신문]이라고 이름을 지을 생각입니다. 전(前) [일간 대한]의 주용만 주필이 통합 신문사의 사장을 맡을 것이고, 이성찬 편집장께서 통합 편집장을 맡을 겁니다. 괜찮으시지요?”


이성찬은 깜짝 놀랐다.

[일간 대한]이 메이저 3사에는 끼지 못하지만 어쨌든 전국적인 보급망을 갖춘 전국구 일간지였다.

최근 발행 부수가 떨어져서 고생하고 있다는 이야기는 들었지만, 사주(社主)가 바뀐다는 소문은 듣지 못했었다.

힘없는 주간지인 [주간 서울]의 직원들은 전국구 일간지와의 통합 회사에서 일하게 된다면 모두 좋아할 일이었다.


“감사합니다, 뜻밖의 말씀이라서 놀라기는 했지만, 최선을 다해서 일하겠습니다. 직원들도 모두 좋아할 거라고 생각합니다.”


“잠시 후에 주용만 사장이 이곳으로 올 겁니다. 나가서 담배 한 대 피우고 들어와서 서로 인사를 나누고 첫 회의를 진행하면 되겠군요.”


어리벙벙 정신을 차리지 못하는 이성찬 편집장을 뒤에 두고, 정필모와 황문달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10분 정도의 쉬는 시간 동안, 회의실 밖에 나가서 담배를 피우고 들어온 이성찬은 조금 진정이 되어 있었다.


직원들이 들어와서 회의실을 정리하고, 다시 음료와 커피를 세팅했다.

자리에 앉아서, 잠시 후에 마주하게 될 신임 사장을 기다리면서 이성찬은 마음이 떨려오고 있었다.

정필모가 앞장서고 이어서 흰 머리의 중후한 인상을 가진 사내가 뒤따라서 들어왔다.

이성찬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서, 허리를 숙였다.

함께 일한 과거는 없었지만, 주용만 사장은 40여 년을 언론계에서 일한 선배였다.


“자 두 분 인사하세요, 이쪽은 이성찬 편집장님, 이쪽은 주용만 사장님입니다.”


“처음 인사드리겠습니다, 사장님. 그동안 말씀은 많이 들었습니다. 이성찬이라고 합니다.”


“나도 이 편집장 이야기는 많이 들었어요. 주간지에만 머물기에는 능력이 많은 분이라고 들었었습니다. 앞으로 함께 잘해봅시다.”


“네,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이성찬과 주용만이 간단한 인사를 나누고 자리를 잡고 앉았다.


“자, 오늘 이 시간부로 [주간 서울]과 [일간 대한]은 하나의 회사가 될 겁니다. 애초의 계획은 [주간 서울]을 일간지로 전환하는 것이었는데, 여러 가지 상황이 맞물리면서 [일간 대한]과 합병하는 것이 더 효율적이라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통합 회사의 사옥을 이전할 장소는 지금 찾고 있으니까, 당분간은 기존의 사무실을 사용하셔도 됩니다.”


“사옥을 이전한다는 말씀이십니까? 저희의 규모가 작으니, 저희가 [일간 대한] 쪽으로 옮겨가는 것이....”


“아닙니다. [일간 대한] 사무실은 저도 한 번 가봤는데, 비좁더군요. 우리는 앞으로 더 많은 시설을 갖추고 직원들도 증원할 생각입니다. 그래서, 지금 분당 쪽에 새로운 사옥을 생각하고 있습니다. 지금 한창 부지 정리 중이라서, 마땅한 곳을 찾는 대로 건축을 시작할 생각입니다.”


“신사옥을 건설한다는 말씀이십니까?”


“대한민국 최고의 언론사를 목표로 하고 있는데, 그 정도는 투자해야 하지 않을까요? 그리고, 조만간 결정되겠지만 미국의 유력한 언론사의 인수를 추진 중에 있습니다. 그렇게 되면 미국 언론사와 제휴가 이루어질 겁니다.”


“예? 미국 언론사 말입니까?”


정필모의 이번 언급에는 주용만 사장의 눈이 커다래졌다.

신사옥에 대한 이야기는 들었었지만, 미국 언론사는 금시초문인듯한 반응이었다.

정필모 사장이 씨익 미소를 지었다.


“최근에 미국 현지에서 협상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기대하셔도 좋습니다. 하하하.”


“혹시 미국에서 협상이 진행되고 있는 신문사의 이름을 말씀해주실 수 있으십니까?”


“하하하. 주 사장님, 너무 조급하게 생각하실 것은 없습니다. 미국에서도 전문가들이 투입되어서 협상이 진행중입니다. 조만간 결과가 나올 것입니다. 두 분은 앞으로 [행운 신문]을 어떤 방향으로 이끌어 나갈 것인지를 의논하시면 됩니다. 그러고 나서, 지원이 필요한 부문을 정리해서 보고해 주시면 항목에 대한 검토를 거쳐서, 필요한 부분에 대해서는 전폭적인 지원이 이루어질 것입니다. 기대하셔도 좋습니다.”


“알겠습니다. 좋은 기회를 주셔서 감사합니다, 사장님.”


“열심히 하겠습니다, 사장님.”


주용만 사장과 이성찬 편집장이 자리에서 일어나서 정필모에게 고개를 숙였다.


* * *


1990년 4월 2일 월요일.

뉴욕에 있는 마이클의 사무실에 오래간만에 핵심 인원들이 모여 앉았다.

조영과 여한모, 마이클과 야마모토, 조나단까지 편안한 소파에 느긋한 자세로 앉아서 담소를 나누고 있었다.


“마이클, 휴가는 어땠어요?”


“오랜만에 딸과 함께 시간을 보냈습니다. 제게는 아주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보스.”


“딸이 이제 많이 컸겠군요?”


“네, 6살이 되었습니다.”


“마이클, 이혼한 전 부인이 다시 결합하자고 하지 않아요? 이번 일본 증시 투자로 마이클에 대한 소문도 월가에 많이 났을 것 같은데요? 흐흐흐.”


“뭐, 그런 눈치가 없는 것은 아니었지만, 저는 별로 생각이 없습니다. 그저 아이와 함께 보낼 수 있는 시간을 허락해 주는 것에 대해 조금 더 관대해진 것에 고마워하고 있습니다.”


“직원들도 휴가를 실컷 즐기고 왔을 테고, 이제 일 이야기를 해볼까요?”


“우선 일본 증시는 우리가 대량의 옵션을 행사한 이후에 잠시 반등세를 보이다가 다시 하락하는 분위기입니다. 아마도, 우리의 옵션 행사가 주가의 바닥을 찍었다는 신호로 해석이 되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당분간은 박스 구간에서 위, 아래로 요동치면서 흔들림이 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다만 지난주에 일본 정부가 [부동산 대출 총량규제]라는 정책을 발표했는데, 그에 관한 결과에 따라서 향후에 경기가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입니다. 자세한 것은 야마모토 이사가 설명해 드리는 게 낫겠습니다.”


“발단은 1985년의 플라자 합의였습니다. 이후 엔고(円高)로 인한 일본의 경기둔화를 막기 위해서 일본 정부는 저금리정책을 펼치게 되었습니다. 이로 인한 과잉유동성을 배경으로 부동산 담보 대출이 급증하게 되었습니다. 이에 위기의식을 느낀 일본 정부가 지난주에 [부동산 대출 총량규제]라는 이름의 대출 제한 정책을 펴게 된 것입니다. 요점을 말씀드리자면 나름 적절한 정책적 판단인듯해 보입니다만, 문제는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첫 번째는 시기의 문제입니다. 이러한 정책이 1987~1988년경에 나왔다면 훨씬 효과가 좋았을 텐데, 지금은 조금 늦지 않았나 하는 우려가 있습니다. 두 번째는 일본의 대장성과 은행간에 충분한 소통과 인식의 공유가 부족했지 않았나 싶은 정황들이 보여지고 있습니다. 정책 발표 초기부터 삐거덕대는 장면들이 연출되고 있습니다. 세 번째는 1금융권인 은행권의 총량규제가 효과적으로 제한된다고 가정했을 때, 총량규제의 대상에서 제외된 주택금융 전문회사와 농협 금융기관들의 부동산 대출 쪽으로 시장의 대출이 몰릴 수 있다는 가능성입니다. 만약 규제를 피해서, 제2금융권으로의 대출이 몰리게 된다면 정책은 실패하게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야마모토 이사는 일본의 정책에 대해서 부정적인 입장이시군요. 만약 일본의 정책이 실패하게 된다면, 어떤 상황이 예상됩니까?”




※ 본 작품에 등장하는 인물 및 단체는 실제와 무관한 것으로 허구임을 말씀드립니다. ※ 추천과 댓글은 작가에게 힘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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