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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슬란.k 님의 서재입니다.

리셋 : 격투천재의 좀비 아포칼립스 생존기

웹소설 > 자유연재 > 현대판타지

아슬란.k
작품등록일 :
2020.11.23 17:14
최근연재일 :
2021.03.01 20:55
연재수 :
20 회
조회수 :
3,493
추천수 :
112
글자수 :
95,721

작성
21.01.18 22:45
조회
141
추천
6
글자
9쪽

15화 왜 그래쓰까?

DUMMY

찍- 찌직-


어둠속에서 준석의 손이 바지런히 움직였다.


절도있게 조끼의 벨크로를 조이는 소리가 어둠을 깨웠다.


희미한 달빛에 의지해 어둠속에서도 준석은 장비를 단단히 챙겼다.


뭉툭한 헬멧에 야투경을 결합하고, 등엔 일본도와 석궁을 장착했다.


가슴에 쿠크리와 오른쪽 허벅지에 특전대검을 부착했다.


발목등 구석구석에 잡스러운 탈출 장비들을 챙기는 것도 잊지 않았다.


쓰윽- 쓱


마지막으로 티타늄 프로텍터 장갑, 라이딩 자켓을 휙 돌려 입고 현관으로 가 워커를 신었다.


현관옆에 있는 전신거울이 준석의 전신을 담아내긴 부족하다.


언뜻 보인 떡 벌어진 어깨와 덩치, 검과 장비는 그 자체만으로도 엄청난 위압감을 뿜어냈다.


준석이 전신거울을 응시하며 양손을 헬멧으로 올렸다.


딸깍-


헬멧에 장착된 야투경을 내리자 익숙한 초록색 광경이 펼쳐졌다.


후흡-! 후흡-


준석은 다부지게 심호흡을 하고 살며시 현관문을 열었다.


미리 작업을 해둔 터라 도어락 소리는 나지 않았다.


준석은 조심스럽게 계단을 내려왔다.


1층에서 골목길로 눈을 들자 초록색 시야에 드문드문 놈들이 보였다.


준석은 최대한 발소리를 죽여 놈들을 피해 일마트로 향했다.


장비를 든든히 착용했지만 밤에 홀로 다니는 것이 처음이기에 긴장감이 올라왔다.


준석은 쿠크리를 쥐었다.


자박 자박 자박-


자세를 낮추고 날이 세웠다.


저기 멀리서 바람에 굴러가는 나뭇잎 소리도 생생히 들려왔다.


준석은 최대한 길 한가운데로 걸었다.


자동차등 엄폐물 사이에 있는 놈들을 발견하지 못하면 순식간에 골치 아파지기 때문이다.


한참을 걸어도 놈들은 보이지 않았다.


준석은 어려움 없이 큰길을 건너, 마트 입구에 도착했다.


멀리서 그르렁 소리가 들려왔지만 충분히 대처할 수 있을 만큼 거리다.


준석은 들어가지 않고 마트 주변을 살폈다.


‘입구는 잘 막아두고선 경계를 세우진 않았군. 인원이 부족하거나, 경계에 대한 중요성을 모르는 놈들이 있다는 뜻이다. 좋아’


준석의 입꼬리가 약간 움직였다.


여전히 자세를 낮추고 주차장쪽으로 발길을 옮겼다.


허억-! 꿀꺽


경사면을 따라 올라가서 본 널따란 주차장을 본 순간 준석의 등줄기에서 식은땀이 흘렀다.


최소한 100마리 이상의 좀비들이 어슬렁 거리고 있었기 때문이다.


식겁한 준석은 곧바로 발길을 돌려 지하 하역장으로 향했다.


어둠속에서 야투경만큼 위대한 아이템은 없다.


야투경없이 왔다간 곧바로 놈들의 밥이 되었을 것이다.


‘주차장의 빼곡한 좀비들을 낮에 보면 도저히 접근할 생각을 못 하겠고, 밤에 오면 무조건 죽는다. 훌륭한 바리케이트를 쳐 놨군. 누군지 모르겠지만 머리 좀 돌아가네. 후후’


준석은 하역장에 도착했다.


셔터가 내려와 있어 들어갈 순 없었다.


셔터 너머에서 그르렁거리는 소리가 들려왔으나 결코 많은 수는 아니다.


마트를 출입할 수 있는 길은 여기가 유일하다.


준석은 이곳과 주변을 눈여겨본 뒤 집으로 돌아왔다.


* * *


다음 날, 준석은 망원경과 이불을 챙겨 옥상으로 올라갔다.


아직 찬 바람이 불어댔기 때문에 이불까지 들고 왔다.


마트와 가장 가까운 모퉁이에서 한 참을 앉아 있었다.


엣취-


훌쩍-


흠흠-


연신 코를 훌쩍이면서도 눈을 떼지 않았다.


추위와 지루함과 싸움이다.


준석은 벌떡 일어나 버너와 주전자, 드립백까지 챙겨왔다.


전기와 물이 끊겨버린 상황에서 드립커피라니!


밥을 먹으려고 해도 부탄가스가 없어 생쌀을 씹어먹는 수 많은 사람들이 준석을 안 봐서 다행일 뿐이다.


준석이 봉지커피와 드립백을 챙겨둔 이유가 있다.


내전을 겪은 사람들의 글에서 인스턴트 커피와 담배는 훌륭한 자산이 된다는 내용을 인상 깊게 읽었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준석은 커피를 좋아한다.


준석은 옥상에서 캠핑하듯 여유롭게 드립커피를 즐겼다.


고소한 커피 냄새가 지루함을 쫓아내주었다.


무의식에 차곡차곡 쌓인 긴장감과 두려움을 녹여주는 맛이다.


준석은 옥상에서 이불을 뒤집어쓰고 한 손에 커피를, 한 손에 망원경을 들고 마트를 살폈다.


한결 낫다.


마트 사람들이 드나드는 장소를 확실히 확인할 필요가 있다.


준석은 내심 그곳이 하역장이길 바라며 커피를 홀짝거렸다.


커피를 다 마셔버리고 잔이 차갑게 식어갈 때 쯤.


‘빙고’


하역장 근처에서 남자들이 우르르 나와 흩어졌다. 각각 칼과 몽둥이를 들었다.


그들은 3명이 한 팀이 되어 주변 좀비들을 처리했다.


‘아...얘들이 좀비를 청소했네. 어쩐지 좀비들이 안보이더니’


준석은 흥미롭게 이들을 지켜봤다.


‘각자 흩어져 생존자들을 구하나? 방어를 위해 어느정도 인원이 필요하겠지만 아무리 마트라 해도 인원이 많으면 생필품이 금방 끝나는데...하...왜 그래쓰까’


준석은 저들의 생필품을 걱정하는 게 아니다.


오직 자신의 세력을 만들 중요한 거점이 망가지진 않는지 걱정이 될 뿐이다.


준석은 마트의 사람들이 자신의 계획을 망쳐버릴 멍청한 행위를 하루빨리 막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밖으로 나온 수색조가 약 15명이면...내부를 지키는 인원과 쉬는 인원을 생각하면 최소 30명? 너무 많아! 이 멍청이들!!’


준석이 입술을 핥으며 한숨을 뱉었다.


마침 남자3명이 준석의 집 근처 방향으로 접근하고 있었다.


준석은 자연스럽게 마트로 합류하고자 저 3명을 이용하기로 마음먹었다.


준석은 이불과 버너, 커피잔등을 그대로 놓아둔 채 집으로 내려갔다.


몸에 부착된 값비싼 장비들을 내려놓고, 대검과 톤파, 일본도를 챙겼다.


‘실전이다! 가즈아!!’


준석의 눈이 투지로 타올랐다.


가슴은 두근거렸다.


마치 첫사랑에게 고백할 때처럼.


준석은 일본도를 쥐고 조심스럽게 밖으로 나갔다.


멀지 않은 곳에서 좀비 2마리가 서성거렸다.


대나무만 베다가 이제 좀비들의 목을 칠 생각을 하니 긴장감과 함께 묘한 흥분감이 온 몸을 뒤 덮었다.


호흡도 약간 거칠어졌다.


당연하다. 첫 경험이니까.


준석은 입을 다물고 콧구멍으로만 심호흡을 이어갔다.


차가운 공기가 정신을 진정시켜주었다.


준석은 두 손으로 손잡이를 단단히 움켜 쥐었다.


조심스럽게 놈들에게 접근 했다.


휘익-! 털썩-


위협적으로 공기를 가르는 소리가 귀에 들리는 동시에 놈의 머리가 땅에 떨어졌다.


놀라운 속도와 정확도다.


손잡이에 이질적인 진동이 느껴졌다.


대나무를 벨 때와는 확연히 다른 느낌이다.


약간의 죄책감이 밀려왔으나 어쩔 수 없다.


익숙해져야만 하는 느낌이다.


과거 좀비에 대한 죄책감은 생존에 큰 걸림돌이었다.


수많은 영화와 게임, 소설을 통해 준석은 충실히 마인드 컨트롤 했다.


그럼에도 뭔지 모를 불편감과 미안함, 죄책감은 완전히 사라지지 않았다.


생각과 감정이 정리되지 않은 틈에 다른 한 마리가 준석에게 다가왔다.


마음은 시끄러울지언정 준석의 표정은 놀랍게 차분하고 차갑다.


준비동작 없이 프론트킥으로 놈을 차버렸다.


발바닥에 뚜뚝하고 갈비뼈가 부러지는 듯한 진동이 느껴졌다.


준석은 곧바로 넘어진 놈의 머리에 칼을 찔러넣었다.


내면적으로 아직 죄책감이 완전히 사라지진 않았으나 표정과 몸동작엔 전혀 망설임이라곤 찾아볼 수 없다.


오히려 내정한 킬러의 모습에 가까웠다.


점점 마음은 진정되었다.


좀비를 처리하는 것에 대한 죄책감은 생각보다 빨리 사라졌다.


칼을 아래로 휙 털어낸 뒤, 놈의 옷에 칼을 닦았다.


후우-


저기 멀리 보이는 하얀색 주택 근처부터 좀비들이 10마리 정도 보였다.


준석은 그곳을 향해 뛰었다.


그리고 힘껏 외쳤다.


“살려주세요! 도와주세요! 사람 살려!!”


준석은 악을 지르며 검을 휘둘렀다.


이 근방을 돌아다닐 팀이 자기 목소리를 듣도록 더더욱 오바하며 고함을 질렀다.


순식간에 3마리를 해치웠다.


준석의 몸이 풀렸다. 자유자재로 검을 놀리며 베고 찔렀다.


흡사 무협영화의 주인공처럼 검을 휘둘러 댔다.


준석은 은근히 이 상황을 즐겼다.


그동안 연습하고 훈련했던 화려한 동작들을 하루 빨리 실전에서 써보고 싶었던 그였다.


수없이 연습했던 동작들이 실전에서 어떻게 사용될지 하루 빨리 느껴보고 싶었던 터라 거침없이 검을 휘둘렀다.


7마리가 바닥에 나뒹굴 때였다.


“엇! 저기!” 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준석은 즉시 어설프게 일본도를 휘둘렀다.


“아악! 저리가! 저리가! 도와주세요!! 여기에요!”


준석의 허우적 거리는 연기와 겁에 질린 표정이 볼만하다.


3명의 사내들이 준석을 향해 달려오면서 나머지 좀비들을 제거했다.


준석은 무릎을 짚고 거친 숨을 연달아 내쉬었다.


일부러 내쉰 숨 때문에 머리가 아플 지경이었지만 멈추지 않고 숨을 거칠게 내 쉬었다.


“허억 허억- 감..감사합니다! 허억허억-”


요란하게 숨을 고르고 고개를 드는 순간 준석은 눈을 의심했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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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20화. 냄새. +1 21.03.01 89 2 11쪽
19 19화. 일촉즉발. +2 21.02.22 94 6 12쪽
18 18화. 누구냐 넌. +2 21.02.08 116 3 9쪽
17 17화. 폭주. +3 21.02.01 125 4 10쪽
16 16화. 양아치 냄새 21.01.26 127 6 10쪽
» 15화 왜 그래쓰까? 21.01.18 142 6 9쪽
14 14화 생존자들. 21.01.11 150 4 12쪽
13 13화. 왕이 될 남자 21.01.04 155 6 12쪽
12 12화. 왔구나 왔어! 20.12.28 155 6 12쪽
11 11화. 혼돈. 20.12.21 157 5 13쪽
10 10화. 기똥찬 준비 20.12.15 167 6 12쪽
9 9화. 본격적인 준비. 20.12.07 179 6 12쪽
8 8화. 마지막 기회. 20.12.03 174 6 11쪽
7 7화. 목소리. 20.11.30 179 6 10쪽
6 6화. 맹수의 눈. +1 20.11.28 222 6 9쪽
5 5화. 설마?! 20.11.26 222 6 12쪽
4 4화. 달려. 20.11.24 229 7 8쪽
3 3화. 다시 시작. 20.11.23 244 8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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