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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생금지님의 서재입니다.

비련의 시나리오 온라인:Slow fantas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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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생금지
작품등록일 :
2023.03.11 0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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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5.12 0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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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쪽

311. 영감

DUMMY

*


[검은 늑대의 모피

어둠숲의 어둠을 머금은 듯한 색깔의 모피이다. 산슈카 왕국, 어둠숲 최심부는 마스터 급의 초인들이라 할지라도 함부로 상대할 수 없는 괴물들이 머무는 곳이었다. 중부 대륙 전체의 실력자들이 모여들지 않는 이상 토벌이 어렵지 않을까, 싶은 보스 몬스터들이 터줏대감처럼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마경 중의 마경.

그런 곳의 일좌一座인 검은 늑대의 모피.

아무렇게나 사용해도 강철과 같은 강도와, 부드러움을 동시에 얻을 수 있으며. 그것이 생전에 가졌던 흑마력이 여전히 해주되지 않고 흐르고 있다. 마력은 독기를 의미하지만. 동시에 강력하게 뭉쳐 있는 SP나 MP를 의미하기도 한다. 제대로 된 제련가, 재단사의 손에 들어간다면. 아주 강력한 방어구의 소재로서 쓰일 수 있으리라.]


[검은 늑대의 보주寶珠

어둠숲의 최심부는~ 이하 중략.

그런 곳의 일좌를 차지한 검은 늑대의 보주이다.

강력한 몬스터들은 체내에 MP를 다룰 수 있는 기관들이 각기 있게 마련이다. 몬스터로서는 선천적으로 만들어져 있는 기관들이고. 오래 산 몬스터이거나, 혹은 방대한 양의 MP를 다루어 강력해진 몬스터의 경우 어지간한 아티팩트 이상의 성능을 보이기도 한다.

이러한 내장 기관의 최고봉은 드래곤Dragon의 것일 테지만. 검은 늑대의 것도 훌륭하다. 막대한 MP를 담고 있으며. 당신이 초상술사나 아티피서의 일종이라면 그대로 오브Orb로서 사용해도 각종 초상 스킬의 위력을 증폭시켜 줄 것이다.

다루는데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고. 최소한 마스터 급의 장인이 아니라면, 이것을 소재로 아티팩트를 만드는 일에 참여하지 않는 게 좋을 테다.]


[검은 늑대의 혈액

병에 담긴 검은 늑대의 혈액. 이름처럼 시커먼 빛깔을 하고 있으나. 오래되지 않은 신선한 혈액이다. 강력한 몬스터의 혈액은 그 자체로 각종 초상술의 매개나 소재로서 소모되기에 좋다.]


병에 담긴 혈액은, 포션을 담는 병을 아주 크게 키워논 듯한 모습으로 세 개였다. 각 병의 외부에는 1L라고 친절하게 적혀있기도 했고. 제냐로서는 당장 어디에 써야할 지 감도 잘 잡히지 않는 아이템이었다.

모피나 보주의 경우에는. 아티팩트를 만들 수 있으리라. ‘어둠숲’의 괴물을 잡아 나온 보주였다. 릿샤를 주어도 아마 제법 유용하게 쓸 것 같았고. 혹은 제냐 그 자신이 써도 좋을 테였다. 궁술가로서는 활을 다루고. 검술가로서는 명도 두 자루를 다루고 있지만. 초상술사로서는 주로 쓰는 아티팩트가 없는 처지였으니.


초상술사의 아티팩트라는 건 아무래도 애매한 면이 있었다. 꼭 어떤 형태를 갖출 필요는 없었으니까. 여러 종의 악세사리들 따위로 그 기능과 효과를 대체한다고 해도, 크게 무리는 없는 일이었다. 제냐의 경우에는 더욱 그러했다. 초상술을 쓸 때는 그것만 사용하는 게 아니라. 검술이나 궁술에 섞어서 사용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으니까. 전투 양상의 빠른 변화와, 그에 발맞춘 적응이 결국 제냐가 싸우는 스타일이었는데. 보주Orb나 지팡이 따위는 근접전에서 획기적인 공격력을 발휘하기가 어려웠다.

그런 아이템을 쓰면서 기민하게 난전 상황에 대처하기 위해서는 결국, 아티피서Artificer로서의 능력이 필요했고.


제냐는 기력술사이자 초상술사. 검, 궁, 초상술의 세 가지를 다루는 멀티 클래스였지만 아티피서는 아니었다.

아티피서라고 하는 게 꼭 특별한 자격이 있어야 하는 클래스는 아니었지만. 해당하는 쪽으로 스킬들을 익히고 경험치를 분배하다보면 결국 다른 분야의 능력들이 더디게 성장할 테였다. 지금 갖추고 있는 세 종류의 능력만 하더라도 충분했다. 제냐로서는. 아티피서가 된다고 하더라도. 특별히 굉장한 메리트를 얻을 수 있는 것도 아니었고 말이다.


고작해야 어떤 아티팩트의 능력을 200% 이상 사용할 수 있다는 거였고. 초상술사로서 스킬들을 사용하다가. 근접전, 혹은 중거리전에서의 대응 능력이 올라간다는 건데. 그럴 바에야 기력술의 능력을 갈고 닦아서 기본적인 공격력을 높이는 게 차라리 나았고. 도刀와 궁弓을 다루고 있으니 중, 근거리 교전 상황에서의 대처 능력 또한 이미 충분했다.

아티피서가 된다면, 지금 다루고 있는 비스트 슬레이어나 흑색장도보다는 다른 아티팩트를 찾아야 할 필요도 있었고 말이다. 보통 ‘액티브 스킬Active skill'이 내장되어 있는 아이템들이, 아티피서로서 사용할 도구에 어울렸다. 해당하는 액티브 스킬을 다양한 방식으로 변형해서 사용하고. 또 초상술사보다 아득히 빠른 시전 시간만에 스킬을 발휘하는 게 아티피서의 장점이었으니.

비스트 슬레이어, 흑색장도. 이런 류의 액티브 스킬이 없는 아티팩트들 역시 아티피서로서 다룰 수는 있었지만. 지나치게 마이너Minor한 부류의 길을 가는 셈이었다. 아이템에 내장되어 있는 MP들을 활성화시키고. 자체적으로 아이템을 강화해서 쓸만하게 만드는 과정이 더 추가되어야 한다.

제냐는 지금의 아이템 세팅으로 만족하고 있었다. 제 몸에 딱 맞게 맞춰진 장비들이었고. 여기서 쓸데없이 능력을 추가해서 세팅Setting값을 흐트러뜨릴 생각은 전혀 없다.


초상술을 사용하는 것과, 아티피서로서 능력을 발휘하는 것. 두 가지는 현상적으로 보자면 결국 같아 보이지만 매커니즘이 달랐다. 초상술은 빈 허공에, 도로를 먼저 까는 작업을 거치고. 그 도로 위로 MP를 달리게끔 만들어, 통로를 다 지나면 현상을 발현하는 식이다. 아티피서는 이미 깔려 있는 도로를 아이템화化해서 가지고 다니는 부류였고. 스킬을 쓸 때는 이미 만들어진 도로 위에 MP만 달리게끔 하면 된다.


운용법이 애초에 달랐고. 아티피서로서 능력을 사용하며 초상술을 동시에 쓰는 건. 그만큼 정신력, 집중력이 떨어지는 일이었다. 고도의 집중력을 갖고 있는 인물들은 그렇게도 얼마든지 전투를 치를 수는 있으리라. 제냐 역시 초상술과 기력술을 동시에 사용하며 중근거리에서 월등한 전투력을 보이고 있었으니까.

멀티 태스킹이 가능한 부류의 인간인가. 그리고, 자신이 가장 잘 할 수 있는 멀티 태스킹이 어떤 일과 어떤 일의 조합인가, 를 잘 파악해야 비련의 시나리오 온라인에서 좋은 육성법을 발견할 수 있었다.


어쨌든.


제냐는 보상으로 얻게 된 아이템들에 만족을 했다. 부피가 그렇게 크지 않아서 아이템 박스, 인벤토리 안에 잘 담기기도 했고.


절그럭.


그는 허리춤에 차고 있는 비스트 슬레이어의 손잡이를 손바닥으로 슬쩍 건드려 밀었다. 습관이기도 했다. 괜스레 허리에 걸친 것의 소리를 내는 일 말이다. 습관적인 행동을 하면서 안정감을 찾을 때가 있었다. 제냐는.


”흠.“


돌아갈 때가 되었을까. 청년은 조금이나마 후련한 표정을 지었다.

라이엔과 호아킨이 도시에서 돌아오고. 라이엔이 이번엔 제냐를 데려다주어야 도시에 좀 다녀올 수 있을 것 같은데.


길드 유저 목록을 확인했다.


달칵, 하고 소리가 났다. 자신의 왼쪽 어깨 부근을 꾸욱 누르면서 문지르는 제스쳐로 설정을 해두었었는데. 그 부근에 악세사리 따위가 걸려 있었는지. 금속성의 소리가 난다. 그와는 상관 없이 유저 목록이 뜨고.


그토록 고생스럽게 검은 늑대를 잡았지만. 실제 사냥에 걸린 시간은 얼마 되지 않았다. 싸움이라는 건 그런 법이었다. 고도의 집중력을 발휘하느라. 그리고 체력이고 기력이고 뭐고. 진탕, 한 번에 쏟아내느라 알아차리지 못하지만. 지나고 나면 한 순간이다. 물론 장기전으로 갈 때도 있기는 하다만.

고작해야, 두 시간이 채 되지 않았다. 검은 늑대와 교전을 시작하고, 죽이기까지.


라이엔, 최태현, 호아킨 모두 접속해 있었다. 그는 태현을 향해서 메세지를 일단 날리기로 했다.


라이엔과 호아킨이 도시에서 돌아왔는지 묻는 게 먼저여야 할 수 있겠지만.

그리고 지금 좀 지치고, 고단한 상황이기는 하지만.

또 감각적으로는, 전투에 대해서 날이 서 있는 상황이기도 했다.

솔로 플레잉은 한 번, 질리도록 해보았다. 지금 막. 다시금 합을 맞춰서, 몬스터를 잡는 것도 나쁘지 않으리라. 그는 라이엔에게 안부를 묻기 전에 우선 태현에게 메세지를 전달했다.


푸른 색의 반투명한 창이 떠 있었다.


[메세지를 시작하시겠습니까? yes/no]


두 가지 목록 중에서, 제냐는 yes쪽으로 시선을 두었고. 몇 초 지나지 않아서 해당 부분이 부풀었다. 눈을 한 번 깜빡이자 세팅이 되었고. 말을 시작했다.


“개멋진 개멋진나 최 씨. 어디에 있습니까. 저 지금 여기가······ 어둠숲 최심부 동남부 5시 방향 섹터인데···. 오랜만에 파티 사냥 한 번?”


제냐는 그다지 기분이 나쁘지 않았다. 실상은 캡슐 속에 박혀 있는 상황이었지만. 정신은 아주 격렬한 운동을 한 느낌이다. 기분좋은 탈력감마저 있었다. 이 게임의 좋은 점은 또 하나가 있었다. 기력술사로서, 이렇게 하드한 운동을 하고 나면. 현실에 있는 육신에도 신경, 근육 반응이 조금씩 전달이 되어서. 아주 미약하지만 근육 운동을 한 효과나, 스트레칭을 한 효과가 생긴다. 아마 이러고 나서 로그아웃을 하면 평소보다 몸이 조금 더 풀려 있는 느낌일 테였다.

어지간히 고생을 하지 않고서는 의미가 없는 수준이기는 했지만. 제냐는 체감을 할 정도일 때가 많았다. 아마 고수급 이상, 랭커를 바라보고 있거나 그 이상인 기력술사들은 대개 비슷한 상황일 테다.


아주 미약한 근육 반응이라고 하더라도. 이미지 트레이닝이라는 게 실제로 운동 선수들이나, 예체능 계열의 기능인들에게 쓸모가 있는 것처럼. 약간의 훈련-학습 효과는 존재했다. 이렇게 플레이를 한참 하고 있다보면. 취미로 검도라도 시작을 해볼까. 그게 아니더라도 다른 운동이라도 좀 해볼까, 생각이 들기도 한다.

아마 대부분 쉬는 날이나 시간이 오면 그냥 원룸에 처박혀 있거나, 끽해야 영화관이나 도서관 정도를 전전하긴 하겠지만.

생각을 조금 달리해서. 적어도 등산 정도라도 다녀와야겠다- 고 제냐는 속으로 생각했다.


시덥잖은 생각들을 하고 있을 때. 태현으로부터 연락이 곧장 왔다. 그 역시 쉬고 있던 시간이었던 모양이다.


[뭐야. 뭐, 사냥 끝났어? 파티 사냥? 콜. 그대로 5시 방향 반대로 넘어오면 있는 심부에서 보스몹 사냥 중인데···. 최심부 7시 방향 외곽지에서 봅시다. 가장 높은 곳에서 백룡시 쏨.]


태현, 개멋진나 최는 가볍게 승락했다.


어차피 죽기 살기로, 체급을 늘려야 하는 건 언제나 반복되는 일이었다. 데슈칸 산맥에서, 운트 작힘 백작을 앞에 두고도 그랬고. 지금도 그랬고.

죽으라고, 죽음 근처에 몸을 두고서 부비적거려야 간신히 살아날 길을 찾을 수 있는 것이 인생이다. 제냐는 그런 생각이 들었다. 뭐 일부러 죽을 생각은 그렇다고 없었고. 게임에서도 마찬가지였지만. 그것만이 길이라고 한다면. 얼마든지 갈 의향이 있었다.


“으알겠습니다. 지금 갑니다요.”


제냐의 말에 따라, 인터페이스 창 내의 텍스트가 움직였다.


*


“이 따위 물건은 대체 어디에서 자꾸 가져오는 거냐.”


늙은 드워프는 제냐에게 핀잔을 주었다.


“···나라고 가져오고 싶어서 가져오는 건 아닙니다만.”


제냐는 눈을 조금 흘기듯 뜨고 앞을 바라보았다. 딱히 드워프에게 짜증이 나서 그러는 건 아니었다. 그냥 딱히 할 말이 없어서. 지을 표정이 없어서 지어 보이는 얼굴이다.

사르삿에 있는 수많은 장인들 중에서, 늙은 드워프는 도드라지는 존재였다. 애초에 ’늙은‘ ’드워프‘라니. 거장巨匠의 향기가 풍기는 단어들이 아닌가. 모든 드워프가 장공업에 종사를 하고, 또 뛰어난 재능을 가지는 건 아니었지만. 분명 평범한 인간이나 다른 인종들에 비해서 특출난 이들이 많이 나오는 게 사실이었다.

눈앞에 있는 수염 난 드워프 역시 그런 재능을 가진 인간이었고.


보통 ‘인간’이라는 단어는. 아무런 특이점이 없는 평범한 인종들을 뜻하는 말이기는 했다. 그러나 기본적으로, 산슈카 대륙에 존재하는 건 모두 ‘인류’였다. 현실의 지구에 흑인, 황인, 백인이 존재하는 것처럼. 이곳에는 다양한 인종적 갈래가 있을 뿐이었다.

각 나라나 민족별로, 실제 지구에서도 조금씩 특이성을 가지기는 한다. 그런 특이성을 극단적으로 과장을 한 모습이었다. 콘란드 대륙에서 플레이어들이 볼 수 있는 여러 비쥬얼들은.


드워프는 대체적으로 땅땅한 체격을 갖고 있었다. 평범한 인간족에 비해서 근력 스탯이 높았고. 그 외 지구력이니 순발력이니 하는 물리 스탯들도 높았다. 정신력 계열 스탯이 높은 이들도 있었는데, 그런 재능을 타고 나는 건 소수였다.

‘엘프’라고 불리는 족속들도 있었다.

드워프와 반대라고 생각하면 상상하기가 쉬웠다. 평범한 인간에 비하자면 호리호리하고, 키가 컸다. 백색인종이 많았고. 대부분이다. 스탯으로 따지자면, 물리 계열 스탯보다는 정신력 계열 스탯들에 관한 축복을 받는 편이었다. 평범한 인간족에 비해서 초상술을 비롯해 다양하며 신묘한 스킬들을 익히는 게 쉬웠다. 드워프와 마찬가지로, 개중에서 소수는 물리 계열 스탯들에서마저 뛰어난 재능을 타고나는 이들도 있었고.


드워프는 대체적으로 올곧은 성품일 때가 많았다. 어느 나라의 국민성을 가지고 개인을 평가할 수 없는 것처럼. 절대적인 평가 기준은 될 수 없는 말이기는 했다만. 그래도 대체적으로 그들의 행태를 두고 본다면 그러하다. 올곧고, 고집이 세고. 직설적이고, 터프한 인간상들이다. 드워프 여인들마저 그러했다. 반면 엘프들은 나쁘게 말해 음흉한 면이 있었고. 속모를 표정들을 지으면서 겉으로 자신들의 속내를 잘 드러내지 않기를 원하고, 또 즐겼다. 그건 문화와도 관련이 있는 성질들이었다.


표현법이 다르고 관습이 다르다. 그러다보니, 엘프와 드워프는 예로부터 자주 앙숙처럼 불리기도 한다. 물론 그런 대체적인 분위기는 아랑곳하지 않고 그저 잘 지내는 이들 또한 많이 있었다. 한국과 일본을 생각하면 간단했다. 예로부터 대륙으로나, 혹은 열도에서 침략을 당했던 한국은 골치 아픈, 혹은 가슴 아픈 역사를 갖고 있지 않은가.

그런 시대로부터 전해져 내려오는 사상이나 의식 따위가, 서로를 향해서 조금쯤 으르렁거리는 분위기를 만들어내기도 한다. 어떤 스포츠 경기, 문화적인 경쟁 따위에서 보다 더 불꽃이 튀는 요소로서 작용할 때도 많았고.

그런데 그런 국민적인 의식이 있다고 해서, 개인과 개인의 만남에 있어 어떤 절대적인 영향력이 있지는 않다. 그건 고유의 인격과 인간성에 달려 있는 문제였으니까.


어쨌건, 엘프들의 말에는 드워프를 얕잡아보는 속담이 있었고. 반대로 드워프들의 말에도 엘프들을 천대하는 속담이 있었다. 견원지간이라고 보는 게 나으리라.

둘 모두와 관계가 없는 다른 인종들. 그리고, 콘란드 대륙과는 아주 떨어진 상황인 플레이어들의 눈으로 보기에는 그저 우스운 꼴이었다.

그렇게 우스운 꼴로 보이도록, 게임의 개발진들이 만들어둔 것이기도 하다. 그리고 그렇게 바라보고 있노라면. 게임 바깥, 현실에 있는 스스로의 삶을 깨닫게 되기도 한다. 아무것도 아닌 이유로, 타인에게 어떤 선입견을 가지고 누군가를 대하거나 하지는 않는지, 생각해보게끔 설정된 이야기였다. 엘프와 드워프의 이야기는.


제냐는 굳이 엘프를 싫어하지 않는다. 단테스 도노반, 이라는 늙은 드워프 대장장이와 친하다고 해도 말이다.


단테스 도노반은 그의 집무실에 있었다. 제냐도 그 앞에 서 있었고. 제냐는 최태현과 함께 여러 보스 몹들을 잡은 참이었고. 곧바로 라이엔의 인도에 따라 사르삿에 왔다. 오랜만, 이라고 해봐야 며칠 되지도 않았지만. 분위기에 크게 다름은 없었다.

제냐는 검은 늑대의 보주니, 혹은 그 외 여러개의 유니크 아이템들을 꺼내놓고서 단테스 도노반에게 이야기를 하고 있는 참이었다.


“혹 영감이 좀 떠오르십니까?”

“영감令監은 내가 영감이고 이 새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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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0 319. 전쟁(4) 24.05.18 6 1 18쪽
319 318. 전쟁(3) 24.05.18 9 1 16쪽
318 317. 전쟁(2) 24.05.15 9 1 14쪽
317 316. 전쟁 24.05.15 8 1 16쪽
316 315. 호출 24.05.14 7 1 14쪽
315 314. 건너가는 24.05.14 11 1 11쪽
314 313. 로그, 아웃. 24.05.13 10 1 11쪽
313 312. 요식업자 24.05.13 8 1 17쪽
» 311. 영감 24.05.12 12 1 16쪽
311 310. 아이템들Items 24.05.11 9 1 18쪽
310 309. 가쁜 숨을 편히 내쉬며 24.05.11 7 1 20쪽
309 308. 박제가 될 뻔한 천재를 아시오 24.05.11 10 1 23쪽
308 307. 파고 들기 24.05.10 9 1 21쪽
307 306. 제 몸 살라먹기 24.05.10 7 1 12쪽
306 305. 늑대의 뱃속에서 24.05.10 6 1 13쪽
305 304. 뇌검雷劍 24.05.09 8 1 24쪽
304 303. 검은색. 금청색. 24.05.08 9 1 23쪽
303 302. 앞니와 검날 24.05.05 16 1 20쪽
302 301. 눈알 24.05.05 10 1 15쪽
301 300. 나무 위의 사색 24.05.04 13 1 28쪽
300 299. 걸음(2) 24.05.04 8 1 14쪽
299 298. 걸음 24.05.04 9 1 15쪽
298 297. 어지러운 생각 24.05.03 9 1 15쪽
297 296. 제냐의 경우 24.05.02 13 1 21쪽
296 295. 세이드 소마 24.05.02 10 1 17쪽
295 294. 이슈칼의 경우(2) 24.05.02 9 1 1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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