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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뤼포 님의 서재입니다.

Mr. 할리우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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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뤼포
작품등록일 :
2021.12.19 2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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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6.29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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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3.05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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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27쪽

광폭행보(廣幅行步)! (1)

소설에 등장하는 모든 인물, 지명, 상호, 단체, 사건 등은 작가의 상상력으로 재구성되고 창조된 허구입니다.




DUMMY

JPM Chase Bank.

투자은행인 JP모웬과 상업은행인 Chase Bank가 합병하면서 탄생한 초거대 금융사다.

1999년에 지주회사를 통한 투자은행과 상업은행의 겸업을 허가하는 법이 통과되면서 태어났다.

JP모웬이라는 이름은 단순한 미국 최고 은행에 국한되지 않는다.

1929년 대공황 시대 미국기업의 40% 이상을 장악했던 초법적인 자본이었다.

2차 세계대전을 거치며 통제 불능의 거대공룡으로써 사회적 공적이 됐던 금융사이기도 했고.

법으로도 어찌할 수 없었던 초법적인 존재.

당시 JP모웬은 무소불위였다.

그도 그럴 것이 미국정부가 전쟁채권 발행을 포함해 국가의 생명선이 걸린 모든 업무를 JP모웬에 의존했다.

심지어 미국 대통령선거 때 JP모웬의 눈치를 봐야 할 때도 있었다.

권력까지 좌지우지할 정도로 거대해진 금력을 견제하는 움직임이 나올 수밖에 없었고, 결국 금융개혁이 이루어졌다.

모웬과 스탠리가 분사되는 등 위기가 찾아온 듯 보였지만.

그것도 잠시 뿐이었다.

시간이 흐르고 그들은 과거의 영광을 되찾았다.

지금에 와서는 골드만대거스와 함께 미국 정치·경제·사회에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올 초였다.

베이스턴스가 쓰러져 월가가 패닉 상태에 빠지자, JP모웬이 이를 헐값에 인수해 시장을 진정(?) 시켰다.

Rehman Bros 파산 후에는 미행정부가 JP모웬에게 AIC인수 요청했다.

도리어 AIC를 국영화하라는 충고를 들어야 했다.

AIC에는 먹을 게 없다는 판단이 섰기 때문이다.

Rehman Bros가 파산보호신청을 한 직후, 1,380억 달러의 막대한 자금을 Rehman Bros에 지원하기도 했다.

뉴욕연방준비은행의 간곡한 요청 때문이라고 발표했다.

뉴욕 법원에서 Rehman Bros 매각과 인수가 최종적으로 선고되자, JP모웬은 컨소시엄 측에 200억 달러 규모의 지원을 제안했다.


“No Thanks!”


매튜 그레이임은 일언지하에 거절했다.

연방준비은행의 자금지원이라면 모를까.

JPM Chase Bank의 대출 혹은 투자를 받을 이유가 없었다.

공연히 그들에게 코가 꿰일 빌미를 줄 필요도 없고.

그들의 제안을 뿌리치고 탄생한 거대 은행이 바로....


Rehman & Global Park Group.


이었고, 이들은 JPM Chase Bank를 따돌리고 미국 최대 상호저축은행인 워싱턴뮤추얼(WaMu)까지 인수하는 저력을 보였다.

이 금융사는 G&P와 GARAM이 합병하고 Rehman를 인수하면서 탄생한 금융지주회사다.

정확하게는 G&P Holdings의 기업명을 변경한 것이지만.

자회사와 손자회사만 27개나 되는 매머드 투자은행으로 변모했다.

금융지주사 법인명은 류지호와 파커 및 그레이엄 가문이 첫 인연을 맺은 상징적인 장소, 즉 대한민국 인천의 자유공원의 옛 이름인 만국공원(萬國公園)에서 따왔다.

그 날 그 장소에서 류지호가 레오나를 구하지 않았다면, 오늘의 미국 4대 투자은행의 탄생은 없었을 테니까.

세 가문의 성을 줄줄이 붙이는 것보다 상징적인 장소이면서 세 가문의 이니셜(R, G, P)을 연상시킬 수 있는 알파벳이 들어간 조합을 쓰기로 했다.


광폭행보(廣幅行步)!


실리콘 밸리의 Angel(투자자)이자, 리틀 버펫이라 불리며, 미다스의 손, 미스터 할리우드는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로 촉발된 글로벌 금융위기에도 거침이 없었다.

먼저 신생 투자은행에 엄청난 규모의 투자금을 유치했다.

Central Pacific Railroad와 Parker's Fields가 그 주인공이다.

Central Pacific Railroad는 1862년에 태평양 철도법(Pacific Railroad Acts)의 허가와 동시에 설립된 그레이엄 가문의 대륙횡단 철도 회사다.

이 철도회사는 1869년 북아메리카 지역 두 번째로 서부에서 동부 간 횡단 철도를 탄생시켰다.

현재 네브래스카 오마하에 본부를 두고 있는 철도회사 유니온 퍼시픽 철도(Union Pacific Railroad, UP)에 이어 BNSF 철도(BNSF Railway Company)와 북아메리카 제2 철도기업을 다투고 있다.

광물·산림자원 사업 분야와 함께 그레이엄 가문을 지탱하는 양대 사업이라고 할 수 있다.


“그레이엄과 파커가문 기업에서 각각 120억 달러를, JHO Company가 60억 달러를 약칭 R & GP Group에 투자했지.”

“에휴~”


남들이 광폭행보니 뭐니 떠들어대는 것과 상관없이, 류지호는 한숨만 나왔다.

JHO Company Group을 서포트하는 것이 주임무로 여겼던 금융부문이 처가의 투자은행과 합병하고 몇 개 파산한 금융사를 인수하면서 엄청나게 덩치를 불렸기 때문이다.

결국 금융부문을 JHO Company Group에서 분리시킬 수밖에 없었다.


“워싱턴뮤추얼은 또 뭐야?”


지난 9월 말, 미국 최대의 저축은행 워싱턴뮤추얼이 파산했다.


“그게 사연이 좀 긴데....”


맥케인과 공화당의 딴죽으로 7,000억 달러의 구제금융안이 부결되는 바람에 다우존스지수가 777.68포인트나 폭락하는 사건이 벌어졌다.

그러자 R & GP Group의 계열사들이 세계 각국의 주요 주식들을 먹어치우기 시작했다.

한국의 대유가온증권과 류지호 소유의 자산운용사들도 기민하게 움직였다.

한국에서는 환율까지 요동쳤다.

10월 24일에는 대한민국 코스피 지수가 2000선을 돌파한 지 1년 3개월 만에 1000포인트 선이 붕괴되어 938.75로 장을 마감했다.

그날 코스닥 지수 역시 이틀연속 서킷브레이커가 걸리면서 사상 최저치로 주저앉았다.

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은 1,373원으로 폭등했다.

수년 전부터 이때만 기다리고 있던 류지호 소유의 금융사들이 물 만난 물고기처럼 휘젓고 다녔다.


“그 시기 즈음에 R & GP가 각각 52%, 60% 낙폭을 보인 BoUS와 NYC은행의 주식을 매입했거든. JPM Chase의 주식도 떨어지긴 했지만 여전히 30달러 대를 유지하고 있어서 좀 더 관망하기로 했지.”


결과적으로 매튜 그레이엄의 그 같은 판단은 매우 적절했다.

2009년 3월에 가면 JPM Chase Bank의 주가가 16달러까지 떨어지게 되니까.

여담으로 그 시기에 R & GP Group에서 16~20달러 사이에 JPM Chase Bank 주식 5억 달러어치를 쓸어 담게 된다.

그를 통해 미국의 대표적인 금융사들의 주식을 2.1~ 5.7%까지 보유하게 된다.

음모론의 단골메뉴인 월가 흑막(?) 속으로 류지호가 한 발 더 깊숙이 들어가게 된다.

미국의 금융자본과 한통속이 된다는 것은 세계정세에도 발언권을 갖게 된다는 의미도 포함된다.

의형인 매튜 그레이엄이 금융계에서 역할을 확대해 나가겠지만, 류지호의 의중도 미국 경제정책에 어느 정도 반영할 수 있게 된다고도 볼 수 있다.

암튼 Rehman Bros 사태로 인한 류지호의 금융부문 투자의 방점은 10월 중순에 찍혔다.


“9월 말에 연방예금보험공사가 유동성 위기를 겪어온 미국 최대 상호저축은행인 워싱턴뮤추얼(WaMu)의 영업을 정지시켰어. 모든 자산을 압류하기도 했고. 그때 WaMu의 자산 중에서 대략 1,820억 달러의 예금자산과 2,300개의 지점망을 겨우 19억 달러에 인수하는 쾌거를 이루게 된 거지.”

“얼핏 JPM Chase가 유력하다고 신문에서 본 것도 같은데....”

“걔들이 미국의 파산한 은행들을 다 책임질 순 없잖아. 게다가 금융당국자들이 엄청 스트레스를 받더라고. 베이스턴스에 이어서 WaMu까지 JPM Chase가 삼키게 되면 과거 무소불위의 JP모웬이 재림하는 것은 아닌지 부담을 느꼈다고 하더라.”


미국의 정치권은 불과 반세기 전 JP모웬이 미국 경제와 정치권을 어떻게 지배했는지 똑똑히 기억하고 있다.

지금도 통제가 어려운데 더 커진다면....

때마침 불감청(不敢請)이언정 고소원(固所願)이라고 할까.

미국 4대 투자은행으로 부상한 R & GP 금융그룹이 인수자로 나섰다.

산업자본이라고 할 수 있는 JHO Company Group에서 완전히 분리되어 금융지주회사로 탈바꿈했기에 R & GP 금융그룹이 상업은행을 인수하는데 전혀 문제가 없었다.


“미국 최대 저축은행을 헐값에 사들임으로써 R & GP의 자산과 예금잔고가 종합금융사 톱3에 근접하게 됐지. 음하하하.”


미국 금융당국과 다른 경쟁 종합금융사 입장에서는 미서부로 소매점포를 늘리려던 JPM Chase Bank의 행보에 제동이 걸린 것에 크게 만족했다.

Rehman & Global Park Group은 탄생하자마자 소매금융부터 미국 국채까지 다루는 메이저 투자은행으로 급부상했다.

매튜 그레이엄은 모두 계획이 있었다는 듯이 거침이 없었다.


“금융은 그만 됐고! 이제 본래 해야 할 일 좀 하시지!”


류지호가 다소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였다.

워싱턴뮤추얼의 은행 부문이 소매은행업을 한 번도 해본 적 없는 Rehman & Global Park Group에 인수되면서 기존 고객들 사이에서 예금보장에 대한 불안감이 높아졌다.

류지호에게 과연 자신들의 예금이 안전한지 묻는 이들이 많아졌다.

언론은 물론이고 일반인들 심지어 직원들까지 만날 때마다 물어보니 류지호로서는 짜증이 나지 않을 수 없었다.

매튜 그레이엄은 연방보험공사를 압박했다.


“2,000억 달러에 이르는 워싱턴뮤추얼 고객의 예금은 이번 합병으로 그 어떤 피해도 입지 않을 것임을 보증합니다.


연방보험공사의 공식발표가 나간 후로 일부 고객의 불안이 진정됐다.

얼마 안 가서 워싱턴뮤추얼 전 지점은 평소와 같이 정상영업을 할 수 있었다.

영화 촬영 준비로 한창 바쁜 가운데, 류지호가 기자회견까지 해야 했다.


“Rehman & Global Park Group이 고객들의 예금과 대출에 대한 지급을 전액 보증합니다. 제 이름도 도움이 된다면 걸겠습니다. 기존에 사용하던 현금카드, 수표책 등은 그대로 사용할 수 있으니 안심하십시오.”


일반적으로 연방보험공사에서는 파산은행의 고객에 대해 개인의 경우 10만 달러까지, 은퇴계좌나 401(k)계좌는 25만 달러까지 지급보장을 해주고 있다.

이번 워싱턴뮤추얼의 경우는 파산 후 청산이 아니었다.

인수됐기 때문에 예금전액을 보장받을 수 있었다.

워싱턴뮤추얼 은행과 Rehman & Global Park Group 간의 전산시스템 공유를 위해 시간이 좀 더 필요하긴 하지만, 고객들이 동요할 필요는 없었다.

다만 워싱턴뮤추얼 은행의 주식을 보유한 경우에는 손실이 불가피했다.

작년 이맘때와 비교해 무려 95%나 주가가 폭락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휴지조각이 될 수도 있던 주식이 회생된 만으로도 주주들로서는 다행이랄 수 있다.

미국 역사상 최대 규모의 도산은행이 될 뻔한 위기를 넘겼기에.

암튼 119년 역사에 자산규모만 3,100억 달러를 자랑하는 상업은행까지 Rehman & Global Park Group이 품게 됐다.


“시장에 풀려 있는 WaMu의 주식을 공개매수로 모두 사들일 생각입니다. 일단 상장폐지 후에 경영을 완전 정상화 시킨 후에 수년 내 뉴욕증권거래소에 재공시할 것입니다.”


JHO Company Group은 새롭게 탄생한 Rehman & Global Park Group을 소유하거나 지배하지 못한다.

신설 합병 금융회사가 자산운용사나 사모펀드가 아닌 종합금융회사이기 때문이다.

미국의 은행지주회사법(Bank Holding Company Act of 1956)에 의하면 산업자본은 은행 주식의 최대 25%만 소유할 수가 있다.

참고로 대한민국은 4%가 최대치다.

때문에 1대 주주는 G&P 금융그룹(제임스 파커), 2대 주주는 GARAM(류지호&매튜 그레이엄), 3대 주주가 JHO Company(류지호), 마지막으로 Central Pacific Railroad, Parker's Fields, 기타로 구성되었다.

그레이엄의 철도기업과 파커 가문의 농업기업은 추후 기업공개를 하게 되면 투자금회수를 위해 지분 상당 부분을 처분하게 된다.

류지호는 워싱턴뮤추얼이 망하지 않는 한은 25% 대주주 지위만 유지할 생각이다.


“동생아, JHO가 상업은행을 소유할 방법이 아주 없진 않아.”

“인터넷 전문 뱅크?”

“응.”


미국과 일본 등 국가에서는 산업자본이 인터넷 뱅크는 소유할 수가 있다.


“GMG와 Snowstorm에서 블록체인이 어떻게 활용되는지 보고.”

“그거 안 하겠다는 말이지?”


류지호는 대답을 삼갔다.


❉ ❉ ❉


일명 ‘Rehman Bros 사태’의 여파로 한국의 금리·주가·환율이 동시에 요동쳤다.

한국은 외환위기 이후로 외환과 금리 부문에서 심혈을 기울여 관리해왔다.

게다가 정의국 정권은 류지호의 고언을 귀담아들어 미국발 금융위기를 대비해왔다.

비교적 양호한 경제 지표, 기업들의 건전성 유지에도 불구하고 외국자본이 썰물처럼 빠져나갔다.

금융의 속성상 어쩔 수 없는 부분이다.

그로인해서 한국의 경기가 차갑게 식었다.

또 한 번의 외환위기가 올 수 있다는 공포감이 감돌았다.

긴급하게 저금리 정책, 외화보유액 관리 방안, 경기 부양책, 재정 지출 확대를 처방으로 내놓았다.

정의국 정권은 적극적인 경제정책을 전개했다.

보수정부의 작은 정부와 시장자율화는 개나 주고, 적극적으로 개입했다.

그 덕분인지 모르지만, 미국발 금융위기 충격이 한국에서 힘을 제대로 못썼다.

류지호가 설레발을 쳤다고 비난하는 의견까지 있을 정도로.

워낙 강력한 파장이 예상되었기에 잘 방어한 한국이 특이한 경우가 되었다.

IMF 외환위기가 일정부분 교훈을 준 것 같았다.

이전에는 볼 수 없는 규모로 외환 보유고를 유지했다.

마침 체결된 300억 달러 규모의 한·미 통화스와프 역시 급등한 환율을 진정시키는 데 도움이 됐다.

그런 조치들에도 불구하고 1,500원대까지 치솟긴 했지만.


‘다행스럽게도 서브프라임 대출과 관련해 한국의 투자액이 크지 않았어.’


그로 인해 국내 금융권으로의 직접적인 타격이 작았다.

다른 국가에 비해 상대적으로 타격이 적었다는 의미다.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를 완전히 피해가진 못했다.

어찌되었든 한국은 대응 속도가 무척 빨랐다.

외환위기로 축적된 맷집도 나름 빛을 발했다.


“문제는 앞으로인데.....”


글로벌 금융위기에서 선방을 하긴 했지만, 향후 한국경제 전망이 마냥 밝은 것만은 아니다.

세계 경제 침체로 인해 이때부터 본격적인 저금리, 저성장 시대에 돌입하게 되니까.

가뜩이나 10대 재벌그룹 의존도가 높은 한국경제다.

주요 재벌그룹들의 실적에 따라서 한국 경제의 활력이 오락가락하게 된다.

류지호가 기억하기로 올해 10월부터 내년 초까지 6차례에 걸쳐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인하하게 된다.

기준금리가 5.25%에서 2%로 뚝 떨어지게 된다.

그리고 저금리 기조가 10년 이상 지속된다.

저성장이 이어지면서 금리 인상을 할 수 없는 여건이 지속된다.


“이게 참... 결국 또 돌고돌아 부동산인가....?”


글로벌 금융위기는 한국 은행업의 판도 변화마저 초래하게 된다.

앞으로 은행들은 기업대출보다 가계대출을 늘리는 방향으로 나간다.

주요 대기업들이 투자보다는 사내유보금을 쌓아놓는 것에 열중하고, 리스크 관리가 중요해진 은행 입장에선 위험 가중치가 낮은 가계 대출에 집중한다.

결국 정부입장에서는 저성장과 경기침체를 타계하기 위해 부동산에 눈길을 둘 수밖에 없고, 은행권은 부동산투기 바람에 편승해서 가계대출을 늘려나간다. 이에 따라 2008년 말 384조9천억 원이었던 가계대출이 10년 새 두 배를 훌쩍 넘기게 된다.

특히 주택담보대출은 233조원에서 463조원으로 크게 늘어난다.

부동산에 과도하게 편중된 대출은 언제 터질지 모르는 뇌관으로 자리하게 된다.


“그렇게 되지 않으려면 이번 글로벌 금융위기를 기회로 한국 금융업에 대대적인 손질이 필요한데 말이지.”


한국의 금융업은 세계 경제규모 10~12위권이라고 볼 수 없을 정도로 후진적이다.

은행업은 물론이고 주식시장도 20세기 수준에 머물러있다.

공매도 문제부터 시세조작에 무방비로 노출된 증권시장만 봐도 알 수 있다.


“건설, 조선, 자동차 부문도 문제고....”


조선, 반도체, 자동차, 철강 등은 한국의 8대 주력업종의 핵심 분야다.

이들 기업에 문제가 생기면 한국경제와 고용부문에서 심각한 문제를 초래한다.

21세기에 들어서면서 GARAM Invest가 작성한 세계 경제동향 및 전망 보고서를 꾸준히 한국정부와 대한상의 회원사들에게 돌리고 있다.

다들 진지하게 받아들이지 않는 분위기다.

한편으로 이해가 갔다.

GARAM Invest는 JP모웬, 골드만대거스 심지어 오사카노무라증권보다 이름값에서 밀리니까.

그들로써는 백퍼센트 믿기 어려울 수도 있다.


“조선과 자동차업계 그리고 반도체의 산업경쟁력 점검과 구조조정이 필요하다.”


류지호가 3년 전부터 주장했던 내용이다.

하지만 그 산업들은 최근까지도 호황을 구가하고 있다.

그 누구도 귓등으로도 듣지 않았다.


“걱정이네 걱정이야....”


5년 안에 수만 명의 실업자들이 조선업에서 나올 것이다.

그것을 어찌 감당하려는지.


절레절레.


류지호는 고개를 흔들어 잡념을 털어냈다.

아직도 봐야할 보고서가 산더미처럼 쌓여 있다.

하나하나 일희일비 하다가는 한도 끝도 없다.

다행스럽게도 이제부터 보게 될 보고서는 그 내용 하나하나 배부른 것들뿐이다.

글로벌 금융위기를 통해 벌인 M&A 결과들이었으니까.


“VIP시네마시팅이라....!”


극장 전용 의자를 전문적으로 공급하는 미국의 업체다.

류지호가 혼잣말을 하는 동안에도 입을 꾹 다물고 있던 김우영 비서실장이 마침내 입을 열었다.


“인디애나주 남부의 뉴올바니에 기반을 둔 업체입니다. 올해 처음 프리미엄 좌석을 생산하고 있었는데, 전 세계 G.O.M 점포에 더 쾌적한 시트를 제공한다는 계획 하에 매입했다고 합니다.”

“7,000만 달러면 적은 액수는 아니네요?”

“3년 전, 직원 25명으로 시작한 업체인데, 인수 직전 100명의 직원이 근무하는 회사로 성장했습니다. 연매출은 대략 250억 원 정도라고 합니다.”


이 당시만 해도 전 세계적으로 고급 극장 좌석에 대한 개념이 명확하게 서있지 않았다.

G.O.M International의 오동석은 자사 극장만의 차별점을 고민하다가 우연히 프리미엄 극장좌석을 전문적으로 제작하는 업체를 알게 됐다.

글로벌 금융위기로 잠시 유동성 위기가 생긴 차에 업체를 인수할 수 있었다.


“애매한 M&A인 것도 같고....”

“비용적인 면을 고려했을 때 나쁘지 않은 선택이었다는 자체 진단입니다.”

“극장 좌석이 소모품도 아니고... 얼마나 자주 교체한다고.”

“G.O.M 점포가 전 세계적으로 5,000개에 근접하고 있습니다.”


G.O.M이 인수하기 전, VIP시네마시팅은 대규모 극장 체인보다는 지역 극장들의 좌석 고급화에 뛰어들었다.

업체가 있는 인디애나주 리고니어 지역에 다이아몬드 극장이라는 단관극장이 있다.

이 극장에서 상영관 좌석 중 두 줄을 VIP 좌석으로 만들기 위해 1만5천 달러를 투자하는 과감한 결정을 내렸다.

전체 200석 중 약 10%가 VIP석으로 지정돼 12달러에 티켓을 판매했다.

나머지 일반석의 티켓 가격은 8달러였다.

이 전략이 대성공을 거두었다.

덕분에 극장 매출이 늘었다.

그렇게 인디애나주를 중심으로 고급 좌석을 공급하다가 이번에 G.O.M Intenational에 인수되면서 전 세계 G.O.M 체인점에 좌석을 공급하게 됐다.


“일반 좌석이라면 말렸겠지만.... 고급 좌석이니까.”


여담으로 10년이 지나면 이 업체가 미국 극장의 고급 좌석 중 80%가량을 공급하게 된다.

VIP시네마시팅은 10년 동안 단일 좌석당 600~900달러의 가격으로 60만 개의 영화관 전용 고급 좌석을 설치하게 된다.

10년 동안 매출이 10배가 성장한다.


“베를린 포츠담 플라자의 소닉센터를 기어코 매입했네요?”

“당초 제시된 6억 유로보다 4천 만 유로가 깎인 5억 6천만 유로에 인수했습니다.”


베를린 포츠다머 플라츠 소재의 소닉센터 빌딩은 스탠리모웬이 소유하고 있었다.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의 혼돈 속에서 유동성 확보 필요성이 대두되며 자산 매각에 나섰는데, G.O.M International이 우선협상자로 거래를 성사시킬 수 있었다.


“빌딩만....?”

“아닙니다. 임대 중이던 멀티플렉스 사업권도 사들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하다하다 베를린 국제영화제 메인 상영관을 소유하게 됐다.

덤으로 유럽 최대 규모의 Eye-MAX 상영관까지 직영으로 관리할 수 있게 됐고.


“아마도 독일에서 한국영화가 좀 더 대접 받을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습니다.”

“글쎄요. 두고 보죠.”


류지호 소유의 미국 영화사들이 독일 영화에도 투자하고 있다.

그런 류지호를 보는 독일영화계의 심정은 다소 복잡했다.

미스터 할리우드란 명성답게 트라이-스텔라표 블록버스터로 독일 극장가를 초토화시키는 주제에 독일어로 제작되는 독일영화 전통을 따르는 영화에 투자를 하고 있으니까.

세계적인 영화감독이 되기 전에 류지호를 자신들이 발굴했다고 주장하며 토론토 영화제와 옥신각신할 정도로 류지호에게 각별한 마음을 갖고 있는 독일 영화계이긴 하지만.


“결국 7억 달러에 결판이 났다고요?”


이번에는 JHO Company 이사회의장 수석참모 데이빗 브레이텐바크가 대답했다.


“예.”


MSM Entertainment 본사, JHO Pictures 등이 입주해 있는 현재의 센추리시티의 빌딩으로 이주하면서 빌딩 매입을 시도한 바 있었다.

당시에는 프랑스의 본사를 둔 부동산 회사가 매각을 거부했었다.

해당 부동산 회사가 인수합병을 통해 매머드급 부동산업체가 되면서 더더욱 건물 매입이 물 건너가는가 싶었다.

하지만 글로벌 금융위기가 문제였다.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는 유럽까지 파장이 미쳤고, 건물주에게까지 악재로 작용했다.

충분한 유동성 자산을 보유하고 있던 MSM이 매입을 제안했고.


“미래에는 어떻게 될지 알 수 없지만. 7억 달러라도 챙겨줄 때 파는 것이 현명한 거겠죠.”


전에도 빌딩 앞 도로명이 MSM Drive라 불렸고, 빌딩 상층부에 MSM 로고가 떡하니 박혀있긴 했지만, 완전히 소유권이 넘어옴으로써 명실상부 MSM Tower가 됐다.

가온그룹 차원에서 VIP시네마시팅 인수, LED 조명기 제작판매업체 Gekko Technology 인수 건은 사소한 축에 속했다.

가온그룹 산하 홈쇼핑 사업부문에서 한국 전자상거래 1위 업체 K-마켓을 인수하는데 성공했다.


“현재 한국의 오픈마켓 시장은 어떻게 돌아가고 있죠?”


류지호의 물음에 김우영이 즉각 대답했다.


“비너스그룹 홈쇼핑 산하의 V estore, BS그룹 홈쇼핑 산하의 엠팔, 대한민국 2위 포털사이트 NexT 산하의 On-get 등이 모기업의 지원에도 불구하고 고사한 상태인데 반해서 선경그룹이 11번지라는 전자상거래 서비스를 런칭한 상황입니다.”


몇 개의 서비스들이 난립하던 시기를 거쳐 이 시기 한국 전자상거래 점유율 1위 업체는 K-마켓이 차지하고 있다.

모회사인 인더팍(In The Park)의 유동성에 문제가 생기면서 올해 2월부터 K-마켓을 매각하기 위해 다각도로 노력을 기울였으나 답보 상태에 빠졌다.

미국발 금융위기로 인해 국내 기업들이 몸을 사리는 가운데, 주당 제시가격 35달러는 가온그룹 산하 홈쇼핑업체에게도 부담 되는 액수였다.

주당 35달러로 계산하게 되면 K-마켓 전체 주식 인수 금액이 한화로 대략 2조 원 가량 된다.

인더팍의 대표 지분 인수에만 7,000억 원 정도가 소요되고.

인수에 적극적이었던 미국의 A-Web 역시 난감하기는 마찬가지였다.


“중국과 일본에 진출했다가 고전을 면치 못했던 A-Web 입장에서 한국의 점유율 1위 K-마켓은 아주 좋은 인수대상이었습니다.”


류지호가 소유한 벤처캐피탈이 A-Web의 주요 주주다.

K-마켓을 A-Web이 매입해도 불만이 없는 입장이다.


“의장님도 잘 아시다시피 A-Web이 지금까지 인수했던 회사 중 최대 금액의 회사는 스카이프였습니다. 한화로 대략 2조 6천억 원이었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의장님께서 한때 최대주주였던 PayMate를 1조 5천억 원에 인수하기도 했었습니다.”


그 같은 경우는 미국 실리콘밸리에서나 가능한 것이다.

아시아 시장 그것도 로컬 플레이어에게 그 정도를 투자하는 것은 비현실적이다.


“게다가 시장점유율 30%의 오픈옥션을 소유하고 있는 A-Web 코리아가 점유율 42%의 K-마켓을 인수할 경우 독과점시장이 형성된다는 것도 문제였습니다. 또한 최근에 국내 유통업계에서 M&A와 관련해 수차례나 공정위가 승인을 하지 않아 무산된 전적이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만약 한국 기업이 아니라 A-Web에 승인을 해준다면 외국계 기업에 대한 특혜시비와 국내자본에 대한 역차별 논란이 일어날 수밖에 없었습니다.”

“나스닥에 상장되어 있지 않던가요?”

“예. 모회사 인더팍이 K-마켓 지분의 29.37%를 보유하고 있고, 대표이사 개인 지분도 7.27%로 총 36.64%를 보유하고 있었습니다. 그 외 Yaaho 코리아가 8.95%로 총주식수는 4974만주였습니다. 양측이 합의를 도출한 인수가격은 주당 25달러였습니다.”


A-Web은 한국에서의 독과점 이슈와 인수금액 부담감 그리고 여론의 압박으로 인해 결국 인수전에서 물러날 수밖에 없었다.


“9월 초순에 공정위에서 사전심사 승인을 받았고, 중순경에 협상을 벌여 최종적으로 주당 24달러 결정되었습니다. 총거래금액은 8억800달러로 국내 인터넷기업 M&A 최대 규모를 자랑하게 됐습니다.”

“나스닥에 풀린 주식은요?”

“공개매수에 나서기로 했습니다. 그로 인해서 최대 1조 6,000억 원이 소요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A-Web 코리아와 끝까지 불꽃이 튈 줄 알았는데.... 시시하게 됐네요.”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이 시기에 오픈옥션은 지는 해, K-마켓은 뜨는 해처럼 보였다.

그렇기에 M&A 경쟁이 상당히 치열할 것으로 예상됐다.


작가의말

행복한 하루 되십시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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