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부릉다라의 서재입니다.

27회 차 아포칼립스

무료웹소설 > 작가연재 > 현대판타지

부릉다라
작품등록일 :
2024.08.21 15:42
최근연재일 :
2024.09.01 17:05
연재수 :
14 회
조회수 :
1,656
추천수 :
53
글자수 :
92,564

작성
24.08.25 12:00
조회
127
추천
5
글자
16쪽

웃음 그리고 죽음

DUMMY

“이제 우리 어떻게 하죠?”


김경일의 물음이다.

누구나 할법한 질문이지만, 뾰족한 수를 기대한 건 아니다.


“119든 경찰이든 정부에서 무슨 수를 내지 않을까요? 이 동네가 다 개판 났어도 다른 곳까지 이렇진 않을 거 아닙니까.”


강희찬의 의견도 확신이 없었다.

조신애는 아직도 몸만 떨고 있었다.


“일단 통성명부터 하는 게 좋겠습니다.”


준기는 일단 이름부터 공유하길 원했다.

많은 생존자들이 서로의 이름도 모른 채 함께하곤 했었다.

통성명은 인간성을 잃지 않는 하나의 수단이다.

스스로를 밝힐 수 있는 최소한의 정체가 바로 이름이기 때문.


“아! 그렇죠. 저는 김경일, 서른두 살 입니다.”

“저는 스물아홉이고 강희찬이라고 합니다.”


신애를 쳐다보자 조그만 음성으로 “스물여덟이고 조신애에요.”라는 말을 간신히 했다.


“그렇군요. 저는 성준기이고 서른다섯입니다.”


준기는 모두를 쳐다보며 속으로 말했다.


‘이번 생에서도 잘 부탁할게.’


합치면 백년 넘게 함께 싸우고 역경을 이겨냈던 이들이다.

많은 경우 준기가 설정한 방향을 따라줬고 각 개인의 성정도 그에 따라 영향을 받았다.

때로는 유순했고 다른 때는 거칠어졌으며, 이타성과 이기성의 함량도 매번 조금씩 달랐다.


“일단 우리가 당장 해야 할 일부터 정해야 할 것 같습니다. 먼저 선생님은 무슨 의견 있으실까요?”


김경일이 준기에게 물어왔다.


“각자 하나씩 말해보도록 하죠. 저는 먼저 저 아래 이상하게 변한 인간들이 뚫고 들어올 구멍이 있는지부터 확인했으면 합니다.”


준기는 최대한 평범한 사람처럼 의견을 제시했다.


“그렇죠. 그게 제일 중요하죠. 저는 물이나 먹을 걸 구해보면 어떨까 합니다.”


경일의 말이 끝나고 희찬을 쳐다보자 잠시 멍한 얼굴이었다.

생소한 상황이라 뭘 해야 할지 혼란스러워서 뇌 정지 상태다.


“저, 저는 그러니까······ 아! 먼저 약속하죠. 이것도 인연인데 우리는 서로 돕기로 약속하는 겁니다. 의사 선생님께서 제일 손해겠지만 저도 제 몫은 하겠습니다.”


약속이라니.

진심으로 웃음이 나오려는 걸 간신히 참았다.

서로를 지켜주자는 약속은 상황에 맞지 않아 보였지만, 실은 굉장히 중요했다.

적어도 희찬은 입으로 뱉은 말을 지키기 위해 목숨까지 거는 사람이다.


“약속합니다.”


준기가 먼저 답하자 경일도 눈을 끔뻑이더니 약속하겠다고 답했다.

신애는 조심스러운지 작은 소리로 다짐했다.


“저도 제가 할 수 있는 일이 있으면 할게요. 도움만 받는 게 너무 죄송해서······.”


신애는 본인의 성향을 따라 답했다.

희찬이 다시 강조했다.


“조금 만화영화 대사 같은 느낌은 들지만 저는 허언은 하지 않습니다. 언제나 어떤 상황이어도 여기 계신 분들을 돕겠습니다.”


희찬은 정말 도울 수 없을 것만 같은 상황에서도 모든 걸 다해내는 성향이다.

준기는 이런 말을 또 들을 수 있어 든든했다.


“그럼 대화는 차차하고 이제 움직입시다. 모두 같이요.”


성, 김, 강, 조라는 각자의 성은 어느 날부터 대명사가 됐었다.

똘똘 뭉친 네 사람의 단합을 시기하는 이들은 <성김강조>라거나 더 심하면 <준기 똘마니 새끼들> 혹은 <준기네 연놈들>로 불렀다.

물론 앞에서는 이런 표현을 절대 입에 올리지 못했고 좋게 봐주는 이들이 더 많았다.

면전에서 욕했다간 목숨이 날아가도 이상하지 않은 세상이었으니.


*


학원 내부를 수색하면서 먼저 출입구를 점검했고 1층 창문이 열려 있는지도 확인했다.


“모두 막혀 있는 건 확실하네요.”


확인이 끝난 후 김경일은 작은 의문이 든 모양이다.


“그런데 선생님은 여기 어떻게 들어오셨어요? 문이 열려 있었나요?”

“나는 주차장 출입구로 들어와서 저쪽 창문으로 들어왔네요. 이리 저리 찾다보니 열려 있는 창문이 있어서요. 주차장 셔터도 잠가뒀습니다.”

“고생하셨네요.”

“이제 다시 찾아볼까요? 일단 5층으로 다시 가죠.”


모두 5층으로 다시 움직이자는 말에 되묻는 사람은 없었다.


‘하향식 수색이 편하다는 걸 알려주고 싶었는데, 생각이 많은 모양이네.’


1층에 온 김에 1층부터 수색하자는 말을 할 법도 하지만 아무도 의문을 제기하지 않는다.

경일이 입술을 살짝 움찔거렸을 뿐이다.


“만약의 경우 위에서 밑을 바라보는 형태가 유리할 것 같아서, 다시 5층으로 가자고 한 겁니다.”


묻지 않았지만 알려줬다.

모두 고개를 끄덕였다.

함께 움직이면서도 세 사람이 느끼는 불안은 여전했다.


“그런데요. 밖에 어떤 사람들은 시체로 쓰러져 있고 누구는 멀쩡하고 그 나머지는 이상하게 변했는데, 이걸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요?”


경일의 질문이다.

준기가 가만히 있자 희찬은 나름의 의견을 말했다.


“뭔가 우리가 모르는 이유가 있겠죠. 의사 선생님 의견은 어떠세요?”

“나도 모르겠어요.”


그러자 경일이 다시 입을 열었다.


“그런데 전화는 왜 안 되는 걸까요? 핸드폰이 아예 안 터져요. 처음에는 통화량이 많다고 하더니 나중에는 신호만 가다 끊어져요.”


답을 아는 사람은 없었다.

준기도 정확히는 모른다.

통화량이 폭증한 날이라 통신이 어려울 순 있다.

무수한 시설이 파괴된 날이라 통신망이 마비됐다는 추정만 가능했다.

전신주와 기반시설이 대량으로 파괴된 것이 이유일 수 있으나 알고 싶지도 않았다.

변하는 건 없었으니 말이다.


“일반 전화는 되는지 확인해볼까요? 교무실에 가면 전화가 있을 것 같은데요.


경일의 의견에 준기도 동의했다.


“그럽시다. 오다 보니까 4층이 교무실이더라고요.”


말보다는 직접 경험해봐야 확실히 받아들이는 게 인간이다.


*


네 사람은 교무실로 들어갔다.

경일과 희찬과 신애는 저마다 일반 전화기로 전화를 걸어봤지만 헛일이었다.

준기도 전화를 거는 척했지만 될 리가 없다.


“아! 안 되네요.”

“이 전화도 안 돼요.”

“어떻게 해요. 우리.”


모두 깨달았다.

누구의 도움도 받지 못한다는 걸.

준기도 같은 말을 했다.


“저도 안 되네요. 그냥 여기서 고립된 것 같아요.”


일제히 한숨을 내쉰다.

파멸된 사회에서의 적응은 절대 만만치가 않았다.

감염된 사람들이 변했듯 사회도 하루아침에 변해버렸다.

하지만 변하지 않는 점도 있었다.

그건 바로 인성이다.


“저기, 의사 선생님.”


경일이 퍼뜩 생각난 듯 준기를 불렀다.


“네?”

“우리처럼 또 다른 사람들이 지나갈 때를 대비해서 한 명은 1층 유리문을 지키고 있어야 하지 않을까요?”


선량한 성품에서 나오는 오지랖은 여전했다.

준기는 그의 일관된 성품이 반가웠다.

하지만 지금 급한 건 그게 아니었다.


“그보다 중요한 게 있습니다.”

“어떤······.”

“우리가 여기서 살아남을 수 있는지부터 확인해야죠.”

“네?”

“물과 식량이 얼마나 있는지를 모르는 상황에서 몇 명까지 받을 수 있는지 가늠도 못하잖습니까.”

“그건 그러네요. 하지만 당장 사람들을 살려야 하는데······.”


경일은 선뜻 동의하지 못했다.

너무 이기적인 것이 아니냐는 의문은 들 수 있다.

준기는 경일을 설득했다.


“자칫하다가는 살 자리로 나아갈 분들을 불러들여 여기서 같이 굶어죽게 만드는 결과를 초래하게 됩니다. 우리 네 사람의 자력생존도 아직 보장된 건 아닙니다.”


이곳에 얼마나 있어야 할지, 기다린다고 도움이 올지도 불명확한 상황임을 주시시켜주자 갈등하는 표정이다.


‘그래, 치열하게 갈등하고 양심과 싸워라. 그래야 해.’


선택의 연속인 멸망의 삶은 이렇게 배워나가야 한다.

준기는 잠시 기다렸고 이내 고개를 끄덕이는 경일의 모습에 만족했다.


“맞는 말씀입니다. 우리도 위태로운 판에 누굴 구하겠습니까.”

“맞아요. 이제 다시 찾아보죠. 여기는 봤으니 5층 강의실부터 가볼까요?”


세 사람은 다시 움직였다.

하지만 강의실은 아무 기대도 할 수 없었다.

대신 복도의 정수기가 눈에 띄었다.

희찬이 다가가 물이 나오는지를 확인해봤다.


“안 되네요. 전기가 끊겨서 그런지.”


준기는 그때 나섰다.


“전기로 작동하는 거라 안 나올 겁니다. 대신 뚜껑을 열면 물통이 내장돼 있을 겁니다.”

“아! 그러면 물이 있겠네요.”


준기가 정수기 뚜껑을 열자 내장된 물통에 정수된 물이 들어 있었다.


“일단 이건 덮어두죠. 화장실에도 물은 나오니 활용법은 나중에 찾아보도록 하고요. 대신 저건 좀 확인을 해봐야겠어요.”


준기는 그들에게 음료수 자판기를 가리켰다.

자판기도 전기가 끊겨 작동불능이지만 캔 음료는 안에 있을 거다,


“이걸 열어볼 수도 없는데, 어떻게 하죠?”


희찬이 이리저리 살펴보는 시늉을 할 때 준기는 소형 쇠지레를 가방에서 꺼냈다.


“그건 또 어디서 구하셨는지······.”


속칭 빠루라고 불리는 쇠지레를 갖고 다니는 의사는 처음 볼 거다.


“주차장 구석에 있더라고요. 필요할 것 같아서 담아놨습니다.”

“그걸로 자판기를 뜯으시려고요?”


김경일이 또 걱정인 모양이다.

남의 물건을 함부로 파손하면 안 된다는 인식은 현대인 모두에게 각인돼있다.


“일단 살아야죠.”


이러한 문답은 하나의 통과의례다.

바뀐 세상에 대한 인식은 일정 시간을 거쳐야 변화한다.

지금이 과연 전국적으로 망한 건지, 혹여 추후에 다른 문제가 되지 않을지 우려할 만한 시점이다.

당장 현재 상황에 대한 아무런 정보가 없다.

대다수의 사람들은 머뭇대고 고민하고 혼란스러워했다.

[세상이 망했으니 막 살자, 그냥 척 봐도 세상 망했네? 도둑질이든 살인이든 맘대로 해도 되겠구먼 뭐.]

이렇게 말하는 인간들은 대체로 범죄자다.

[빨리 현실을 인정해야지. 세상 망했어도 일단 살고 보자.]

이런 의견을 표출하는 이들은 선과 악의 중간 성향이다.

[세상이 이상해졌어도 우리까지 쉽게 휩쓸리진 말죠. 최소한의 도리는 있는 법입니다.]

이정도로 말하는 이들은 대부분 타락하진 않았다.

평범한 이들은 남에게 해가 되는 일은 하지 않는다.

지키는 주인이 없어도 타인의 물건을 탐내지도 않는다.

주리고 목마르기 전까지는 말이다.


뻐거걱! 뿌드득!


자판기를 뜯는 소리가 제법 컸지만 밖으로 새어나갈 정도는 아니었다.

다만 청각이 괴로울 뿐이다.


드드득, 벌컥!


약간의 수고로 자판기 앞판을 뜯어내자 음료수가 줄지어 꽂혀 있다.


“일단 마십시다.”


준기는 캔 음료수를 하나씩 꺼내 건넸다.

수분섭취는 무엇보다 중요했고 이들은 갈증을 겪고 있었다.


딱!


오렌지 쥬스가 들어 있는 캔을 따서 신애에게 건넸다.


“감사해요. 이거··· 먹어도 되는 거겠죠?”

“우선 드세요. 아무 생각 말고요.”

“네.”


음료수를 마신 후에 취향대로 가방에 캔 여러 개를 챙겼다.

각 층마다 자판기가 하나씩 있으니 당분간은 이걸로 버틸 수 있다.


“일단 강의실에는 먹을 게 없을 테니 행정실부터 뒤지도록 하죠.”


네 사람은 아직 뒤지지 않은 행정실로 향했다.


*


학원 건물 전체를 전부 뒤지면서 접수처가 있는 1층까지 도달했다.

간식 몇 가지가 나왔지만 충분치는 않았다.

접수처 사무실 앞에서 준기가 세 사람에게 권했다.


“먼저 들어가서 살펴보시죠. 저는 상담실을 확인할게요.”


세 사람을 접수처 사무실로 들여보낸 후 준기는 상담실 쪽으로 향하다가 시계를 봤다.


‘지금이네.’


타이밍 싸움인 첫날은 대체로 일정한 시간에 비슷한 사건이 일어난다.

어두운 복도에서 밖을 쳐다보자 어김없이 다급한 얼굴 두 개가 보였다.

절박한 표정의 두 사람은 부부였다.

준기는 현관 유리문에 다가가 밖을 살폈다.


‘언제나 변함없지.’


그때 학원 출입문에 붙어 있던 준기를 용케 발견했는지 남자가 입을 크게 벌렸다.

그러더니 아내에게 말하는 모습이었다.

부부는 다급하게 학원 유리문으로 달려온다.


‘어허! 아니지.’


준기는 뒤를 슬쩍 본 후 현관 앞으로 달려와 문을 열어달라고 손짓하는 두 사람을 주목했다.


씨익!


준기는 그냥 웃어줬다.

절대 열어주지 않을 거다.

놀란 두 사람이 경악한 얼굴로 손잡이를 잡고 흔들려던 그 순간.


크와아아아!


감염체들이 들이닥쳤다.

기겁한 중년 남녀는 도망쳤지만 얼마 피하지 못하고 그것들에게 붙들렸다.

준기가 아는 이들이다.

중년 부부는 숨을 곳을 찾다가 이 앞까지 왔지만 여기서 끝나야 옳다.

부부는 감염체들을 뿌리치려 들면서도 큰소리조차 내지 못했다.

소리 지를 겨를도 없던 것.

비명은 도움을 줄 사람들이 있을 때나 유용하다.


허억! 으갸악!


고작 저런 소리뿐이다.

준기는 중년 부부가 죽는 모습을 냉정한 눈으로 관조했다.

경일의 제안대로 학원 현관을 지키고 있었으면 죽지 않았을 이들이다.


‘마음을 다해 도울수록 피곤해지는 부부라니까.’


각자의 일을 스스로 해결해야 하는 세상에서 저 부부는 끝도 없이 물자와 보호를 요구했고 다른 이들을 힘들게 했었다.

-너만 아프냐? 나도 아프다. 너만 주리냐? 나도 배고파. 너만 겁나? 나도 무서워!

이런 말들은 저들의 이기심과 기회주의적 속성 때문에 생존자 집단에서 계속 나왔다.

어지간하면 이해해줄 수 있었다.

하지만 지금 뱃가죽이 뜯기는 부인은 늘 절망적인 소리를 늘어놨었다.

덕분에 덩달아 우울감에 빠진 사람들이 왕창 늘었다.

급기야 자살자까지 나왔다.

남편 역시 히스테리와 스트레스가 극에 달해 사람들과 항상 다퉜다.

심지어 숨소리까지 죽여야 할 상황에서 고함까지 질러대면서 말이다.

그 부주의함과 무신경한 태도는 다양한 위험을 야기했었다.


‘자기 마음조차 못 챙길 정도면 지금 죽어야지.’


생존 집단에 도움은커녕 해가 되는 이들은 품기보다 도태시켜야 한다.

그때 준기의 뒤에서 헉! 소리가 들렸다.

돌아보니 세 사람이 복도에 나와 있었고 신애는 몸을 벌벌 떨고 있었다.

접수처 창밖으로 바깥 상황을 확인하고 나온 모양이다.

중년 남자의 목에서 피가 뿜어 나왔고 감염체들에게 신체가 파헤쳐지고 있었다.


“저, 저 사람들······.”


경일은 엄청난 충격을 받은 듯이 말을 잇지 못했다.

문을 지켜야 한다는 의견을 관철하지 못했고 그로 인해 사람을 죽게 했다는 자책이 시작됐다.


“쉿! 조용히! 저쪽으로 가죠.”


준기는 세 사람을 데리고 문에서 멀어지며 조용히 알려줬다.


“문득 밖을 봤는데 이미 당하고 있더라고요. 손을 쓸 수 있는 시간이 없었어요. 아마 문을 지키고 있었어도 기회가 없었을 겁니다.”


많이 해본 일이라 이 거짓말이 들통 날 일은 없다.

경일은 자신의 책임이라도 된 듯 경악한 표정이었다.


“그래도 문을 지켰으면 살릴 가능성이 조금이라도 있지 않았을까요? 우리가 나가서 돕기라도 했다면 말입니다.”


면죄부가 필요한 경일이 곤혹스럽게 묻는다.

선량함이 근원인 이 과한 죄책감을 어이하리.

준기는 담담하게 위로했다.


“지금 이 순간에도 많은 사람이 죽고 있습니다. 거리나 타이밍 모두 맞지 않았고 설령 문을 지켰다고 해도 어려웠을 겁니다. 자책하지 마세요.”


준기는 부주의하게 문을 열면 이곳까지 위험해진다는 의견을 설파했다. 그러면서 부연했다.


“우리는 일단 우리부터 지켜야합니다. 옥상에서 약속했죠? 서로 돕기로요. 나는 함부로 문을 열어 우리 모두를 위험에 빠뜨릴 생각은 일절 없습니다. 그리고 저도 너무나 안타깝습니다. 인명은 소중하니까요.”


우는 척이라도 하고 싶지만 눈물은 나오지 않았다.

그저 안타까운 표정을 지을 뿐이다.

경일과 나머지 두 사람은 서서히 눈을 뜨고 있었다.

차갑고 잔혹한 세상에서의 처신에 대해서 말이다.


작가의말

오늘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27회 차 아포칼립스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이 작품은 여기까지만 하겠습니다. +2 24.09.01 54 0 -
14 장거리 사격술의 귀재 24.09.01 54 2 13쪽
13 부유하는 유령처럼 24.09.01 58 1 16쪽
12 멀쩡한 정신 24.08.31 68 2 13쪽
11 죽은 세상을 비추는 빛 24.08.30 71 3 15쪽
10 신선한 식재료 24.08.29 79 2 14쪽
9 용기와 동지애 24.08.28 80 4 16쪽
8 선을 넘는 순간 +1 24.08.27 100 4 16쪽
7 공포와 용기 24.08.26 109 4 16쪽
» 웃음 그리고 죽음 24.08.25 128 5 16쪽
5 망한 세상의 몸과 마음 24.08.24 131 5 14쪽
4 낯선 사람 +1 24.08.23 149 5 13쪽
3 200년의 지식 24.08.22 171 5 14쪽
2 걸어 다니는 재앙 24.08.22 196 4 13쪽
1 27회 차 아포칼립스 프롤로그, 1화 +1 24.08.22 263 7 15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