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린완 님의 서재입니다.

닉네임 군필여고생

웹소설 > 일반연재 > 게임, 드라마

완결

린완
작품등록일 :
2018.10.19 17:38
최근연재일 :
2023.01.15 06:06
연재수 :
117 회
조회수 :
84,870
추천수 :
2,686
글자수 :
473,904

작성
22.11.09 15:50
조회
235
추천
8
글자
16쪽

19. 롤드컵(2)

DUMMY

PD는 한참의 시간이 지난 뒤에야 나타났다.


이미 저녁까지 먹고 자유 연습시간에 들어간 선수들은 모호한 표정으로 PD를 바라본다.


“자자. 아까 오전에 말했던 인터뷰 지금부터 진행할 거니까 준비들 해둬.”


PD와 함께 나타난 코치가 그렇게 말했다.


선수들은 입을 모아 탄식 섞인 대답을 하는 와중, 한 명의 선수가 돌연 반대를 하고 나섰다.


“아뇨. 그건 나중에 하던가 해요.”


코치가 목소리 난 쪽을 바라보자 의자를 돌려 얼굴을 빼꼼 내밀고 있는 선수와 눈이 마주친다.


코치가 뒤통수를 긁으며 물었다.


“아름이구나. 왜 지금 하면 안 되는데?”

“지금 시간이 가장 연습 효율이 좋은 타이밍이란 것 정도는 코치님도 아시잖아요?”

“알지. 그래도 얼마 안 걸리니까 괜찮을 거야. 그리고 이 분들도 일정이 있으시니까······.”

“아뇨. 얼마나 걸리냐가 중요한 게 아녜요. 온전히 집중하는데 무조건적으로 방해가 된다고요. 그리고 방송국 분들한텐 죄송하지만, 저희 입장도 생각해 주세요. 중요한 시기니까요.”


코치는 잠깐 생각하다가, 곧 고개를 끄덕이곤 PD를 데리고 연습실을 도로 나왔다.


연습실을 나와 코치가 죄송하다며, 내일 아침 즈음으로 미루어 줄 수 있겠느냐 말했다.


PD가 조금 놀라며 물었다.


“괜찮습니다만, 그것보단 방금 상황에 더 흥미가 생기는데요. 군필여고생 선수가 선수들 사이에서 입지가 대단한 모양이에요?”

“왜 그렇게 생각하시죠?”

“분위기나 선수들 표정 보면 알죠. 딱 저희 직원들 불러놓고 제가 이야기할 때랑 같던데요? 내심 군필여고생 선수는 굴러들어온 돌이니까, 기존 선수들이 배척하거나 뭐, 텃세 같은 거 있잖습니까. 그런 일이 있지는 않았을까 생각했었습니다만.”


배척? 텃세?

코치는 그 말에 그만 웃어버리고 말았다.


“말도 마세요. 학생과 선생들··· 아니지, 엄마랑 아기들 같은 관계로 보일 지경이라니까요.”

“그렇군요. 하지만 그럼, 지휘체계에 문제가 생기거나 하진 않습니까? 어떻게 보면 방금 일도 명백한 상급자의 명령이었는데, 선수 한 명이 저렇게 반대를 해 버리면······.”


PD는 이야기를 하다가 말을 먹는다.

어떻게 생각해 보면, 눈앞의 코치에게 대놓고 무능하다고. 선수 한 명에게 잡아먹혔다고 말한 것과 다르지 않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코치는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답했다.


“상급자요? 그렇게 따지자면 아름인 경험 많고 노련한 행보관이죠. 저는 이제 갓 들어온 소위고요. 방금도, 제 생각에는 전혀 문제가 없을 거라고 생각했지만······.”


코치가 잠깐 생각하다가 다시 입을 연다.


“아마도 제가 놓친 부분이 있을 겁니다. 지금 시간이 선수들에게 제 생각 이상으로 중요한 시간인 모양이네요.”

“놀랍군요.”


PD는 흥미 가득한 눈빛으로 코치의 말을 경청하다가, 곧 수첩을 꺼내 무언가 열심히 적어 내려갔다.


“그러면 솔직히, 코치님 입장에선 군필여고생 선수가 조금 거북하기도 하겠군요?”

“그래 보입니까?”

“글쎄요. 아, 지금 대화 녹음해도 괜찮을까요?”

“괜찮습니다. 이야기가 길어질 것 같으면 차라리 회의실로 가시죠. 지금 거긴 비어있을 테니.”


결국 몇몇 직원들과 함께 자리를 이동한다.


회사 내부 카페에서 음료들을 사들곤 조용한 회의실에 도착한 코치는 이야기를 이어나갔다.


“그래서, 결론적으로 저는 요즘 하루하루가 참 신선합니다. 살맛난다고 할까요. 그만큼 아름이의 존재가 저에게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고 볼 수 있겠죠. 이런 느낌은, 저희 감독님을 만난 이래로 처음입니다.”

“정말 칭찬을 아끼질 않으시네요. 물론 군필여고생 선수의 팬으로서 동감하긴 합니다만, 그것과 별개로 말입니다. 팀의 코치로서 바라본다면 이번 롤드컵에서의 성적은 어떨 것 같습니까?”

“······.”


막힘없이 술술 이야기하던 코치의 입이 롤드컵이란 단어에 턱, 막힌다.


팔짱을 끼고 생각을 하다가, 커피를 한 모금.


또 한참을 생각하다가, 입을 열락 말락, 스읍, 한숨을 내쉰다.


그러다가 결국 코치는 머리를 긁으며 헛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PD님이 아름이 팬이라고 해서 그런지, 쉽사리 말이 안 떨어지네요. 하하, 이것 참. 뭐라고 이야기 하면 좋을까요.”

“그 말씀인즉, 아무리 군필여고생 선수가 대단할지언정 롤드컵에선 또 다르다?”

“그렇기도 하고, 아니기도 합니다.”


코치는 반사적으로 대답했다가, 또 한참을 망설인다.


“이게 참. 제가 원래 이렇게 빙빙 돌려 말하는 타입이 아닌데, 이상하게 자꾸 말이 길어지네요. 방송에서 쓰일 말이니까, 아름이가 혹여 과소평가 받게 될까 싶어서 그런가봅니다.”

“그런 거라면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생방송도 아니고, 편집해서 나가는 거니까요.”

“그렇다면야······.”


코치는 PD를 믿고 설명을 시작했다.


“롤은 팀 게임입니다. 선수 한 명 한 명의 기량보다는, 다섯 명이 모여서 내는 팀 기량이 중요하죠. 게임을 잘 모르시는 분들을 위해서 비유를 들어 볼까요? 수학적으로 1 더하기 1은 2죠. 1을 다섯 번 더하면 5가 되고요. 하지만 팀 게임에선 다릅니다. 1의 기량을 가진 다섯 명이 모인다고, 팀의 기량이 5가 되는 것은 아니란 말입니다. 손발이 안 맞고, 생각이 다르고, 의견이 충돌하고, 마음이 안 맞으면 1 다섯이 모여서 0이 되기도 합니다.”


커피를 한 모금 마시고, 말을 잇는다.

PD는 눈 깜빡이는 것도 잊고 경청 중이다.


“롤드컵의 성적을 물으셨죠. 아름이의 실력은 틀림없지만, 그래서 승리가 확정지어졌느냐 묻는다면 거기엔 고개를 저을 수밖에 없습니다. 아시다시피 아름이가 팀에 합류한 시간은 오래되지 않았고, 나머지 팀원들은 이미 오랜 기간 손발을 맞춰왔으니까요.”

“그 손발을 맞춘다는 것 말인데요. 그게 그렇게 시간을 오래 잡아먹는 일인가요? 군필여고생 선수가 합류하고 롤드컵까지의 시간은 대충 2달은 되는 걸로 아는데, 그걸로는 부족하단 말씀이시죠?”


코치가 이해한다는 듯 고개를 끄덕인다.


“일반 사람들이 제일 공감하지 못하는 부분일 겁니다. 왜 프로 선수들이 5인 게임과, 솔큐를 아예 다른 게임이라고 말하는지.”

“맞아요. 저도 그런 이야길 들어봤죠. 그야 당연히 프로게이머와 일반 게이머는 실력 차이가 나겠지만, 다른 차원이라고 말할 정도입니까?”

“대충, 알까기랑 바둑 정도의 차이라고 보시면 될 겁니다.”


알까기가 무엇인가?

바둑판 위에 검정색 돌, 하양색 돌을 올려두고 손가락을 튕겨 돌끼리 부딪히고, 다른 색 돌을 바둑판 밖으로 날려버리는 놀이다.


단순하고 간단명료한, 어린아이들이 생각 없이 즐기기 좋은 놀이라고 보면 될 것이다.


반면에 바둑은 무엇인가.

체스, 장기와 더불어 3대 지능 게임이라고 불릴 정도로 고도의 전략과 판 읽기, 두뇌싸움을 요구하는 게임이다.


이 전혀 다른 두 게임의 공통점은, 바로 같은 바둑판 위에서 같은 검정, 하양 돌로 플레이하는 게임이란 것이었다.


코치의 비유에 실감이 든 PD가 놀라서 물었다.


“그 정도라고요?”

“그 정도입니다. 그만큼 팀워크의 중요성이 크고, 팀워크의 차이가 곧 승패를 가르는 키라는 거죠. 원 맨 캐리는 거의 불가능하다고 보시면 됩니다. 그러면 이제 롤드컵에 출전하는 다른 팀을 봐야겠죠. 먼저 중국의······.”

“아니아니, 잠시만요.”


PD가 손을 열심히 저으며 이야기를 중단시킨다.

그는 진심으로 모르겠다는 얼굴로 물었다.


“그 부분 다시 좀 설명해 주실 수 있습니까? 솔큐와 5인큐의 차이가 엄청 크고, 거의 다른 게임이다. 까지는 이해했는데요. 왜 그렇게 다른 게임이 되는지는 모르겠거든요.”

“그렇군요. 확실히 그 부분을 이해하지 못하는 일반 게이머 분들이 많죠. 그럼 이 기회에 잠깐 설명을 할까요.”


PD는 순간적으로 ‘이 질문, 방송적인 측면에서 굳이 할 필요 있었나?’ 싶었다.


하지만 게임을 좋아하는 한 사람으로서 듣고 싶은 마음이 더 컸기에, 이야기가 길어질 걸 알면서도 다시 경청 모드로 들어갔다.


“각 포지션 별로, 게임을 잘 하는 사람 다섯 명을 2팀 모았다고 칩시다.”

“예.”

“실력은 비슷하거나 똑같다고 가정하죠. 양팀 모두 진심으로 이기고 싶어 한다는 점까지 같다고 봅시다. 하지만 한 팀은 서로 보이스 채팅을 한다는 차이점을 두는 겁니다. 그러면 보이스 채팅을 하는 쪽과 안 하는 쪽. 어느 팀이 유리할까요?”

“그야 당연히 하는 쪽이 유리하겠죠? 실시간으로 이야기를 나눌 수 있으니까, 들어갈지 말지, 싸울지 도망칠지, 뭘 노릴지 등등 즉각적으로 알릴 수 있을 테니까요.”

“맞습니다. 그렇다면 보이스 채팅 뿐 아니라, 다섯 명이 평생 동고동락한 형제라는 가정을 붙여보죠. 그들은 서로의 성격을 아주 잘 알고 있습니다. 성격뿐 아니라 습관, 잘하는 것, 못하는 것 등등 모든 것이 눈에 보일 정도로 잘 아는 사이인 겁니다.”

“어, 그렇다면 더 유리해 지겠죠? 미처 말하지 못한 것, 말로 전할 수 없는 부분까지 캐치가 가능할 테니까요.”

“거기에 또 하나 설정을 붙여 봅시다. 다섯 명 중 한명이 나이차 많이 나는 형이자, 집안에 경제권을 쥐고 있는 대들보인 겁니다.”


PD는 잠시 고민해 보다가 대답했다.


“한 명에게 권력을 준다는 말이군요. 명령권, 리더쉽. 그러면 의견 전달이 훨씬 더 빠르고 체계적으로 바뀌겠네요. 다른 팀이 핑이나 채팅으로만 의견을 나눈다고 보면, 아무리 실력이 똑같아도 승패는 거의 확정이라고 봐도 되겠는데요?”

“거기에 또 가정을 붙여 봅시다.”


이제 알겠다는 투로 대답한 거였는데, 코치가 또 설명을 덧붙이자 PD가 당황하며 물었다.


“또요?”

“예. 지금까지 붙였던 설정을, 반대쪽 팀에게도 똑같이 적용하는 겁니다. 그러면 어떻게 되겠습니까?”

“다른 팀에게도······.”


실력이 똑같은 팀이 소통방식과 명령전달 체계까지 같아진다면, 결국 원점 아닌가?


생각해봐도 별다른 해답은 나오지 않았기에 PD는 생각한 그대로를 코치에게 답했다.


“결국 처음과 같지 않습니까? 모든 게 동등하다면, 비슷한 승률이 나오겠죠.”

“아쉽게도 틀렸습니다. 처음과 같은 것처럼 보일지 몰라도, 확실하게 달라진 점이 있지 않습니까?”

“그게 뭡니까?”


코치는 씨익 웃으며 답했다.


“장르입니다.”

“예? 그게 무슨 말입니까?”

“소통과 체계가 없었을 때는, 그러니까 일반적인 솔로 큐에서의 게임은 어떤 게임입니까? 내가 내 캐릭터를 컨트롤 하는 게임이죠. 미니언을 정리하고, 눈앞의 적에게 스킬을 맞추고, 적의 스킬을 피하고, 포탑을 파괴하여 라인전을 승리로 이끄는 게임. 나아가 한타를 할 때는 5명의 적과 4명의 아군. 거기서 ‘내가’ 싸우는 게임이고요. 어디까지나 포커스는 나 자신입니다.”

“······.”

“하지만 5인큐 게임은 다릅니다. 시작부터, 포커스는 우리 팀에 맞춰져 있죠. 나 자신의 플레이도 중요하지만, 그것은 수단. 최종적으론 팀 단위로 움직이게 되는 겁니다. 총을 들고 전쟁터에 나가 적을 쏴 맞추는 FPS 게임에서, 지도를 보면서 아군을 지휘 통제하는 RTS 게임으로 바뀌는 셈이죠. 이는 실질적으로 오더를 하는 입장이 아니더라도 마찬가지입니다. 내가 하는 모든 행동이 팀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생각해야 하고, 내 행동들과 내가 확인한 정보를 팀에게 실시간으로 공유하고, 또 팀에게 정보를 공유 받는 것부터가 다르거든요.”


PD는 조금 인상을 쓴 채 말이 없다.

아무래도 정확하게 이해하지 못한 듯 했기에, 코치는 조금 더 설명을 덧붙였다.


“방금 예시로 돌아갑시다. 실력이 비슷한 양 팀. 이젠 지휘체계도 같아졌어요. 이러면 이제 어떻게 되는가. 바로 개인의 실력이 아닌, 작전과 전략으로 승패가 갈리게 되는 겁니다. 승패의 논지 그 자체가 아예 바뀌는 거죠. 승리하기 위한 게임의 룰 자체가 바뀐다고 해도 좋겠군요. 우리 팀의 내부 이해도. 적팀에 대한 정보. 메타의 이해와 캐릭터의 상성. 팀 단위의 심리전과 먹고 먹히는 득실 릴레이.”


곰곰이 생각하던 PD가 손뼉을 치며 답한다.


“그렇군! 이제 이해가 갑니다. 그래서 게임의 차원이 다르다고 한 거군요. 격차가 크다는 비유가 아니라, 관점과 세계가 다르다는 의미로서의 비유였던 거군요!”

“맞습니다. 말 그대로 장르가 바뀌니까요. 그만큼 팀워크라는게 중요하다는 겁니다.”


코치는 남아있던 커피를 비우곤 말했다.


“그럼 본론으로 돌아갈까요. 팀워크의 중요성은 충분히 강조했으니, 그것을 위해서 2달의 기간은 절대적으로 부족하다고 말해도 이젠 이해하실 겁니다.”

“이해갑니다. 팀워크가 단순히 손발을 맞춘다는 의미가 아니란 걸 알았으니까요.”

“하지만 그에 비해, 저희가 롤드컵에서 마주할 다른 팀들은 어떨까요? 그들은 이미 최소 3년 넘게 팀워크를 맞춰온 선수들입니다. 아무리 아름이 실력이 뛰어나다고 해도, 롤드컵에서 우승할 수 있겠냐는 질문에 제가 섣불리 대답하지 못한 이유가 여기에 있죠.”

“······.”


PD는 침을 삼키며, 조심스럽게 질문했다.


“하지만 그래도 무슨 작전이나 대책이 있으시겠죠?”

“물론이죠. 작전들 중 한 가지 정도만 간단히 말하자면, 1:1:1 작전입니다.”

“1:1:1이요?”

“적 다섯 명을 한 팀. 기존의 저희 팀원들 한 팀. 그리고 아름이 혼자서 한 팀. 이렇게 팀을 나누어 생각해보는 작전이죠. 다시 한 번 강조하지만, 아주 간단하게 요약해서 설명 드리는 거니까 그거 잊지 마시고요. 아무리 녹화본이고 대회 끝난 뒤 방송이 나간다고 해도, 본격적인 작전내용을 하나하나 설명 드릴 순 없으니까요.”

“물론 이해합니다.”

“그래서··· 저희는 111작전이라고 부르는데, 이 111작전은 방금 설명했던 팀워크의 의존도를 최대한 낮추는 작전입니다. 원래 합을 맞춰오던 4명이 적 5명을 상대하고, 아름이와는 전혀 합을 맞추지 않고, 혼자서 날뛰게 두는 작전이죠.”


신박하게 들리긴 하는데, 그게 말처럼 실제로도 잘 먹혀들까?

PD는 그런 생각이 들었지만, 자세한건 생략된 내용이라고 하니 일단 고개를 끄덕였다.


“아무튼. 저희도 팀워크가 부족하다는 약점을 잘 알고 대책을 마련해 두고 있으니 걱정하지 않으셔도 될 겁니다.”

“그렇군요. 말씀 감사합니다.”


PD가 손짓으로 신호를 보내자, 방송국 직원들이 일사분란하게 움직인다.


코치가 물었다.


“끝난 건가요?”

“예. 끝났고, 내일 선수들 인터뷰는 몇 시쯤에 할 수 있을까요?”

“아홉시쯤이 될 겁니다. 제가 연락드리죠.”

“감사합니다. 그리고······.”


PD가 주변 눈치를 살핀다.

다들 자기 일 하느라 바쁜 걸 확인한 PD가 코치에게 슬쩍 물었다.


“이건 그냥 게이머로서, 팬으로서 묻는 겁니다만. 혹시 마지막에 하신 말씀. 그거 어느 정도 진실입니까?”

“마지막? 아하. 대책을 마련했으니 걱정하지 않으셔도 된다는 말이요?”

“예.”


코치는 턱을 한 번 훑곤 답했다.


“사실 마지막 그 대사는 저희 감독님이 하신 말입니다. 코치인 저도 저희 팀 사정을 알 만큼 알고 있지만, 글쎄요. 솔직하게 말씀드리자면 저는 저희 감독님이 뭘 믿고 그렇게 자신만만한 건지 모르겠군요. 롤드컵에서 좋은 성적을 낼 수는 있을 겁니다. 그건 저도 확신해요. 하지만 우승할 수 있느냐? 그건 또 다른 문제거든요.”

“왜죠?”

“그건 이제··· 다른 외국 팀 이야길 해야 하는데 말이죠.”


재미있는 냄새를 맡은 PD는 얼른 코치를 다시 앉혔다.


막내를 시켜 커피를 사오게 하고, 나머지 팀들을 다시 불러 모아서 녹화를 시작한 다음 코치에게 이야기를 들려달라고 부탁했다.


코치는 새로 사온 커피를 받아들곤 입을 뗀다.


“롤드컵에 참여하는 여러 팀들 중, 저희가 주목하는 팀은 세 곳입니다. 북미의 오버웰, 유럽의 팔콘.”


코치는 커피를 탁자위로 내려놓는다.


그리고 즐겁게 설명을 늘어놓던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명백하게 분노한 얼굴로 말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중국의 씨발놈들. 프라임.”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닉네임 군필여고생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완결공지 23.01.15 90 0 -
117 25. 군필여고생(완) +4 23.01.15 229 9 13쪽
116 24. 마지막 정리(3) 23.01.13 190 8 13쪽
115 24. 마지막 정리(2) +2 23.01.12 187 7 10쪽
114 24. 마지막 정리(1) 23.01.11 190 7 10쪽
113 23. 소녀 한아름(6) 23.01.10 192 9 10쪽
112 23. 소녀 한아름(5) 23.01.09 194 9 10쪽
111 23. 소녀 한아름(4) 22.12.22 200 6 10쪽
110 23. 소녀 한아름(3) 22.12.22 208 8 9쪽
109 23. 소녀 한아름(2) 22.12.21 214 7 10쪽
108 23. 소녀 한아름(1) 22.12.21 208 9 10쪽
107 22. 롤드컵 결승전(3) 22.12.20 211 7 10쪽
106 22. 롤드컵 결승전(2) 22.12.20 203 9 9쪽
105 22. 롤드컵 결승전(1) +1 22.12.05 222 10 10쪽
104 21. 롤드컵 4강전(2) +1 22.12.02 227 10 9쪽
103 21. 롤드컵 4강전(1) 22.12.01 220 6 9쪽
102 20. 롤드컵 8강전(3) 22.11.25 222 8 12쪽
101 20. 롤드컵 8강전(2) +1 22.11.24 217 8 12쪽
100 20. 롤드컵 8강전(1) 22.11.23 226 8 15쪽
99 19. 롤드컵(5) +1 22.11.22 218 8 10쪽
98 19. 롤드컵(4) 22.11.21 224 9 11쪽
97 19. 롤드컵(3) +1 22.11.10 253 8 12쪽
» 19. 롤드컵(2) 22.11.09 236 8 16쪽
95 19. 롤드컵(1) +1 22.11.08 245 9 10쪽
94 18. 세가지일(7) +1 22.11.07 236 9 10쪽
93 18. 세가지일(6) 22.11.05 237 6 10쪽
92 18. 세가지일(5) 22.11.04 236 9 12쪽
91 18. 세가지일(4) 22.11.03 235 8 10쪽
90 18. 세가지일(3) 22.11.03 237 7 9쪽
89 18. 세가지일(2) +2 22.11.02 237 8 12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