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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릉다라의 서재입니다.

27회 차 아포칼립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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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릉다라
작품등록일 :
2024.08.21 15:42
최근연재일 :
2024.09.01 17:05
연재수 :
14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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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47
추천수 :
53
글자수 :
92,564

작성
24.08.29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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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쪽

신선한 식재료

DUMMY

그야말로 허겁지겁 먹는다.

신애는 준기가 챙겨온 복숭아 통조림 하나를 게 눈 감추듯 입에 밀어 넣고 있었다.

통조림을 따서 건네줬을 때 눈빛은 잊기 힘들 정도였다.


꼴깍!


준기는 통조림 국물 한 모금을 마셔보고 싶다고 말하고 싶었지만 침만 삼켰다.

통조림에서 마지막 한 조각을 수저로 뜨다 만 신애는 문득 자신의 모습을 깨달았다.


“핫! 미안해요. 제가 너무 저만 먹었죠.”

“아니에요. 우린 먹었어요.”

“다 드셔도 돼요.”

“그건 신애 씨 몫이에요.”


세 남자는 신애를 다독였다.

먹고 싶었지만 참게 된다.

챙겨온 음식이 많아서 가능한 일이며 홀로 남겨진 채 느꼈을 불안과 초조가 안쓰러워서다.


“이제 밥부터 지읍시다.”


준기의 말에 경일이 가방에서 쌀을 꺼냈고 희찬은 냄비와 휴대용 가스버너를 꺼냈다.

통조림 하나를 맛있게 해치운 신애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쌀은 제가 씻을게요.”


신애는 다양한 장점이 있지만, 특히 요리 실력은 비견할 자가 없었다.

중환자까지 회가 동하게 만드는 음식솜씨가 없었다면 여럿 죽었을 거다.


모두가 묵묵히 식사를 준비했다.

물론 그 준비는 자연스레 신애가 주도했다.

생존자 집단은 숫자를 불려가면서 각자의 역할이 주어진다.

신애는 역할을 찾아냈다.

그러면서도 고마워했다.

자신을 잊지 않고 돌아와 준 점에서 더욱 더 그러했다.


*


갓 지은 밥과 반찬 통조림 몇 개가 책상에 올라왔다.

장조림과 깻잎, 고추장과 햄과 김, 볶음김치가 후각을 자극했다.

밥공기는 즉석 밥 용기가 대신했다.

젓가락과 수저, 물도 준비돼 있다.


“이제 모두 식사하죠. 대신 이번에는 천천히 들어요.”


준기는 식사를 권했고 모두 따뜻한 밥을 먹었다.

목숨 걸고 얻어낸 한 끼 식사다.

이 아침식사를 위해 긴장과 스트레스를 극복했고 무수한 고정관념의 허들을 넘었다.

금처럼 소중한 식사였다.



*


꿀맛에 비견되는 식사는 준기의 만류로 이내 중단됐다.


“한꺼번에 너무 먹으면 이따가 더 배고파요. 조금씩 나눠서 먹으면 조금 나을 겁니다.”


밥을 또 뜨려던 경일이 수저를 내려놨다.

아침은 먹었지만 점심과 저녁도 있었고 내일 식사도 생각해야 한다는 걸 인지한 것이다.


“흐이유! 알겠습니다.”

“더 먹고 싶지만, 참을게요.”


경일과 희찬은 아쉬워하며 수저를 내려놨다.

신애는 먹은 자리를 치우기 시작했다.


“설거지도 제가 할게요. 다들 앉아계세요.”


자연스런 역할 분담이다.

남자들은 목숨 걸고 음식을 구하고 여자들이 안에서 식사를 챙긴다.

이런 역할 분담에 불만을 품는 이들은 거의 없었다.


“고마워요. 그럼 우리는 여기서 챙겨온 거 확인하고 있을게요.”


준기가 고맙다고 말하면서 식사 자리 치우는 걸 도왔다.

모두 손을 놀리자 초라하지만 소중했던 밥자리는 금세 깨끗해졌다.


신애가 나간 이후 준기가 말했다.


“신애 씨 물품 챙겨온 거 있으면 여기에 담읍시다.”


챙겨온 봉투를 벌리고 옷과 속옷, 스킨로션을 담는데 희찬은 여성용품과 작은 손거울, 머리끈 등을 꺼냈다. 나름 성의껏 서로를 챙기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


“이제 뭐가 얼마나 있는지 확인해봅시다.”


준기는 모든 물건을 다 꺼내도록 했다.

먼저 음식부터 정리해봤다.

밥 짓고 남은 쌀 4kg 정도와 통조림 여럿, 김과 고추장, 된장, 국수와 파스타, 멸치 등의 건어물 약간, 초코파이와 과자, 밀가루, 견과류와 스틱커피, 즉석 밥 다섯 개와 라면 열여섯 개가 식량 전부다.


“아까 냉장고에 있던 김치통이 자꾸 생각나네요. 상하진 않았을 텐데.”


희찬이 가져오지 못한 음식을 아까워했다.


“그랬겠죠. 하지만 이제부턴 보수적으로 음식을 골라야 합니다.”


냉장고에 있던 음식은 준기가 챙기지 말라고 권했었다.

상온에서 멀쩡한 음식만 안전한 세상이다.


“쌀을 더 찾지 못해 아쉽네요.”


경일의 말에 희찬도 아쉬워했다.


“네 집을 털었는데 그중에 세 집에 쌀이 없을 줄은 몰랐습니다.”


준기는 그게 아닐 거라 답했다.


“아뇨. 있었을 겁니다. 우리가 못 찾은 거죠.”


감염체가 있는 집은 집기와 사물이 어지러이 널린 경우가 많아 뭔가를 찾아내기가 어려웠다. 일단 실내가 어두웠고 손전등이 하나뿐이라는 점도 난관이었다.

두 사람에게 있던 스마트폰은 배터리가 꺼져 플래시 기능도 쓸 수 없었다.


“다음에는 날이 밝을 때 나가든가 해야겠어요. 뭐가 보여야 확실히 찾을 테니까요.”


준기의 의견이었다.

경일이 물었다.


“그런데 저 감염체? 아무튼 그것들은 날이 밝으면 더 많이 보이는 것 같은데, 왜 그럴까요?”

“그건 저도 잘 모르지만 빛이나 기온이 영향을 끼치는 게 아닌가 싶네요. 다만 추정일 뿐 확실하진 않아요.”


밖으로 나가는 문제는 목숨을 걸어야 했고 두 사람도 완벽하게 자신감을 찾은 건 아니다.


“오늘은 성공했지만 혹시 수십 마리씩 떼로 달려들면 그때는 어째야 할는지 겁도 납니다.”


희찬의 우려였고 경일도 마찬가지였다.


“저도 오늘은 운이 좋았다는 생각이 드는 게, 아홉이나 열둘쯤 되면 우리가 감당하기 힘들 것 같아요.”


잠재력이 터져 나오려면 아직 시간이 필요하다.

준기는 담담히 용기를 북돋아줬다.


“처음부터 잘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점차 나아질 겁니다. 우리 모두 그렇게 살아왔잖아요.”


열심히 살아가던 이들은 바뀐 세상에서도 생존을 위해 최선을 다한다.

도태되는 이들은 원래부터 게으르거나, 멍청하거나, 약하거나, 인간관계에 서툴거나, 독선적인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이들은 달랐다.

더 뛰어난 생존자들도 많았지만 좋은 품성과 더불어 빠르게 배우고 계속 성장하는 이들은 쉽게 만나기 힘들었다.


“무슨 이야기 하고 계셨어요?”


설거지를 끝낸 신애가 즉석밥 용기와 수저와 젓가락을 들고 돌아왔다.


“먹고 사는 이야기죠.”


준기의 답에 신애는 씁쓸히 웃었다.


“세상이 확 변했는데도 똑같네요.”


먹고 자고 입고 눕는 모든 일에 변함은 없다.

환경만 바뀌었을 뿐 인간은 비슷한 조건에 처해있다.


잠시 아까의 여러 일들로 대화를 나누다가 희찬이 생각난 듯 입을 열었다.


“그런데 선생님은 정말 대단하신 거 같아요. 아까 일부러 감염체가 있는 집만 고르신 것도 그렇고요. 싸움은 또 어떻게 그렇게 잘하세요? 몸만 보면 믿어지지가 않아서······.”


준기는 빙긋이 웃기만 했다.

그러면서 감염체가 있는 집만 털어야 하는 당위성을 설명했다.


“우리의 채집 혹은 수집 활동이 타인의 권익을 침해하면 곤란할 거라고 생각했어요. 우리가 도둑이나 강도가 되면 누군가 우리를 공격해도 할 말이 없어집니다. 따라서 감염체가 점령한 장소나 주인이 없는 것이 확실한 경우에만 취득하는 걸로 하시죠.”


모두 동의했다.

달라진 세상에선 전보다 더 엄격한 질서가 자연스럽게 형성된다.

라면 한 봉지 훔쳤다고 살인까지 일어나는 세상이니 조심해야했다.


희찬에 이어 경일 역시 자신이 본 준기의 모습에 대해서 이야기했다.


“솔직히 몸만 보면 저희가 지켜드려야 할 것 같은데, 실제로는 반대였습니다. 매 순간 판단도 좋고 과감하시고 무엇보다 너무 용감하시더라고요.”


칭찬이 또 시작됐고 경일의 목격담이 한동안 이어졌다.

신애도 놀라워했다.


“진짜요? 대박!”


준기는 사람들의 칭찬에 무척이나 익숙했다.

아주 오래도록 찬사와 경외감, 존경심의 대상이었으니.


“아뇨. 모두 잘해줬어요. 여러분이 없었으면 그렇게 못했을 거예요.”


겸양도 잊지 않았다.

물론 속으로는 흐뭇했다.


‘언제 들어도 짜릿해. 이 맛이지.’


사람들의 칭찬과 인정은 준기가 탐하는 정서적 소득이다.

유난스런 관심종자라고 오해 받아도 상관없었다.

일절 티를 내지 않는데다 이 정서적 자양분이 200년 세월을 이겨낸 힘이었으니.


*


배를 채우고 대화를 나누다보니 눈이 실실 감겨왔다.

긴장과 허기로 제대로 쉬지 못한 후유증이다.

모두의 눈이 충혈 돼있었고 노곤해보였다.


“이제 간단하게 씻고 좀 잘까요? 밤에 제대로 못 잤으니까.”


준기의 권유에 낮잠을 자기로 했다.

당장은 나른해서 아무 의욕도 없었다.


오랜만에 씻고 개운해진 가운데 세탁된 옷으로 갈아입었다.

사이즈가 좀 맞지 않는 불편은 깨끗한 옷이 주는 청결함이 상쇄했다.

신애도 준기가 챙겨온 편한 트레이닝 복으로 갈아입었다.


“나 먼저 잘게요.”


준기는 박스 위에 눕고 커튼을 덮었다.

지치지 않도록 몸을 관리하지 않으면 저하된 면역력에 잡아먹히는 순간이 온다.


‘28회 차에는 상태창이나 아공간 중 하나라도 얻었으면 소원이 없겠다.’


작은 아쉬움이다.

있어본 적도 없고 기대는 크게 없었지만.


*


몇 시간의 숙면을 취하고 나자 눈이 저절로 떠졌다.


‘이제 겨우 둘째 날이네.’


두 번째 날 겨우 사나흘의 식량을 얻었다.

눈을 뜬 채로 천장을 보던 준기의 귀에 큰 소음이 들렸다.


끼이이익! 콰드득!


타이어 찢기는 소리와 충격음은 하루를 집안에서 버티던 누군가의 탈출을 뜻한다.

하루를 버티든 이틀이나 사흘을 버티든 사람들은 결국 밖으로 나올 수밖에 없다.

하지만 때는 아직 일렀고 최소한의 식량만으로 시간을 끌어야 하는 시기였다.


“또 누가 차를 운행하나 봐요.”


경일의 말에 희찬도 넋두리처럼 화답했다.


“쉽지 않을 것 같은데······.”

“아마 죽겠죠?”

“도로에 장애물이 너무 많아요.”


차량 한 대만 가로로 멈춰도 왕복 2차선 도로가 막혀버린다.

차량과 시신과 여러 잔해들이 도로에 즐비했다.

도심에서 차는 절대 좋은 선택이 아니다.


“일어나셨어요?”


경일이 눈 뜬 준기를 보고 물었다.


“네. 잘 잤어요?”

“간만에 잘 잤는데, 또 배가 고프네요.”

“그럼 먹으면 되죠. 식사합시다.”


졸리면 자고 배고프면 먹어야 한다.

체력과 면역은 신체를 지탱하는 필수요소다.


*


또 한 끼의 식사가 끝났다.

신애가 설거지를 하는 동안 남자들은 옥상에 올라와 담배를 피웠다.

동시에 주변 상황을 살피며 논의를 시작했다.


“물자확보는 내일 아침이 좋을까요?”


경일이 준기에게 묻는다.


“아뇨. 감염체들이 조금 흩어질 때까지 기다리죠. 아마 밀도가 조금 떨어질 겁니다.”

“왜 그렇게 생각하시죠?”

“일단 목적성이 없는 배회를 하다보면 점점 다른 곳으로 이동할 겁니다. 그러면 많은 숫자가 성남, 과천, 강남역 방향으로 빠져나가겠죠. 유입되는 숫자도 있겠지만 지형적 조건으로 숫자는 줄 수밖에 없어요.”

“가능성이 있는 말씀이네요.”


가능성이 있는 정도가 아니라 이게 팩트다.

준기는 한 가지를 더 설명했다.


“모이는 습성 때문에 공백은 더 많아질 거예요. 대신 뭉친 무리의 숫자가 불어날 가능성은 높아질 거라고 예상은 되지만요.”

“후우! 그러면 너무 위험하겠네요?”


경일에 이어 희찬도 우려했다.


“저것들은 지치지도 않나봅니다. 저렇게 쉬지 않고 돌아다니는 걸 보면 말이죠.”


준기는 두 사람에게 한쪽 방향을 가리켰다.


“저기에 누워있는 사람 형체가 시체일까요 아니면 감염체일까요.”


준기가 손가락으로 도로를 가리키자 두 사람이 내려다봤다.


“어? 저기에 없었는데······.”

“맞아요. 원래 없던 시체네요.”


준기는 옥상에 있던 화분에서 작은 돌 하나를 골라왔다.


“잘 봐요.”


준기는 돌을 던졌고 누워있던 그것의 주변으로 떨어졌다.

그러자 죽은 듯 누워있던 감염체가 서서히 일어났다.


“아! 저것들이 누워서 잠도 자네요.”

“까딱하다가는 시체로 오인할 뻔했습니다.”


준기는 추정인 듯 말했다.


“일단 동물이라는 점은 같아 보여요. 그렇다면 먹고 쉬고 움직이는 건 똑같다고 보면 되죠. 이성만 없다는 겁니다. 저는 저런 현상을 보면서 인간의 행습이 유전자에 남은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인류가 지구 전체로 뻗어나간 이유도 이동 습성에 있습니다. 우리나라 면적을 생각하면 밀도는 줄게 돼있습니다. 이곳에 남아서 버티면 버틸수록 상황은 조금 더 나아질 거예요.”


논리적 추정을 가장해 팩트를 전달하자 두 사람은 수긍할 수밖에 없었다.

다른 의견을 내놓기엔 정보가 너무 없었다.


“그러면 모레쯤 나갈까요?”

“그래야죠.”


일단 이렇게 결정됐다.

준기는 이러한 과정을 통해 자연스레 리더십을 발휘했다.

설득과 이해만이 자발적인 의욕을 불러일으킨다.

준기만의 독창적인 리더십은 다양했지만 이번엔 맛만 보여준 셈이다.


우르르!


그때 또 다시 백 단위의 감염체가 학원 앞을 지나갔다.

모두 자세를 낮췄다.


*


먹고 쉬며 신체를 회복했다.

적응기를 거치자 스트레스와 긴장도 다소 경감됐다.

식량이 하루치가 남았을 때 또 밖으로 나갔다.

여명이 떠오를 때였고 세 사람의 목표는 또 가정집이다.


우드득! 텅!


문짝을 뜯어내고 감염체를 죽였다.

두 번째부터는 더 수월했다.

물자를 찾는 일도 더 능란해졌다.

빠르게 찾아 담고 빠져나오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한 순간이다.

물자를 획득하고 돌아오는 길, 위기가 시작됐다.


“헉!”

“좆 됐네.”


경일과 희찬은 기함했다.

골목을 빠져나왔을 때 50마리쯤 되는 감염체 무리가 이쪽으로 오고 있었다.

빨리 판단해야 한다.


“이쪽으로 튑시다.”


지금으로선 감당할 수 없는 숫자다.

그때 어떤 감염체가 세 사람을 발견하고 포효했다.


크와아아아!


저 거친 하울링에는 이런 의미가 있다.


저기 봐라!

저기에 신선한 고기가 있다!

가서 잡아먹자!


졸지에 식재료 취급인 세 사람은 가방까지 집어던지고 전력으로 달렸다.

잡히면 죽는다.

산채로 먹힌다.

오직 이 생각뿐이다.


멸망한 세상의 공포는 떼로 몰려다니 광기어린 살의를 뿌렸다.


작가의말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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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회 차 아포칼립스 연재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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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장거리 사격술의 귀재 24.09.01 54 2 13쪽
13 부유하는 유령처럼 24.09.01 57 1 16쪽
12 멀쩡한 정신 24.08.31 67 2 13쪽
11 죽은 세상을 비추는 빛 24.08.30 71 3 15쪽
» 신선한 식재료 24.08.29 78 2 14쪽
9 용기와 동지애 24.08.28 80 4 16쪽
8 선을 넘는 순간 +1 24.08.27 100 4 16쪽
7 공포와 용기 24.08.26 109 4 16쪽
6 웃음 그리고 죽음 24.08.25 126 5 16쪽
5 망한 세상의 몸과 마음 24.08.24 131 5 14쪽
4 낯선 사람 +1 24.08.23 148 5 13쪽
3 200년의 지식 24.08.22 171 5 14쪽
2 걸어 다니는 재앙 24.08.22 195 4 13쪽
1 27회 차 아포칼립스 프롤로그, 1화 +1 24.08.22 261 7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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