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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생금지님의 서재입니다.

비련의 시나리오 온라인:Slow fantas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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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생금지
작품등록일 :
2023.03.11 0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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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5.02 2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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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4. 이슈칼의 경우(2)

DUMMY

이슈칼 왕국에서 유명한 초상술사들은 모두 그 행적이 드러나 있었다. 이슈칼이라고 산슈카와 그리 다른 처지는 아니었다. 예로부터 활약을 했던 워메이지, 용병이라거나 모험가들은 국가적으로도 그들의 활동을 인지하고 있었다.

그리고 각 귀족가와 왕실에 속한 초상술사들이 있었고. 그에 더해 모험가, 용병 쪽이 아니라 초상술사 길드에 속한 이들이 조금 더 있었다.


‘창고’라고 부르기는 하지만 건물 몇 채를 합쳐도 모자랄만큼 큰 시설이었다. 작은 마을이라고 보아도 될 정도. 그만한 부지 위에 선 전략 물자 창고를 한 번에 날려버릴만한 초상술이라고 한다면. 상당한 수준이라고 봐야 한다.

아무리 준비를 했다고 하더라도 말이다. 초상술을 위한 자원들을 미리 깔아두고. 술식진을 그려놓고. 그 다음에 원거리에서 스킬을 발동한다고 해도.


기본적으로 ‘멀리’에 있는 것에 ‘강력한 영향’을 주려면 그만한 MP가 소모되게 된다. 아티팩트를 사용하는 것 역시 어느 정도는 한계가 있었다. 결국 사용자의 의지력이 영향을 미치니까 말이다. 어마무시한 규모의 MP를 다루는 아티팩트도, 온전하게 컨트롤을 하기 위해서는 강력한 초상술사가 결국은 필요했다.


창고를 통째로 날려버리는 일 자체는 술식진과 다양한 초상술적 자원을 사용하면 가능은 하다. 비교적 낮은 수준의 초상술사라고 하더라도. 그래도 하한선은 분명히 존재를 한다.


아무런 준비나 자원적 보조 없이 순수한 실력만으로. 감지되지 않을 원거리에서 창고를 날려버렸다고 한다면, 적어도 슈페리얼 마스터 급의 초상술사일 테였다. 그건 이슈칼이던 산슈카이던 최고위 초상술사라는 뜻이었다. 궁정 술사단에서도, 단장을 역임할만한 능력자 말이다. 각 왕국에 둘, 셋 정도가 있으면 아주 많은 수준이었다.


그들은 보통 왕실에 충성을 맹세하고 있으며. 그런 일을 벌일 동기 또한 없다.


만일 철저한 준비로 초상술적 자원이 많이 들어갔고. 아티팩트와 술식진 따위를 그려놓는 등 많은 시간을 들여 계획한 공격이라고 한다면.


그래도 최소한 중수급 이상의 초상술사가 개입된 사건이었다. 플레이어 레벨의 기준으로 4-50 이상을 의미했다. 이번 경우에는.

그 정도 수준 이상만 되더라도. 상당한 솜씨였다. 자유 용병으로서, 어느 귀족가에 속하지 않고 돌아다닌다고 한다면 눈에 띌만한 실력자였다. 국가에서 그 활약상을 확인하는 게 그 정도 수준 이상부터이기도 하다.


플레이어들의 분류법으로 초보, 하수급의 능력자들은 국가에서도 굳이 그들의 종적을 다 찾거나 하진 않는다.


그러나 중수급 이상부터 왕실이 어느 정도 관리를 한다고 하더라도. 정말로 모든 이의 동선을 파악할 수 있는 건 아니었다. 그건 현대의 지구 어느 국가라고 해도 힘든 일이었다. 콘란드 대륙의 나라라면 더욱 그럴 테였고.


이전 시대였다면 또 모르겠지만. 콘란드 대륙을 기준으로 현대는 변혁의 시기라고 봐도 좋을 정도로 변화의 파도가 몰아치고 있는 시점이었다. 어디에서 나타난 건지 알 수도 없을만큼 어마무시한 수의 능력자들이 여기저기서 생겨나고, 돌아다니고 있는 시대이다.


용병 길드와 모험가 길드에 등록되어 있는 초인들의 숫자는, 이전 어느 시대와 비교를 해도 근사치를 찾을 수 없을 정도로 많다.


그만한 수의 자유 용병들이 단체로 악한 마음을 품는다면 과하게 생각해, 국가가 흔들릴 수도 있는 수준이었다. 물론 콘란드 대륙에서 전쟁을 거치고. 또 계속해서 훈련을 해온 NPC들의 집단 역시 만만치는 않을 테였다.


콘란드의 정병들은 초인병들을 적대하곤 했으니. 초능력자들을 처음 본다면 그들의 능력에 압도되기 쉽지만. 결국 면대면으로 마주하고 상대를 하다보면. 그들 또한 인간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MP 역시 체력처럼 한계가 있는 법이었다. 그리고 작은 물리력이라 하더라도 결국 상대의 MP의 소모를 불러오게 되어 있었고.


무수한 사람들이 한데 모여 거대한 기계 장치 따위를 동원한다면. 그 위력은 사실 이미 초상술사의 스킬과 다름이 없는 셈이었다. 거기에 아직은 NPC 초능력자들의 수준이, 플레이어들의 그것보다 더욱 높았다.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아무리 천재적인 재능과 다양한 특성들을 플레이어에게 준다고 하더라도. 세팅된 역사 상, 수천 여 년 이상의 세월을 버텨온 콘란드의 주민들이다. 그들이 이룩해온 것을 한 번에 따라잡을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게임을 개발하고 운영하는 이들도, 메인 스토리 급 퀘스트가 끝나는 라스트 씬까지. 레벨 500이상을 달성하는 플레이어가 나오지 않을 지도 모른다고, 생각하기도 했다.

물론 가능성의 하나일 뿐이었다. 예상치보다 훨씬 많은 인원이 그러한 고레벨. 진정한 의미의 마스터Master급에 다다를 수도 있기는 하지만.

예상치를 박하게 잡는다면 억 단위의 플레이어 중 아무도 닿지 못할 수도 있을만큼. 이 게임에서 최고위에 오르는 일은 결코 쉬운 게 아니었다.


레벨 500이 물론 상한은 아니었지만 말이다.


플레이어들로서는 알 수 없는 점이었지만.


콘란드 대륙의, 그러니까 비련시 온라인의 레벨은 딱히 상한이 없었다. 이론상으로 계속해서 플레이어 캐릭터가 강해질 수 있다는 뜻이었다. 물리 스탯이 계속해서 늘어나다보면, 뭐 수치 상으로는 대륙을 쪼갤 만치 강력한 힘을 가질 지도 몰랐다. 어디까지나 이론 상의 이야기이기는 했다.


이 게임은 어떤 보상치를 얻기 위해서 그만한 노력을 행하는 걸 중시하고 있었기 때문에. 아마 그만한 힘을 얻기 위해서는 어마어마한 고련을 거쳐야 할 테였다. 고된, 단순히 고문에 가까운 과정일 지도 몰랐다.

플레이어들이 실제적인 고통을 느끼는 건 아니었지만. 소설이나 드라마, 영화를 보더라도 지나치게 고통을 묘사하는 씬은 보기 어려운 것처럼. 그저 관찰하는 이에게도 정신적인 피로감이라는 게 올 수 있는 법이었다.


사람은 버틸 수 있는 언제나 ‘상한’이 존재했다. 체력이던 정신력이던 말이다. 만일 이 비련시 온라인에서 그런 위치에 다다를 수 있는 인간이 있다면. 게임 내에서 최고의 피지컬을 얻어갈 수는 없겠지만. 적어도 최고의 정신력 정도는 얻어서 바깥으로 가져갈 수 있으리라.


흔들리지 않는, 최고의 정신력이 있다면 곧 피지컬적인 단련 역시 어느 정도 가능할 테였고.


“궤계詭計라···.”


레오모딘 왕은 두터운 턱을 쓰다듬는다. 거칠하게 묻어나오는 금색의 수염이 있었다. 금발을 뒤로 넘긴 헤어 스타일이다. 야성적인 느낌마저 든다. 왕으로서 정복을 입고 있었으나 비단 옷 안쪽에 있는 체격과 근육의 느낌은 운동 선수나 병사의 그것처럼 보인다.


신하의 말은, 누군가가 일부러 산슈카 주변국의 심기를 건드리기 위해서 폭파 사건을 꾸몄다는 이야기이다. 벨베르와 이슈칼이 산슈카를 적대하게끔 말이다. 그 ‘누군가’의 의도에 따라 움직여 줄 필요는 조금도 없었다. 그럴 이유는.


어쨌거나 정치라는 건 복잡한 법이었다. 심리전이라는 것도. 사람이 하나와 하나. 둘만 있어도 정치적인 수싸움은 분명 존재할 수 있었다. 그 뒤에 세력이 없고 단순히 두 사람이서 다투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을런지는 모르지만. 아무튼.

인간이라는 건 그만큼 복잡한 동물이다. 이슈칼의 왕은 충분히 그런 점을 인지하고 있다. 누군가가 대체 왜, 어째서 그런 일을 벌였을까. 왜 산슈카를 적대하게끔 만들고 있을까.


단순히 혼란과 파괴를 바라는 인물인가.

아무리 머릿속에서 ‘인물상’을 그려보아도 그런 괴물밖에는 떠오르질 않았다. 정상적인 논리나 사고, 또 동기로써 일을 저질렀다고 생각하기가 어려웠다.

필리아 대륙의 중남부. 산슈카와 벨베르, 안단과 이슈칼. 이 쪽의 정세는 그래도 안정기를 이야기할 수 있는 곳이었다. 각국간의 관계가, 아주 친밀하고 정답지는 못해도 자유 연맹 속에서 분명히 동맹으로서 기능하고 있었고.


외교에 있어서 살가움은 그다지 필요가 없는 것이었다. 각국의 이익을 위해서 할 바를 다 하면 될 뿐이지. 서로가 내어 놓아야 할 부분들을 내어 놓은 사이들이었고. 어느 하나가 아주 뛰어나서 다른 나라들을 집어삼킬만한 여력이나, 잠재력을 갖고 있지 못했다.


혹시나, 만에 하나 혹시나.


산슈카 국이라면 그럴 지도 모른다.


단순한 전력 비교를 했을 때 산슈카는 다소 떨어지는 구석이 있었다. 정치적으로 ‘변방’이라고 부를만한 이 지역에서도 말이다.


아무래도 고대의 역사가 반복될 우려가 있으니. 산슈카는 중심에 위치했고. 한쪽으로는 사막이 자리하고 있어서 도망칠 길도 마땅찮다. 삼국은 산슈카를 둘러싸고 있었고, 세 나라가 싸움을 벌이기 위해서는 산슈카를 치는 것도 나쁘지 않은 선택이다. 더군다나 국력, 병력들을 비교해서도 사개국 중 산슈카가 특별히 뛰어나지 않았고. 각국과 인접한 국경선의 너비가 가장 넓고 길었다.


자연스럽게 병력이 분산될 수 밖에 없었고. 타국은 이 근방에서 소란이 일어난다면, 산슈카 쪽으로 아마 거진 신경을 집중할 테였다. 안단이던 벨베르던. 이슈칼이던 또 끼고 있는 인접국이 각자 있기는 하지만. 산슈카처럼 터프하게 국경을 마주하고 있지는 않았다. 좁은 면적의 땅일 뿐이다.


전쟁이 벌어진다면 산슈카가 불리하다. 그런 점들을 인지하고 있음에도, 벌이는 일이라는 말인가.


곧, 혼란을 원하는 누군가는 산슈카 국이 불행해지길 원한다고 보아도 좋았다. 그렇다면 ‘그’가 산슈카 국낸에 있는 누군가일 확률이 있는가? 레오모딘 3세는 깊이 상고하고, 묵상을 했다.

기억을 더듬는다. 여러 인물들이 왕의 뇌리 한 켠에 떠올랐다가 사라지고, 다시 떠올랐다가 사라지기를 반복한다.


그럴만한 인물···.


딱히 짚이는 바가 없었다.


산슈카 국내에 그런 미치광이가 있을까.


산슈카와의 외교는 이슈칼에게 있어서 제한적이었고, 협소한 부분이 있었다. 그리 많지 않은 인사들을 만나고. 만났던 인물과만 다시 대화를 하고는 했다. 그들의 언행들로만 온전하게 추리를 하는 건 불가능에 가까웠다.


산슈카의 인물이라고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건 아무래도, 펄린 백伯이나 요드먼 대장군의 이름이기는 하다. 펄린 백작은 변경백으로, 안단과 이슈칼에 걸쳐 있는 방위의 경계를 맡고 있는 작자였다. 넓은 영토와 수많은 병력들을 다루고 있었고. 산슈카 측에서 보더라도 막대한 작전권을 소유하고 있는 군사 집단의 수장이었다.


펄린 백은 나름대로 충성심이 강한 인물이었다. 그러니까, 변경백이라는 까다로운 임무를 수행하고 있는 것이었고. 안단과 이슈칼을 동시에 견제한다는 건 결코 쉬운 임무가 아니었다. 두 나라가 그리 만만한 곳도 아니었고 말이다.


자유 연맹에 속해 있으며 최근에는 전쟁이나 전투가 벌어진 바가 거의 없다고 하지만. 그래도 각국은 산슈카를 완벽하게 인정하고 있지는 않다. 그건 산슈카 또한 마찬가지일 것이라는 근거 하에 나오는 태도이기도 하다. 산슈카 국은 고국이자 옛 제국의 이름이었으며. 언젠가 산슈카가 부흥하게 된다면 다시금 안단이나 이슈칼을 집어 삼키고자 할 지 모른다는 게, 양국 원로들의 두려움이었다.


그런 두려움은 왕위를 계승하고 있는 레오모딘의 핏줄 속에도 약간은 흐른다.

산슈카는 저력이 과연 대단한 나라였다. 국력이나 병력적인 측면에서 삼국에 비해 둘러쌓인 형국이며, 그리 나을 게 없고 도리어 떨어지는 면이 있다고 하기는 했지만. 측정할 수 없는 잠재력이나 여력이라는 게 있지 않은가.


천 년 하고도 수백 여 년이 더 지난 시절의 제국이라고는 하지만. 그 때로부터 이어져 내려오는 여러가지 스킬들이나, 아티팩트 따위가 유물처럼 있을 지도 몰랐다. 레오모딘 3세 역시 산슈카 제국기로부터 내려오는 유물들을 보유하고, 인지하고 있는 점이 있었다.

그것들에 대한 연구는 그리 중요하지는 않아도, 조금씩 계속 이루어지고는 있었다. 정체를 알 수 없는 랜덤박스를 막대한 돈과 인력을 투자해 열어내는 것이나 다름이 없었지만. 그래도 혹시 모르지 않은가. 혹 대단한 위력의 아티팩트나 스킬을 얻을 수 있을 지도.


그런 생각으로 늘 연구비 명목으로, 국고의 일부를 소모해서 산슈카 시절의 고대 아티팩트를 연구하는 작업은 계속되고 있었다. 소극적이나마 말이다. 너무 오랜 시간이 지나서 이제는 초상술사들이 힘을 들여도 복구할 수가 없었던 아티팩트들도 있었고.


혹은 복구를 해보았지만 현대에 그다지 쓸모 있는 기능은 아니었던 경우도 있기는 하다만. 혹 현대 초상술이나 초상공학에 지대한 공헌을 할 수 있는 기능이 복원될 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레오모딘 왕이나, 또 안단의 왕. 혹은 벨베르 공화국에는 그러한 ‘복권’같은 것이 있었다. 확률이 지극히 낮고 열어보는 데 시간이 아주 오래 걸리는 복권이기는 했지만.


그런 면에서 본다면.


산슈카 본국의 영토에는 그러한 제국기 시절의 아티팩트들이 아주 많이 남아 있으리라. 아무래도 당시의 전쟁 양상에서, 무수한 재화를 가지고 산슈카 제국의 마지막 귀족들이 저 영지에서 마지막 발악을 했던 면이 있으니.

각지에서 산슈카의 이름을 지키고자 하는 충신들이 지금의 산슈카 영토 작은 곳으로 모여 들었고. 그들은 제국의 유물들을 모조리 가지고 이동을 했을 테였다. 그것들을 챙길 여력도 없이 무너진 곳도 아주 많기는 했지만.


들고 나를 수 있는 것들이 있다면 모두 옮겼으리라. 그리고 선별적으로 옮긴 아티팩트들은, 과연 대단한 위력을 가진 보구寶具들일 가능성이 높았고.

산슈카에서 그러한 연구, 개발이 이루어진다면 타국보다는 훨씬 더 당첨 확률이 높은 복권을 열어보는 행위나 다름이 없을 테였다.


그런 면이 산슈카의 저력이라는 점이다. 타국에서 함부로 얕잡아볼 수 없는. 가장 깊숙한 내력이나 저력은 아무에게도 알리지 않는 것이, 아무래도 기본이었다. 겉으로 드러나는 국력, 병력 면에서는 산슈카가 조금 불리한 게 있기는 했지만. 아무도 알지 못하는 힘들이 있을지 모른다.


레오모딘 3세는 상고를 계속한다.


산슈카.


오랜 이름이었다. 지독하게 말이다. 일면 지겨운 점조차 있을만치.


오랜 안정기, 또 오랜 구도를 깨트리고자 하는 누군가가 있다는 점 정도는 알겠다.


그리고 그게 산슈카의 왕실이 아니리라는 점 역시.


알사드 공작의 예상과 빗겨가는 부분이 그것이었다.

지금의 산슈카 국왕, 벨케임 사슈나 7세가 생각보다 외교 관계를 돈독히 해두었고, 자신의 인성과 인격을 주변국의 통치자들에게 확실하게 각인을 시켜두었다는 점.

그를 인간적으로 백퍼센트 믿는 것은 다른 문제이기는 했으나. 적어도 함부로 전쟁을 일으킬만한 위인이 아니라는 것 정도는, 주변국의 모두가 확신을 하고 있었다.


벨케임 왕은 평화, 지금의 안정기를 사랑하는 인물이었고. 산슈카 국의 발전과 내치에 힘을 쏟는 인물이었다. 그로 인해서 실제로 산슈카 국이 번영하고 있는 점 또한 있었고. 벨케임 왕은 훌륭하게 산슈카를 다스렸다. 그게 주변국의 입장에서 꼭 좋은 것만은 아니었으나. 일단 명목 상의 우군이었고 동맹이었다. 산슈카 국이 번영을 하고, 경제와 물적 흐름에 있어서 호조를 띈다면. 인접한 벨베르, 안단, 이슈칼 역시 반사적으로 좋은 이득을 거두는 게 또 사실이기는 했다.


아마 혼란을 바라는 누군가가 있다면 산슈카의 왕실과는 반대되는 길을 걷는 인물일 테였다.


이슈칼의 왕은 그리 여겼다. 벨베르 공화국의 통치자들이나 군부 관계자들 역시 그렇게 생각을 했기에, 산슈카의 왕실과 대화를 하고 또 진짜 범인을 찾기 위해서 애를 쓰고 있는 것이겠지.


“후우.”


왕은 수심이 깊은 눈빛으로 신하들을 쏘아보았다.


세이드는 백인이었다. 짧은 헤어스타일. 금발. 외국인과 같은 인상을 하고 있었지만. 그러나 속내는 달랐다. 그리고 그가 사용하고 있는 말씨도, 사실 콘란드 대륙의 어떤 언어가 아니라 일본어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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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0 309. 가쁜 숨을 편히 내쉬며 24.05.11 7 1 20쪽
309 308. 박제가 될 뻔한 천재를 아시오 24.05.11 9 1 23쪽
308 307. 파고 들기 24.05.10 8 1 21쪽
307 306. 제 몸 살라먹기 24.05.10 7 1 12쪽
306 305. 늑대의 뱃속에서 24.05.10 6 1 13쪽
305 304. 뇌검雷劍 24.05.09 8 1 24쪽
304 303. 검은색. 금청색. 24.05.08 9 1 23쪽
303 302. 앞니와 검날 24.05.05 16 1 20쪽
302 301. 눈알 24.05.05 10 1 15쪽
301 300. 나무 위의 사색 24.05.04 13 1 28쪽
300 299. 걸음(2) 24.05.04 7 1 14쪽
299 298. 걸음 24.05.04 8 1 15쪽
298 297. 어지러운 생각 24.05.03 9 1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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