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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ON™ 님의 서재입니다.

재벌가 마이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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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ON™ 아카데미 작가
작품등록일 :
2020.08.26 16:01
최근연재일 :
2020.10.02 11:20
연재수 :
36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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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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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
20.09.04 12:33
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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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9쪽

10화 삼겹살 가격의 진실 (5)

DUMMY

10화 삼겹살 가격의 진실 (5)



“여러분 중간점검을 위해 다시 여러분을 모았습니다.”


나는 축산품팀과 첫 미팅 후 참지 못하고 삼 일째인 금요일 오후에 그들을 다시 불렀다. 그들이 해야 할 일은 농산품팀보다 많지 않았다.


‘단지 어려울 뿐이지.’


도축장 건설을 구체화하는 것. 그리고 B2B 판로를 만들어 재고를 줄이는 것.


“어느 것부터 얘기해주시겠습니까?”


내가 축산품팀 팀장을 보자 그가 고개를 돌려 팀원을 찾았다. 그 시선의 끝에는 나와 미트센터를 함께 갔던 선임이 있었다.


“제가 현재까지 도축장 설립과 관련된 보고를 드리겠습니다.”


강 비서가 선임이 가져온 노트북에 프로젝터를 연결하자 PPT 화면이 나타났다.


“새로 건설한 도축장은 미트센터의 확장의 개념으로 추진할 예정입니다. 현재 물류센터와 공간을 조율 중입니다. 공간 확보가 끝나면 사업비를 확정하여 광주시에 사업 승인 요청을 하겠습니다.”

“물류센터와 조율이 늦어지면 강 비서에게 전달하세요.”

“감사합니다!”


지금 나는 매입담당 총괄이니 혹시 모를 물류센터의 사정 같은 건 신경 쓰고 싶지 않다. 내게 월권이라 얘기할 간이 부은 담당자도 없기를 바란다.


“사업 승인 요청을 정식으로 하게 되면 소식이 퍼지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때부터 축협이나 광주시, 조합 등에서 전방위 공격을 받을 것 같습니다. 그건 저희가 본부장님에게 해결을 좀···.”

“강 비서가 처리할 겁니다.”


나는 다시 고갯짓으로 강 비서를 가리켰다. 이번에는 강 비서가 할 일이 많다.


굳이 보지 않아도 눈에 선하다. 지역주민과 축산 농가의 반대가 공무원에게 부담되고, 시간이 돈인 우리는 속만 타게 되는 그림이···.


만약 내가 아무 힘도 없는 상무 나부랭이였다면, 그렇게 회삿돈 천억을 넘게 들이는 계획이 흐지부지되면 무사하지 못했을 거다.


하지만 내가 일개 계약직 상무는 아니지 않은가? 저들이 휘두르는 대로 끌려다닐 생각이 추호도 없다.


나는 도축장을 지어서 ‘사람들이 가장 선호하는 마트’ 1위의 이미지를 굳힐 생각뿐이다.


“강 비서. 그냥 기름칠이 필요한 곳은 지금부터 준비하세요. 일이 원만하게 진행됐으면 합니다.”

“네.”


지금부터는 그룹 전략실과 축산품팀이 이인삼각 경주를 해야 한다.


“안 팔리는 부위를 처리하는 건 어떻게 되고 있습니까?”


그러자 다른 직원이 일어났다.


“예, 본부장님 말씀대로 내부 가공식품 부서부터 자체 상품을 사용하도록 문의를 넣어두었습니다.”

“지시.”

“네?”

“문의가 아니라 지시입니다. 부탁하는 게 아닙니다. 앞으로 모든 가공식품은 우리 상품을 재료로 사용해야 한다. 그렇게 전하세요.”

“예, 예···.”


우리 마트를 위해서 기존 납품계약을 파기하든 어떻든, 가공식품 부서는 우리 재고가 들어갈 여지가 있는 제품은 우리 것부터 사용해야 할 거다. 싫다면 할 수 없다.


‘또 모가지를 떼야지.’


얌전한 회사 생활이 하고 싶지만, 주변에서 도와주지 않겠다면 인생 개썅 마이웨이로 가는 수밖에.


“그리고요?”

“아, 네. 마트에 납품하는 가공업체 담당자들과 우선 얘기를 해봤습니다. 긍정적으로 검토를 하는 것 같습니다···.”


나는 말하는 직원을 게슴츠레하게 쳐다본다. 말하는 투는 그쪽에 잘 전달되지 않은 것 같은데, 하긴 그럭저럭 아쉬운 거 없이 사는 기업들은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을 수도 있겠다.


알아서 굽혀줬다면 서로 웃으면서 끝낼 수 있었을 텐데. 이것도 시간이 없으니 밀어붙여야겠다.


“팀장님.”

“네?”


축산품팀 팀장은 갑자기 화살이 자신에게 쏠리자 목소리가 올라갔다.


“이 일 팀장님이 직접 진행하세요. 막히는 부분은 강 비서를 통해 처리하라고 했습니다. 한 달 후에도 성과가 없으면 알아서 사표 쓰시면 됩니다. 인건비라도 아껴야겠습니다.”


내가 신경 써야 할 상대는 코앞에 있다. 우선은 같은 유통재벌이면서 재계서열 7위인 태민그룹. 그리고 그 위의 재벌들을 하나씩 눌러야 한다.


그런 상황에 내부 총질로 나와 그룹의 시간을 빼앗길 수 없다.


“여러분, 우리가 매입하는 양과 팔리는 양이 맞지 않으면 회사는 이익을 남기기 어렵습니다. 그 균형점을 찾는 건 물론 어렵겠죠. 하지만 마트의 성장이 여러분에게 달려있습니다. 다음에 볼 때는 진행이 많이 되었기를 바랍니다. 가보세요.”


나는 축산품팀 직원을 모두 보내고 강 비서를 남겼다.


“강 비서, 강 비서는 지금 받은 일 할 수 있겠습니까?”

“네.”


강 비서의 언제나처럼 감정의 기복없이 대답했다.


“지키지 못할 말이라면···.”

“본부장님, 본부장님이 지금까지 요구한 일은 순한 맛입니다. 본부장님은 전략실의 기량을 더 믿으셔야 합니다. 시정해주시기바랍니다.”


강 비서가 허리를 구십 도로 굽혔다.


“아, 그것 좀 그만해! 그딴 걸로, 허리를 굽힐 일이 그렇게 없습니까?”


결국 나는 참다참다 소리치고 말았다. 앞에 어떤 일이 있던 내 해결책은 언제나 ‘강 비서가 처리할 겁니다.’ 뿐.


그래서 거기에 몇명이 얼마만큼 달라붙어야 할지 가늠이 되지 않아 한번 확인해 본 것 뿐이다. 좋다, 저렇게 자신있게 말하니 한 달 정도는 지켜보기로 했다.


“우리 그룹이 정말 유통으로 성공하려면, 신선식품의 B2B 시장을 다 먹어치워야 합니다. B2C는 그 곁다리죠.”

“그러려면 인수할 공장도 많고, 자체 브랜드를 200% 이상 확장해야 합니다. 하지만 이건 예산이 많이 필요한 일입니다. 본부장님의 위치로는 진행할 수 없습니다.”


나는 다시 허리를 핀 강 비서의 말에 동의했다. 상품을 잘 구해오는 것만으로는 내가 원하는 곳까지 올라갈 수 없다.


나는 이제 두 걸음을 걸었을 뿐이지만, 앞에 남은 길을 걷기 위해서는 먼저 해야 할 것들이 계속해서 늘어난다.


“본부장님이 원하는 수준이 유통 일원화는 손대려면 끝도 없지만, 반면 인수해서 얻을 이익은 미묘하고 리스크는 커집니다. 전략실의 의견은 보류입니다.”


그래서 어쩌라는 건가? 나는 하기로 결심했다.


“리스크는 감수합니다. 이다음 단계로 나가려면. 그래서 내가 얼마나 쓸 수 있습니까?”


원월드그룹 현금보유액 일 조원과 그룹의 전폭적인 지원, 그중 내가 쓸 수 있는 양을 확인하고 싶다.


“그룹 차원의 지원은 변함없습니다. 본부장님은 ‘비공식적’으로 모든 계열사에 명령을 내릴 수 있습니다. 예산도 소액까지는 지원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강 비서가 말을 끊었다. 한국말은 끝까지 들어봐야 하니 더 들어보기로 한다.


”하지만 기업을 인수하는 건 마트 자금으로 처리하는 게 깔끔합니다. 물론 현금만 준비된다면 따라오는 잡음은 그룹에서 처리하겠습니다. 그러니까···.”


그렇게 하고 싶다면 마트의 자금을 쓸 수 있는 자리로 올라가라는 말이었다. 상무이사의 자리에서 더 위, 그건 대표이사뿐이었다.


“이제 제가 여기보다 위로 올라갈 이유가 생겼군요.”

“본부장님, 경영을 더 심도 있게 해보고 싶으시다면 특례입학이 가능한 대학 입학을 권장합니다.”


나는 코웃음을 쳤다.


“아버지가 따라고 합니까?”

“아닙니다.”


강 비서는 바로 발뺌을 했다. 하지만 아이고, 퍽이나 믿겠다.


“지금 와서 공부하라는 말은 아니겠고···학위를 따라는 말이죠. 이제 제가 창피하답니까? 고졸이라서 할 수 있는 경험도 있는 겁니다.”

“···.”


내 멘탈이 지금처럼 단단해질 수 있는 데에는 셀 수 없이 많은 고생이 있었다. 남들처럼 대학을 나와 그룹의 일을 시작했다면, 솔직히 자신이 없다.


그만큼 내 경험은 소중한 자산이다. 아무도 비웃을 수 없다.


“그나저나 역시 부산물 처리에 여기를 빼놓을 수 없군요.”


대표이사가 되고 싶다면 실적을 내면 된다. 그러려면 지금 하는 일을 잘 마무리해야 하고. 그때 얻어질 이익은 모두 내 실적이니 말이다.


“내일은 가공식품 부서 집합시키세요.”


자취생들의 저렴한 외식이자 소소한 행복. 또는 어마어마한 실망감을 주게 하는 괴식.


그리고 매년 일인 가구와 맞벌이 가구 덕에 폭발적으로 매출이 늘어나는 분야다.


“상품별 원재료 이용 현황 자료도 가져오라 하세요. 제가 확인하겠습니다.”

“네.”


내 실적을 더 올리기에 나쁘지 않은 선택이다.


작가의말

주인공이 좀 마이웨이처럼 사는 것 같나요? 


읽는분들에게 시원함을 드리고 싶습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7

  • 작성자
    Lv.99 su******..
    작성일
    20.09.04 13:26
    No. 1

    소상공인 다 죽겠네요

    찬성: 1 | 반대: 0

  • 작성자
    Lv.42 n3******..
    작성일
    20.09.04 20:53
    No. 2

    잘 보고 갑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9 풍뢰전사
    작성일
    20.09.04 23:58
    No. 3
  • 작성자
    Lv.99 OLDBOY
    작성일
    20.09.13 17:17
    No. 4

    저들은 소상공인이라고 하기엔... 예를 들어 백화점에 입점한 매장과 그렇지 못한 매장은 급이 다릅니다. 물론 자기들끼리 나눈 급이죠. 썩은 재료나 유통기한 지난 재료 떠넘기는 거라면 분명 갑질이지만 이 경운 애매해요. 소비자가 직접 사가는 물건 대주고 그걸로 음식을 만들어 팔라는 건데 그것도 싫다면 다른 곳에 점포 얻어서 따로 장사 하면 될 일이고 그걸 하겠다는 업자들은 불러들이면 되고. 아시는지 모르겠지만 다른 일반 식당과 비교해 이익률이 엄청나요. 마트에 방문한 손님들 중 백에 하나 정도는 사 먹거든요. 그런 상황에서 못 판다는 건 매장에 문제가 있다는 거죠. 잘 보고 있어요.

    찬성: 5 | 반대: 0

  • 작성자
    Lv.99 musado01..
    작성일
    20.09.25 14:49
    No. 5

    잘 보고 갑니다.

    건 필하세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50 울새
    작성일
    20.09.29 18:16
    No. 6

    어떤 비서가 자기가 모시는 상사한테 시정해달라고 하나요...? 중소기업 비서도 안그럴텐데 하물며 대기업 난다긴다하는 전략실 비서가.
    한두번도 아니고 매번 저 멘트 나오는데 좀 아닌것 같습니다 작가님

    찬성: 1 | 반대: 0

  • 작성자
    Lv.60 mi******..
    작성일
    20.10.01 13:44
    No. 7

    시정이란 말은 아랫사람이 윗사람에게 하겠다는 들어봤어도 아랫사람이 윗사람에게 시정하란 말은 처음 들어보는데 계속 나오네...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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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20화 용팔이가 없는 세상 (5) +5 20.09.14 6,150 144 14쪽
20 19화 용팔이가 없는 세상 (4) +4 20.09.13 5,963 146 10쪽
19 18화 용팔이가 없는 세상 (3) +8 20.09.12 6,204 141 13쪽
18 17화 용팔이가 없는 세상 (2) +8 20.09.11 6,412 142 11쪽
17 16화 용팔이가 없는 세상 (1) +6 20.09.10 6,919 137 10쪽
16 15화 소비자의 입맛 (5) +10 20.09.09 6,881 144 12쪽
15 14화 소비자의 입맛 (4) +7 20.09.08 6,927 171 16쪽
14 13화 소비자의 입맛 (3) +7 20.09.07 7,232 141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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