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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덜이아르 님의 서재입니다.

인류 최강의 악당은 인생 2회차를 시작한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퓨전, 판타지

투덜이아르
작품등록일 :
2023.05.10 10:28
최근연재일 :
2023.06.12 10:42
연재수 :
34 회
조회수 :
4,195
추천수 :
143
글자수 :
166,086

작성
23.05.23 14:00
조회
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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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글자
11쪽

인류 최강의 악당은 인생 2회차를 시작한다. 17

DUMMY

옆집에 정체불명의, 아니 정체는 무척 투명하지만 의도가 불투명한 소녀가 이사 온 걸 제외하면 현준의 일상은 평온했다.


그래서 요즘 현준의 최대 관심사는 동생의 각성 상황이다.


“유진아. 불꽃을 조금 좌우로 흔들어 볼래?”


“응···”


“그래 그렇게 오른쪽으로 한번 왼쪽으로 한··· 우와악!”


“오빠 미안···”


가장 기초적인 훈련을 시키고 있는데도 진도가 나가지 않았다.


화염을 일으키고 간단한 조작을 하라는 것뿐인데도 유진이에게는 어려웠던 것 같다.


간신히 만든 불꽃이 사라지는 경우가 제일 많았고 반대로 제어를 잃은 불꽃이 집안을 가득 채울 정도로 커지는 경우도 있었다. 어느 쪽이든 결국은 능력제어에 실패했다는 이야기다.


“그래 잠깐 쉬었다 다시 하자.”


집사인 최하윤이 유진이를 데리고 나갔다. 그러자 유진이 앞에서는 부드러운 얼굴을 하고 있던 현준의 얼굴이 이내 딱딱하게 굳었다.


“보유 마나는 나보다 높은데 제어력은 빵점에 가깝군.”


어긋난 재능이다. 그것도 상당히 말이다.


이대로는 위험해질 가능성이 컸다. 제어할 수 없는 재능은 재앙이나 마찬가지다.


최악의 경우에는 오히려 능력을 없앨 방법을 찾아야 한다. 하지만 그건 말 그대로 최악 중의 최악일 경우에 해당하는 일이고 일단은 능력을 제대로 제어할 수 있게 유도하는 게 먼저다.


“미숙한 능력자들의 능력을 보조하고 바른 방향으로 이끈다라···”


그런 일에 특화된 집단이 있다. 거기다 그 집단에 속한 존재 중 최고의 능력자가 마침 이웃사촌이다.


“허허허··· 이거 뭔가 상황이 상당히 작위적인데? 그렇게 생각하지 않나?”


누군가의 장난질이 느껴졌다. 상당히 높은 곳에 있는 초월적인 누군가의 뜻 말이다.


현준의 마음속에 있던 존재야 현재 바빠서 다른 데 신경 쓸 여력이 없겠지만, 초월적인 존재는 어차피 하나가 아니다. 다만···


“요즘 모든 것을 그쪽으로 돌리는 내 성향도 문제라면 문제겠지. 이건 여기서 그만두자.”


현준이 신경질적으로 뒷덜미를 긁적였다.


다시 생각해 보니 세상이 멸망하고 인류가 파멸할 때도 아무 관심 없던 존재들이다. 그런 존재들이 굳이 이런 자잘한 일을 꾸밀 이유가 없다. 아마도 현준 나름의 피해망상일 가능성이 높다.


“그래. 쓸데없는데 화풀이하지 말고 일단 닥친 일부터 해결하자.”


성녀, 아니 자꾸 헷갈리는데 미래의 성녀 지망생이자 현재의 성황청 수녀인 일리시아는 요즘 하루 대부분을 집에 붙어 있는 것 같다.


각성자 아카데미에 입학한 첫해이니 기본적인 교육은 받아야 했지만 그런 것까지 특혜를 받는 건지 아예 집밖으로 나오는 꼴을 못 봤다. 대신 성녀 특유의 기운은 옆집에 있는 현준도 느낄 수 있었다.


차분하고 고요하다는 느낌이 드는 기운이다. 근처에 있는 것만으로도 마나가 안정되는 느낌이 들었다. 아니 실제로도 상당한 제어력 향상이 있을 거다. 괜히 성녀가 인류의 보물이라 불리는 게 아니다.


‘문제는 이런 상황에서도 제어력이 빵점에 가까운 우리 유진이지···’


아무리 동생이 예뻐 보여도 역시 좋게 평가해 줄 수는 없다.


터벅터벅 집을 나가 옆집 대문 앞에 섰다. 하지만 그 답지 않게 현준은 망설이고 있었다.


느낌이 이상했다. 어째서인지 마왕성 앞에 서 있는 용사가 된 기분이다. 아니면 드래곤을 잡기 위해 레어 앞에 서 있는 토벌대일수도 있고 말이다. 여하튼 기분이 영 이상하다.


딩동.


한숨을 내쉬며 초인종을 누르니 이미 알고 있었다는 것처럼 문이 열렸다. 사실 성녀의 기운처럼 현준의 기운도 특유의 기질이 있어서 각성자라면 얼마든지 알아볼 수 있는 기운이다.


방긋.


그렇게 들어간 집안에서는 새하얀 수녀복의 소녀가 환한 웃음과 함께 그를 반겼다.


“허··· 허··· 허···”


시작부터 어째 말리는 듯한 느낌이 강하게 들었지만 애써 무시했다. 유감스럽게도 아쉬운 소리를 하러 온 것은 현준이다.


“음. 일단 부탁할 게 좀 있어서 왔는데 말이야.”


끄덕. 끄덕.


“이게 좀 기밀을 요하는 일이거든. 당분간은 혼자만 알고 있어야 해.”


끄덕. 끄덕.


격하게 눈을 반짝이며 고개를 끄덕이는 모습에 현준은 뭔가 정보전달이 잘못된 건지 다시 한번 자신이 한 말을 되새겨봤다. 하지만 잘못된 건 없다.


“음··· 그러니까 도와준다는 거지?”


끄덕. 끄덕.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도와준다고 한다. 거기다 뭔가 굉장히 기대를 하는 눈빛인데 벌써부터 미안해졌다.



***



동생인 유진이와 일리시아의 만남은 나쁘지 않았다.


은은하게 흘러나오는 성력에 더해 일리시아가 가진 특유의 부드러운 분위기까지 더해지니 사실 현준처럼 특별한 경우가 아니라면 나쁜 인상을 받을 리 없다.


‘그렇기는 한데···’


만난지 오 분도 지나지 않았는데 마치 어미새처럼 일리시아를 졸졸 따라다니는 모습을 보고 있으니···


‘이 오빠는 슬프구나···’


[지랄하네! 아주 지랄이 풍년이야!]


“어?”


일리시아가 유진이와 놀아주는 모습을 보고 있는데 갑자기 머릿속에서, 아니 마음속에서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뭐야? 꽤나 오랫동안 이야기 못할 것처럼 그러더니 벌써 온 거냐?’


마음속 존재가 복귀했다. 하지만 어째 심사가 뒤틀려 있는 것 같다.


[뭐? 벌써? 벌써어어? 하아··· 이래서 레비진 녀석들은···]


‘레비진? 그건 또 뭐야? 어째 좋은 어감은 아닌데?’


[욕은 쉽게도 알아듣는구나. 여하튼 짧은 시간은 아니었다.]


‘이게?’


[시간은 절대적인 단위로 사용될 수 없다. 상황에 따라서도 받아들이고 이용하는 존재에 따라서도 얼마든지 늘어날 수도 줄어들 수도 있지. 이 정도는 알고 있는 것 아니었나?]


‘그래··· 그렇기는 하지.’


그래서 차원 균열에 들어갈 때도 균열 속 세상과 이쪽 세상의 시간 흐름이 어긋나는 거다. 아니 그런 걸 다 떠나서 멀리 갈 것도 없이 현준이 과거로 돌아온 것도 그런 시간의 특성을 이용했다고 알고 있다. 누군가에게는 시간이 쉼 없이 흐르는 것처럼 보이겠지만 또 누군가에게는 책장의 페이지나 마찬가지라고 했다. 원한다면 책의 뒷장을 읽다가도 얼마든지 다시 앞장을 펼쳐들 수 있는 그런···


‘음? 누가 그런 말을 했지?’


갑자기 떠오른 생각이지만 뭔가 위화감이 들었다. 하지만 깊게 생각할 수는 없었다. 마음속 존재가 다시금 말을 걸어왔기 때문이다.


[네놈의 계획은 참 대단하더구나. 덕분에 플렌 B는 걱정할 것 없을 것 같다.]


‘플렌 B? 난 그런 계획 세운 적 없는데?’


[그래. 그렇다고 치자. 어찌 되었든 집어 삼킨 세계석은 성공적으로 네놈에게 귀속되었다. 현재 안정화 단계니 실제로 써먹기 위해서는 시간이 조금 더 필요하겠지만 말이야.]


‘써먹어? 어떤 방식으로?’


[글쎄다. 어떤 방식일 것 같으냐?]


세계석이라는 이름도 그렇고 차원 균열의 특성도 그렇고 떠오르는 게 있기는 하다.


[그 예상 그대로다. 네놈에게 귀속된 세계가 생기는 거다. 하지만 이번 일에는 그런 결과보다 과정이 더 중요하다.]


‘과정?’


[그래. 너는 귀속된 세계의 창조주다. 그 세계의 절대자지. 너희 세계에서는 그런 존재를 뭐라고 부르지?]


‘어··· 설마?’


[그래. 신이다. 초월자 또는 초월적 존재라고도 부르지. 너는 레비진의 격을 넘어서 초월의 영역에 발을 디딜 준비가 된 거다. 원래라면 있을 수 없는 일이지.]


‘음··· 그렇군.’


확실히 대단하긴 한 것 같다. 하지만 딱히 초월적 존재가 된다고 해서 뭔가 달라질 것 같지는 않다. 이쪽 세계의 초월도 아니고 현준에게 귀속된, 일종의 하위 세계인 그곳 안에서의 초월이라면 더더욱 말이다.


‘그래. 그래. 훌륭하군. 그런데 과정이고 뭐고 그래서 결론은 뭐야? 지금 당장 써먹을 수 있는 효과는 없고 효과를 보기 위해서는 또 얼마나 오래 기다려야 할 지 모른다? 이게 결과냐? 너 제대로 일하기는 한 거야? 이 정도면 거의 사기 계약 수준 이잖아!’


[이이잌! 지금까지 무슨 소리를 들은 거야! 망할 XXX @@@ XXX 내가 이번일에 말려들어서 얼마나 고생을 하고 온 건데 XXX &&& XXXX]


매우 드물게도 마음속 존재가 이성을 잃고 난동을 부렸다. 상황을 보아하니 확실히 놈도 나름 고생을 하기는 한 것 같다. 뭐 딱히 도움이 되는 고생은 아니었던 것 같지만 말이다.


***



마음속 존재도 돌아왔고 사랑스러운 동생의 과외선생이자 든든한 뒷배도 마련했으니 현준은 본업으로 돌아갈 시간이다.


[본업? 악당 말하는 거냐?]


‘글쎄. 영웅이냐 악당이냐를 말하는 거면 악당에 더 가깝기는 하지.’


과거의 현준이 악당이었던 만큼 그가 아는 인맥도 당연히 악당쪽에 퍼져 있다. 현준이 아는 영웅이라고는 유명해진 이후의 몇몇이 전부인데 그들은 현준이 딱히 관여하지 않아도 알아서 잘 할 놈들이다.


‘우선적으로 영입해야 할 녀석들이 몇 있지.’


나약해서 쉽게 비뚤어지고 쉽게 탈선하는 녀석들이다.


[그런 녀석들이 도움이 되는 건가?]


‘당연하지. 능력만큼은 진짜니까. 거기다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서 다르기도 하고.’


그 중에서도 가장 먼저 영입해야 할 녀석은 과거 얼음공주라고 불렸던 마약상이다.


[마약상? 각성자에게도 통하는 특수 마약을 유통하는 건가?]


‘유통보다는 생산쪽이지.’


거기다 단순히 쾌락을 위한 마약만 만드는 것도 아니고 단시간이지만 어마어마한 효율의 마력 증강제나 육체 강화제 같은 약물을 만들기도 했다.


[그런데 그런 잘난 녀석이 왜 1순위 영입 대상이야? 위험해서 당장 구해야 한다고 하기는 뭔가 이상한데? 그런 녀석이면 주위에서 싸고 도는 거 아니었나?]


‘일반적이라면 그렇지. 하지만 놈은 아니야 주위 환경이 아주아주 거지 같거든.’


녀석은 그라운드 제로 출신의 고아다. 시간대를 생각하면 얼추 이제 막 각성한 상태일테고 또 연금술은 직접적인 전투에는 아무런 도움도 되지 않는다.


‘우량주일수록 미리미리 저가에 매입해 둬야지.’


그렇기에 간단한 도움으로도 충분히 녀석의 인생을 옳아 멜 수 있다.


놈의 인생상황은 최악이겠지만, 이쪽 입장에서 보는 투자처로서는 최적의 상태였다.


[그래··· 확실히 사고 방식이 영웅보다는 악당에 가깝구나.]


“뭐라는 거냐?”


현준이 피식 실소를 흘렸다.


악당에 가까운 게 아니라 명실상부한 인류 최강 최악의 대악당 님이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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