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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트 워커(Knight Walker) - 공모전

웹소설 > 자유연재 > 판타지, 무협

어린꿈
그림/삽화
어린꿈
작품등록일 :
2019.04.01 23:46
최근연재일 :
2019.05.03 16:55
연재수 :
22 회
조회수 :
1,473
추천수 :
0
글자수 :
102,799

작성
19.04.17 19:28
조회
49
추천
0
글자
11쪽

11화.

검무의 시작.




DUMMY

반란, 그 단어가 생각나자 며칠 전에 일어났던 사건이 머릿속에서 재생됐다.


- 설마 그들도 루마니아 제국의 비밀을 알고?


아니다. 이 비밀을 알려면 최소한 루마니아 신하로 들어와야 알 수 있다. 애초에 이런 기밀 문서는 루마니아 신하들에게도 쉽게 공개는 안 하니. 아마 반란을 일으켜도 세르가 아닐까?


다음 문서로 넘기자 나는 더 더욱 화가 치밀어 올라 읽는 것을 그만두었다. 내용을 훑어봐서 주요 내용은 기억나지만, 문서를 세르에게 돌려주고 같이 나가기만을 기다렸다.


들어왔던 입구로 돌아가자 근위병들이 곧 차렷 자세가 된다.


"수고하십시오! 세르 황녀님!"


경비병의 군기있는 목소리를 뒤로 하고, 나는 주머니에 손을 푹 찔러넣은 채 길을 걸었다. 물론 내 옆에는 세르도 나란히 걷고 있었다.


심기가 너무 불편했다. 설마 우리들 검사들이 장기말 취급이였다니. 사람은 희생없이는 발전할 수 없다는 것이 사실일지도 모른다.


"레오, 괜찮아?"


조심스럽게 물어보는 그녀의 말에 나는 온 몸에 힘을 뺐다. 괜히 자신의 기분이 나쁘다고 다른 사람에게 화를 쏟아내면 안 될 노릇이다.


"네... 뭐..."


버림말 취급을 받는 기분은 엄청 짜증난다. 처음에는 잘해주다가 나중에는 그저 배신할 뿐이다. 버려지는 목숨에 답례도 없다.


완전한 버림말.


"그나저나, 고작 그런 걸 보여주시려고 이런 걸 한 거에요?"


나는 내 머리카락을 가리키며 말했다. 흰색이였던 머리카락을 세르의 예쁜 머리카락 색과 똑같이 염색했다. 일단은 내가 세키하의 자식이라는 것에 루마니아 제국의 백성들이 가만히 있질 못 할 것이다. 그것에 대한 나름의 위장, 조금 좋게 말하자면 배려일까.


"너도 알잖아? 레오."


답은 정해져 있다, 라고 대신 말해주는 세르의 말이였다. 편한 대로 생각하라는 건가.


하지만 나라의 일급 비밀문서 급 루마니아의 속셈이 적혀있는 걸 보여준다는 것은 이해가 되지 않았다. 나라를 바꾸는 것은 정치가이지 우리같은 검사가 아니다. 그런데 왜? 신경쓰지 말라는 듯, 세르는 그저 편한 걸음으로 길을 걸었다. 어째서일까, 그녀는 그런 문서를 보여줘가면서 나에게 진실을 알리려는 것은.


해가 수평선 너머로 사라지기 직전이라 하늘은 빨갛게 물들어져 있었다. 음, 외곽의 활동 시간은 밤이니까 서둘러 이곳을 벗어나야 겠다, 라고 생각해 나랑 세르는 걷는 속도를 점차 올리기 시작했다.


******


"어째섭니까!"


쾅! 하고 주먹으로 책상을 내리쳤다. 핏줄이 이마를 뚫은 듯한 분노. 참을성 없는 감정 표출이 한없이 초라해보였다.


웨스 데른은 다시 소리질렀다.


" '세키하' 는 범죄자입니다! 범죄자는 죗값을 치를 이유가 있습니다!"


"웨스 데른."


"뭡니까? 젠도 하프!"


자신의 말을 끊은 젠도 하프에게 화살을 돌렸다.


젠도 하프, 저번에 세키하 자식이 부상을 입고 이곳에 와 치료를 받을 때 날 방해한 녀석이다. 빌어먹을 자식이!


"그 소년이 직접 범죄를 저질렀나?"


"큭..."


레오 세키하는 절도도 사기도, 살인도 저지르지 않았다. 어디까지나 자신의 부모님 때문에 그 죄를 물려받고 있는 것 뿐이다. 이것은 범죄 성립이 되지 않는다. 자신이 범죄를 저지르지 않는 한.


"나도 세키하에 대한 정보는 많이 알고 있지는 않다네. 하지만 기본적인 정보는 주워들은 소문이지. 하지만 그는 이 루마니아 제국에서 범죄를 저지르진 않았어. 그 소년은 그저 부모때문에 덮어씌워진 것이지. 그가 범죄자라는 것은 억지 아닌가?"


직설적인 젠도 하프의 논리에 웨스 데른은 입이 움직이지 않았다. 웨스가 말을 못 잇자 젠도가 다시 말을 이었다.


"그리고 웨스, 자네가 말하는 대로 라면, 어떤 거지 부모의 자식이 돈을 떼부자처럼 벌어도 그 자식은 거지라고 말하고 다닐건가?"


점점 더 주먹을 쥔 손에 힘이 들어가진다.


"아무리 자네가 세키하를 싫어하더라도, 죄를 짓지 않은 자를 싫어하진 말게나. 오히려 그 화살이 독이 돼, 자신에게 되돌아올 수 있다네."


그리고 그는 자리를 떠났다. 용건은 없다는 듯이 무심하게.


웨스는 책상을 내리쳤다. 자신의 신념이 꺾였다는 것을 깨달았다. 죄를 지은 자에겐 벌을, 구원받고 싶은 자에겐 손을 이라는 신념이 무너지는 것을 온몸으로 깨달았다.


"빌어먹을 자식...!"


웨스는 화를 내며 방에서 나갔다. 복도를 걷다가 앞에 창문이 있어 열을 식힐 겸 얼굴을 내밀었다.


외출을 나갔던 황제의 딸과 그 옆 세키하 소년이 보였다. 질투가 솟았다. 황제의 딸은 내가 차지하는 건데. 범죄자가, 황제의 딸을...!


살의가 쌓인다. 이것은 내 신념이 옳다는 것을 위한 것이다. 이 루마니아 제국의 시민들은 세키하를 싫어한다. 그러니까, 내 손으로 저 놈을 죽이면, 모두 날 따를 것이다. 저놈은 반드시 죽인다. 라고 웨스는 속으로 중얼거린 다음 걸음을 옮겼다.



******


저녁. 해가 저물고 하늘이 검게 물들일 시각에 나는 풀밭위에 누워있었다. 시원한 바람이 불어 긴팔을 입고 있어도 바람이 옷 틈새를 통해 들어왔다.


하지만 세르와 갔었던 그 동굴에서 본 문서의 내용이 아직도 머릿속을 마구 헤집어 놓았다.


'...루마니아 제국이 검사의 나라라고 불리는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강제력이 붙은 법. 협박과 함께 퇴로를 차단시켜 자신들의 법에 따르게 한다. 이렇게 한다면 그들도 내 부모와 다를 바 없다.


하지만 법을 바꾸는 것은 [ 우리들 ] 검사가 아닌 정치가이자 루마니아 제국의 윗사람이다. 우리들이 반란을 일으켜봤자 체포당하면 사형에 처할 것이다.


즉, 우리는 그들의 손바닥 위에서 놀아나고 있다.


하지만 법을 바꿀 수도, 없앨 수도 없다. 법을 수정하는 것은 황제 쪽의 사람들이 할 수 있는 짓이다. 부스럭. 갑작스러운 인기척에 나는 허리를 일으켰다. ...저 멀리 어두운 형체가 움직이고 있었다. 서서 걷는 것을 보니 동물은 아닌 것 같았다. 딱 봐도 사람.


"누구죠?"


알 수 없는 형체에게 물었다. 하지만 무답(無答). 뭐지?


...그 순간, 스릉 이라는 익숙한 소리에 나는 빠르게 허리를 뺐다. 그리고 방금 있던 자리를 지나가는 칼날. 익숙하지 않았으면 벌써 목이 베였을 것이다.


"큭... 누구시죠!"


거리를 두려는 마음에 뒤로 점프. 하지만 단숨에 거리를 좁히는 습격자의 몸놀림에 나는 황급히 다음 공격을 예측했다. 허리를 돌린다...! 공격 의도를 읽은 나는 허리를 숙인 다음 어깨로 그의 복부에 꽂아넣었다. 그대로 넘어뜨리려고 했지만, 습격자는 땅 에 눕더니 그대로 발로 차 날 넘겼다.


손을 뻗어 땅을 짚은 다음 구르기. 바로 일어서 습격자의 공격을 봤다. 어두운 색으로 감싼 옷 때문에 정확히 보기는 힘들다.


{ 어리석군. 세키하... }


목소리가 왜 저래? 낮고 떨리는 목소리에 나는 소름이 돋았다. 어떻게 하면 저런 목소리가 나는 거지? 혹시 입에도 무언가로 덮은 건가?


{ 자신의 무기도 곁에 두지 않다니... 근성이 썩어 빠졌군. }


"정체가 뭡니까."


"{그건 알 필요 없다... 어차피 죽을 건데...}"


스릉, 다시 칼소리가 들렸다. 검이 달빛에 비쳐 살짝 빛났다. 위치를 보아하니 그저 검만 치켜세운 것 같다.


"{죽어라. 세키하...}"


발을 계속 움직이며 습격자의 공격을 회피. 틈을 봐 반격을 하려고 했지만 반격을 하려는 자세를 잡으면 그의 검이 어느새 방어를 위한 자세가 돼 있어 반격 시도를 할 생각을 무너뜨렸다.


어떻게든 공격 성공을 할 수단은 없는 걸까? 머리를 굴려라.


...허리...


"흡!"


살짝살짝 피하다가 거리를 둘 겸 억지로 돌려차기를 날렸다. 빗나갔지만 습격자의 공격이 멈추고 다시 태세를 갖추었다. 이 정도면...


스릉, 허리에 숨겼던 단검 두 개를 뽑았다.


위협으로 어떻게 해볼까하는 생각으로 왼손에 쥔 단검을 휘둘렀다. 살짝 뒷걸음질치는 습격자의 모습을 보고 조금 안심했다.


상대도 사람이다. 자신에게 칼날이 온다는 것을 안다면 자동으로 다음 공격에 대비할 것이다.


"{...이도류인가... 재밌군... 그러면 그 이상한 검술로 얼마나 버티는지 시험해 볼까!}"


"멈추십시오!"


개입? 목소리가 들린 곳으로 고개를 돌리자 한 소녀가 있었다. 금발과 적안. 나이트 워커(Knight walker)의 상징인 검정색과 노란색이 섞인 옷과 검. 그리고 그 소녀의 뒤로 5명의 병사가 붙어있었자.


"세르?"


"{웬 놈이냐...}"


"성내에서의 살인은 용서받지 못합니다. 죽이기 위해 덤벼드는 행동도요." 습격자가 한 발 짝 물러서며 말했다.


"{지금... 네 놈은 범죄자의 손을 들어주겠다는 것이냐... 시시하군...}"


"그는 범죄자가 아닙니다. 당신같이 죄없는 사람을 죽이려는 사람이 범죄자죠. 그는 그저 누명을 씌워진 것 뿐입니다. 병사들, 저 자를 체포하죠."


조용히 병사들이 검을 겨누며 습격자에게 다가갔다. 움직이면 찌르겠다, 라고 말하듯이 서서히 위협을 주며 다가갔다.


"{...버러지들...}"


습격자는 자세를 살짝 숙이더니 그대로 어디론가 이동했다. 덤으로 성인 남자의 비명소리가 들려온다...


"으아악!"


피가 들판에 뿌리는 것 같은 기분이 든다. 바람에 비린내가 섞여 코를 찌른다. 순식간에 한 명을 해치운 것 같다.


"{설마... 수로 밀어붙이겠다는 건가... 웃기지도 않는 군... 검사들의 싸움에서는 실력이 승패를 가른다는 것을 모르나?}"


다시 자세를 낮추더니 땅을 박차더니 사라졌다. 더 이상 피해를 내면...!


어둡다. 모습이 보이질 않는다.


"{죽어라, 계집애.}"


이윽고 어둠 속 들판에는 날카로운 소리만이 가득 채웠다.




검무의 종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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