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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재모의 중단편 모음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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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재모
그림/삽화
가재모
작품등록일 :
2021.09.29 20:54
최근연재일 :
2021.10.01 11:43
연재수 :
7 회
조회수 :
220
추천수 :
0
글자수 :
35,079

작성
21.09.29 21:39
조회
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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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글자
7쪽

영리한 모성 본능

1차로 단편, 어미소는 6학년부터 게재합니다.




DUMMY

영리한 모성 본능


가재모


금년에는 지구 온난화 현상으로 벚꽃 개화기가 예년에 비하여 대략 일주일쯤 앞당겨질 것으로 기상청이 예견했다. 그런데 정작 때늦은 꽃샘추위가 연 이틀 몰아닥치자 터질 것같이 팽만했던 꽃 봉우리가 그만 엉거주춤 개화시기를 점치고 있었다. 박 예순 할머니 금년에 인생 삼모작을 준비한다는 칠십 고개를 막 넘었다. 15년 동안 포메라니언인 반려견을 키웠는데 수명이 다하여 작년 어느 봄날 저녁에 임종을 맞게 되었다. 포메라이언, 이쁜이는 상당히 영리했다. 생전에 박 할머니가 강아지에게 개 사료만을 먹여야 병에 걸리지 않는데 자기 혼자 삼겹살을 먹는 것을 본 이쁜이가 옆에서 달라고 보채면 박절하게 견디지 못하고 살짝 살짝 주곤했다. 그래서 결국 이쁜이가 결석이 생겨서 3번이나 수술을 시켰던 것이다. 그런데 박 할머니가 포메라니언이 마지막 숨을 거들 때 마치 자기 시어머니가 임종할 때의 장면과 너무나 흡사해서 그때 받은 충격과 안타까운 마음이 뇌리에 오랫동안 박혀있었다. 당시 숨이 차서 헐떡이고 허연 거품 계속적으로 토해 내면서 뼈를 깎는 고통에 신음을 내뱉다가 슬그머니 숨을 거두는 장면이 너무나 똑 같이서 한 1년간은 애완견을 키우지 않았다. 그런데 갑자기 막내아들이 미국 뉴욕 지점으로 발령이 나면서 부부가 함께 미국으로 가야 할 형편 때문에 자기 집에서 키우던 새끼 딸린 애완견 어미를 보내와서 울며 겨자 먹기로 졸지에 애완견 모녀를 떠맡게 되었다. 애완견 어미는 한국 토종개가 아닌 귀티가 나고 지능이 높은 족보 있는 충견이었다. 박 할머니, 봄추위 매서워 봤자 바람결은 이미 예봉이 꺾인 상태라 모처럼 겨우내 쌓였을 집안 먼지 털어낼 요량으로 대청소를 시작했다. 먼저 대문 밖으로 두툼한 담요를 내다가 먼지를 털기 위해 대문을 반쯤 열어놓았다. 강아지가 갑자기 목줄이 매인 채로 대문을 빠져 나가자 어미 개가 쏜살같이 뒤따라 나가면서 평소 박 할머니와 함께 거닐던 산책길 뚝 방 쪽으로 발걸음을 옮겨가고 있었다. 그런데 평소에도 호기심이 많았고 장난기가 많은 새끼 강아지가 갑자기 어미 곁을 이탈하여 뚝 방 가장자리를 조심성 없이 걷다가 그만 시멘트 공사를 진행하고 있는 수로 바닥에 떨어졌다. 어미는 새끼의 비명 소리에 혼비백산되었고 새끼는 바닥에 굴러 떨어지면서 경기를 하는 것같이 제정신을 잃고 우왕좌왕했다. 다행이 새끼가 다리를 다지지 않은 것에 안도한 어미는 새끼를 잠시 바라보더니 서슴없이 수로 바닥으로 껑충 뛰어내렸다. 다짜고짜로 어미 개는 새끼의 긴 목줄 끝을 입에 물고 이번에는 반대로 뚝 방위로 뛰어올랐다. 원래 세계적으로 족보가 있는 견종으로 영리해서 강아지 목줄 끝을 양 이빨로 꼭 물고 시골에서 우물물을 두레박으로 끌어 올리는 방식으로 새끼를 달아 올리기 시작했다. 평소에 대견하게 무럭무럭 커주는 새끼가 대견해 보였으나 오늘 막상 목줄로 달아 올리려고 하니 예상보다 무거웠고 목이 아파서 버둥대는 바람에 무게가 가중되었다. 어미 개는 마침 뚝 방에 안성맞춤으로 돌 받침대가 있어서 큰 도움이 되었다. 두 앞발을 지지대로 삼아 마지막까지 새끼를 구해야겠다는 모성애로 엄청나게 힘든 줄다리기에 사력을 다하고 있었다. 힘이 딸려서 강아지 목줄을 놓거나 잠시라도 멈춰서면 밑으로 다시 떨어져 낭패를 당하게 되므로 어미는 가쁜 숨을 몰아쉬면서 줄을 끌고 조금씩 조금씩 뒤로 이동했다. 드디어 강아지 검은 머리가 보이기 시작하더니 강아지도 뚝 방 둔덕에 양다리를 올려놓고 자기도 기어오르는데 안간힘을 보태고 있었다. 병아리가 겨란 껍질을 깨고 나올 때 안에서 병아리가 톡톡 껍질을 두드리면 어미 닭이 부리로 껍질을 깨뜨려 줘야 병아리가 세상 밖으로 나오는 이른바 줄탁동기가 따로 없었다. 이윽고 천신만고 끝에 새끼 강아지가 뚝 방위로 올라왔고 모녀간에 서로 핥고 부비면서 흡사 남-북한 간 이산가족 상견 장면처럼 이어졌다. 이때 집에서 대청소를 하던 박 할머니가 문득 개 모녀가 없어진 것을 알게 되었다. 연신 어미 개 이름을 불려도 나타나지 않기 때문에 대문을 만쯤 열어 논 틈을 타서 모녀가 밖으로 나가버렸다고 생각했다. 사실 박 할머니는 지금 집에서 키우고 있는 개의 견종이 무엇인지 지능지수가 얼마인지에 관심이 있을 턱이 없다. 박 할머니는 그저 아들과 며느리가 애지중지 키우다가 보냈기 때문에 자기 집 개가 상당히 비싼 견종이구나 생각했고 한국의 토종개보다는 월등하게 영리하다는 정도로 알고 있었다. 그런데 심리학 박사이며 트레이너이면서 견종의 지능 연구 저서의 저자인 스탠리 코렌은 개의 지능을 1) 환경적응지능2) 유전적 본능 지능 3) 인간지시의 복종지능으로 구분, 적정한 데이터를 모아 133종류의 견종에 순위를 매겨 놓았다. 스탠리 코렌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1위 보더콜리, 2위 푸들, 3위 저먼 셰퍼드 도그, 4위 골든 레트리버, 5위 도베르만 핀셔, 6위 셰틀랜드 시프도그, 7위 래브라도 레트리버, 8위 파피용, 9위 로트와일러, 10위 오스트레일리언 캐틀 도그 순으로 지능 지수를 판별했다. 박 할머니가 키우는 개가 바로 스탠리 코렌이 1위로 꼽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보더콜리 견종이다. 지능 면에서 1위로 뽑힌 보더콜리는 실제로도 매우 영리하며 사람의 기분이나 감정에 대단히 민감하게 반응한다고 한다. 그러므로 아무리 영리한 견종인 보더콜리라고 해도 주인의 인성과 아주 밀접하게 변모하게 된다. 부부가 오래 같이 살면 서로 닮는 이치와 같다. 주인이 우울증이 있으면 보도콜리도 암암리에 우증세를 보이게되고 주인이 쾌활한 성격이면 개도 덩달아 보도 콜리도 성격이 쾌활해진다고 한다. ---------- 낭패였다. 박 할머니는 일순 머리가 곤두서고 눈도 침침해지면서 정신까지 혼미해졌다. 박 할머니는 밖으로 나와 사방을 살펴보며 개 이름을 불렀지만 찾을 수가 없자 우왕좌왕하기 시작했다. 그때 어미가 정신을 차리니 먼데서 자기 이름을 부르는 박 할머니 소리가 어렴풋이 들렸다. 그러자 어미는 새끼 목줄을 다시 물고 산책을 단념하고 집으로 잽싸게 발길을 돌렸다. 먼발치로 어미개가 새끼를 데리고 빠른 걸음으로 다가오자 박 할머니는 달려가서 개 모녀를 부둥켜안고 어미와 새끼머리를 쓰다듬어 주었다. 박 할머니 양 눈에서 반가움의 두 줄기 눈물이 연신 흘러내리고 있었다.


가재모


(1) 48.1.25 생, (2) 연세대학교 행정대학원 행정학 석사, (3)경력: 1)한국통신(현KT) 임원 출신 2)부부시집 동행 출간3)유료웹소설가(blic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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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리한 모성 본능 21.09.29 35 0 7쪽
2 귀소본능과 모성애 21.09.29 25 0 8쪽
1 어미소는 6학년 21.09.29 45 0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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