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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뤼포 님의 서재입니다.

Mr. 할리우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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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뤼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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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2.19 2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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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3.08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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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쪽

광폭행보(廣幅行步)! (4)

소설에 등장하는 모든 인물, 지명, 상호, 단체, 사건 등은 작가의 상상력으로 재구성되고 창조된 허구입니다.




DUMMY

SANYO는 2차 전지 및 태양전지 분야에서 독보적인 기술력을 가지고 있다.

이전 삶에서 TESLAS와 기가팩토리 사업을 함께 할 수도 있었다.

나쇼날 전기에 매각되지만 않았더라면.

이전 삶에서 나쇼날 전기가 리튬이온전지에서 발군을 성과를 낸 이유는 SANYO를 인수·합병했기 때문이다.

이 시기 SANYO는 2차 전지(리튬이온전지)와 태양전지 분야에서 각각 세계 시장점유율 1위와 3위를 기록하고 있다.

특히 세계 리튬이온전지 시장 40%를 차지할 정도로 압도적 1위를 달리고 있다.

두 분야에서 핵심적인 원천기술도 보유하고 있고.

1979년 리튬이온전지를 세계 최초로 개발한 회사가 SANYO였기에.

암튼, 류지호가 SANYO에 관심을 드러낸 즉시 참모들이 움직였다.

일본은 국경간 주식 스왑을 허용하지 않고 있다.

오로지 현금 투자만으로 M&A를 시도해야만 한다.

2005년 말, 류지호와 JHO 및 관계자들이 SANYO 총주식의 5.4%를 확보했다.

5대 주주에 해당하는 지분이었다.

당시 최대 주주는 일본의 스미토모 미쯔이 은행이었다.

전범기업이다.

그 다음이 미국의 골드만대거스고.

2006년에 SANYO는 자금난 해소를 위해 신주발행 유상증자를 단행하기로 했다.

대주주들에게 2,000억 엔 규모의 신주 매입을 요청했다.

당시 가전제품과 반도체 사업의 수익부진으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었기에 SANYO는 2년 연속 막대한 손실을 기록할 것이 확실시 되었다.

대주주들은 SANYO의 유상증자에 동의할 수밖에 없었다.

류지호의 대리인들이 적극성을 띠면서 당초 규모보다 많은 3,000억 엔의 신주를 발행했다.

경영참가권한이 없는 오로지 수익을 우선 배당받을 수 있는 주식인 우선주 형식이었기에 누구도 류지호가 SANYO를 탐내고 있다는 걸 눈치 채지 못했다.

암튼 유상증자를 통해 류지호와 관계인들은 3대 주주가 됐다.

일본 금융권이 SANYO의 우호지분이기에 경영권 위협에 대해 전혀 걱정하지 않았다.

2006년에 발행된 신주들은 대부분 우선주였다.

골드만삭스와 류지호와 관계인들은 신주의 1/2을 전환우선주로 받았다.

전환우선주는 일정 기간이 경과하면 보통주로 전화되는 주식을 말한다.

무려 3,000억 엔 규모의 유상증자로도 SANYO의 몰락을 늦추지 못했다.

마침내 2008년에 이르러서 부도를 걱정할 처지에 놓였다.

Rehman Bros 파산과 미국발 금융위기는 SANYO의 미래를 더욱 암울하게 만들었다.

그때 구원을 손길(?) 내민 이가 류지호다.

또 한곳은 친정기업이라고 할 수 있는 나쇼날 전기였고.

사실 나쇼날 전기 역시 글로벌 금융위기로 사정이 좋지 못했다.

기술유출을 우려한 일본정부와 일본 내 정서로 인해 등 떠밀리듯 나설 수밖에 없었다.

사실 나쇼날 전기 입장에서 설립자 처남이 세운 기업이란 이유를 제외하고도 미래 성장 동력을 얻기 위해서라도 SANYO를 얻으면 좋았다.

문제는 인수자금뿐만 아니라, 이후 통합과정이 결코 만만치 않다는 점이다.

자기 코가 석자인 상황이기에 구조조정에서 험난함이 예상됐다.

한편 류지호는 세계 4대 투자은행 Rehman Bros과 워싱턴뮤추얼 은행을 집어삼킨 이후로 한국의 가온그룹까지 동원해서 M&A 전선을 계속 확대하고 있었다.

그 기세가 제법 무서웠다.


[만약 일본 업체 두 곳(나쇼날과 SANYO)이 합병하게 되면 중국 하이브리드 자동차 전지시장의 77%를 점유하게 되며 리튬-코인 전지시장의 62%, 니켈-금속 하이브리드 전지시장의 46%를 차지하게 된다. 또한 나쇼날 전기는 니켈-금속 전지를 생산하는 계열사를 매각하고 DOYODA와 합작으로 설립한 니켈-금속 전지회사의 보유지분도 기존 40%에서 19.5%로 줄여야 한다. 그래야 독과점을 회피할 수 있다.]

- 新华通讯.


나쇼날 전기가 SANYO를 인수하는 것에 제일 먼저 반대하고 나선 곳은 중국이었다.

기업 고유의 의사결정 영역에 지나치게 간섭하는 것이 아니냐는 논란에도 불구하고 중국 상무부는 공식적으로 일본 업체 간 합병을 반대했다.

내심 자기네 중국기업이 SANYO를 인수·합병할 수 있는 기회를 엿보면서.

하지만 그들이 낄 판이 아니었다.


[글로벌 복합미디어그룹 JHO Company가 일본의 전자기업 SANYO M&A에 뛰어들었다.]

- The Wall Street Journal ASIA판.


나쇼날 전기의 SANYO 인수를 두고 미국, 중국, EU 및 일본 전지시장에서의 독과점 논란이 뜨거운 가운데 JHO Company Group 참전 소식이 전해졌다.

한편으로 매튜 그레이엄이 SANYO의 2대 주주인 골드만대거스를 열심히 구워삶았다.

대주주 스미토모 은행과 야마토증권이 반독점법과 관계없이 공평한 기회를 주어야 한다며 나쇼날 전기 인수를 두둔하고 나섰지만, JHO Company의 인수전 참전을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나쇼날 전기는 인수가로 주당 129엔을 제시했다.

반면에 JHO Company Group의 GMG Technologies는 119엔을 제시했다.

골드만대거스는 예상에 훨씬 못 미치는 GMG의 인수가에 발끈했다.


“흥! 더 들을 것도 없습니다.”

“얼마를 기대했습니까?”

“300엔!”

“그 무슨 말도 안 되는 가격이란 말입니까?”

“그 동안 대주주들이 SANYO에서 본 손실과 기회비용을 생각하면 300엔을 불러도 모자라지 않지요.”

“지금 이 시각 주가가 160엔이란 걸 모른단 말이요!”

“주가가 다 무슨 상관입니까? 당장 망하게 생겼는데?”


골드만대거스는 배짱을 부리며 그 즉시 협상중단을 선언했다.

일본 대주주들은 어떻게든 SANYO를 나쇼날 전기에 넘기고 싶어 했다.

일본정부 역시 기술유출을 우려해 외국기업에 팔려나가는 것을 극도로 경계했다.

매튜 그레이엄이 배터리와 태양전지 분야만 뚝 떼어내 매각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넌지시 제안하기도 했다.

그 부분도 일본 측에서는 받아들일 수 없었다.

SANYO라는 거대한 기업이 공중분해 되면서 그 파장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기술유출을 걱정한 일본의 경제산업성은 스미모토은행과 야마토증권에게 무조건 일본기업에게 매각하라는 압력을 가했다.

SANYO는 그 사이에 끼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했다.


‘이런 걸 꽃놀이패라고 보스가 그랬던가?’


꽃놀이패를 화투 용어로 잘못 알고 있는 이들이 많다.

바둑에서 한 편은 패하면 큰 손해를 보나, 상대편은 패해도 별 상관이 없는 패를 이른다.

JHO Company Group은 M&A 참전만 발표하고 입을 다물었다.

그러는 사이 SANYO 대주주들끼리 편이 갈리며 서로의 입장만 내세우며 평행선을 날렸다.

사실 스미토모은행과 야마토증권이라고 해서 무턱대고 나쇼날 전기 편만 들 수 없었다.

자신들이 손해를 볼 수도 있기에.

다시 한 번 M&A를 원하는 기업들이 베팅했다.

짜기라도 한 듯 양측 모두 125엔을 제시했다.

사실상 최대 금액이었다.


“그것 보시오. 저 두 회사는 골드만대거스가 원하는 300엔은커녕 여러분들이 원하는 170엔에도 훨씬 미치지 못하는 제시를 할 거라고 하지 않았습니까?”

“이렇게 매각이 지지부진하다가 한국의 기업이 끼어들면 어쩌려고 그럽니까?”


일본 입장에서 SANYO가 한국의 오성이나 금성전자로 넘어가는 상황을 무조건 막아야 했다.

심지어 중국까지 참전하게 되면 최악으로 흐를 수가 있다.


“JHO는 가전기업도 아니고 반도체 분야도 이미지센서에 국한되어 있습니다. 그들이 SANYO를 품는다고 해도 일본기업에게 위협이 될 것이라고 보지 않습니다.”

“맞습니다. 여러 장치와 조건을 걸어두면 됩니다.”


그것이 가능할지도 알 수 없었지만.


“뭐가 되었든 SANYO가 보유하고 있는 2차 전지나 태양전지 분야의 독보적 기술이 한국이나 중국으로 송두리째 넘어가는 것은 무조건 막아야 합니다.”

“JHO의 오너도 한국인입니다.”

“미국시민입니다. 그는 미국에 충성하기로 서약을 했단 말입니다.”

“어쨌든 한국계이지 않습니까? 한국 공군의 레이더를 교체해준다고도 하고. 니폰파운데이션과 사사키재단의 활동도 방해하고 있고.”

“정치와 비즈니스를 결부시키지 마세요.”


SANYO 매각과 관련한 모임이 벌어질 때마다 대주주들과 채권단이 편이 나뉘어서 충돌했다.


“자꾸 인수가를 형편없이 제시한다면 한국 전자기업과 협상하겠습니다.”

“맞습니다. 전향적인 태도 변화가 있길 기대합니다.”

“일본 주주들이 매우 비협조적으로 나온다면 골드만대거스의 중동 고객들에게 더 이상 SANYO와 관계된 사업에 투자할 생각 말라고 조언하겠습니다.”


명백히 협박이다.

쓸데없이 애국적 관점에서 매각협상에 나서지 말란 경고이기도 하고.

골드만대거스가 협상을 주도하기 시작하면서 류지호와 관계인들의 대리자가 팔짱을 끼고 한 발 물러섰다.

마치 Rehman Bros M&A 2차전 같았다.

미국 정부와 일본 정부까지도 이 인수전에서 외교적 충돌이 벌어졌다.


“좀 더 현실적인 안이 필요합니다.”

“300엔이란 터무니없는 제시가격만 아니면 됩니다.”

“보통주를 포함한 주식 전체를 공개 매수해야 합니다. 한 발 양보해서 최근 3∼6개월 평균 주가보다 30% 가량 할증된 금액이어야 합니다.”


이 조건에 부합하려면 주당 인수가격은 280엔대 수준으로 껑충 뛴다.

사실 골드만대거스의 협상방식이 맞는 것이다.

나쇼날 전기는 그 가격을 절대 조달할 수가 없다.

회사 자산 절반을 처분하지 않는 이상은.


“만약 이 조건에 공감하지 못한다면 현재 진행되고 있는 두 회사의 자산실사에 대한 협조도 중단할 것입니다.”


두 회사가 파격적인 양보안을 도출하지 못할 경우 SANYO 인수시도는 무위로 돌아갈 수 있다는 최후통첩이었다.

가격은 인내심을 가지고 진행하다 보면 언젠가는 좁힐 수가 있다.

하지만 일본 국내는 물론이고 해외에서 제기된 반독점 문제는 해결 실마리가 쉽지 않았다.

JHO Company가 끼어들지 않았다면 나쇼날 전기가 유일한 협상대상자가 되어 일본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에 힘입어서 은행권에서 무한대 대출로 해결 가능했었다.

4대 대주주들이 보유한 주식 수는 5억 8천여 만주.

우선주가 보통주로 전환하게 되면 지분율은 70%에 달하게 되는데, 주식가치로 보면 그 가치가 7,000억 엔 정도다.

스미토모은행 간부가 은밀히 나쇼날 전기 측과 접촉했다.


“JHO 역시 130엔 이상 써낼 수 없을 겁니다.”

“무려 7,000억 엔입니다. 인수에 성공한다고 하더라도 그 부담이 만만치 않을 텐데....”

“남은 지분은 야마토증권이 확보해 나쇼날 전기에 힘을 실어줄 겁니다.”


마침내 10월 말.

승리를 예감하며 나쇼날 전기가 131엔을 제시했다.

미리 정보가 새어나가기라도 한 것인지 GMG Technologies도 똑같은 금액을 써냈다.

스미토모와 야마토그룹은 이를 즉각 환영했다.

하지만 이번에도 골드만대거스가 제시금액을 거부했다.

이익에 국경이 무슨 대수라고.

금액을 많이 부르는 쪽으로 팔아 넘겨야 한다.

그것이 금융의 속성이다.


“이 안까지 받아들이지 않으면 곧장 주식공개매수(TOB)에 나설 것입니다.”


나쇼날 전기는 일본 대주주, 상무국, 국내 여론을 믿었다.

강경자세로 나갔다.

그 즈음 Rehman Bros부터 워싱턴뮤추얼 은행 합병이 완전히 마무리 되었다.

영화를 준비하는 와중에도 류지호가 본격적으로 팔을 걷어붙였다.

골드만대거스 측에 주당 160엔까지 쓸 수 있음을 넌지시 알렸다.

나쇼날 전기는 그 금액을 절대 감당할 수 없었다.

제 아무리 일본 정부와 은행권들이 지원한다고 하더라도.

주식공개매수에 나서려던 나쇼날 전기와 일본 측 대주주들은 분루를 삼켜야 했다.


“나쇼날 전기가 감당할 수 있는 규모는 60억 달러 안팎입니다.”

“JHO가 가용할 수 있는 자금은요?”

“자체적으로 160억 달러를 가용할 수 있습니다.”

“나쇼날이 M&A에서 이겨도 반독점 심사를 통과할 수 있겠어요?”

“단독 협상자가 아니라면 일본에서조차 심사에 통과할 수 없을 겁니다.”


미국과 중국에서는 무조건 거부당할 확률이 매우 높았다.

유럽 역시 대세를 따를 것이고.

글로벌 전자산업계로 보면 일본에서 또 다시 거대 전자회사가 탄생하는 것이다.

그것을 두고 볼 수만은 없는 것이 미국과 중국의 입장이었다.

물밑에서 우여곡절이 많았다.

마침내 GMG Technologies가 SANYO를 품에 안을 수 있었다.


“보스와 관계인들이 보유한 지분을 제외하고 최대주주들이 보유한 총주식 4억 2,800만 주를 62억 달러(약 7조)에 매입했습니다. 그를 통해 지분 68%를 확보함으로써 GMG Technologies가 SANYO의 최대주주가 되었습니다. 잔여 지분까지 모두 확보해 자회사로 편입시키는 것은 내년 상반기 안에 끝낼 계획입니다.”


주식공개매입으로 시장에 풀려 있는 15%의 지분까지 확보하게 된다면, 연매출 2조엔(대략 21조 원) 규모의 대기업을 갖게 되는 것이다.

이번 인수에 소요한 자금은 대략 8,600억 엔(약 9조 원) 수준이었다.

그런 과정을 거쳐 인수합병 물밑 작업이 마무리 된 10월 말.

류지호가 서른 명의 수행단을 이끌고 일본에 들어왔다.

각 국가들의 독과점 심사까지 모두 통과해 마침내 본계약을 체결 할 수 있게 되었기에.

본계약체결식을 내외신 기자 수백 명을 불러놓고 화려하게 치를 수도 있었다.

하지만 오사카 모리구치에 있는 SANYO 본사에서 소박하게 본계약을 체결하기로 했다.

이런 것도 모두 메시지다.


“JHO가 SANYO를 존중하는 군.”

“그러게. 일본 정서를 고려해 점령군 행세를 하지 않으려는 태도를 보인 거잖아.”

“게다가 SANYO 브랜드를 유지시키겠노라는 암시이기도 하고.”

“아, 그런 의도까지 내포하고 있던가?”


미래에는 어떻게 될지 아무도 알 수 없다.

당장은 SANYO 브랜드를 존속시키기로 했다.


“미스터 할리우드가 공식적으로 SANYO 해체를 부인했다지?”

“지금은 그렇지만 언젠가는... 해체수순을 밟지 않을까?”

“안타깝지만 SANYO 브랜드가 많이 훼손되긴 했어.”


조촐한 본계약식이 마무리되고 류지호가 내외신 기자들 앞에 섰다.


- 복합미디어 그룹만으로 만족을 못합니까?

“여러분이 기억할지 모르지만 NeTube에 만우절 동영상을 올렸다가 크게 낭패를 본 일이 있습니다. 당시에 사람들에게 기후변화에 대해 경각심을 주려고 했습니다. 결과적으로 혼란만 준 소동에 그쳤지만. 전부터 미래의 친환경 에너지와 재생에너지에 관심이 많았습니다. 특히 SANYO의 태양전지 기술은 내가 아프리카에서 전개하는 전기공급사업이나 농업사업과 밀접한 관련이 있습니다. SANYO의 기술이 인류를 더욱 이롭게 할 것이라 믿습니다.”

- 지금까지 기업을 M&A 하면 상장폐지를 해 왔는데 이번에도 그럴 생각입니까?

“일단은 그렇다고 대답하겠습니다.”

- 나중에 다시 도쿄 증권거래소에 상장할 수도 있단 의미입니까?

“그때 가봐야 알 수 있습니다.”

- 굳이 회사를 상장하지 않는 특별한 이유라도 있습니까?

“원활한 의사결정을 위해서라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나는 전문경영인들이 대주주에게 휘둘리며 당장의 실적에 매몰된 경영을 하지 않길 바랍니다. 내가 소유했거나 투자한 기업의 경영자들은 돈보다 미래비전과 가치를 창출하는데 더 많이 노력해 주길 바라고 있습니다. 현실적인 이유로는 완전한 자회사로 만들게 되면 불필요한 운영비용을 줄일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기업을 관리하는데 있어서 결코 가볍게 여길 수 없는 부분입니다.”

- SANYO는 리튬이온전지 시장의 40% 육박하는 점유율을 보이고 있습니다. 미스터 류가 대주주로 있는 TESLAS와 합작을 고려했다고 봐도 되겠습니까?

“TESLAS만 유일한 고객일 이유는 없습니다. 세계 어떤 자동차 메이커의 친환경 차량에도 SANYO의 우수한 기술력이 집약된 전지가 사용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이번 SANYO 인수합병 소식은 류지호 사업의 양대 축이었던 금융사업부문의 Rehman Bros 인수 후 투자은행으로의 변신보다 더 큰 충격파를 던졌다.

가온그룹에서 신진지프모터스를 인수한 것과 맞물려서 글로벌 자동차업계의 관심이 집중됐다.

한편 글로벌 금융위기로 인한 경기 침체로 주력제품인 TV를 비롯한 가전제품의 수요 감소를 고려해 에너지 관련 사업에 강점을 보이던 SANYO를 인수·합병하려던 나쇼날 전기의 미래전망은 매우 불투명해졌다.

일본 일각에서는 이러다 미스터 할리우드가 나쇼날 전기까지 집어 삼키는 것 아닌가 하는 우려가 대두되기도 했다.

SANYO 인수 본계약 체결소식이 즉각 전 세계 매스컴을 수놓는 가운데, 류지호의 지인들이 속속 연락을 해왔다.

친구 일론 리브스는 물론이고 평소 먼저 연락을 하지 않던 에드워드 버펫과 스테픈 잡스 같은 거물들이 전화를 걸어 대사건 아닌 대사건에 대해 물었다.


“엔터테인먼트 사업 부문은 안정권이란 판단이 들었어요. 이젠 지구를 위해 또 인류를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생각할 때라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태양전지와 충전용 리튬이온전지, 수소에너지 등 친환경 에너지시장 공략에 힘을 쏟아볼 생각입니다.”


대충 둘러댔다.

아무리 가까운 이들이라고 해도 모든 걸 알려줄 이유는 없으니까.

여담으로 2013년에 가서 결국 SANYO는 해체 수순을 밟는다.

그 전에 수많은 사업부문이 찢겨져 여기저기 팔려나간다.

핵심 사업 부문은 JHO와 가온그룹이 사이좋게 나눠 갖는다.

LCD, 플라즈마TV 분야를 JHO의 하이디스플에 매각한다든가, 완전 방수 디카 Xacti를 CamPro에 매각한다든가, SANYO 보험이 L & GP 금융그룹에 매각된다든가, LED 사업부문을 한양반도체에서 사간다는 식으로 진행된다.

내비게이션과 오디오 부문은 따로 독립시켜서 TESLAS와 GAON Mobility 계열 자동차 회사에 납품시키게 된다.

두 부문 모두 경쟁력이 있는 분야였는데, 특히 내비게이션 분야에서 SANYO가 보유한 원천기술이 꽤나 많아서 로열티 수입이 나쁘지 않다.

JHO Company Group이 완전히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게 된 분야도 있다.

바로 헬스 케어와 메디 솔루션 분야다.

SANYO 사업부문에 혈당측정기 등 의료·진단·연구 장비를 제조·판매하고 병원 및 약국의 전자기록 솔루션을 제공하는 의료관련 사업이 있었다.

초음파 진단 장비와 수술 및 내시경 모니터도 생산하고, 보청기도 생산했다.

당장은 존속시킬 계획이이다.


- 이래서 류지호가 미국 국적을 취득한 거야.

└ 무슨 개소리임?

└ 류지호가 한국인이었으면 일본에서 산요를 넘겼겠음? 가전시장에서 한국과 피 튀기고 있는 상황에서?

└ 그건 아님. 오성이 산요 노렸으면 모를까. JHO가 오바 한 거임.

└ 어차피 류지호는 오성전자 대주주야. 나중에 오성에 넘길지도 몰라. 내 말 틀리면 손에 장지지짐.

└ 지금 지지셈. 류지호가 TESLAS 주인인 거 모름? 산요가 밧데리로 전 세계 탑급임. TESLAS 키울라고 산요 먹은 거임.

└ 밧데리가 아니라 2차 전지라고 한다 무식한 놈아.

└ 2차 전지는 밧데리가 아니냐?

└ 배터리 혹은 배러리. 따라해봐 배러리~


- 산요의 기술력, 류지호의 자본력이 연결되면 대단히 위협적이다. 다양한 사업에서 업계를 석권할 가능성도 있다.

└ 왜 다들 산요를 대단하다고 하지?

└ 그러게. 핸드폰도 망하고 백색가전 다 망햇는디.

└ 에네루프라고 밧데리 잘 나감. 재충전 리튬이온전지, 니켈수조전지, 태양전지, 네비게이션, 디지털 핸디캠... 산요 무시하면 안 됨요.

└ 한 가지 더. 나쇼날은 도요다 하이브리드에만 배터리 납품하고 있음. 산요는 그런 거 없음. 일본에서 하이브리드차 만드는 회사에는 다 납품함. 유럽 하이브리드카에도 들어감.

└ 한국 자동차용 밧데리 회사들 긴장 타야긋다잉~


- 태양전지는 독일 회사가 세계 1위로 알고 있는데... 산요가 1등이었나?

└ 독일 QSell이 1등, 샾이 2등 산요는 아직 5위 안에 못 듬. 근데 기술력은 매우 셈.

└ 원천기술이 산요에 있지 않나 시프요.

└ 류지호가 미국에서 무슨 태양전기 회사 투자하지 않았음.

└ 친구가 하는 솔라시티에 투자함 그 친구가 일론 리브스.....

└ 거기 사장 리브스 사촌들임.

└ 친구 따라 강남 갔다가 태양전지 사업에 눈 뜬 모양^^

└ 신재생에너지 뜨고 있어요 국내 기업들도 그 쪽에 투자 많이 하고 있습니당.


류지호와 JHO에게 전혀 쓸모가 없는 휴대폰, 생활가전 같은 것들을 제외하고 이차전지부터 심지어 콘솔게임 IP까지 스무 개가 넘는 사업과 그와 관련한 기술을 한꺼번에 확보하게 됐다.

SANYO가 50년 이상 쌓아온 기술들은 향후 JHO와 가온그룹 계열사의 훌륭한 밑거름이 되어줄 터.


[일본 전자업계는 대형업체만도 10곳이 넘는 데다 저출산·고령화로 날로 치열해지고 있는 시장 경쟁으로 체력이 소모되고 있는 상황이다. 한때 ‘세계에서 가장 존경받는 기업’ 전자 부문 14위를 자랑하던 산요전기는 2대와 3대로 이어지는 경영 실적 부진과 회계 부정 의혹으로 인해 창업가 일족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야 했고, 결국 미국 기업 JHO에 매각되고 말았다. 히다치가 GTE와 원자력 사업 합작회사를 설립하고, 샾이 소닉이 LCD 패널 합작회사를 설립하는데 합의하는 등 사업 분야별 제휴는 있었지만 인수금액이 수천 억 엔을 넘는 이번과 같은 대규모 사업 재편은 일본 전자업계로서는 사실상 처음 있는 일이다. JHO-산요라는 빅딜이 공식화되면서 전자업계에서는 그동안 가능성에 머물렀던 재편 압박이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고 있으며 자동차업계에도 묘한 기류가 감돌고 있다.]

- 讀賣新聞.


일본은 비슷한 계열 산업에 상당히 많은 브랜드가 있다.

예를 들어 자동차를 만드는 브랜드는 도요다, 카이신 같은 대기업뿐만 아니라 혼다공업, 마즈다를 비롯해서 바이크 업체도 경차를 만들 정도다.

물론 이들 모두가 나름의 이유와 개성이 있긴 하다.

그렇지만 미래에도 그들 기업들이 모두 생존할 수 있을지는 불투명한 것이 현실이다.

SANYO 역시 마찬가지다.

회사의 개성과 창립이념이 아무리 좋다고 해도 결국 이익을 내고 생존하지 못하면 아무런 소용이 없다.

후일 감행되는 SANYO의 해체는 극심한 변화에 적응하는 능력이 부족한 일본기업의 약점을 다시 한 번 보여주게 된다.

이는 류지호가 소유하고 있는 JHO와 가온그룹에게도 시사점이 있다.

복합미디어 그룹의 무기로서 콘텐츠가 절대적이지만, 그것을 유통하는 플랫폼이 언제 어떻게 변화하고 발전할지 누구도 알 수 없다.

무분별한 문어발식 확장은 분명 경계해야만 한다.

항상 필요할 때 필요한 기술을 보유한 기업이 매물로 나오지는 않는다.

그렇기에 소화할 수만 있다면, 먹어치울 수 있을 때 먹는 것이 좋다.


- 미스터 류, 이제 영화감독으로서의 삶보다 글로벌 기업 총수로서 충실할 생각입니까?


일본 기자와 전 세계 특파원들이 가장 궁금한 점이었다.

영화로 이룰 것 다 이뤘으니, 이제 리틀 버펫에서 ‘리틀‘을 떼어낸 진정한 투자의 귀재로 활동한 것인지 혹은 본격적으로 JHO Company를 최고의 복합 그룹으로 등극시키는 것에 집중할 것인지.

그만큼 세계적인 제조업체 SANYO를 인수한 것은 의미가 남달랐다.


“아닙니다. 앞으로 영화에 좀 더 시간을 할애하기 위해서 무리를 했습니다.”

- 10억 달러짜리 영화라도 찍을 생각입니까?

“나는 3D 영화를 계속해서 찍어나갈 겁니다. 궁극적으로 극장에서 안경 없이 3D를 즐길 수 있도록 만들고 싶습니다.”


비록 '저화질'과 '좁은 시야각'이라는 단점을 보이곤 있지만, 안경 없는 3D 소형 게임기는 이미 시장에 나와 있다.

GMG Digi Lab에서는 5년 내에 풀HD(1,920x1,080) 이상의 해상도를 지원하는 무안경식 3D TV를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에서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 예언한 바 있다.

극장 화면 규모로는 15년 정도가 소요될 것이라 예상하고 있고.


“안경 없는 3D 영화를 제작하고 그걸 상영하려면 얼마나 많은 돈과 시간이 필요하겠습니까. 나는 남들이 하는 걸 구경하는 것보다 직접 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SANYO를 인수한 것 또한 그 일환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SANYO의 어떤 것들이 류지호의 야망에 도움이 될지 정확하게 꼽을 순 없다.

때문에 SANYO 종합연구소 직원과 연구원들의 이탈을 막기 위해 상당한 당근책을 제시한 상황이다.

류지호 주위에는 자본력과 사람이 넘쳐난다.

그럼에도 항상 인재가 부족하다고 느끼고 있다.

대한민국 공군에서 ‘전투기 파일럿 한 명 키우는데 그 몸무게 금만큼의 돈이 든다’는 말이 있다.

대한민국 공군 소위로 임관해 2~3년간의 입문-기본-고등-작전 가능 과정을 거쳐 F-15K 조종사가 되기까지 국가가 투입하는 양성 비용은 대략 21억 3천만 원이다.

이건 초보 조종사까지의 비용에 불과하고, 그가 공중 급유도 경험하고, 야간 저공비행도 할 수 있고, 작전에서 다른 전투기를 지휘할 수 있을 정도로 임무에 숙달되려면 더 많은 돈이 든다.

훈련비용, 비행기 연료, 훈련 중 필요한 탄약, 정비, 감가상각비 등을 다 포함해 어려운 작전을 수행하고 후배 조종사 교육까지 해낼 수 있는 10년 차 교관 조종사가 '전투 준비 태세'를 갖추기까지 드는 돈(전비 태세비용)은 인건비를 포함해 대략 100억 원이 든다.

F-15K 조종사와 KF-16 조종사에 드는 비용은 다르지만.

그렇듯 JHO Company Group이 SANYO를 인수한 것에는 인재(일본 外 국적자 포함)까지도 수혈하는 효과가 있다.

일본 입장에서는 한국 전자업체로 넘어가지 않은 것이 천만다행이었다.

미국으로서는 중국으로의 우방국 기술유출을 막는 효과가 있었고.


작가의말

한 주 마무리 잘 하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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