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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릉다라의 서재입니다.

27회 차 아포칼립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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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릉다라
작품등록일 :
2024.08.21 15:42
최근연재일 :
2024.09.01 17:05
연재수 :
14 회
조회수 :
1,646
추천수 :
53
글자수 :
92,564

작성
24.08.28 12:00
조회
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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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글자
16쪽

용기와 동지애

DUMMY

세 사람이 골목에 들어서자 먼발치 어둠속에서 사람 형체 둘이 앞서거니 뒤서거니 걸어오고 있었다.

남성 감염체 둘이었고 실루엣은 크지 않았다.

준기는 두 사람에게 조용히 속삭였다.


“뒤만 지켜줘요.”


두 사람이 무슨 말을 하려고 했지만 준기는 이미 멀어지고 있었다.

수도 파이프를 든 손을 들어 올린 자세로 달려가자 앞선 감염체도 마주 달려왔다.

준기는 접근 속도를 늦추고 감염체의 머리를 내리쳤다.


휘잉, 퍼석!


첫 번째 감염체를 처리하자마자 뒤로 처져있던 다른 개체도 달라붙었다.

약간 뒷걸음치며 파이프를 다시 들어 올렸다.


‘지금!’


최적의 타이밍은 본능적으로 알아졌다.

준기의 파이프는 수직으로 내리 찍혔다.


휘잉, 빠각!


타이밍은 물론 각도와 휘두를 때의 폼까지 강타의 조건을 다 갖춘 일격이었다. 그대로 허물어지는 감염체는 경련을 시작했고 준기는 다시 내리쳤다.


휘잉, 빡! 휘잉, 퍽!


두 개체는 완전히 끝났다.

뒤를 돌아보니 경일과 희찬이 적잖이 놀란 표정을 지었다.


“대단하시네요.”

“와!”


하지만 머뭇댈 때가 아니다.


“이쪽으로 들어갑시다!”


준기는 공동현관이 열려 있는 빌라를 가리켰다.

세 사람이 사라진 골목으로 다시 감염체들이 나타났다.


“이 문부터 잠그고 해봅시다.”


경일과 희찬이 열려있던 공동현관문을 잠갔다.

시야에서 사라지면 감염체들은 금세 흥미를 잃는다.


“옥상까지 갑시다.”


속삭임으로 두 사람을 이끈 준기는 계단을 조용히 밟고 올라갔다.

새벽 여명이 창으로 들어왔지만 아직도 시야가 어두웠다.

멈추지 않고 계속 올라 간 세 사람은 5층 빌라의 옥상 문을 열었다.

옥상은 비어 있었다.


“여기서 아래쪽 상황을 좀 살피고 위에서 밑으로 작업합시다.”


두 사람도 동의했다.

일단 골목을 살피기 위해 옥상 난간으로 접근했다.

빌라 건물이 접한 골목은 몇몇 감염체들이 지나가고 있었다.

언제나 쉼 없이 걷고 움직이는 속성 그대로였다.

오직 겨울에만 따뜻한 장소에 숨어 추위를 피할 뿐, 감염체들은 멈추지 않는다.

감염체는 다양한 방식으로 수분을 섭취하고 양분을 얻어내며 질긴 생명을 유지한다.


“조용히 작업해야겠어요.”


준기가 낮은 소리로 말하자 경일이 제안했다.


“저는 여기서 사주경계 하겠습니다.”

“좋아요. 그러면 희찬 씨는 나를 돕고 경일 씨는 옥상에 챙길 게 있는지 틈틈이 살펴봐줘요.”

“네.”


그렇게 역할을 정하고 준기는 희찬과 5층으로 내려왔다.

빌라는 각 층별로 2집씩 있어 합치면 열 가구다.


“여기부터 합시다.”


준기의 제안에 희찬이 끄덕이는 모습이 실루엣으로만 보였다.

준기는 가져온 가방에서 청진기를 꺼냈다.

메디컬 빌딩에서 챙겨온 청진기는 내부의 소음을 듣는 용도로 제격이었다.

501호 문에 가만히 청진기를 댄 준기는 가볍게 문을 두드렸다.


똑, 똑!


잠시 기다렸다 다시 두들겼다.


똑, 똑!


희찬은 옆에서 의구심이 가득했지만 일단 가만히 있었다.

이번에는 502회에 청진기를 대고 조용히 두들겼다.


똑똑!


그리고 잠시 기다리자 안에서 그르륵! 하는 소리가 들렸다.

폐와 성대의 변형으로 독특한 숨소리를 내는 감염체가 문 너머에 있는 것이다.


“여기로 하죠. 안에 감염체가 있습니다.”

“선생님! 그게 무슨······.”


준기는 드라이버와 쇠지레를 꺼내며 속삭였다.


“일단 창으로 찌를 준비해요.”

“하! 알겠습니다.”


희찬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고 있다.

하필이면 감염체가 있는 집을 고르는 이유가 궁금한 거다.


드득, 드득!


먼저 홈을 내기 위해 문틈에 드라이버를 끼워 힘을 줬다.

적당한 홈을 냈을 때 기어코 안에 있던 감염체가 괴성을 질렀다.


크와아아아!


그러더니 문에 붙었는지 문짝 너머의 힘이 느껴졌다.


철컥, 덜걱!


손잡이까지 흔들어대는 감염체는 왕성한 살의를 드러냈다.

준기는 쇠지레를 홈에 끼운 채 희찬을 쳐다봤다.


“못 나오게 조금만 열 테니 즉각 찌르고 빠져요.”

“네.”


있는 힘을 다해 쇠지레를 잡아당기자 뻐거걱, 퉁! 하는 소리와 함께 문이 조금 열렸다.

총알처럼 튀어나오려던 감염체는 준기가 버티면서 몸이 문에 끼워졌다.


크와아아아!


감염체는 몸이 끼인 채 어깨를 빼려했고 그 틈에 희찬이 목을 찔렀다.


푹, 끄윽!


인간과 유사한 소리가 나왔지만 의미는 없었다.

희찬이 목에 꽂은 창을 비틀어 빼자 피가 강하게 튀었다.

이번에는 경동맥을 정확히 절단했다.


주르륵!


힘이 빠지며 주저앉은 감염체는 엎어진 채 몸을 떨었다.

이마를 바닥에 찧은 자세로 죽어가는 감염체는 혼자였다.

대량의 피가 바닥에 고였고 경련은 끝나지 않았다.


턱!


감염체를 밟고 발바닥으로 전달되는 경련을 느껴본 준기가 말했다.


“됐습니다. 내가 먼저 들어가서 수색할게요. 희찬 씨는 밖으로 소음이 얼마나 나왔는지 감염체들의 반응은 있었는지 옥상에서 확인하고 내려와 주세요.”

“하아! 네.”


희찬을 옥상으로 보내고 내부로 들어가 라이터를 머리 위로 켰다.


칙!


실내는 난장판이었다.

집기와 생활용품들이 바닥에 흩어져 있었고 의자와 식탁도 나동그라진 상태였다.


‘일단 수납장부터!’


보존식품부터 찾을 생각이다.

사실 준기는 이 빌라를 21회 차에 와본 적이 있었다.

다만 어디에 뭐가 있는지 세월이 너무 흘러 기억도 안 난다.


벌컥!


싱크대 수납장을 열어봤다.

창밖으로 여명이 스며들었지만 수납장 안에 뭐가 있는지 보일 정도는 아니었다.

그때 희찬이 들어오는 소리가 들렸다.


“선생님.”

“여기에요. 발에 걸리는 거 많으니 조심해요.”


희찬이 라이터 불빛에 의지해 조심스럽게 다가왔다.

“소리가 크게 새어나가진 않았답니다. 근데 뭐라도 있습니까?”

“이제 찾아야죠.”

“당장 먹을 수 있는 게 있으면 좋겠습니다.”


허기 때문인지 음식을 간절히 찾는 희찬이었다.

준기는 수납장에 라이터 불빛을 비춰 햄 통조림과 라면 봉지를 발견해냈다.


“일단 이것부터 먹읍시다. 경일 씨도 갖다 주고요.”

“오! 다행이네요.”


프레스 햄 통조림은 열 개가 넘었다.

주방에 있는 수저를 두 개 챙긴 희찬이 통조림과 라면을 들고 옥상으로 올라갔다.

전날 딱 한 끼 먹은 식사도 양이 부족했었다.

바로 이어진 장시간 공복에 눈이 돌아갈 정도였다.

일단 배부터 채워야했다.


틱, 서걱!


준기도 통조림 하나를 뜯은 후 수저로 퍼먹기 시작했다.

밥이라도 같이 먹었으면 좋겠지만 당장은 이것저것 가릴 때가 아니었다.

놀랍게도 짜디 짠 햄에서 단맛까지 느껴졌다.

극단적 허기가 미각에 혼동을 준 것이다.


‘어? 이게 있었네.’


햄을 꺼내면서 복숭아 캔이 하나 발견됐다.

당장이라도 따서 먹고 싶은 생각이 들었지만 준기는 일단 가방에 담았다.

불안과 초조, 허기 속에 기다릴 신애에게 줄 작은 위로였다.

찬장을 뒤져 나온 것은 라면 몇 개와 햄 통조림, 국수 약간과 스파게티 작은 봉지 하나, 즉석 카레 4개였다.


“쌀이 있을 텐데······.”


수납장을 뒤져도 쌀은 보이지 않았다.

너무 오랜만에 와서 헷갈렸다.


‘거의 50년 전이었나? 70년? 기억도 안 나네.’


기억이 가물가물했다.

아예 처음 온 집처럼 느껴질 세월이다.

집안을 수색하며 쌀 포대가 발견 된 곳은 뒤집힌 식탁 옆이었다.

10kg 포대였지만 반 정도 남았다.

준기는 포대를 말아서 가방에 집어넣었다.

쌀 5kg 정도면 넷이서 여러 끼니를 해결할 수 있다.

쌀이 있으니 냄비도 챙겼고 휴대용 가스버너도 찾아냈다.

부탄가스는 고작 2개지만 이곳은 겨우 첫 집이다.


‘이제 밥은 먹을 수 있겠네. 다른 걸 좀 찾아볼까?’


위생용품을 찾기 위해 화장실로 향했는데, 슬쩍 열린 문 너머로 희미한 형체가 바닥에 보였다.


‘저게 뭐였지?’


갖고 있던 라이터를 켜자 형체가 뭐였는지 확실해졌다.

문으로 튀어나오다 죽은 감염체의 부인이었던 사체다.

남편이 변이하고 아내를 죽여서 뜯어먹은 모양이었다.

화장실에서 살해당한 아내가 느꼈을 공포는 흔적만 남았다.


‘생각이 날 것도 같네.’


남편이 아내를 죽이고 아내가 남편을 죽이는 일이 얼마나 많이 벌어졌는지 모른다.

준기는 일단 손전등이 있는지를 찾아보기 위해 집안을 더 뒤져봤다.

손전등은 텔레비전을 받치고 있던 문갑에서 찾아냈다.


딸깍!


불이 켜지자 집안 풍경이 더 자세하게 보였다.

남편과 아내의 쫓고 쫓기는 참극이 이런 난장판을 만들었던 것이 확실했다.

벽에 걸린 부부의 사진을 보니 아내는 30대 중후반 정도로 보였다.


다시 화장실로 가서 사체를 조금 더 자세히 봤다.

뜯어먹은 흔적이 여실히 드러나 있었다.

살풍경했지만 덤덤했다.

너무 많이 봐서 감각이 무뎌진 것이다.


화장실 벽면의 선반에는 차곡차곡 정리된 수건과 치약과 칫솔, 샴푸와 린스 등이 신품으로 있었다. 일단 그것도 전부 가방에 담았다.


‘음식만 챙기면 곤란해지지.’


위생 문제로 병이 드는 일이 생기면 문제가 심각했기에 초반부터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위생을 간과하면 질병과 쇠약으로 이어지고 죽는 세상이다.


다음으로 안방으로 들어갔다.

서랍장을 뒤져 깨끗한 여자 옷 몇 개를 찾아냈고 속옷도 몇 개 담았다.

여성용품과 스킨로션도 골라냈고 손톱깎이와 면봉도 보여 챙겼다.


“선생님!”


또 희찬이다.


“여기! 안방입니다.”


희찬이 조심스럽게 다가왔다.

준기는 거실 바닥에 불을 비춰줬다.


“다 먹고 온 거예요?”

“정신없이 먹었습니다. 그런데 뭐 챙기세요?”

“신애 씨 옷가지 좀 챙겼어요. 여기서 남자 옷도 몇 개만 챙기죠. 모두 단벌이라 갈아입을 옷이 필요합니다.”

“옷 말씀입니까?”


이런 상황에서 옷이라니 또 의아해한다.


“네. 더러운 옷을 오래 입으면 세균에 싸여서 사는 셈이 됩니다. 갈아입을 옷은 필수입니다.”

“알겠습니다.”


허기를 해결하기 위해 식량만 챙겼다가는 다른 물품이 부족해 더 빈번하게 나와야 한다.

인간은 절대 식량만으로 만족할 수 없다.

청결과 약간의 편의는 정신 건강을 위해서도 필요했다.


*


502호 수거 작업은 끝났다.


턱!


계단에 가방을 두고 옥상으로 올라가봤다.


“상황 어때요?”


경일은 고개를 흔들었다.


“날이 밝아 와서 그런지 조금 더 많이 돌아다니고 있습니다.”

“그렇군요. 옥상에서 찾은 건 없고요?”

“저쪽 장독에 된장하고 고추장이 있긴 한데······.”

“밀봉 용기 가져와서 담도록 하죠. 나중에 유용할 겁니다.”


그렇게 다시 용기를 가져왔고 장류를 담도록 한 이후에 희찬과 4층으로 내려왔다.

또 청진기를 귀에 끼우는데 희찬이 물어왔다.


“저기, 선생님.”

“네?”

“왜 감염체가 있는 집을 여셨는지 궁금합니다. 그냥 빈집을 털면 더 쉬울 텐데요.”


이젠 설명을 해줘야했다.


“인기척이 없는 집은 변수가 있을 것 같아서요.”

“변수 말입니까?”

“사람이 있는데 숨은 건지, 주인이 돌아올 집인지 모르잖아요. 자칫하면 우리가 도둑이나 강도가 되는 겁니다.”


희찬은 자신이 들고 있는 단창과 준기가 들고 있는 쇠지레를 번갈아보며 이제야 의식했다.

남의 집을 침입하면 도둑 아니면 강도다.


“그러네요. 배가 너무 고파서 머리가 어떻게 된 모양입니다.”

“괜찮아요. 난 남의 소중한 피난처를 침해할까봐 걱정하는 것뿐입니다.”

“앞으로 명심하겠습니다.”


회 차 초반에 부주의하게 남의 집에 들어갔다가 싸움판이 벌어진 일도 있었다.

누군가의 안식처 침입은 조심해야 했다.


‘그때는 얼마나 황당했던지.’


입장을 바꿔놓고 생각하면 침입자는 집주인 입장에선 적이다.

지능이 떨어지는 감염체와 달리 인간은 치명적인 기습을 가할 수 있어서 더 위험했다.


“이제 시작할게요.”

“네.”


준기는 다시 청진기를 문에 붙였다.


똑똑!


노크하고 들어보고 재차 확인했다.


그르륵!


감염체가 있는 집이다.

이후는 전과 같은 방식으로 진행됐다.

준기가 문을 뜯고 희찬은 문에 낀 감염체의 목을 찔렀다.


커윽!


물건을 담는 건 준기가 맡았다.

가방은 빠르게 채워졌다.


*


거의 한 시간 정도를 더 작업해 가방을 가득 채운 후 옥상에서 작전을 짰다.


“1층 문을 열면 조심스럽게 돌아가야 합니다. 만약 싸워야 할 상황이 되면 가방 내려놓고 전부 무력화시킨 다음 다시 달립니다. 가방은 나중에 찾으러 와도 되니 위험한 상황에는 포기하고요. 아셨죠?”

“네.”

“명심하겠습니다.


이후 옥상에서 골목 상황을 살핀 후 세 사람은 빠르게 1층까지 내려왔다.


딸칵!


잠긴 공동현관문을 열었고 바로 나왔다.

그렇게 학원으로 향했다.

그리 멀진 않았지만 긴장감은 여전했다.


골목에서 빠져나오자 감염체 여섯이 마주 걸어오는 모습이 보였다.

학원 건물은 지척이었고 다른 길은 없었다.

싸워야 하는지 도망쳐야 하는지 빨리 결정해야 했다.

주변에 다른 감염체가 있는지 빠르게 확인한 준기가 결정했다.


“싸웁시다.”


가방을 떨어뜨린 준기는 동의도 구하지 않고 바로 파이프를 치켜들었다.

경일과 희찬은 마치 빨려 들어가듯 싸움판에 뛰어들었다.

거리가 가까워오자 감염체들은 바로 달려왔다.


휘잉! 빠각! 푹, 크억! 후웅, 퍼석!


감염체들이 두 배나 많았지만 작정하고 달려드는 세 사람은 금세 숫자를 동수로 맞췄다. 모두 때려눕히기까지 고작 10여초가 더 걸렸을 뿐이다.


빠악!


마지막으로 경일이 휘두른 쇠파이프에 감염체의 머리가 터지는 소리가 났다.

적응이 빨라 다행이다.


“하아! 이게 되네요?”


경일은 자신감을 얻고 스스로의 실력에 적잖이 놀라워했다.

회피와 뿌리치기, 밀쳐내기라는 소극성에서 싸워 이기는 적극성으로 나아간 시점이기도 했다.


“너무 잘했습니다. 희찬 씨도 잘했어요.”


가방을 다시 들면서 두 사람을 칭찬했다.

이렇게만 하면 이번 27회 차는 순조로울 것 같았다.


‘방해가 없으면 이렇게 쉽단 말이야. 진작부터 그 인간 찌꺼기들을 죽일 걸.’


반복되는 회 차의 초반, 대략 10회 차 언저리까지는 부정환과 불평 많던 중년 부부 때문에 난관이 많았었다.

여러 의견이 뒤섞여 경일과 희찬의 결심도 시간이 꽤나 걸렸다.

하지만 이번에는 이렇게 심플하지 않은가 말이다.

준기는 만족했다.

자신의 선택을 말이다.


*


학원 주차장 담을 넘어 돌아오자 뒷문이 열렸다.

눈물범벅인 신애의 얼굴을 보니 얼마나 두렵고 초조했는지 알만했다.


“흐어엉!”


신애는 준기에게 안기며 울음을 터뜨렸다.


“미안해요. 우리가 좀 늦었죠?”

“무서웠어요. 돌아와 주셔서 고마워요.”


신애는 이번에는 경일과 희찬의 팔을 붙들며 고마움을 표했다.

기다리면서 얼마나 두려웠을지 알만 했다.

돌아오지 않는 사람들을 기다리며 굶어죽는 상상도 했을 것이다.

눈이 빠져라 기다리던 신애의 초조함은 눈처럼 녹아내렸다.


“자! 올라갑시다. 신애 씨 갈아입을 옷도 가져왔어요.”

“고마워요.”


신애가 있던 자리에서 지린내가 났다.

문을 열고 닫는 일에 남자들의 목숨이 걸려있으니 화장실을 갈 수가 없던 거다.

물론 누구도 이를 아는 척하지 않았다.

오늘은 용기와 진한 동지애가 시작된 날이다.

이렇게만 가면 된다.


작가의말

오늘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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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장거리 사격술의 귀재 24.09.01 54 2 13쪽
13 부유하는 유령처럼 24.09.01 57 1 16쪽
12 멀쩡한 정신 24.08.31 67 2 13쪽
11 죽은 세상을 비추는 빛 24.08.30 71 3 15쪽
10 신선한 식재료 24.08.29 77 2 14쪽
» 용기와 동지애 24.08.28 80 4 16쪽
8 선을 넘는 순간 +1 24.08.27 100 4 16쪽
7 공포와 용기 24.08.26 109 4 16쪽
6 웃음 그리고 죽음 24.08.25 126 5 16쪽
5 망한 세상의 몸과 마음 24.08.24 131 5 14쪽
4 낯선 사람 +1 24.08.23 148 5 13쪽
3 200년의 지식 24.08.22 171 5 14쪽
2 걸어 다니는 재앙 24.08.22 195 4 13쪽
1 27회 차 아포칼립스 프롤로그, 1화 +1 24.08.22 261 7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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