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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김의 서재입니다.

Fortuna : 그 남자의 복수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퓨전

조영김
작품등록일 :
2020.03.25 12:57
최근연재일 :
2022.01.30 07:00
연재수 :
256 회
조회수 :
368,097
추천수 :
3,606
글자수 :
1,293,490

작성
21.10.09 07:00
조회
443
추천
6
글자
11쪽

9-23

DUMMY

[옳게 보셨습니다. 이번 유조선 발주에서 가장 중점이 되는 사항입니다. 저한테는 별로 상관이 없는 이야기입니다만, 회장님께서는 관심이 많으실 것 같아서 말입니다. 정보라는 게 필요한 사람의 손에 들어가야 유용한 거 아니겠습니까? 하하하.]


“당돌한 친구로군. 보내준 선물은 유용하게 사용하도록 하겠네. 내게 원하는 것이 있는가?”


[관상을 잘 보신다고 들었습니다. 제 여자 친구 관상 평이나 해주시면 됩니다. 일간 서울에 갈 때 커피나 한잔 사주시면 더욱 좋고요.]


손영주 회장이 통화 중에 고개를 들어, 이신애를 흘깃 바라보았다.


“좋은 인상이군. 아름답기도 하고, 자네 관상을 봐야겠지만 자네에게 잘 어울릴 것 같기도 하네. 서울에는 언제 오려는가? 내가 커피 한 잔 대접하지.”


[하하하, 감사합니다. 회장님의 약속은 천금의 값어치가 있으니, 서울에 갈 때 미리 연락을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알겠네. 내가 비서실에 이야기해 놓도록 하겠네, 자네 이름을 대면 가급적 나와의 면담 약속을 잡도록 하겠네. 어쨌든 선물은 고맙네. 잠시만 기다리게.”


손영주 회장이 전화기를 이신애에게 다시 되돌려주었다.


“여보세요, 오빠?”


[그래, 신애야. 내가 노인네에게 비싼 선물을 보낸 거니까 혹여라도 움츠러들지 말고 맛있는 거 많이 먹어. 주홍상 과장이 밖에서 기다리고 있으니까, 필요한 일 있으면 연락하고. 자세한 이야기는 나중에 다시 통화하자.]


“네, 오빠. 쉬세요.”


통화를 마친 이신애가 휴대전화를 핸드백에 집어넣었다.


“크흠. 자네 남자 친구가 보내준 선물이 인상적이군. 현준이 네가 오늘 대회에서 1등이다. 거 뭐냐....김 비서. 여기 현준이가 모시고 온 손님에게 괜찮은 승용차 한 대 상품으로 내어드리도록 해.”


“알겠습니다, 회장님.”


“네? 승용차요?”


“현준이 너 말고, 여기 아가씨. 그래, 이름이 이신애 양이라고 했던가? 신애 양한테 주는 선물이니까, 행여라도 너는 침 바를 생각은 하지도 말아라.”


“감사합니다, 할아버지.”


“네가 감사할 일은 없고. 신애 양, 나중에 김조영이라는 친구가 서울에 오면 함께 들리도록 해. 내가 식사라도 한 번 대접하지.”


“감사합니다, 회장님.”


“그럼 나가서 식사하도록 해라, 현준이 네가 잘 챙겨주려무나.”


손영주 회장의 축객령에 소파에서 몸을 일으키던 손현준이 시선을 돌려 손영주 회장에게 물었다.


“그런데, 할아버지. 조영 형님이 주신 선물이 뭐였습니까?”


“형님? 너와 호형호제하는 사이더냐?”


“네. 얼마 전에 술 한잔하면서 그렇게 됐습니다.”


“음. 잘했구나. 가까이 지내면 서로에게 도움 될 일이 제법 있을 것 같구나. 선물은 네가 알 건 없다. 이만 나가봐라.”


손영주 회장의 입에서 나온 말이 번복되는 일이 없다는 것을 알고 있는 손현준이 이신애와 함께 자리에서 일어나서는 묵례를 하고 방을 빠져나갔다.

두 사람이 방을 나가는 것을 바라보던 손영주 회장이 시선을 돌려 맞은편에 앉은 나이든 사내를 쳐다보았다.


“이 사장. 그거 잭손사에서 발주하는 유조선에서 가장 점수가 높은 분야라고 하는군. 우리가 따낼 수 있겠나?”


“저희가 이쪽 분야에는 특출난 기술을 축적해 놓은 것이 부족합니다만, 이쪽 분야 전문업체와 컨소시엄을 구성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이 정도 정보를 주셨으니, 회장님께서 만족하실만한 성과를 만들어 내도록 하겠습니다.”


“그래야지, 암. 시험문제를 미리 알면서도 정답을 써내지 못하면 공부를 하는 학생이라고 할 수가 없겠지. 이 사장도 나가서 지금부터 준비하도록 해.”


“네, 회장님.”


대현 조선의 이송천 사장이 자리에서 일어나서 방을 빼져 나갔다.


“아버님, 김조영이라는 사람이 누구길래 그런 고급 정보를 빼낼 수 있었을까요?”


“글쎄다, 뭐 하는 녀석인지 원하는 게 뭔지를 알아내는 게 이제부터 네가 할 일 아니겠느냐? 너도 나가봐라. 오늘은 현준이와 현준이의 손님을 대접하는 데 한 점 소홀함이 없도록 해라. 알겠느냐?”


“알겠습니다, 아버님.”


손현준의 아버지인 손우몽도 방을 빼져 나가고, 소파에 남은 사람은 손영주 회장과 옆자리의 노인뿐이었다.


“음.....서안이 볼 때 아가씨의 관상이 어떠하던가?”


노인이 한참 동안 말없이 생각에 잠겼다.


“글쎄. 현명하고 지혜로운데......안타까운 얼굴상일세.”


“그렇지? 내가 본 것이 틀린 줄 알았네. 자네가 그렇다면 틀림없겠지.”


“젊은 나이인 것이 마음에 걸릴 뿐이네.”


“젊고 늙음을 가려서 찾아온다던가? 에잉~”


“당사자에게 이야기하는 것은 조심스럽고, 그 남자 친구라는 친구에게 얘기를 해 줘 보는 건 어떤가?”


“미리 알고 있으면 막을 수 있을 것 같은가?”


“글쎄, 하늘이 하는 일을 내가 어찌 다 알 수 있겠는가마는 미리 조심하면서, 하늘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다면 불가능한 일도 아니겠지.”


“..........”


친우의 말에 답답해졌는지 손영주 회장이 테이블 위에 있던 담배를 집어 당겼다.

손현준이 선물한 라이터를 손에 꺼내든 손영주 회장이 담배에 불을 붙였다.


뒷마당으로 나온 이신애는 한쪽에 서 있는 커다란 나무 아래쪽에 우두커니 서 있었다. 잔잔한 음악과 잘 가꾸어진 정원을 배경으로 대화를 나누는 사람들의 모습이 낯설었다.

손현준은 음식을 가지고 오겠다면서 이곳에서 기다리라고 했다.

손영주 회장을 만나고 오는 사이에 김석현도 어디로 갔는지 사라져서 보이지 않았다.


‘조영 오빠라도 함께 있었으면 좋았을 텐데, 저 사람들은 언제부터 이런 모임에 참석을 해왔길래 전혀 어색해 보이지 않는 걸까? 석현이는? 석현이도 잘 어울리는 것 같던데?’


이신애가 손현준을 기다리면서 김석현에 대해 생각을 하고 있을 때 말을 걸어오는 사람이 있었다.


“안녕하세요? 못 보던 얼굴인데 혹시 어느 분과 함께 오셨어요?”


“아? 저요? 저는 손현준 씨 학교 후배입니다. 현준 선배가 잠시 자리를 비웠어요.”


“아, 그러시구나. 나는 어느 집안 영애이신가 궁금했어요. 제가 웬만한 집 젊은 분들은 거의 다 알고 있다고 생각했었거든요. 정식으로 인사할게요. 한부의 강희수라고 해요.”


강희수가 미소를 지으면서 오른손을 내밀었다.

얼떨결에 손을 내밀어 악수하면서 이신애가 조심스럽게 대답했다.


“저는 한국대 국문과 1학년인 이신애라고 합니다. 한부라고 하시면....?”


“호호호. 이런 모임 처음이신가 봐요? 한부 그룹 회장님이 할아버지이세요. 1학년이면 20살? 좋은 나이네요. 동생이라고 해도 될까요?”


“아....한부 그....룹요....네? 한부 그룹이요? 그 뉴스에 나오는 건설 회사랑 철강 회사가 있는 한부 그룹이요?”


“맞아요. 왜 그렇게 놀라요? 여기 있는 사람들 모두 우리나라 재벌가나 정치계, 법조계, 의료계 등 쟁쟁한 사람들만 모이는 자리에요. 현준이가 얘기 안 해줬어요?”


“네, 여기 와서 들었어요. 저는 현준 선배가 대현 그룹 손자인 것도 몰랐었는걸요.”


“그랬구나. 현준이가 못 됐네요. 이렇게 예쁜 아가씨를 놀리고. 내가 나중에 한 마디 해줘야겠네요. 호호호.”


왼손에 들고 있던 샴페인을 한 모금 마시면서 가볍게 웃는 강희수의 눈빛이 반짝이고 있었다.

그때 김석현이 다가왔다.

이신애가 반가운 표정으로 김석현에게 도움의 눈길을 보냈다.


“어, 신애. 여기 있었구나? 한참 찾았어. 회장님이 뭐라고 하셔?”


“어....응....그냥 뭐. 선물만 전해드리고 온 거라서.”


“어머, 석현이 아니니? 오랜만이다. 사법연수원 입학 소식은 언제 전해줄 거야? 요즘 한창 공부 중이라고 들어서 못 오는 줄 알았는데, 반갑다~”


“어? 안녕하세요? 오래간만에 뵙네요. 근데 누나가 어떻게 우리 신애를 알고 있어요?”


“우리 신애? 그냥 아름다운 아가씨가 혼자 서 있길래 와서 통성명하고 옆에 있어 준 거야.”


“같은 학교 다니거든요. 나이도 동갑이라서 친구 하기로 했어요.”


“친구? 동갑? 신애 씨는 1학년이라던데?”


“제가 학교에 늦게 입학해서 나이로는 석현이하고 동갑이에요.”


“그렇구나. 신애 씨도 앞으로는 나한테 언니라고 할래요? 내가 형제가 없어서 외로웠는데 신애 씨처럼 예쁜 동생 생기면 좋겠다.”


“그....래도 될까요?”


이신애는 대답이 망설여졌다.

손현준이 국내 최대 재벌가의 손자라는 사실도 놀라웠는데, 또 다른 재벌가의 손녀딸과 언니, 동생 한다는 사실이 부담스러워지고 있었다.

하지만, 강희수가 먼저 적극적으로 다가오고 있는 상황에서 무조건 거절하기도 애매했다.


“희수 누나는 동생들 안 좋아했지 않아요?”


김석현의 입가에 지어진 미소는 냉소적이었다.


“전에는 그랬었는데, 이제 나이가 들어가니까 생각이 바뀌네. 신애 씨, 나하고 언니 동생 하는 게 어때요? 불편해요?”


“불편하다기보다는....”


“됐어. 신애야, 대답하지 마라. 그런 대답 함부로 하는 거 아니다. 신애야 이거 먼저 받아라.”


손현준이 음식이 가득 담긴 접시를 양손에 하나씩 들고 다가오고 있었다.

이신애가 손현준이 내미는 접시 하나를 받아 들었다.

나머지 접시를 김석현의 손에 강제로 건네준 손현준이 강희수에게 다가서더니 오른손을 들어 올려서 입을 가리면서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강희수 씨, 나하고 얘기 좀 하죠.”


“뭐....뭐라고?”


“이쪽으로 와요.”


손현준이 고개를 돌려서 김석현과 이신애에게 윙크를 해주고는 강희수의 손목을 잡고 사람들이 적은 곳으로 끌고 갔다.


“왜, 왜 이래? 현준이, 너 이게 무슨 버릇없는 행동이니?”


“자, 이 정도면 조용하네요. 어디서 누가 우리를 주시하고 있을지 모르니까, 억지로라도 웃으면서 내 얘기를 들어요. 알겠어요?”


손현준이 입매와 눈가에 웃음을 가득 띠면서 얘기를 시작했지만, 목소리는 차가웠다.


“신애에게 뭘 알고 싶어서 접근하는지 모르겠는데, 하지 말아요. 신애는 내가 아끼는 동생이고, 내가 좋아하는 형님의 여자 친구예요. 그리고, 방금 전부터 우리 할아버지가 관심을 두는 손님이 되었어요. 그러니까, 관심 두지 말아요. 쳐다보지도 말아요. 언니 흉내 내는 짓도 하지 말아요. 아셨어요?”


“현준아, 왜 그래? 갑자기 이러는 건 너무 경우 없지 않아? 내가 너보다 몇 살이나 위인데 이렇게 말하는 거야? 어렸을 때는 누나라고 부르면서 잘도 따르더니, 군대 갔다 와서 변한 거야? 응?”


“군대 다녀와서 변했다고 생각해요. 과거의 손현준은 잊어요. 나는 예전의 코 흘리던 동생이 아니에요. 이제 대현의 손현준으로만 생각해요, 알겠어요? 한부의 강희수 씨?”


강희수의 얼굴에는 손현준의 말처럼 억지스러운 미소가 떠올라있었지만, 입 끝이 부들부들 떨리고 있었다.




※ 본 작품에 등장하는 인물 및 단체는 실제와 무관한 것으로 허구임을 말씀드립니다. ※ 추천과 댓글은 작가에게 힘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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