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전 31화 《악질 중에 악질》
외전 31화 《악질 중에 악질》
현재 위치.
【달의 협곡】
나와 제라드는 이동하자마자 제라드가 불같이 화를 냈다.
제라드 : "이제 더 이상 못 참겠어!!! 그냥 다 까놓고 얘기하자!!!!"
제라드 : "진심 답답해서 뒤지겠네!!!!"
제라드 : "아니, 세라도 그렇고 린도 그렇고 너가 그냥 부탁만 하면 뭐든지 들어줄 텐데 도대체 뭐가 맘에 안 들어서 다 치워버리는 거냐!?"
제라드 : "그놈의 쓸모가 있어야 된다. 아니면 수준이 안 맞아서 그런다. 대체 뭘 얼마나 강해야 동료로 받아주고 인정해 주는 거냐!?"
제라드의 질문에 나는 대답했다.
"적어도 너처럼은 강해야 받아주지 않을까?"
그 순간 나의 말에 제라드의 불길이 잦아들었다.
제라드 : "크흠... 나 정도는 되어야 동료로 받아준다?"
"당연하지."
제라드 : "하긴... 내가 좀 강하긴 하지..."
제라드 : ".........."
제라드 : ".........."(아니 씹... 이게 아니지...)
그 순간 정령 제라드는 나의 멱살을 붙잡으며 말했다.
제라드 : "야, 이 새끼야... 그럼 평생을 못 구한다는 말이잖아!!!!!!!!!!!!!!"
"..........."
제라드 : "이 새끼... 보는 눈은 매우 높아가지고 어떡하려고 그러냐!? 이 세상에 나보다 강한 정령이 어딨다고!!!!!!"
".........."
아무래도 제라드 또한 제정신은 아닌 거 같다.
제라드 : "일단 그건 둘째 치고 야 임마! 린은 널 위해서 수백 년이란 세월을 오직 너의 곁에 머무르면서 너를 도왔는데 넌 양심도 없냐!?"
제라드 : "너가 어떻게 린에게 그럴 수가 있어...?"
"미안한데 제라드."
"나는 단 한 번도 린을 좋아해 본 적이 없어."
제라드 : ".........."
"그리고 어차피 나는 세상에서 지워질 존재인데."
"그런 놈이 남의 마음을 가져봤자 평생 상처만 남을 텐데 뭐 하러 내가 마음을 줘."
제라드 : "그건..."
제라드 : ".........."
"제라드, 잊지 마."
"우리의 적은 신이야."
"단순히 인간들의 전쟁이 아니라고."
제라드 : ".........."
그러자 나는 품속에서 사진 1장을 꺼내 제라드에게 건넸다.
제라드 : "이건 뭐야...?"
제라드는 나에게 받은 사진을 보자 사진 속에는.
【하데스 , 루시퍼 , 메피스토 , 파우스트 , 미카엘 , ???】
【하레스 , 린 , 엘 , 아자젤 , 데몬】
이렇게 존재했다.
제라드 : "뭐야... 언제 찍은 거임? 하레스하고 린하고 너는 알겠는데 나머지는 모르겠다..."
"이때는 0세대 때 시절이고 『신들의 전쟁』이 일어나기 전에 찍었던 사진이야."
제라드 : "신들의 전쟁?"
"응."
제라드 : "신들의 전쟁이라면... 인간들의 피와 살로 세상을 물들였다던..."
"응, 맞아."
제라드 : ".........."
"그 누구도 막을 수 없었고 그 누구도 저들의 싸움에 끼어들 수 없었던 오직 신들의 전쟁..."
제라드 : ".........."
"무엇보다 사진 속을 잘 봐."
제라드 : "어....?"
제라드는 나의 말에 사진을 다시 깊이 보기 시작했다.
제라드 : "무슨 문제라도 있어?"
"사진을 잘 보면 사진 속에 인물이 총 몇 명이야."
제라드 : "10명."
"그런데 10명 치고는 배열이 좀 안 맞지 않아?"
제라드 : "그러네? 2번째 줄 맨 오른쪽에 하나가 비어있는 느낌이야."
"맞아, 그게 내 미래야."
제라드 : "아하! 그렇구만."
제라드 : ".........?"
제라드 : "잠깐만... 다시 말해봐. 뭐라고!?"
"사진 속 2번째 줄 맨 오른쪽에 넓게 비어있는 칸이 보이지?"
제라드 : "어."
"그게 내 미래라고."
제라드 : "왜!?"
"그야 나는 어차피 소멸될 존재니까."
제라드 : "아... 맞다... 너 사명자였지..."
"그치."
제라드 : ".........."
"소멸되면 그 사람의 존재 자체가 사라져. 그렇게 되면 모든 사람들에게서 그 사람의 기억이 전부 소멸되겠지. 그 사람의 존재가 담긴 모든 기록마저 사라질 테고."
"어차피 나는 소멸될 텐데 그냥 조용히 갈 길 가다가 사라졌으면 좋겠다."
제라드 : ".........."
한편 라틀로스 지하에 갇혀 있는 세라는 두 무릎을 두 팔로 감싼 채 쭈구려 앉아 웅크리며 서럽게 울고 있었다.
세라 : "살려줘... 아르칸..."
한편 신의 또 다른 따까리 아르칸은 엘을 만났던 그 시간 이후 천계의 신에게 보고하기 위해 가상세계에서 벗어나려 신의 힘으로 차원을 열고 안으로 들어갔지만 하레스 도시로 나와버렸다. 그 후 아르칸은 여러 번을 더 시도했으나 도저히 가상세계 밖으로 나가지 못하고 갇히게 되었다는 걸 깨달았다.
아르칸 : ".........."
아르칸 : "어떻게 된 거지... 가상세계 밖으로 나갈 수가 없어..."
아르칸 : "아무래도 세라에게 이 사실을 알려야겠어."
아르칸은 세라를 찾기 위해 다시 라틀로스로 향했고.
아르칸 : "저건 또 뭐지...?"
라틀로스 일대가 결계로 감싸있어 아르칸은 가까이 다가가 상황을 파악하기 시작했다.
아르칸 : ".........."(심지어 평범한 결계가 아니다. 비록 단면으로 결계가 쳐져 있지만 그 단면에 결계 100겹이 응축되어 있어.)
아르칸은 곧바로 신의 힘을 사용해 결계를 파괴하려 했지만 결계는 흠집 하나 나지 않았다.
아르칸 : "젠장..."
아르칸은 포기하지 않고 쉴 새 없이 신의 힘을 날렸다.
아르칸이 온 힘을 쏟아부어도 결계는 흠집조차 나지 않았다.
아르칸 : ".........."
아르칸 : "말도 안 돼.... 이게 정녕 누구의 결계란 말인가."
그 순간.
세라 : ".........."(아르칸...)
아르칸 : "!!!!!!!!!!!"
아르칸 : "세라!!!!!!!!"
세라의 전음이 아르칸에게 전해졌다.
세라 : ".........."(아르칸... 나 라틀로스 지하에 갇혔어... 구해줘...)
아르칸 : ".........."(알겠어... 조금만 더 기다려줘... 반드시 꺼내줄 테니까!!!)
아르칸은 빠르게 하늘을 날아 어디론가 향했다.
아르칸이 최대한 빠르게 날아가 도착한 곳은 나와 제라드가 있는 달의 협곡으로 날아왔다.
제라드 : "야, 저거 뭐가 날아오는데?"
"뭐가?"
나는 제라드가 바라보는 시선을 향해 돌아보았고 그러자 아르칸이 내 앞으로 착지했다.
"뭐지...? 내가 말 안 했던가? 우리 서로 조용히 갈 길 가자고."
제라드 : "뭐야 아는 사람이야?"
"아... 이쪽은 나르칸이라고. 사람이 아니라 신의 따까리야."
아르칸 : "나르칸이 아니라... 아르칸... 이다..."
제라드 : "아하...!"
아르칸 : "그리고 신의 따까리가 아니라 천계의 신 에테르님의 대천사인 아르칸이다."
"아무튼 인사해."
"참고로 이쪽은 0세대 시절 때 이승을 피바다로 만들었었던 장본인이야.
제라드 : "아... 그러시군요! 명성은 방금 막 익히 들었습니다! 이승을 피바다..."
제라드 : ".........?"
제라드 : "잠깐, 엘."
"응?"
제라드 : "이승을 피바다로 만들었다는 거 그거 혹시 인간들 피 아니야?"
"맞지."
제라드 : "그럼 우리의 적 아니야?"
"맞지?"
제라드 : "그런데 왜 태평하게 소개해 주고 앉아있어?"
"너가 누군지 궁금해할까 봐."
제라드 : "미친 거 아니야?"
제라드 : "너도 정말 제정신은 아니구나."
"그럼 뭐 어때, 이미 수백 년이 지난 일이고 나는 웬만하면 불필요한 싸움으로 체력을 낭비하고 싶진 않아."
제라드 : "너가 소중한 사람들을 안 잃어봐서 그래..."
제라드 : "아.. 아니구나..."
순간 나는 제라드의 말에.
"제라드, 나..."
"나에게 소중했던 사람들 전부 다 잃었어."
제라드 : ".........."
"내게 소중했던 사람들 전부 다 잃었다고."
제라드 : "미안하다.. 말이 잘못 나왔어.."
"그래도 괜찮아, 나는."
"오랜 시간이 흘러서 그런가."
"괜찮아지더라고."
"시간이 약이라서 그런가?"
제라드 : ".........."
아르칸 : ".........."
그러자 나는 아르콘에게 물었다.
"그래서 이곳에 찾아온 이유는?"
아르칸 : "부탁이... 있어서 왔다..."
"부탁? 무슨 부탁?"
아르칸 : "언제 생겼는지는 모르겠지만 라틀로스 일대가 결계로 감싸여 있어... 부디 도와주면 좋겠어..."
"뭐?"
"결계?"
"결계가 왜 있어?"
아르칸 : "나도 모른다..."
제라드 : ".........."
"그럼 신의 힘으로 그 결계를 부수면 되지 않나."
아르칸 : "그게... 신의 힘으로도 부서지지가 않는다..."
"이 친구 농담도 심하네, 안 그래 제라드? 신의 힘으로 결계가 부서지지 않는다는데?"
제라드 : ".........."
아르칸 : "그래서 도움을 청한다..."
"맨 입으로?"
아르칸 : ".........."
아르칸 : "무엇을 원하지?"
나는 전음으로 아르칸과 대화하기 시작했다.
".........."(내가 원하는 것은 딱 하나.)
".........."(그건 바로 다시 신의 곁으로 돌아갈 것.)
아르칸 : ".........."(신의 곁으로 돌아가라니. 너는 우리의 임무를 알면서도 그런 말을 하는 거냐.)
".........."(알아, 잘 알지 그러니까 돌아가라고 하는 거야.)
".........."(아무튼 신에게 가서 전해. 더 이상 보호해 주지 않아도 된다고 그리고 두 번 다시는 이 가상세계로 돌아오지 마.)
".........."(어때? 내 제안 수락할 건가?)
아르칸 : ".........."
아르칸 : ".........."(수락하지.)
제라드 : ".........?"
우리는 곧바로 차원 이동을 시전해 라틀로스에 도착했다. 눈앞에 보이는 결계를 나는 주먹을 쥐어 정말 온 힘을 다해 툭 건드렸고 라틀로스를 감싸던 결계는 거짓말처럼 부서져 나갔다.
결계가 부서지자 아르칸은 곧바로 세라에게 향했다.
"누군지는 몰라도 라틀로스에다가 결계 친 놈은 진짜 악질 중에 악질이네?"
"나조차 결계를 파괴하는데 기력의 30%를 날려버렸어."
제라드 : ".........."(아주 북치고 장구치고 생쇼를 한다.)
"제라드."
제라드 : "왜."
"만약, 이 결계를 펼친 놈을 보면 반드시 도망쳐."
"우리가 절대 상대할 수 있는 상대가 아니야."
"어쩌면 대단히 위험한 놈일지 몰라."
제라드 : ".........."(지랄 염병을 떠네.)
그 순간.
아르칸 : "세라!"
세라 : "아르칸!"
세라 : ".........."
세라 : "거기에... 엘님까지...?"
그 순간 세라의 눈앞에 어떠한 차원이 열렸다.
"약속 지켜."
아르칸 : "그래."
세라 : "약속이라니? 무슨 약속?"
아르칸 : "그게..."
아르칸 :"너를 구해주는 대가로 우리는 신에게 돌아갈 것. 그리고 다시는 이곳으로 돌아오지 말 것."
세라 : "뭐?"
제라드 : "나는 아주 투명 정령 취급하는구만 서로 또 전음으로 주고받았냐?"
"뭐 그렇지, 너가 나 좀 이해해 주라 제라드 습관이야 습관."
그러자 세라가 안절부절못한 모습과 간절한 마음으로 나에게 말했다.
세라 : "자... 잠깐만요... 한 번만... 한 번만 더 기회를 주세요..."
"너 같은 애한테는 더 이상 줄 기회는 없어."
"그러니까 잔말 말고 사라져."
아르칸은 세라를 다독이며 말했다.
아르칸 : "이만 돌아가자."
그러자 세라는 뭔가 억울했는지 나에게 울분을 토했다.
세라 : "저... 정말... 강하는..."
세라는 차마 말을 잇지 못하고 입을 닫았다.
"정말 뭐, 강하다고? 강하다는 천사가 나한테 한방에 썰린 거야?"
세라 : ".........."
세라는 어떻게든 반박하고 싶었지만 차마 본인의 수준을 깨달았는지 더 이상 말하지는 않았다.
세라 : "저... 비록 엘님보다는 강하지는 않지만... 적어도 도움은 될 수 있어요..."
"도움이 되는지 안 되는지는 내가 내 스스로 판단해, 그러니까 얼른 내 눈앞에서 사라져."
세라 : ".........."
그러자 아르칸은 차원을 열고 세라와 함께 가상세계 밖으로 나갔다.
제라드 : "나는 도저히 너가 무슨 생각인지 모르겠다."
"그냥 내 오랜 계획에 있어서 그저 너와 나 우리 둘만 있으면 돼."
"무엇보다 나는 2가지 약속 중 아자젤의 약속을 지켜야 하는데 다른 사람과 같이 동행한다고 하면 너무 거슬려."
제라드 : "잠깐! 2가지 약속? 그 2개 다 아자젤과의 약속이야?"
"아니, 그건 아니야."
제라드 : "그럼 나머지 1개는 누구랑 약속했는데?"
"있어, 맨날 『시시해서 죽고 싶어졌다.』 라고 말하는 신이."
제라드 : ".........."
제라드 : "그래서, 너와 나를 제외한 나머지는 거슬리기 때문에 주변을 정리했다?"
"뭐, 그런 셈이지."
제라드 : "그래, 알았다. 그건 그렇다 치고 언제 죽을 건데? 너가 죽어야 다음 이야기를 이어나갈 거라며?"
"조금만 기다려 봐, 아직 때가 아니라서 말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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