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린완 님의 서재입니다.

닉네임 군필여고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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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린완
작품등록일 :
2018.10.19 17:38
최근연재일 :
2023.01.15 0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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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11.25 1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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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20. 롤드컵 8강전(3)

DUMMY

“워후! 저건 진짜 멘탈에 데미지 받았겠는데?”

“그러게. 3연속으로 칼픽이라니.”

“쟤네 바보 아냐? 당연히 u라프부터 밴 하고 생각해야하는 거잖아!”


현우를 비롯한 동아리 멤버들과 친구들은 각자 한마디씩 던지면서 롤드컵을 감상 중이었다.


대형 스크린이 딸린 호텔 룸을 롤드컵 경기 일정에 맞춰 전부 예약을 잡아 두었는데, 그 비용을 보곤 초대 받은 친구들이 기겁을 했었다.


물론 지금은 완전히 익숙해져서 룸서비스로 나온 각종 요리를 맛보면서 즐기고 있었지만 말이다.


“야. 그래도 상대 팀도 어쨌든 프로게이머라고. 우리가 생각하는 것 정도야 당연히 알고 있겠지. 안 그래?”


태영이 친구의 말을 반박하며 슬쩍 현우와 민성의 동의를 구하는 제스쳐를 취했다.


현우가 먼저 고개를 끄덕이며 답했다.


“그렇겠지. 게다가 저게 그냥 대회냐? 롤드컵 8강전이라고. 전국에 게임 좀 한다는 놈들을 전부 꺾고 올라온 팀인데, u라프 밴을 안 한 나름의 이유가 있겠지.”

“이유가 뭘까?”

“막을 자신이 있어서? 아마 그게 가장 합리적으로 생각해 볼 수 있는 이유겠지?”

“참나. 무슨 소리야? 내가 볼 땐 아름이 u라프는 절대로 못 막아. 무적이라고!”

“무적 같은 소리하네. 야, 아름이가 아무리 잘 한다고 해도, 불가능한 것은 불가능 해. u라프가 극 후반 가면 이도저도 아닌 애매한 캐릭터가 되는 건 펙트잖아?”

“그렇지만 애초에 그 극 후반에 가지도 못 하잖아?”

“그러니까. 그 후반을 가기 위해서 초중반에 강력한 원딜이랑 미드를 밴 하잖아. 넌 아까 해설자가 말하는 거 듣기는 했냐?”


친구들끼리 누가 맞는지 열심히 떠들면서 싸워댔지만 아무도 그걸 말리진 않는다.


원래 그렇게 시끌벅적하게 관람하는 것이 스포츠 관람의 묘미가 아니겠는가.


“너희 방금 화면 봤어?”


민성이 손을 다급하게 휘저으며 모두의 이목을 집중시킨다.


“갑자기 왜?”

“저 사람 얼굴 좀 봐. 저 중국 선수 말이야. 이름이 톈이랬나? 탑 라이너. 첫 게임 시작할 때의 얼굴이랑 완전 다르지?”

“어? 그러게? 얼굴이 왜 저렇게 벌겋게 변했냐?”

“혹시 개빡친거 아냐?”

“맞네! 3연속 칼픽 박힌거에, 전판 전전판 경기 내용 생각하면 그럴 수밖에!”

“진짠가본데? 얼굴 화면에 잡힐 때 마다 다른 사람들이랑 얼굴색 비교되는 것 좀 봐! 푸하하하!”


민성의 지적은 정확했다.


실제로 게임이 시작되고 난 이후, 간간히 잡히는 톈 선수의 모습은 전부 오만상을 찌푸리고 있거나 팀원에게 무어라 소리를 질러대는 모습이었다.


친구들의 이야기에 톈 선수를 주목하던 이슬이 물었다.


“이해가 안 되네. 저 사람은 지금 방송에 자기 얼굴이 나간다는 걸 모르나? 저렇게 다 보일 정도로 짜증내고 화를 내면 자기 손해 아냐?”

“그건 네가 몰라서 하는 소리다.”


바닥에 누워서 관람 중이던 수영이 이슬의 말을 자르며 답했다.


“저 무대가 어떤 무대인데? 우리나라 학생들이 수능 준비해서 시험 치는 거랑 비교해도 손색이 없을 정돈데. 아니지. 수능을 쳐 본 입장에서 말하자면, 롤드컵 무대에 선 프로게이머가 더 긴장되고 압박감을 느낄 거다.”

“제 말이 그거라니까요? 선배가 말한 것처럼, 엄청 중요한 자리잖아요. 그럼 화나고 짜증나도 일단은 경기 끝날 때 까지는 집중해야 하는 것 아녜요?”

“이미 멘탈이 한계까지 간 거겠지.”


이번엔 이슬의 옆에 앉아 있던 민성이 받는다.


“나 같아도 엄청 중요한 경기에서 연습한대로 몸이 안 따라주고, 컨디션 안 좋고 실수 많이 나오면······.”


민성이 설명하던 중간에 탑에서 또다시 전투가 벌어진다.


군필여고생의 u라프가 텐 선수를 강하게 몰아붙이다가 상대 타워의 공격을 받은 것이 빌미였다.


초반 타워의 공격력은 무시무시했기에, 한 번의 공격으로 u라프의 체력은 반토막이 났다.


게다가 상대를 몰아내려다가 돌아가는 상황이었기에, 상대 미니언의 공격을 집중해서 받는 모양새까지.


이건 싸우면 무조건 이기는 그림이라고 판단한 톈이 먼저 달려들어 승부수를 건 것이었다.


그것이 달콤한 꼬드김인 줄도 모르고 말이다.


“어? 위험한데요!”

“설마?! 설마!”


해설진들도 처음엔 확실히 당했다고 생각했는데, 결과적으로 킬을 따낸 것은 군필여고생의 u라프였다.


u라프의 체력이 정말 보이지도 않을 정도까지 떨어졌지만, 결국 남은 미니언까지 무사히 정리하고 귀환하는데 성공한다.


그 살 떨리는 교전을 본 친구들은 비명을 질러댔지만 해설자들이 무어라 상황 설명을 시작하자 귀신같이 모두 입을 다물었다.


“방금 저거 보셨습니까?! 제로 거리에서, 적과 완벽하게 딱 붙은 상태에서 적의 핵심 스킬을 점멸로 피하는 거!”

“점멸로 도망가는 것도 아니고, 딱 두 걸음 옆으로 점멸을 타서 적의 스킬을 피하고 자신의 공격의 딜로스는 없앴어요.”

“미쳤어요. 진짜 미쳤어요! 저거 왜 진작 점멸 써서 도망가지 않는가 싶었는데, 아니 세상 어떤 사람이 점멸을 저렇게 써요?!”

“제가 봤을 때는 점멸로 도망갔어도, 톈 선수가 추격하면서 원거리 스킬로 포킹 했으면 위험했을지도 모릅니다. 오히려 도망가지 않고 싸운 게 득이 됐네요!”

“아니 그런데요. 애초에 저 공격을 제로거리에서 점멸로 피한다는 게 가능은 한 겁니까?”


입을 닫고 해설자들의 설명을 듣던 친구 하나가 궁금증을 참지 못 하고 외쳤다.


“내 말이! 저게 사람이 할 수 있는 거냐고?!”

“얌마. 그게 가능한 게 바로 아름이라고.”

“쉿! 조용히 좀 해봐! 안 그래도 그거 설명하잖아.”


친구들이 다시 입을 다문다.


“···니다. 보고 반응했다는 것도 틀린 말은 아니지만, 정확하게 말하자면 예측을 했다는 말이죠.”

“그러니까 김동민 해설님의 말은, 상대가 e스킬을 쓸 타이밍이고 그것만 피하면 이길 수 있으니까 집중해서 그것만 보자. 그렇게 미리 생각했기에 선 동작을 보고 피할 수 있었다는 말씀이신 거죠?”

“정확합니다. 물론 집중해서 보고 있으면 누구든 쉽게 피해지는 건 아닙니다만, 훈련된 사람이라면 얼마든지 가능한 기술이라는 이야깁니다.”

“진짜 놀라운 세계네요.”


친구는 현우를 보며 물었다.


“너도 저거 할 수 있음?”

“절대 못 하지. 민성이는 가능하지 않을까?”

“나도 못 해. 최근까지 계속 게임하던 선배라면 어때요?”

“······네가 못 하는데 내가 할 수 있겠냐.”


정말 한 틱이 부족해서 적을 놓친 것 때문일까. 톈 선수의 얼굴이 또 한 번 카메라에 한 번 잡혔는데, 표정이 상당히 좋지 않았다.


그걸 안쓰럽게 바라보던 이슬의 오빠, 재원이 한 마디 꺼냈다.


“저 친구, 곧 폭발하겠는데.”

“형님이 보기에도 그래요?”

“얼굴을 자세하게 잡아준 건 아니라서 정확하게는 모르겠지만, 진짜 스트레스가 극에 달한 사람의 얼굴이 딱 저렇거든. 보통 저런 사람이 자존심이 쌘 사람이 많은데.”

“와. 오빠는 저 사람 카메라에 몇 번 잡히지도 않았는데 그걸 알 수가 있어?”

“뭐······ 당연히 적당히 넘겨짚는 거지.”

“······.”


그래도 중국 프라임의 밴픽 전략이 잘 먹혔는지, 이전 경기들에 비해 미드와 바텀쪽은 꽤 비등비등했다.


하체가 무너지지 않고 버티자 시간이 조금씩 끌리기 시작했고, 프라임은 오브젝트를 챙기는 부분에서 손해를 보면서도 조금씩 조금씩 성장을 해 갔다.


이대로 가면 프라임이 원하는 극 후반전이 나오는 것이 아니냐.


극 후반전으로 갈수록, 프라임이 LAC의 글로벌 골드를 조금씩 따라잡을수록 어쩌면, 설마, 하는 말들이 나오기 시작했다.


어찌되었든 롤에서 한 캐릭터가 가질 수 있는 최대 아이템의 개수는 6개 고정이었고, 이는 곧 초중반의 유리했던 점이 모두 의미를 잃게 된다는 말이었다.


“조합은 역시 프라임 쪽이 후반에 힘을 발휘하는 조합인 게 사실이거든요.”

“더 이상 시간을 주면 마냥 행복하지만은 않아요 LAC! 상대도 저력이 있거든요? 이제는 정말로 움직여야 합니다!”


해설자의 말을 전해 듣기라도 한 것일까.


LAC는 강력한 오브젝트인 바론을 잡기 시작함과 동시에 군필여고생 혼자서 무서운 속도로 바텀을 밀기 시작했다.


일종의 이지선다였다.


“아주 영리합니다! 저게 몸을 크게 벌려서 맵 전체의 양식을 독식하겠다는 움직임이거든요. 한 마디로 선택하라 이거에요. 너 계속 그렇게 가만히 수비만 하고, 도망만 다닐 거면, 우리는 맵에 맛있는 거 다 챙길 거다? 이렇게 말하고 있는 거죠!”

“상체 쪽의 바론이 가장 득이 큰 오브젝트이지만, 아무래도 네 명이 뭉쳐있어서 프라임으로선 조금 망설여질 겁니다. 아무리 잘 따라잡기 시작했다곤 해도, 아직은 성장의 차이가 있거든요. 하지만 혼자 따로 놀고 있는 u라프는 슬슬 힘이 빠질 시기이기도 하고, 제압 골드가 또 달달하거든요.”

“극 후반을 노려야 하는 프라임으로선 안전하게 혼자 있는 u라프를 잡아내고, 하체 쪽 오브젝트인 드래곤과 정글몹, 밀린 라인을 정리하는 게 나아 보이죠?”


해설자의 설명은 정론이었다.


그러지 않을 이유가 없었기에, 또 그렇게 플레이 하는 게 당연했기에 프라임은 혼자 타워를 밀던 u라프를 덮쳤다.


u라프가 도망가지 못하도록, 발을 묶기 위해 가장 먼저 기동성이 빠른 미드라이너가 달려들었다.


그런데 u라프의 도끼질에 미드라이너의 체력이 사우나에 들어간 아이스크림처럼 순식간에 녹아내린다.


상식적으로 생각했을 때, 도저히 나올 수가 없는 그 딜량에 화들짝 놀라서 도망치려 했지만 궁극기와 유체화까지 사용한 집요한 공격에 결국 죽고 말았다.


뒤이어 따라온 원거리 딜러와 서포터는 생각했다.


미드라이너는 너무 앞서 갔다가 죽었지만, 이제 아군이 도착해서 4:1이 되었으니까 상대는 무조건 도망을 갈 것이다.


게다가 현재 u라프는 잡히면 추가적으로 골드를 주는 디버프가 걸려 있기도 했고, 잘못하면 바론 버프를 잃을 수도 있다.


즉, 상식적으로 생각해 보았을 때. 현재 상황에서 u라프는 도망을 치는 게 무조건적으로 이득인 선택이었다.


그렇게 결론을 내린 원거리딜러는 도망가기 위한 스킬인 돌진기를 추격 용도로 사용했다.


하지만 그와 동시에 u라프가 자신에게 도끼를 던지며 점멸로 붙는 게 아닌가.


중국 프라임의 원거리 딜러는 순간 생각했다.


이 새끼는 미친놈인가?!


너 여기서 죽으면 잃는 게 더 크다고!


내 옆에 서포터 있고, 그 바로 뒤에는 정글러랑 탑 라이너도 있다? 안 보이냐?!


결국 군필여고생의 u라프와 딱 붙어버린 원거리 딜러는 상대를 떨쳐내지 못하고 죽어버린다.


더블 킬!


그 옆에서 최대한 그를 저지해보려고 발악을 하던 서포터도 평타 섞인 스킬 두 방에 죽었다.


트리플 킬!


원거리 딜러와 서포터가 죽을 때 공격을 쏟아 붓던 정글러와 탑라이너 톈은 무언가 잘못 되었음을 느낀다.


“저 디테일 좀 보시라니까요?! 저게 진짜 사람이 맞습니까? 앞뒤 안 보고 미친놈처럼 달려드는 것 같으면서도, 맞으면 안 되는 스킬은 기가 막히게 다 피하고 있어요!”

“저거 못 잡습니다. 제일 딜이 잘 나오는 미드라이너가 이미 죽었거든요! 네 명이 살아서 집중포화를 해야 잡을 수 있는데, 원거리 딜러도 벌써 흑백화면 보면서 손가락만 빨고 있잖아요!”


톈은 그제서야 눈치 챘다.


전부 계산된 타이밍이구나.


딱 u라프가 유통기한이 오기 직전.


딱 우리 탱커 캐릭터들이 본격적인 딜이 나오기 직전인 타이밍.


이미 두 팀으로 나뉘어 바론과 바텀을 공격하기 시작한 그 순간, 게임은 끝난 거구나.


뒤늦게 도망치려 해 봤지만 궁극기로 이동속도가 빨라진데다, 원거리 스킬로 계속 둔화를 거는 u라프를 도저히 떨쳐낼 수가 없었다.


조금 뒤쪽에 있었다는 이유로 정글러가 잡힌다.


쿼드라 킬!


톈은 게임을 지속할 의지를 잃었다.


아예 두 손을 놔버렸고, 키보드에 얼굴을 파묻었다.


펜타 킬!


프로 대회에서, 5:5 대규모 한타도 아니고, 1:5 한타에서 펜타킬이 나왔다는 그 사실이 너무나 치욕스럽다.


게다가 5판 3선승에서 3:0이라니.


3판 연속 u라프라니!!


톈은 결국 괴성을 지르며 주먹으로 키보드를 내려쳐 박살을 내버리고 말았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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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4 24. 마지막 정리(1) 23.01.11 190 7 10쪽
113 23. 소녀 한아름(6) 23.01.10 192 9 10쪽
112 23. 소녀 한아름(5) 23.01.09 194 9 10쪽
111 23. 소녀 한아름(4) 22.12.22 200 6 10쪽
110 23. 소녀 한아름(3) 22.12.22 208 8 9쪽
109 23. 소녀 한아름(2) 22.12.21 214 7 10쪽
108 23. 소녀 한아름(1) 22.12.21 208 9 10쪽
107 22. 롤드컵 결승전(3) 22.12.20 211 7 10쪽
106 22. 롤드컵 결승전(2) 22.12.20 203 9 9쪽
105 22. 롤드컵 결승전(1) +1 22.12.05 222 10 10쪽
104 21. 롤드컵 4강전(2) +1 22.12.02 227 10 9쪽
103 21. 롤드컵 4강전(1) 22.12.01 220 6 9쪽
» 20. 롤드컵 8강전(3) 22.11.25 222 8 12쪽
101 20. 롤드컵 8강전(2) +1 22.11.24 217 8 12쪽
100 20. 롤드컵 8강전(1) 22.11.23 226 8 15쪽
99 19. 롤드컵(5) +1 22.11.22 218 8 10쪽
98 19. 롤드컵(4) 22.11.21 224 9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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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4 18. 세가지일(7) +1 22.11.07 236 9 10쪽
93 18. 세가지일(6) 22.11.05 237 6 10쪽
92 18. 세가지일(5) 22.11.04 236 9 12쪽
91 18. 세가지일(4) 22.11.03 235 8 10쪽
90 18. 세가지일(3) 22.11.03 237 7 9쪽
89 18. 세가지일(2) +2 22.11.02 237 8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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