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투덜이아르 님의 서재입니다.

인류 최강의 악당은 인생 2회차를 시작한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퓨전, 판타지

투덜이아르
작품등록일 :
2023.05.10 10:28
최근연재일 :
2023.06.12 10:42
연재수 :
34 회
조회수 :
4,191
추천수 :
143
글자수 :
166,086

작성
23.05.12 13:09
조회
199
추천
6
글자
9쪽

인류 최강의 악당은 인생 2회차를 시작한다. 06

DUMMY

현준의 오른손 주먹에서 뿜어진 거대한 힘이 흑철로 만든 허수아비를 날려버린 걸로도 모자라 멀리 떨어진 테스트실의 반대편 벽을 두드렸다.


광음이 울리고 건물의 파편이 튀었다. 벽 한쪽에 쩍쩍 긴 금이 가고 순식간에 먼지구름이 피어올라 사람들의 시야를 가렸다.


<삐이이잌! 삐이이잌!>


날카로운 경고음이 들렸다.


<비상! 비상 상황 발생!>


안내방송원의 당황한 목소리도 뒤를 이었다.


<안전 요원들은 즉시 VIP들의 상황을 확인하고 중앙 센터로 보고하세요!>


한순간 난장판이 된 상황에 현준도 조금 당황했다.


[저쪽 벽에 금이 간 것 같은데? 저게 인간들이 말하는 매직미러였나?]


하필이면 반대쪽 벽 너머에 관측실이 있었던 것 같다. 깨어진 강화 유리 너머로 부랴부랴 뛰어온 안전요원들이 사람들을 대피시키는 모습이 보였다. 아무래도 이쪽을 확인하던 VIP들 같았다.


[설마 이것도 계획이었냐? 왠지 너무 과한 것 같은데?]


‘하···하···하···’


현준이 슬쩍 눈을 돌렸다.


못 봤다. 아무것도 못 본 거다.


‘역시. 계획은 어긋나라고 세우는 게 맞는 것 같다.’


물론 ‘저는 아무 잘못도 한 게 없습니다.’ 라고 당당하게 말할 입장은 아닌지라 조용히 자리를 피했지만 말이다.


현준이 테스트실을 나오자 그를 기다리고 있던 사람은 여기까지 현준을 안내해줬던 안내원이었다.


“테··· 테스트장을 뒤집어 놓으셨군요.”


“하···하··· 어쩌다보니···”


[계획대로라며?]


마음속의 목소리를 애써 무시하며 현준이 마른기침을 했다.


“그런데. 회복술사 좀 불러 주실 수 있을까요?”


테스트실 밖에서 기다리고 있던 동생 유진이의 등을 토닥이며 현준이 담담하게 요청했다.


“네? 회북술사요? 어디 안 좋은··· 어? 다··· 당장 불러 올께요!”


떨떠름한 얼굴로 현준의 상태를 확인하던 그가 현준의 오른팔 전투복이 뒤쪽으로 뜯어져 있는 걸 봤다. 물론 뜯어져 있는 건 전투복만이 아니다.


[혹시나 해서 물어본 다만 말이다. 그것도 계획의 일부냐?]


‘그럴리가 없잖아.’


현준이 한숨을 내쉬며 고개를 저었다.


고블린과 싸우며 체내에 가지고 있던 마력을 바닥까지 떨구는 건 분명 계획이었다. 그래야 D 임펙트를 문제없이 쓸 수 있고 또 그렇게 해야 테스트장을 보고 있던 VIP들에게 인상적인 장면을 연출하고 몸값을 확실히 받아 낼 수 있을거라 생각했다.


그런데 여기서 문제는 사실 현준도 D 임펙트를 실제로 써 본 적이 없다는 거다. 그리고 더 큰 문제는 그 써 본 적 없던 D 임펙트가 현준이 예상한 것보다 위력이나 반탄력이 월등히 높았다는 거고 말이다.


‘고블린 상대로 마력을 바닥까지 소비하지 않았으면 정말 위험했겠어.’


원래 D 임펙트라는 기술 자체가 최후의 최후에 적과 함께 죽자고 달려드는 자폭기의 개념이었다. 하지만 나름 마력통제에는 자신이 있고 지금이라면 잘못되더라도 큰 문제가 없을 거라 생각했다.


‘너무 쉽게 생각했다는 점을 인정해야겠군.’


현준이 자신의 오른팔을 따라 흘러내리는 핏물을 보며 한숨을 내쉬었다.


처음에는 방울방울 흘러내리더니 이제는 아예 폭포수처럼 흘러내린다. 각성자가 아니었다면 지금 흘린 피의 양만으로도 쇼크사 하고도 남았을 정도다.


[그런 위력의 공격기술이 있으면서도 빌라에서 도망치는 선택을 왜 했는지 이제야 이해했다.]


‘그래? 참 빨리도 이해했군.’


D 임펙트의 반탄력이 생각이상으로 큰 것도 있지만, 역시 육체 자체의 성장이나 단련도 때문에 일이 더 크게 터진 것도 있다. 뭐 이제와서는 의미 없는 일이지만 말이다.


툭.


동생 유진이를 쓰다듬던 손이 멈췄다. 그리고 현준의 몸이 썩은 통나무처럼 뒤로 넘어갔다.


“빨리! 빨리요! 저 아이가 죽으면 우리 전부 옷 벗어야 합니다! 시말서 써야 한다고요!”


멀리서 다급하게 소리치는 안내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회복술사를 데려오는 것 같았다.



***



관람석에서 테스트를 확인하고 있던 최태식이 먼지 가득한 관람석을 나오며 머리와 옷에 묻은 파편을 털어냈다.


“상무이사님 괜찮으십니까?”

“아. 괜찮아. 별일 없네.”


현준의 공격이 매직미러에 직격하는 순간 그의 옆에 있던 각성자 보디가드가 순식간에 뛰어나가 그의 앞을 가렸다. 덕분에 그는 생채기 하나 없이 멀쩡했다.


“그건 그렇고 아직도 현준이라는 저 아이가 9등급이라 생각하나?”


최태식의 말에 인재영입부의 부장이 말 끝을 흐렸다.


“육체 강화만으로 나올 수 있는 위력이 아닌 것 같은데, 특화 능력이 뭔지부터 파악해야 할 것 같습니다. 다만···”


부장은 말끝을 흐렸지만, 그 뒤에 나올 말 정도는 알 수 있다. 최태식이 아무리 각성자에 대한 전문 지식이 부족해도 무리 없이 예상할 수 있었다.


“9등급은 확실히 넘을 것 같나?”

“네. 그건 확실합니다.”

“그럼 서둘러야겠군.”


난장판이 된 관객석을 벗어나 도망치면서도 부장은 조금 전 최태식이 건넨 전자패널을 품에 안고 있었다. 그리고 최태식은 그 패널을 다시 건네받아 이번에도 계약금 뒤쪽에 0을 하나 더 붙였다.


“무슨 일이 있어도 저 아이의 후원계약을 받아와. 무슨 말인지 알겠나?”


최태식의 말에 부장이 묵묵히 수정된 계약서를 다시 받아 들었다. 그의 눈에 다부진 결의가 보였다.


“책임지고 일을 처리하겠습니다.”

“그래. 믿고 맡기지.”


최태식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사람들이 빠져나오는 관객석을 잠시 바라본 후 이내 미련 없이 몸을 돌렸다. 어차피 관객석이 저 모양이니 오늘 각성자 테스트를 더 하기는 글렀다.




***



정신을 잃었던 현준이 깨어난 곳은 얼핏 보기에도 꽤나 고급스러워 보이는 방이었다.


눈을 뜨기 무섭게 무의식적으로 몸상태부터 확인했다. 하지만 그의 예상보다 몸 상태는 나쁘지 않았다. 그가 정신을 잃은 상태에서도 지속적인 치료가 진행됐던 것 같다. 그것도 꽤나 고급 치료가 말이다.


[맞아. 이틀 정도 걸렸다. 포션도 사용했고 치료술사도 다섯명이나 들어와서 번갈아 가며 치료술을 사용하더군.]


‘그런가?’


[대우를 보아하니 어찌어찌 네 계획대로 일이 풀리는 것 같군.]


일이 잘 풀린다는 데도 뭔가 마음에 안든다는 느낌이 드는 마음속 목소리다.


그 모습에 현준이 피식 실소를 흘렸다.


“오··· 오빠. 일어났어?”


그러고 있으니 옆에서 익숙한 목소리가 들렸다. 동생의 목소리다.


현준이 천천히 고개를 돌리니 그의 한쪽 팔을 잡고 있는 동생, 유진이가 보였다.


잠시 잠들었던 것처럼 부스스한 모습으로 고개를 드는 유진이의 머리를 부드럽게 쓰다듬어 준 후 몸을 반쯤 일으켜 앉았다.


“오빠. 그게···”


유진이가 뭐라고 하기도 전에 침대 옆에 놓여있던 전자패널이 울렸다.


<현준님. 일어나셨습니까?>


[현준님이라··· 호칭부터 달라지는군.]


현준도 동의하는 듯 묵묵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이쪽을 보고 있기라도 한 것처럼 인터폰에서도 목소리가 다시 흘러나왔다.


<현준님이 쓰러지신 후 이틀이 흘렀습니다.>

<그동안 회볼술사 분들이 현준님을 치료했고요.>


마음속 목소리가 이야기해준 내용이다.


<어디 불편한 곳은 없으신가요?>


“멀쩡합니다. 치료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괜찮으시다니 다행입니다. 조금 더 쉬게 해드리고 싶지만 기다리고 계신분들이 많아서요.>

<전자패널에 대기자 명단과 후원 계약서를 올려 드리겠습니다. 확인하고 연락해 주세요.>


침대 옆에 놓인 전자패널 전면부에 다수의 문서가 떠올랐다.


<혹시 전자패널 사용에 익숙하지 않으시면 별도로 안내원을 보내 드릴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친절한 안내원의 음성도 뒤따랐다. 하지만 현준은 고개를 가로젓는 걸로 대답을 대신했다.


과거의 현준이 영웅이 아닌 악당이고 문명의 중심부에서 활동하지 않은 건 맞다. 하지만 그렇다고 문명의 영향을 조금도 받지 못한 야만인은 아니다. 전자패널을 사용하는 정도는 현준에게도 어렵지 않은 일이다.


[그건 그렇지만 그라운드 제로 출신의 고아가 익숙한 건 에러 아닌가?]


‘글쎼.’


이제 그런 자잘한 걸 따질 사람은 없을 거다. 그런 걸 따지며 의문을 표하기에는 현준의 가치가 너무 올랐을 테니 말이다.


현준이 침대에 기대 앉으며 전자패널을 집어 들었다.


안내원이 일처리를 잘하는 듯했다. 전자패널 속에 들어있는 문서는 이미 조건이 좋은 순서대로 분류되어 있었다.


[일 처리를 잘하는 것보다 돈이라도 먹은 거라 의심부터 해야 하는 거 아니냐?]


‘글쎄. 어느 쪽이든 나한테도 편하니 상관없는 일이지.’


현준이 피식 실소를 흘렸다.


악마라서 그런지 매사에 부정적이다. 그런 생각을 하고 있자 마음속의 목소리가 다시 들려왔다.


[지는!]




댓글과 추천은 초보 글쟁이에게 큰 힘이 됩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인류 최강의 악당은 인생 2회차를 시작한다.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34 추후 이야기 02 23.06.12 23 2 13쪽
33 추후 이야기 01 23.06.12 27 2 19쪽
32 연재 중지 23.06.12 44 1 10쪽
31 인류 최강의 악당은 인생 2회차를 시작한다. 31 23.06.08 44 2 10쪽
30 인류 최강의 악당은 인생 2회차를 시작한다. 30 23.06.07 42 3 12쪽
29 인류 최강의 악당은 인생 2회차를 시작한다. 29 23.06.06 51 2 9쪽
28 인류 최강의 악당은 인생 2회차를 시작한다. 28 23.06.05 49 3 11쪽
27 인류 최강의 악당은 인생 2회차를 시작한다. 27 23.06.03 64 3 10쪽
26 인류 최강의 악당은 인생 2회차를 시작한다. 26 23.06.02 58 2 9쪽
25 인류 최강의 악당은 인생 2회차를 시작한다. 25 23.06.01 65 3 9쪽
24 인류 최강의 악당은 인생 2회차를 시작한다. 24 23.05.31 72 3 11쪽
23 인류 최강의 악당은 인생 2회차를 시작한다. 23 +3 23.05.30 81 4 12쪽
22 인류 최강의 악당은 인생 2회차를 시작한다. 22 23.05.29 81 3 10쪽
21 인류 최강의 악당은 인생 2회차를 시작한다. 21 23.05.27 87 3 10쪽
20 인류 최강의 악당은 인생 2회차를 시작한다. 20 23.05.26 85 3 13쪽
19 인류 최강의 악당은 인생 2회차를 시작한다. 19 23.05.25 97 3 10쪽
18 인류 최강의 악당은 인생 2회차를 시작한다. 18 23.05.24 101 5 11쪽
17 인류 최강의 악당은 인생 2회차를 시작한다. 17 +2 23.05.23 119 5 11쪽
16 인류 최강의 악당은 인생 2회차를 시작한다. 16 23.05.22 119 6 9쪽
15 인류 최강의 악당은 인생 2회차를 시작한다. 15 23.05.21 126 5 12쪽
14 인류 최강의 악당은 인생 2회차를 시작한다. 14 23.05.20 140 5 11쪽
13 인류 최강의 악당은 인생 2회차를 시작한다. 13 23.05.19 142 5 12쪽
12 인류 최강의 악당은 인생 2회차를 시작한다. 12 23.05.18 139 5 10쪽
11 인류 최강의 악당은 인생 2회차를 시작한다. 11 23.05.17 144 5 10쪽
10 인류 최강의 악당은 인생 2회차를 시작한다. 10 +1 23.05.16 156 5 11쪽
9 인류 최강의 악당은 인생 2회차를 시작한다. 09 23.05.15 159 5 9쪽
8 인류 최강의 악당은 인생 2회차를 시작한다. 08 23.05.14 173 5 12쪽
7 인류 최강의 악당은 인생 2회차를 시작한다. 07 23.05.13 187 5 9쪽
» 인류 최강의 악당은 인생 2회차를 시작한다. 06 23.05.12 200 6 9쪽
5 인류 최강의 악당은 인생 2회차를 시작한다. 05 23.05.11 215 7 12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