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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午宇去
작품등록일 :
2018.04.09 15:54
최근연재일 :
2018.07.14 22:51
연재수 :
74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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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3,3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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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65
글자수 :
300,964

작성
18.07.13 23:16
조회
1,105
추천
23
글자
9쪽

아지 다하카 (4)

DUMMY

『네가 가장 아끼는 것들이 무너지는 고통! 너의 인생에서 가장 어둡고 외롭고 무서웠던 순간들! 그 고통과 고뇌의 순간에 허덕이다 영혼마저 소멸되는 죽음을 맞이하라!』


아지 다하카의 저주가 검은 연기로 실체화되어 서무진을 관통했다. 서무진의 몸이 감전이라도 된 듯 부르르 떨렸다. 서무진의 눈 앞의 어둠이 더욱 짙어졌다. 오백 년 이상이나 홀로 어둠 속에 있었던 길고 긴 고독과 두려움이 서무진을 더욱 무너뜨렸다.

그 때 서무진의 눈 앞에 한 사람의 형상이 서서히 나타났다. 서무진은 침침해져 가는 눈을 가까스로 떠서 그 사람이 누구인지 확인했다.


“스..스승님?”


그 형상은 놀랍게도 서무진의 스승이었던 천공(天公)이었다. 여전히 서무진에게는 인자한 모습의 천공을 보자 서무진의 눈에서 눈물이 흘렀다. 반가움과 동시에 자신의 환각 속에서 처참하게 죽어가는 천공을 봐야한다는 생각에서였다. 하지만 서무진의 생각과는 달리 천공에게는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무진아.”


천공이 약간은 슬픈 눈빛으로 서무진을 불렀다.


“지금 내가 너에게 보인다면 아마도 세상을 마(魔)와 공포(恐怖)로 뒤덮으려는 악(惡)의 기운이 너를 짓누르고 있을 것이다. 이런 순간이 찾아오지 않기를 바랬지만 천기(天氣)가 정해준 명(命)인 것을...”


천공의 말에 서무진이 멍한 표정으로 천공을 바라 보았다.


“오백 여년 후 거대한 악이 온 세상을 악으로 뒤덮으리란 천기를 읽고 후일의 세상을 염려하던 중 나는 우연히 너를 만났단다. 그리고 너를 통해 오백 여년 후의 거대한 악을 제거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지.”


서무진의 눈에 부모님과 떨어져 혼자 공포에 떨고 있던 그에게 손을 내밀던 천공의 모습이 보였다.


“그래서 네게 오백 여 년의 시간을 어둠 속에서 홀로 지내며 하늘이 정해준 안배를 인간인 네 몸에 체득하도록 했단다.”

“그렇다면 오백 여 년 후의 세상에서 내가 눈을 뜬 것이 스승님의 안배였단 말씀이십니까?”


서무진의 목소리가 떨려 나왔다.


“너를 만나기 전 장백산에 내려와있던 내게 한 사람이 찾아왔단다. 그는 자신을 명교(明敎)의 마지막 교주(敎主)라고 말했었지. 원래 명교는 수천 년 전 멀리 파사(波斯, 페르시아)에서 일어났었던 종교가 그 근원이지. 그 종교는 불을 신성시하기 때문에 배화교(拜火敎)라고도 불렸단다. 그 배화교가 파사 지역에서 쇠퇴하면서 그들의 수뇌와 그를 따르는 무리가 중원(中原)으로 넘어왔고 그 이름을 명교(明敎)로 바꾸어 포교활동을 하다가 마침내 홍무제(洪武帝, 주원장)를 도와 명(明)나라를 건국하는 데 큰 역할을 하게 되었지. 하지만 명교의 세력이 커질 것을 염려한 홍무제가 오히려 명교를 핍박하자 뿔뿔이 흩어졌고 간신히 명맥만 유지하던 마지막 교주가 날 찾아온 것이지. 그는 내가 가끔 장백산에 내려와 이 땅의 정기(正氣)를 살피고 어둠을 몰아내는 것을 알았던 것이지. 그래. 너도 아마 짐작하고는 있었겠지만 나는 사람들이 흔히 말하는 상제(上帝)의 화신(化身)이란다.”


천공의 말을 서무진은 이해할 수가 없었다. 하지만 서무진의 반응에는 상관없이 천공은 계속 말을 이었다.


“명교의 마지막 교주는 자신의 명(命)이 얼마남지 않았다는 것을 알았더구나. 그래서 그는 명교에 이어져오던 중요한 신공(神功)의 맥을 끊지 않으려고 날 찾아왔다고 했다. 배화교에서 이어져오던 선조들의 전언(傳言)에 따르면 그들의 선신(善神)에 의해 다른 세상으로 쫓겨간 악신(惡神)이 반드시 이 세상에 다시 돌아올 것이고 그 악신의 궤계(詭計)를 물리치기 위해서는 자신들에게 이어져오던 이 신공(神功)이 절대 필요하다고 했지. 그는 혹시 내가 그 악신(惡神)을 물리쳐줄 수 있지 않을까하는 마음으로 찾아왔지만 명(命)이 내가 파사의 신을 대적하지 못하도록 길을 막고 있었다는 것을 나는 알았단다. 천기를 통해 오백 여 년 후에 세상이 악(惡)으로 물들지 모른다는 것을 알았던 나는 교주에게서 그 신공(神功)을 전해 받았다. 하지만 신공(神功)이라는 이름과는 다르게 그것은 인간의 몸으로만 펼칠 수 있는 것이었다. 한 인간이 자신을 잊어버리고(無我之境) 그 어떠한 다른 잡 생각도 하지 않은 채(無念無想) 오백 년 이상을 수련해야만 익힐 수 있는 이 신공은 익히기만 하면 신(神)조차도 소멸시킬 수 있을 만한 위력을 지녔지. 그 신공을 보고 나는 스스로 그 악신(惡神)을 물리칠 순 없어도 그 악신(惡神)을 물리칠 수 있는 길을 만들기로 마음 먹었단다.”


천공이 약간은 슬프지만 여전히 인자한 표정으로 서무진을 다시 쳐다 보았다.


“그래서 나는 외부의 시간에 영향을 받지 않는 공간을 창조했단다. 이 세상이 마기(魔氣)에 물들기 시작할 때 그 마기를 느끼면 사라지는 공간이었다. 그리고 무진이 네가 나의 인도로 명상(冥想)에 잠길 때 네가 자연스럽게 명교의 교주가 전해준 신공(神功)이 수련되도록 만들었지. 그래서 너는 너도 모르게 명교의 신공을 익히며 오백 여 년의 시간을 어둠 속에서 홀로 지냈던 거란다.”


천공의 표정이 좀 더 슬퍼졌다.


“다만 나는 네가 깨어난 세상에서 이 신공(神功)만큼은 사용하지 않기를 바랬단다. 그래서 이 신공을 숨겨뒀었지. 왜냐하면 이것은 인간만이 사용할 수 있지만 실제로는 신(神)의 위력을 갖고 있기 때문에 이 신공(神功)을 사용하는 인간은 신(神)의 격(格)을 침범한 대가를 받게 되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너에게 닥쳐온 마기(魔氣)가 결국 이 신공을 깨웠구나.”


천공의 슬픈 표정이 점점 희미해져갔다.


“미안하구나. 무진아. 네게 아무런 언질도 하지 않고, 또 너의 의사를 물어보지도 않고 오백 여 년이나 지난 세상에 널 홀로 떨어드린 것이 미안하고 세상을 뒤덮을 악을 물리치기 위해 보낸 것은 나인데 그 악을 감당하는 사람은 너인 것이 미안하고 무엇보다 널 홀로 둔 것이 미안하구나.”

“스승님...”


멀어지는 천공의 모습을 보며 서무진이 눈물을 떨구었다. 그리고 천공의 모습이 완전히 사라졌다. 그 순간 서무진의 온 몸에서 오색광휘(五色光輝)가 사방으로 뿜어져 나왔다. 그 빛은 하나였다가 다섯이었으며 눈부시게 밝았다가 눈의 피로를 만져주었고 온 세상을 에일 듯이 차가웠다가 온 만물이 생동하게 만드는 따뜻한 빛이었다.

그 빛은 처음엔 서무진의 몸 주변을 비추더니 점점 더 넓게 퍼져 나갔다. 그 빛이 퍼져 나감에 따라 아지 다하카가 뿜어내었던 검은 연기가 점점 물러나며 옅어졌다.


『이게 뭐냐! 어디서 이런 빛이!』


아지 다하카가 당황한 듯 소리쳤다. 아지 다하카가 자신이 만들어 놓은 검은 연기의 산이 점점 물러나며 옅어지자 다시 가운데 입을 열어 검은 연기를 뿜어 댔다. 하지만 서무진에게서 나오는 빛은 그 연기마저 몰아내며 점점 더 세력을 넓혀갔다. 당황한 아지 다하카가 모든 입을 열어 강한 바람과 거대한 불꽃과 검은 연기를 동시에 뿜어 댔다. 하지만 그 어떤 것도 서무진 근처에도 이르지 못하고 서무진에게서 발현되는 밝은 빛에 닿기만 하면 다 사라졌다.

그제서야 아지 다하카가 무언가를 느낀 듯 소리쳤다.


『이 빛은! 믿을 수 없다! 어떻게 인간에게서 그의 빛이 발현된단 말인가!』


아지 다하카의 여섯 개의 눈이 공포로 물들어갔다.


『이 빛이 정말 그의 빛이라면 위대하신 그 분조차도 감당하기 어려운 빛...』


마침내 서무진의 몸에서 나온 빛이 아지 다하카에게까지 이르렀다. 그리고 그 빛이 가장 먼저 닿은 왼 쪽 머리가 서서히 녹아내리기 시작했다.


『으아아악! 이렇게 소멸될 순 없다! 얼마나 기다려왔는데! 그 분이 오실 세상을 기다리던 대계(大計)가 이렇게 물거품이 될 순 없는 일이다!』


머리가 녹아내리는 고통에 몸부림치며 아지 다하카가 소리쳤다. 하지만 오색광휘에 휩싸여 아지 다하카는 달아나지도 못했다. 그리고 서서히 두 번째 머리가, 몸이, 세 번째 머리가 녹아 내리더니 마침내 꼬리 끝까지 녹아 내렸다.


『크으으으... 원통하다.』


아지 다하카가 마지막 말을 남기고 완전히 녹아내렸고 녹아내린 액체마저 서서히 말라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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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1 아지 다하카 (2) 18.07.11 1,110 28 10쪽
70 아지 다하카 (1) 18.07.10 1,125 28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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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8 X등급 포탈 (2) 18.07.06 1,210 34 10쪽
67 X등급 포탈 (1) 18.07.05 1,209 29 9쪽
66 선발 (3) 18.07.04 1,248 30 9쪽
65 선발 (2) +1 18.07.03 1,267 26 10쪽
64 선발 (1) 18.07.02 1,307 30 10쪽
63 변화 (2) +1 18.06.29 1,452 33 10쪽
62 변화 (1) 18.06.28 1,432 33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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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 협회장 (2) 18.06.26 1,441 30 11쪽
59 협회장 (1) +1 18.06.25 1,441 30 10쪽
58 백천린 (5) 18.06.22 1,562 33 10쪽
57 백천린 (4) +2 18.06.21 1,451 35 8쪽
56 백천린 (3) 18.06.20 1,440 35 8쪽
55 백천린 (2) 18.06.19 1,448 38 9쪽
54 백천린 (1) 18.06.18 1,520 33 10쪽
53 협회 (4) 18.06.15 1,498 30 8쪽
52 협회 (3) 18.06.14 1,509 34 8쪽
51 협회 (2) 18.06.13 1,541 35 9쪽
50 협회 (1) 18.06.12 1,606 33 11쪽
49 클리어 (4) 18.06.11 1,602 33 9쪽
48 클리어 (3) +1 18.06.08 1,651 33 8쪽
47 클리어 (2) 18.06.07 1,701 34 9쪽
46 클리어 (1) 18.06.06 1,715 40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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