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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벌가 마이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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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ON™ 아카데미 작가
작품등록일 :
2020.08.26 16:01
최근연재일 :
2020.10.02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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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8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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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쪽

14화 소비자의 입맛 (4)

DUMMY

14화 소비자의 입맛 (4)



강 비서는 통화하러 자리를 떠났다. 그제야 어어 하는 표정으로 김성윤 대표가 강 비서의 등을 쫓았다.


“정말로?”

“그건 제가 돌아가고 확인해보시면 됩니다. 두 시간 뒤에 해보시죠.”


내보내기로 한 이상 한 시간도 길다. 어차피 가공식품팀 팀장은 내 사람이 아니니 업체들의 분노를 다스릴 버리는 패 말고는 쓸데도 없었다.


겸사겸사 대표이사의 반응도 지켜봐야 한다. 내가 대표이사의 라인을 건드렸는데 어찌 나올까?


방관을 철회하고 개입하게 될까, 아니면 해고를 무효로 돌리려 할까?


‘그렇게 하면 내 꼴을 우습게 만들 수도 있겠지.’


그리고 그와 함께 딸려 나오는 무리가 누가 있을지 확인할 수 있으면 좋겠다. 하나하나 찾는 건 귀찮은 일이니까.


축산품팀 선임에게 일을 하나 맡겼다. 그가 어떤 일렁임이나 움직임이 있다면 내게 알려줄 것이다. 그는 이제 내 사람이었다.


“대표님, 저는 이 정도로 진지하게 낙일식품에 원재료를 공급하고 싶습니다. 이제 대표님도 진지하게 생각해주시겠습니까?”

“···그들은 제가 이곳에 공장을 세운 후부터 관계를 맺은 파트너입니다. 그렇게 할 수 없습니다.”


아, 그런가. 오래 알고 지낸 사이라는 이유?


차를 몰고 달려온 것치고 허무한 이유였다.


‘그래서 생각을 못 했네.’


하지만 회사의 대표라면 돈 앞에서는 더 냉정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자기 회사를 자기 마음대로 하는데 무슨 상관이냐고 묻는다면?


“그러면 그 오랜 파트너를 저희가 인수하면 되겠습니까?”

“원월드마트에서 그 업체들을 인수해서 쓰겠다는 겁니까?”


웃기는 소리다. 나는 고개를 천천히 저었다.


“그렇게 할 생각은 없습니다. 인수해서, 없애버릴 겁니다. 가격 경쟁력이 없는 업체는 가치가 없으니까요. 그다음에는 저희 제안을 진지하게 들어주시겠죠?”

“내 이럴 줄 알았습니다. 가치라는 게 전부입니까? 꼭 최고여야만 하는 겁니까? 그들도 살아있는 사람이고, 먹고 살 권리가 있습니다.”


김성윤 대표는 이제야 본색을 드러냈다는 듯 다시 태도를 바꾸었다.


“만약에, 대표님의 상품이 인기가 없었다면, 제가 직접 찾아오는 일은 없었을 겁니다. 대표님이 지금 제게 큰소리칠 수 있는 이유는 대표님이 지금은 최고이기 때문입니다. 그 가치가 대표님을 지켜주고 있는 겁니다.”


동의한다. 먹고 살 권리는 지켜져야 한다. 하지만 무엇을 하면서 먹고살 권리까지 보장해주는 건 없다. 그건 그들이 노력해야 하는 부분이다.


“소비자가 반길 수 없는 상품밖에 만들지 못해서 외면받는다면, 그 사람은 다른 일을 알아봐야 할 것 같습니다. 고춧가루를 예로 들까요? 예, 국산 고춧가루 비쌉니다. 그렇다고 마냥 비싸게만 팔면 어쩔 수 없이 돈을 더 써야 하는 소비자도 피해를 보고, 많이 팔리지 않으면 농부에게 가격을 후려치겠지요. 이들은 왜 피해를 봐야 합니까?“


그들의 노력으로 어떻게 해보지 못할 지경에 다다랐다면, 차라리 우리 그룹의 편의점 가맹점이나 되는 걸 권장한다. 그리되면 가장 저렴한 물건을 구석구석 제공해주는 유통의 한 꼭지에 속할 수 있다.


“반면 저희는 농부에게 더 높은 가격에 사서 저렴하게 팔 수 있습니다. 그러면 누가 좋은 일은 하는 겁니까?”

“그래도 평생 해온 일인데 어떻게···.”


평생 해온 일이 뭐 벼슬인가?


“요즘처럼 치열한 세상에는 평생직장이란 개념이 없습니다. 왜 그들이라고 예외가 되어야 합니까? 평생 해온 전문성이 그것밖에 안 된다면 더더욱 하면 안 될 것 같습니다.”


직장인들도 똑같다. 그들의 경력이나 사정도 고용 안정성은 보장해주지 않는다.


“대표님, 지금 수십 개의 PB상품을 생산하는 거로 알고 있습니다. 맞습니까?”

“그렇습니다.”

“그 상품들로 이익이 많이 남습니까?”


하나도 남지 않는다는 걸 알지만 그래도 물어본다.


“하! 알면서 물어보십니까? 전혀 돈이 되지 않습니다.”

”네, 겨우 본전만 건지고 있지 않습니까. 이러다가 최저임금이 대폭 오르기라도 하면, 장비가 고장이 나 목돈이 필요해지면, 그 믿던 파트너가 재료 가격을 올리면. 버텨내실 계획은 있으십니까?”


그런 게 있을 리 없다. 준비도 돈이 있어야 할 수 있다. 지금 김성윤 대표는 무보험으로 운전중인 얼라와 같다. 한번 사고를 내면 뒷수습할 능력이 없는···.


누가 김성윤 대표를 살살 꾀어서 억지로 차에 태웠는가? 처음에는 대표 본인의 결정이었겠지만, 이건 한번 걸려들면 조금씩 빠져들어 헤어나오기 힘든 늪이었다.


그래서 을은 늘 서럽고 더럽다.


“아니면···저희가 이 공장을 인수하는 건 어떻습니까? 늘 힘든 회사 운영에 쫓기지 않고, 대표님보다 한참 어린놈들의 갑질도 보지 않고, 좋아하는 상품 개발에 집중하며 사는 것 말입니다.”

“이제야 본색을 드러냅니까! 내 눈에 흙이 들어와도 그렇게는 못 합니다!”


이제 보니 김성윤 대표는 다혈질이었다. 무슨 말만 하면 버럭버럭 하니 파악하기는 편하지만, 귀가 조금 피곤하다.


“대표님은 공장 직원들을 아끼십니까? 가족처럼?”

“그걸 말이라고 합니까!”


그렇다면 더더욱 내 제안을 거부해서는 안된다.


“아직도 모르시겠습니까? 지금 낙일식품의 발목을 잡는 건 대표님 본인입니다.”

“그게 무슨 궤변입니까? 나는 이 회사를 위해 내 인생을 바쳤어요!”


대표만 인생을 바치나? 월급 받고 일하는 직원도 다 자기 시간을 쏟는다.


“대표님, 세상에서 가족같은 회사를 뭐라고 부르는지 아십니까?”

“가족같은 회사가 가족같은 회사지, 뭐라고 합니까?”


요즘 젊은 사람들은 다 알지만 이렇게 나이 많은 사람은 모르는 말.


“가.족같은.회사. 좆같다 이겁니다. 회사에서 가족 같다는 건 장점이 아닙니다. 대표님은 지금 잘못하고 계신 겁니다.”

“하! 내가 뭘 말입니까! 억지 좀 부리지 마세요!”


그저 김성윤 대표의 화를 돋우려고 하는 소리가 아니다.


“대표님, 저들 중에 육아휴직을 해본 사람이 있습니까?”

“···.”


육아휴직제도. 근로자가 유급으로 일 년까지 쉴 수 있도록 나라에서 공인한 제도다. 모든 사업장은 이 제도를 따라야 하며, 그렇게 못할 시에는 징역이나 벌금을 물린다.


“있습니까, 없습니까?”

“새로 아이를 낳은 직원은 없어서···.”


김성윤 대표는 화를 누그러트리고 조금 자신 없게 말했다. 그래도 솔직하게는 말해주니 인성은 괜찮은 듯하다. 이런 자는 데려갈 수 있다.


“그럴리가요? 아홉 살 전까지만 신청하면 됩니다만. 일 년이나 쉴 수 있는데 쓰는 직원이 한명도 없단 말입니까?”


김성윤 대표는 여전히 말이 없다.


“여기는 지방이고, 잠시만 일할 직원 구하기도 어렵다. 뭐 이런 말을 하시겠죠? 그런데 우리는 할 수 있습니다. 같은 공장일이라고 다 대표님 같을 줄만 알았습니까?”

“···.”

“직원 수만 커진다면 공장 안에 24시간 운영하는 어린이집도 만들어줍니다. 대표님은 할 수 있습니까?”


물론 공장의 근로자가 오백 명을 넘겨야 하겠지만 해주기는 해준다.


“명절 상여는 얼마나 주고 계십니까? 십만 원? 삼십만 원? 우리는 최저 기본급의 150%입니다. 설 한 번, 추석 한 번. 이거 지금 맞춰주실 수 있습니까?”

“···.”


못해줄 거다. 전 직원의 연봉을 25% 올려주는 꼴이니.


“주택대출지원이나 유류비, 통신비, 휴가비, 사 년간 자녀의 대학교 학자금! 이런 거 해주실 겁니까? 아니, 지금 월급은 얼마나 주고 계십니까? 지금 상품 잘 팔리지요. 그래서 얼마나 올려주실 겁니까? 회사가 어려우니 올해는 동결이라고 말씀하실 겁니까? 상품이 이렇게 잘 팔리는데?“

“···.”

“저 사람들 지금 모아서 투표해보면 어느 쪽을 더 원하겠습니까? 사실만 놓고 보십시오. 제가 말한것 중에 대표님이 하나라도 스스로 해내실 수 있다면 저도 대표님의 경영철학을 존중하고 물러나겠습니다.”


김성윤 대표는 완전히 꼬리를 말았다. 내가 하는 말의 허점을 찾는 걸까? 그러면 나는 더 신중히 말하면 된다.


“대표님, 세상은 엿 같습니다. 대기업도 엿 같은 건 같지만, 그 안에서 보호받을 때는 느낌이 다르실 겁니다. 대표님 직원이 원하는 건 엿 같은 세상에서 보호받는 대기업 직원의 삶입니다. 그게 안 된다면 내려놓으시는 게 어떻습니까?”

“누구는 대기업 안 다녀본 줄 알아! 대기업이 얼마나 더러운데! 말은 그렇게 하고 필요 없으면 없애버릴 거잖아! 내가 모를 줄 알아!”


나도 그렇게 생각한다. 대기업이라고 ‘미래’를 책임져주지 않는다. 하지만 ‘현재’는 책임져주지 않는가?


그리고 나는 김성윤 대표가 아는 재벌이 아니다. 나는 그들과 다르게 살 거란 말이다!


“필요는 스스로 증명하는 겁니다. 한 푼이 아쉬운데 매출 잘나가는 사업장을 어느 기업이 미쳤다고 접습니까? 판을 깔아줬으면 새로운 제품 개발해서 매출을 유지하는 건 직원들 몫입니다. 그리고 그사이에 누릴 건 다 누렸을 텐데 무슨 불만이 있습니까?”


결국 능력과 실적의 문제, 돈의 문제다. 열심히 일해서 보상받는 대기업에서 일할 건가, 아무 보상도 없는 중소기업에서 일할 건가? 답은 명백하지 않은가?


“인수를 하고 싶다는 게 아닙니다. 인수 생각이 있으면 받아주겠다 이 말입니다. 힘든 싸움을 계속하고 싶으시다면 원재료만 받아서 사용하시면 됩니다. 우리의 저렴한 원재료는 대표님에게 힘이 되어줄 겁니다.”


이때 강 비서가 통화를 마치고 다시 돌아와 나는 핸드폰을 꺼내 시계를 보았다. 어쩐지 목이 좀 타더라니, 꽤 많은 시간이 지났다.


“대표님, 제가 알바를 하던 이자카야에서는···낙일식품의 것을 많이도 썼습니다. 감자튀김, 가라아게, 우동, 고로케···. 상품 그대로 튀겨서 조금만 변형을 줬을 뿐인데 사람들은 아주 좋아하더군요. 그게 대표님 작품 아닙니까?”

“맞아요···. 내가 대부분 개입했습니다.”


김성윤 대표는 약간 힘이 빠진 채 대답했다.


“제 눈에는 대표님이 행복해 보이지 않습니다. 무거운 자리 내려놓으시고···.사람들이 좋아할 상품을 만들며 사는 게 더 어울리실 것 같습니다.”


나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원재료는 내일부터 최저가로 보내드리겠습니다. 이건 낙일심품에 좋은 인상을 받았던 제 호의입니다. 상품의 마진도 돌아가서 확인해보겠습니다. 그럼 앞으로도 잘 부탁합니다.”


조금 어거지였지만 역시 딜이란 세게 한번 지르고, 다음에 원하는 걸 요구하면 된다. 이제 나는 김성윤 대표가 정신을 차려 받지 않겠다는 말을 하기 전에 자리를 떠야 한다.


“잠깐만요.”


그런데 가려는 나를 김성윤 대표가 붙잡았다.


“인수하면···정말 가져가서 잘 쓸 수 있습니까? 방금 말한 복지들. 모두 받을 수 있는 겁니까?”


그리고 대박이 걸려들었다.




“본부장님, 없던 일로 무르는걸 권장드립니다. 낙일식품은 인수해도 그룹에 메리트가 없습니다.”


강 비서는 차에 타자마자 나에게 반대의 뜻을 비쳤다.


“강 비서. 작년 원월드푸드 매출이 얼마입니까?”

“일 조정도입니다.”


역시 원월드푸드 매출을 듣고 보니 내가 크게 틀리지 않은 것 같다.


“낙일식품은 약 천억입니다. 한 번의 인수로 매출을 10% 올린다면 괜찮지 않습니까?”


원월드그룹이 내수시장을 장악하려면 몸집을 한참은 더 키워야 했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었지만, 멀쩡한 기업이 제 발로 인수해달라는 걸 마다해서는 안 된다.


‘복지 얘기에 넘어갈 줄은 몰랐는데. 그런 게 내내 마음에 걸렸을까?’


그렇다면 김성윤 대표는 더욱 대표의 자질이 아니겠다. 기업을 판 돈으로 부족한 것 없이 살며, 좋아하는 상품 개발을 하는 삶을 즐기면 된다. 그건 나쁘지 않은 삶이다.


‘아니, 부러운 삶···. 나도 그렇게 살고 싶은.’


“그리고 본부장님은 원월드마트 소속이지, 원월드푸드 소속이 아닙니다. 원월드푸드만 좋은 일을 하는 이유가 있으십니까.”


나는 되묻는 강 비서의 질문에 크게 한숨을 쉴 수밖에 없었다.


“강 비서.”

“네.”

“내가 누굽니까?”

“···원월드그룹의 후계자이십니다.”


그렇다. 원월드마트 본부장이라고 했다면 이지효 팀장과 함께 오늘로 아웃시켰을 거다.


“나에게는 다른 직원들처럼 계열사간 경쟁과 견제를 할 이유가 없습니다. 모두 내 것이니까. 맞습니까?”

“···.”


재벌이 문어발식 계열사를 만드는 이유가 뭔가? 그건 그룹의 이익을 극대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른 나라는 이런 문어발 경영을 하고 싶어도 못한다!


그런데 계열사들이 자신들의 실적 조금 올리겠다며 서로 경쟁해대는 꼴은 정말 같잖다. 그건 그룹의 성장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으니까!


나는 앞으로도 이런 꼴을 보면 가만히 넘어가지 않을 거다. 왜? 내가 갖게 될 그룹의 힘이 깎이니까.


”이거 인수 진행하세요. 이 정도도 지원 못 해주면 나도 여기까지 입니다. 그동안 내 월급 값은 했으니 난 미련없이 나갑니다.”


여기 있는 동안 최선을 다했으니 언제 떠나도 아쉽지 않다.


“낙일식품을 인수할 돈으로 원월드푸드에 투자하면, 더 크고 최신 설비의 공장을 세울 수 있습니다. 새로 고용할 사람의 급여와 교육도 체계적으로 맞출 수 있습니다.”

“말 잘했습니다. 장기적이라고 했지요? 나는 시간을 사고 싶습니다. 시간의 가치는 얼마입니까? 나는 시간이 부족합니다. 그냥 흘러가는 하루하루가 너무나 아깝고 어쩔줄 모르겠습니다. 내 목적을 잊었습니까?”


아직 강 비서를 완전히 믿지 않았지만 난 내 진심은 한차례 보여주었다. 그걸 잊었단 말인가?


“마장동에서 하신 말이 진심이라는 말입니까?”

“그렇습니다. 우선은 태민그룹. 다음 ,다음, 다음을 넘어서 우주그룹까지!”

“본부장님, 그 말은 어디서도 꺼내시면 안 됩니다. 하지만···일단은 알겠습니다.”


나는 설득을 포기한 강 비서를 뒤로하고 눈을 감았다.


그리고 이십대 초반, 즐거웠지만 시급은 너무도 짰던 이자카야에서 알바하던 시절을 떠올려보았다. 돌이켜보면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반짝이는 내···청춘이었다.


그래서 알아채지 못했다. 내가 눈을 감기 전 강 비서가 조용히 운전기사를 쳐다본 것을.




“와 씨, 이거 뭐냐. 이게 진짜 냉동식품이야?”


토요일 점심, 스스로 평범하다 생각하는 회사원 남모씨는 약속은 없고 배는 출출해 냉동실을 뒤져 아무거나 손에 잡히는 대로 꺼내보았다.


제품 뒤에 시키는 대로 프라이팬이 적당히 데워서 접시에 놓고 보니 건더디가 어찌나 실하게 들어있는지 숫제 벌겋게 볶아진 밥 반에 낙지가 반이었다.


“그런데 겨우 이천 원이라고? 이러면 밖에서 볶음밥을 왜 사 먹어.”


여기에다 계란후라이 하나만 올려 먹으면 훌륭한 한 끼가 될 것 같자 남모씨는 배를 벅벅 긁으며 냉장고에서 계란을 찾으러 일어났다.


그리고 곧 한 손에 계란을 쥐고, 아까 썼던 프라이팬에 기름을 두르고 예열시키는 동안 뜯어서 내팽개쳤던 냉동밥의 봉지를 들어 올렸다.


“어디 거야?”


남모씨의 눈은 뒷면에 표기된 제조원을 찾았다.


“원월드푸드? 원월드푸드꺼였어?”


얼마 전까지만 해도 제조사에 낙일기업이라고 쓰여 있던 상품에는 다른 이름이 적혀나오기 시작했다.


“이럴 줄 알았으면 더 집어올걸.”


분명히 그 옆에는 닭갈비 볶음밥, 떡볶이 볶음밥, 날치알 볶음밥, 깍두기 볶음밥 등이 함께 있었다. 다 좋아하는 음식이었지만 냉동으로 그 맛이 나오지 않을 것 같아 잡지 않았는데 실수한 듯싶다.


“내일 가도 있으려나?”


남모씨는 적당히 달궈진 프라이팬에 계란을 까 넣으며 당장의 식사에 집중했다. 지글거리는 소리를 고문처럼 참으며 반숙이 되자마자 볶음밥 위에 올려놓고 정신없이 먹기 시작했다.


“으아! 이거 존 맛! 오늘 사와야겠다!”


스스로 인싸 기질이 있다 생각하는 남모씨는 방구석에서 식사를 마친 후 인스타그램에 오늘 일을 사진으로 찍어 올리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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