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마유 님의 서재입니다.

포탈 클리너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현대판타지

완결

午宇去
작품등록일 :
2018.04.09 15:54
최근연재일 :
2018.07.14 22:51
연재수 :
74 회
조회수 :
173,391
추천수 :
2,865
글자수 :
300,964

작성
18.06.27 21:50
조회
1,401
추천
33
글자
9쪽

협회장 (3)

DUMMY

백천린의 시선이 기자회견장 안을 훑었다.


“끙...”


백천린의 시선이 닿은 기자들의 입에서 앓는 소리가 났다. 백천린의 눈빛에서 왠지모를 위압과 의지를 읽었고 그것을 감당하기 힘들었기 때문이었다.

백천린의 시선이 한 곳에서 멈추었다. 그 시선이 닿는 곳에 윤승화가 앉아 있었다. 윤승화가 눈빛만으로도 사람을 얼려버릴만큼 서늘한 눈으로 백천린을 쳐다보았지만 백천린은 오히려 담담한 얼굴로 그 눈빛을 받았다.


“기다려 주셔서 감사합니다. 최근에 있었던 청주 포탈의 등급 산정에 관한 문제와 거기에 관련된 일들로 국민 여러분께 알려야할 것이 있어 이렇게 기자회견을 갖게 되었습니다.”


백천린이 입을 열자 수많은 카메라의 플래시가 일제히 터졌다. 번쩍이는 불빛들이 잦아들 때까지 여유있게 기다리던 백천린이 다시 말을 이었다.


“우선 여러분들이 궁금하게 여기시는 청주 포탈의 등급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일단 제가 판단하기로는 청주 포탈은 너무나도 분명히 A등급입니다.”


백천린의 말에 여기 저기서 탄성이 터져 나왔다.


“어떻게 그렇게 확신하십니까?”


가운데 앉아있던 젊은 기자가 저도 모르게 물었다가 미안한 표정을 지으며 말을 흐렸다.


“아, 죄송합니다. 말씀을 마치시면 질문하는 게 순서인 줄 알지만...”

“뭐 괜찮습니다. 그냥 오늘의 기자회견은 이렇게 하죠. 궁금한 게 있으시면 그때 그때 손을 들어 표해주십시오. 할 수만 있다면 바로 대답하겠습니다. 기자님, 질문이 뭐였죠?”


백천린이 양해하며 다시 묻자 질문했던 기자가 굳었던 표정을 조금 풀며 말했다.


“백천린 헌터님께서 조금 전 청주 포탈은 너무도 분명한 A등급이라고 말씀하셨는데 어떻게 그렇게 확신하십니까?”

“먼저는 치우 클랜을 믿기 때문입니다. 치우 클랜은 지금까지 단 한 번도 포탈에 관련된 내용을 부풀리거나 축소한 적이 없었던 가장 신뢰할만한 클랜이지요. 여러분들도 인정하시는 것 아닙니까?”

“치우 클랜이 신뢰할만한 클랜이라고 해도 협회의 발표가 치우 클랜과는 달랐습니다. 그렇다면 협회의 발표가 잘못된 것이라는 말씀입니까?”


구석에 앉아있던 다른 기자가 불쑥 질문했다가 백천린의 표정을 보고 아차 하는 표정을 지었다.


“제가 질문을 하되 손을 들어 표해달라고 말씀드렸을 텐데요.”

“죄송합니다.”

“다시 한 번 더 그러시면 질문할 기회를 드리지 않겠습니다.”


기자를 향해 냉정한 표정을 짓던 백천린이 고개를 돌려 윤승화를 한 번 쳐다 보았다.


“저는 협회의 발표가 잘못되었다고 생각합니다.”


백천린의 말에 다시 기자들이 웅성거렸다. 웅성거림이 잦아들자 백천린이 다시 말했다.


“치우 S팀은 청주 포탈에서 만났던 보스 몬스터가 듀라한, 스켈레톤, 강시라고 말했습니다. 그런데 협회는 스켈레톤과 강시는 청주 S팀의 영상에 포함되지 않았고 듀라한에 대해서는 A등급이라고 추정할만한 근거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포탈의 보스몬스터를 와이트킹으로 보고 청주 포탈이 B등급이라고 발표했던 것이죠.”


앞 쪽에 앉아있던 여기자가 손을 들었다. 백천린이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자 자리에서 일어나 물었다.


“협회의 판단은 합리적으로 보입니다. 협회의 판단이 틀렸다는 근거가 있습니까?”

“물론이죠. 근거는 상주 A등급 포탈입니다. 저는 상주 포탈에 협회의 다른 헌터들과 함께 진입했었습니다. 그런데 도중에 우리도 와이트킹을 중심으로 한 몬스터의 무리들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그 때까지 협회 헌터들과 저는 솔직히 사이가 별로 좋지 않았기에 저는 와이트 킹만 잡고 마나스톤을 찾으러 그 자리를 벗어났었습니다. 와이트킹이 보스 몬스터라고 판단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하지만 잠시 후 저는 상주 포탈의 진짜 보스 몬스터를 만났죠.”

“설마...”


누군가의 입에서 신음 소리 같은 것이 들렸다. 백천린이 그 소리를 듣고 빙긋 웃었다.


“여러분의 생각처럼 듀라한과 스켈레톤과 강시였습니다.”

“아!”


탄성 소리와 함께 기자들의 손놀림이 빨라졌다.


“그것들은 강했습니다. 제가 지금껏 상대한 그 어떤 몬스터보다 말입니다. 간신히 세 마리를 해치울 수 있었죠.”

“헛소리! 그렇다면 왜 말하지 않았나?”


잠자코 듣고 있던 윤승화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외쳤다. 사진 기자들의 플래시가 다시 일제히 터졌다.


“와이트킹을 잡고 세 마리의 보스 몬스터까지 잡고 돌아오니 협회 소속 헌터들 중 한 명이 죽고 몇 명이 부상을 당했었습니다. 그런데 그들이 절 보더니 그들의 희생이 마치 제 책임이라도 되는 듯 굴더군요. 그러면서 와이트킹에 대한 소유권을 자신들이 가져야겠다고 하더군요. 말도 섞기 싫어서 별말없이 포탈을 빠져나왔지요. 그런데 우리보다 치우 S팀이 먼저 포탈을 클리어했다더군요. 발표된 내용을 보니 상주 포탈에서 나타난 몬스터와 동일했었습니다. 그래서 뭐 천천히 하면 되겠지 생각했었습니다.”


또 다른 기자가 손을 들고 질문했다.


“그렇다면 왜 굳이 지금 기자회견을 통해 이런 사실을 말씀하시는 겁니까?”

“원래는 어제 협회장님을 만나 이 사실을 말씀드리고 사실 관계를 바로 잡으려고 할 생각이었습니다. 그런데 협회장님께서는 사실이 알려지는 걸 거부하셨죠.”


기자들의 시선이 윤승화에게 쏠렸다.


“그런적 없습니다. 오히려 어제 백천린과 치우 S팀이 함께 절 찾아와 청주 포탈을 A등급으로 고쳐달라고 협박했었습니다. 그래서 제가 그것을 거부하고 백천린과 치우 클랜을 징계하려고 했던 겁니다.”


윤승화가 다급히 말했다.


“협회장은 명예와 권력과 돈이 필요했고 협회 소속 헌터들은 단순히 돈이 필요했던 겁니다. 최초의 A등급 포탈 클리너가 협회가 되어야 했던 거죠. 뭐 사실은 협회가 헌터들의 권리와 명예를 훔쳐간 일이 이번 뿐이 아닙니다.”

“무슨 소릴 하는 건가!”


윤승화의 외침에 아랑곳하지 않고 백천린은 말을 이었다.


“제가 포탈에서 나오는 이익에 크게 관심이 없다고 해서 눈이 멀거나 귀가 먹었다고 생각하셨습니까? 협회장님, 협회 헌터들의 입은 생각보다 아니 생각 이상으로 가볍습니다. 약간의 이익만 있으면 아마 그들이 알고 있는 건 다 말할 겁니다. 아니!”


백천린이 잠깐 숨을 골랐다.


“솔직히 기자 여러분들도 다 알지 않습니까? 협회장이 무소불위의 권력을 가지고 얼마나 많은 비리를 저질렀는지를 말입니다. 다만 헌터들의 정점이라는 그 위치 때문에 이 헌터의 시대에 쉽게 말하지 못했을 뿐 아닙니까?”


대부분의 기자들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 모습을 본 윤승화가 소리를 쳤다.


“난 아무런 잘못이 없다. 난 언제나 협회를 위해 최선을 다했을 뿐이다.”

“그래서 문제라는 겁니다. 협회장님.”


윤승화의 말에 백천린이 고개를 젓다가 기자들을 향해 단호한 목소리로 말했다.


“여러분, 여러분들이 아셔야하는 사실이 하나 있습니다.”


“그것은 포탈이 브레이크를 일으키고 있다는 것입니다. 다시 말씀드리면 포탈이 열리고 포탈 안에 있던 몬스터들이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으로 나오기 시작했다는 것입니다.”


백천린의 말에 기자들이 화들짝 놀랐다.


“그게 무슨 말씀입니까? 몬스터들이 세상으로 나오기 시작했다니요?”


어떤 기자가 손을 들 생각조차 못하고 물었다.


“말씀 그대로입니다. 다행히 아직 우리 나라에서는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았지만 세계 몇 곳에서 몬스터들이 포탈 밖으로 나와 많은 피해를 입혔습니다. 아직은 소수만이 아는 사실이지만 곧 알려질 내용이기도 합니다. 이 사실을 지금이라도 알리는 이유는 이런 사실 때문에 불안하겠지만 모르고 있다가 피해를 당하는 것보다는 나을 것이라는 판단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우리 나라에서도 그런 일이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는 말씀입니까?”

“가능성이 없다고는 말 못하겠죠. 그래서 브레이크가 일어나기 전에 포탈을 클리어하는 것이 우리의 가장 큰 목표가 되어야 하고 이것이야 말로 현재 윤승화 협회장이 협회를 떠나야하는 이유입니다. 협회는 협회의 이익을 위해 움직이는 단체가 아니라 포탈을 클리어하기 위해 최선을 다해 헌터들을 돕는 단체가 되어야합니다.”


“우리도 백천린 헌터의 말에 동감하며 윤승화 협회장의 퇴진을 요구하는 바입니다.”


기자회견 장 뒤편에서 묵직한 소리가 들렸다. 모두의 시선이 닿는 곳에 고려 클랜장 석대명이 서 있었고 그 옆에는 제왕 클랜장 주대진이 서 있었다.


“네 놈들이...”


윤승화가 그들을 보며 이를 갈았다.


“네 놈들이 아무리 이래봐야 소용없다. 협회는 관리국과 한 몸이야. 내 뒤에는 국가가 있다. 협회는 곧 국가 권력의 일부분이라는 말이지. 네 놈들이 국가와 싸우겠다고 한다면 모를까 날 내쫓는 건 어림도 없는 일이야.”

“협회는 국가와 한 몸이지만 협회장이 국가는 아니죠. 국가는 국민을 수호할 협회가 필요하지 자신의 이익만을 추구하는 사람이 필요한 것은 아닙니다.”


석대명과 주대진 사이에서 헌터관리국장 김범주가 얼굴을 내밀며 말했다.


“김범주 국장...”


윤승화가 자리에 주저앉았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포탈 클리너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74 서무진 (최종화) +4 18.07.14 1,379 24 10쪽
73 아지 다하카 (4) +1 18.07.13 1,105 23 9쪽
72 아지 다하카 (3) 18.07.12 1,063 22 11쪽
71 아지 다하카 (2) 18.07.11 1,110 28 10쪽
70 아지 다하카 (1) 18.07.10 1,125 28 9쪽
69 X등급 포탈 (3) +2 18.07.09 1,193 34 11쪽
68 X등급 포탈 (2) 18.07.06 1,210 34 10쪽
67 X등급 포탈 (1) 18.07.05 1,208 29 9쪽
66 선발 (3) 18.07.04 1,248 30 9쪽
65 선발 (2) +1 18.07.03 1,267 26 10쪽
64 선발 (1) 18.07.02 1,307 30 10쪽
63 변화 (2) +1 18.06.29 1,452 33 10쪽
62 변화 (1) 18.06.28 1,432 33 10쪽
» 협회장 (3) 18.06.27 1,402 33 9쪽
60 협회장 (2) 18.06.26 1,441 30 11쪽
59 협회장 (1) +1 18.06.25 1,441 30 10쪽
58 백천린 (5) 18.06.22 1,562 33 10쪽
57 백천린 (4) +2 18.06.21 1,451 35 8쪽
56 백천린 (3) 18.06.20 1,440 35 8쪽
55 백천린 (2) 18.06.19 1,448 38 9쪽
54 백천린 (1) 18.06.18 1,520 33 10쪽
53 협회 (4) 18.06.15 1,498 30 8쪽
52 협회 (3) 18.06.14 1,509 34 8쪽
51 협회 (2) 18.06.13 1,541 35 9쪽
50 협회 (1) 18.06.12 1,606 33 11쪽
49 클리어 (4) 18.06.11 1,602 33 9쪽
48 클리어 (3) +1 18.06.08 1,651 33 8쪽
47 클리어 (2) 18.06.07 1,700 34 9쪽
46 클리어 (1) 18.06.06 1,715 40 10쪽
45 A등급 포탈 (6) 18.06.05 1,712 33 9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