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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午宇去
작품등록일 :
2018.04.09 15:54
최근연재일 :
2018.07.14 2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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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300,964

작성
18.06.18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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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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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
글자
10쪽

백천린 (1)

DUMMY

“저는 협회장님의 비서 변수성이라고 합니다. 협회장님께서 조금 전까지 중요한 업무를 처리하시느라 여러분이 협회에 방문하신 것도 모르셨습니다. 조금 전에야 여러분들께서 방문하신 것에 대한 보고를 받으셨는데 여러분들을 바로 협회장님께 모셔오지 않은 것 때문에 저희들을 많이 질책하셨습니다. 협회 헌터들이 상부의 지시도 없이 마음대로 여러분들과 트러블을 일으킨 것까지 아시고는 불같이 화를 내셨습니다. 제가 좀 더 일처리를 잘했어야 하는데 여러분들게 불편을 끼쳐드려 죄송합니다.”


변수성이 가볍게 목례를 했다.


“아닙니다. 어쨌거나 저희도 협회에 먼저 연락을 취하고 방문한 건 아니니 협회장님께서 모르실 수도 있는 일이라 생각합니다. 다만 조금만 더 빨리 연락이 되었다면 협회 헌터들과 불필요한 마찰을 피할 수 있었을 텐데 안타까울 뿐입니다.”


강민수가 마주 목례를 하며 말했다. 그 모습을 본 유정태가 서무진의 옆구리를 쿡쿡 찌르더니 귓속말로 속삭였다.


“우리 팀장님을 보면 그냥 앞만 보고 달리는 무식한 상남자 같지만 속에 여우도 한 마리 키우고 있다니까요.”

“그게 무슨 말이냐?”


서무진이 낮은 목소리로 유정태에게 물었다.


“저기 변수성이라는 협회장 비서가 한 말의 요지는 이런 거예요. 협회장은 몰랐다. 알았으면 바로 만났을 텐데. 협회장이 모르는 사이 협회 헌터들이 제 멋대로 일을 벌였다. 문제가 있다면 그건 헌터들의 책임일 뿐 협회는 잘못이 없다.”

“헌터들의 책임으로 돌린다?”

“네. 어차피 협회 헌터들이란 일종의 계약관계에 불과하니까 이런 식으로 쓰고 버려도 별 문제없다고 판단하는 거겠죠.”

“그런데 팀장님이 여우라는 건?”

“변수성 비서의 말에 팀장님이 이렇게 대답하신 거죠. 협회장이 몰랐다니 그건 인정. 하지만 좀 빨리 알았으면 아무 문제 없었을 텐데. 협회의 대응이 늦어 문제가 발생한 거니 우리도 책임 없음. 대충 이렇게요.”


서무진이 유정태를 잠시 쳐다보았다.


“그렇군. 이해했다. 똑똑한 사람이 옆에 있으니 이해하기 편해서 좋구나. 그러니까 네 말은 협회장이 정말 몰라서 이런 문제가 발생한 게 아니라는 거지? 이미 알고 있었다는 건 협회 헌터들이 어떻게 처리하나 지켜보고 있었다는 말일테고 그들의 힘으로는 우리를 막을 수 없으니 이제 모르는 척 우리를 만나는 것이겠군.”

“빙고! 그거죠.”


서무진이 눈살을 찌푸렸다.


“빙고는 또 뭐냐?”

“맞아요. 뭐 이런 뜻이니까 신경쓰지 마세요. 형이랑 대화할 땐 어휘에도 신경써야 하니 가끔 피곤해요.”


피곤하지만 어쩔 수 없다는 듯 한숨을 쉬는 유정태를 보며 서무진이 엄지 손가락과 가운데 손가락을 둥글게 말아 붙였다.


“무슨 이유인지 마음에 살기가 일어나는군.”

“농담이예요. 농담. 농담 한마디에 살기라뇨! 손가락도 푸세요. 잘못했어요.”


손사래를 치는 유정태를 다른 사람들이 무슨 일인지 궁금해하는 표정으로 쳐다 보았다.


“별일 아니예요. 신경쓰지 마시고 가요.”


유정태가 손을 저으며 걸음을 재촉했다.


곧 그들은 협회장실에 도착했다. 비서실과 연결된 협회장실의 문을 가볍게 노크한 변수성이 치우 S팀을 협회장실 안으로 안내했다. 그들이 협회장실 안으로 들어서자 반백의 머리에 단단한 체구를 가진 신사가 웃으며 그들을 향해 걸어왔다. 그는 한국헌터협회의 수장인 윤승화였다. 그는 대격변 초기에 각성한 A급 헌터였다. 헌터로서의 능력도 뛰어났지만 그보다 정치력이 더 뛰어나다고 평가받는 사람이었다. 그 정치력으로 협회를 구성했고 협회장이 되어 지금까지 그 자리를 지키고 있는 윤승화는 현재 한국에서는 대통령과 맞먹는 영향력을 가진 사람으로 인정받고 있었다.


“어서 오십시오. 치우 S팀 여러분. 제가 바쁜 용무가 있어 여러분을 불편하게 만들어 미안합니다.”


윤승화가 활짝 웃으며 강민수에게 다가가 오른 손을 내밀었다.


“강민수 헌터. 이게 얼마만입니까? 오랜만에 반가운 사람을 만나는데 과정이 좀 매끄럽지 못했네요.”


강민수가 윤승화의 손을 맞잡으며 가볍게 목례를 했다.


“그동안 안녕하셨습니까? 협회장님. 오랜만에 뵙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존대말을 쓰시면 좀 불편합니다.


강민수의 말에 윤승화가 피식 웃었다.


“강민수 헌터가 옛날의 민수가 아니라 좀 불편해서 말이지.”

“글쎄요. 옛날의 그 사람이 아닌 건 제가 아닌 것 같습니다만...”

“그런가? 뭐 그렇다고 치고. 그 이야긴 다음에 천천히 하도록 하고. 다른 사람들하고도 인사를 나눠야지.”


강민수의 손을 놓은 윤승화가 손창균에게 악수를 청했다.


“손창균 헌터. 반갑습니다. 손창균 헌터도 나와 구면이지요?”

“네. 협회에서 한 번 뵌 적이 있습니다. 기억하시는 군요.”

“그럼요. 내가 헌터로서 능력은 좀 떨어져도 기억력은 좋습니다.”


조금 과장되게 껄껄 웃은 윤승화가 서정애와 유정태와도 악수를 나누었다. 그리고 여전히 웃는 얼굴로 서무진에게 손을 내밀었다.


“당신이 떠들썩한 소문의 주인공이군요. 만나서 반갑습니다. 서무진 헌터.”

“처음 뵙겠습니다. 서무진입니다.”


서무진이 윤승화의 손을 마주 잡았다. 윤승화가 서무진의 손을 아래 위로 힘차게 흔들었다.


“꼭 한 번 보고 싶었는데 오늘 드디어 기회가 왔네요. 만나서 기쁩니다.”


윤승화가 정말 기쁘다는 듯 활짝 웃었다. 윤승화의 태도에 어쩔 수 없이 서무진도 어색하게 웃었다.


“자, 자, 서서 이러지 말고 앉아서 이야기 합시다.”


윤승화가 지금까지 서 있었던 것이 마치 치우 S팀의 책임인 양 앉기를 권했다. 윤승화가 권하는 대로 그들이 소파 양쪽으로 나누어 앉자 윤승화가 가운데 자리에 앉았다. 그들이 자리에 앉자 고풍스러운 다기에 담긴 차가 나왔다.


“여러분들이 뭘 좋아할지 몰라서 그냥 내가 좋아하는 걸로 준비했어요. 제주도에서 가져온 녹찬데 난 좋더라구요. 마셔 보고 혹시 입에 맞지 않으면 다른 걸로 준비하라고 할께요.”


서무진이 차를 한 모금 홀짝 마셨다. 진한 녹차의 향이 입안을 감돌았다.


“우리도 좋습니다.”


한 모금을 마신 강민수가 다기를 내려놓으며 말했다.


“입에 맞는다니 다행이네요. 자 그럼 협회에 방문한 용건에 대해 이야기해 볼까요? 청주 포탈의 등급 책정 때문에 항의하러 왔다고 들었는데 맞나요?”

“그렇습니다. A등급이었던 포탈이 갑자기 B등급이 된 이유가 무엇인지 듣고 싶어 이렇게 찾아왔습니다.”


강민수가 무겁게 말을 꺼냈다.


“하하. 청주 포탈의 등급에 대해서는 이미 그 결과가 통보된 것으로 아는데요. 청주 포탈에 대한 보고서가 있을 텐데... 여기 있군.”


윤승화가 보고서를 찾아 손가락으로 짚어 내려갔다.


“흠... 여러분들이 만난 보스 몬스터가 변형 듀라한, 스켈레톤, 강시 라고 기록되어 있네요. 그렇죠?”

“그렇습니다.”

“하지만 협회와 관리국의 연구원들의 논의 결과 지금까지 그런 류의 보스 몬스터는 단 한 번도 나타나지 않았기 때문에 일단 등급을 보류했다고 했고... 거기다 영상 자료에는 듀라한을 잡는 장면만 있었는데 주로 강민수 헌터와 손창균, 서정애, 유정태 헌터가 함께 잡은 걸로 보이는데 네 명의 헌터들의 등급을 놓고 추정했을 때 변형 듀라한의 수준은 B등급 정도로 보인다라고 기록되어 있네요. 이런 추론을 통해 청주 등급은 겉으로는 A등급인 것처럼 보였으나 실제로는 B등급인 것으로 판단하는 것이 합리적이다라고 결론지었군요.”


윤승화가 보고서를 보던 눈을 들었다. 그리고 자신을 바라보는 치우 S팀을 향해 말했다.


“흠... 추론을 통해 내린 결론이긴 하지만 상식적이고 합리적인 것 같은데 이 내용에 무슨 문제라도 있나요?”

“있습니다. 우리가 만난 보스 몬스터는 분명히 세 마리였고 세 마리 모두 우리가 앞서 잡은 와이트 킹과도 비교할 수조차 없이 강한 상대였습니다.”


윤승화가 가볍게 손을 들어 강민수의 말을 끊었다.


“그건 치우 S팀의 일방적인 주장이라고 되어 있군요. 보다 상식적이고 합리적인 선택을 할 수밖에 없다는 게 연구진의 결정이고.”

“그러면!”


역시 강민수가 윤승화의 말을 끊었다.


“제가 지금 말도 안되는 소리를 한다는 겁니까? 협회는 제가 상대가 얼마나 강한지도 판단하지 못하는 바보 멍청이라고 생각한다는 거군요. S등급 헌터인 이 강민수를!”

“그런 말이 어디 있습니까! 강민수 헌터는 우리 나라에서 가장 중요한 헌터 중 하나이고 협회는 강민수 헌터의 판단을 언제나 존중합니다. 다만 이번 건에 한해서는 좀 더 합리적인 판단을 협회가 했을 뿐입니다.”

“그 합리적인 판단이라는 게 협회가 A등급 포탈을 가장 먼저 최단 시간에 클리어했다는 이름을 얻기 위한 건 아닙니까?”


쾅!


윤승화가 테이블을 주먹으로 내리쳤다. 녹차가 담긴 다기가 그 힘의 여파로 달그락 거렸다.


“강민수 헌터! 말이라고 다 말은 아닙니다.”

“솔직히 그 말씀은 조금 전 제가 협회장님께 하고 싶었던 말입니다.”

“강민수!”


두 사람 사이에 불꽃이 튀었다. 그 때 협회장실 문이 열리고 한 남자가 들어왔다.


“밖에서 잠시 들었는데 재미있는 이야기들을 나누고 계시는 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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