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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백일 님의 서재입니다.

데우스 논 불트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완결

이백일
작품등록일 :
2020.09.05 23:48
최근연재일 :
2020.11.02 08:10
연재수 :
47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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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0,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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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20 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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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5쪽

샛별 (2)

DUMMY

촌장의 집에 들어간 성기사 티오네 폰 트리어는 치료를 받고 있다.

인간과 함께 반백 년을 함께 한 곰 수인, 테레사에게.

생김새와 달리 섬세한 손길로 연고를 바르고 새 붕대를 감아준다.

티오네는 갑옷과 옷을 벗고 상체를 훤히 드러낸 채.


“에고, 아침부터 이게 뭐냐?”

“여기 유다라는 아이랑 다퉜어요.”

“조금? 이게 조금이냐. 으이그.”

“아니 뭐, 심장 요만큼 꿰뚫렸다고 성기사가 죽습니까? 그리고 사림이 원래 싸우면서 친해지는 법이죠. 아줌마는 고귀하신 신이라 모르죠?”

“에휴. 그러다가 한 방에 훅 가는 법이야. 거 주교랑 천사님은 잘 지내지?”

“그럼요. 몇몇 놈들이 강해지겠다면서 날뛰고 규칙 어기는 것도 여전하고요.”


둘은 자식과 엄마로 보일 정도로 친근하게 굴었다.

젊은 엄마와 장성한 새끼.

둘 근처에는 아기들이 새근새근 잘만 자고 있다.

막내 손주까지 평소와는 달리 온순하게.


“애들은 언제 이렇게 큰 거에요? 난리통에 참 잘도 자네.”

“네가 지독하게도 안 온 거지.”

“여기까지 오는 길이 얼마나 험한지 잘 아시면서.”

“그럼 왜 온 거냐? 이렇게 다쳐가면서까지.”


퉁명스럽게 묻는 테레사.

성기사는 피식 웃으며 대답했다.


“소문을 듣고 찾아왔습니다.”

“소문?”

“네. 여우랑 아가씨가 환대의 숲 부근에서 기사와 외신을 학살했다고.”

“흠. 학살까지는 안 했는데. 그리고 유다는 아가씨 아니야.”

“혹시나 했는데 제가 만났던 외신이 이름을 잘못 알고 있던 거군요. 여우랑 도련님. 정정할게요.”


티오네가 짧게 혀를 찼다.


짝!


동시에 붕대를 다 감고 등을 강하게 후려치는 마을의 외신.

애정이 가득 담긴 매에 성기사는 따가움을 느꼈다.

정식으로 라보르를 통과한 전적이 있음에도.


“아파라. 어떻게 해야 손바닥이 그렇게 매운 거에요?”

“주술의 일종···은 당연히 아니고. 사랑의 매라고 하면 되나.”

“푸흐흐. 여전하시네요. 늙지도 않으셨고.”

“너야 말로 변한 게 없어.”

“처음에 비하면 많이 변한 거죠.”


그런가, 겉모습에 비해 실제로는 나이가 훨씬 많은 테레사가 중얼거린다.

그녀의 반응에 여전히 웃으며 상의를 입는 그.

때마침 유다가 앨리스와 함께 문을 열고 들어온다.


“어, 왔어?”

“어···”


무슨 일인지 의기소침해진 유다.

앨리스처럼 꼬리가 달려있으면 아마 축 늘어져 있으리라.

반대로 앨리스는 입을 앙다물고 귀를 쫑긋 세우고 있었다.

그대로 등을 툭툭 건드리는 여우.


“자, 유다. 어서 해.”

“응, 그, 그게···”


외신이 무당을 다그치는 상황.

유다는 손가락을 꼼지락거리고 몸을 비비 꼬며 망설인다.

보다 못한 티오네는 일부러 웃음을 흘리며.


“뭐하는 거야. 계집애처럼 꾸물거리고. 빨리 말해.”


살짝 심한 말을 한다.

그러자 자극을 받은 듯 눈썹을 꿈틀대는 유다.

눈을 크게 뜨고 목을 가다듬는다.

티오네를 올려다보았다가···슬쩍 눈을 돌린다.

아니 아예 몸까지 반 바퀴 돌린 상태.


“지금···지금 이런 상황은 참 미안하다고, 해야 되려나?”

“응?”


유다의 이상한 말에 한쪽 눈을 찡그린다.

티오네의 반응에 아예 등을 보이는 유다.


“그러니까. 내 말은, 유다 드 발도르라는 무당이 티오네 폰 트리어라는 자칭 성기사에게 미안한 마음을 품고 있는 것 같다고 전달하는 거야.”

“···”


곰과 여우, 인간까지.

황당하다는 눈으로 유다를 쳐다본다.

누가 보더라도 사과를 하러 온 것은 분명한데.


사과 방식이 참으로 괴상했다.

눈도 마주하지 않고, 잘못도 인정하지 아니한다.

당사자인 티오네는 어이가 없어 헛웃음이 새어 나왔다.


“음, 어···다른 말로, 어려운 말로 하면 사죄라는 걸 하러 유다라는 존재가 여기까지 당도한 건데 그 경로가 이상해서 웬 작은 여우 한 마리한테 홀려서는···”

“유다. 너 이러기야?”


본인을 언급하자 앨리스는 꼬리까지 바싹 세웠다.

잔뜩 경계를 하는 야생의 고양이처럼.


사과하라고 타이르고 잔소리까지 한 건데.

안 하면 복수 같은 거 못하게 막는다고 협박까지 했는데.

사과를 하는 꼴이 퍽이나 보기 좋았다.


“그 여우가 엄마처럼 굴어서는 이래저래 잔소리를 늘어놓아서, 유다가 여기까지 왔으니까 당사자는 사과를 받아주는 게···”

“그냥 사과해!”


보다 못한 테레사가 괴성 섞인 목소리로 소리쳤다.

그 소리에 번쩍 눈을 뜨는 손주들.

세 살배기와 한 살배기가 울지도 않고 할머니를 쳐다본다.

하지만 가장 겁을 먹은 건 유다.


유다는 깨갱이며 몸을 돌리고 고개를 숙였다.


“죄송합니다, 아주머니.”

“나 말고 티오네한테 하라고!”

“테레사. 저는 괜찮으니까 애들도 일어났는데 이쯤하고 저희들끼리 이야기할 테니까 자리를 좀···”

“여기 내 집이야 이 새꺄!”

“죄송합니다.”


그렇게 두 사람은 집주인이자 지박신에게 연신 사과를 하며.

대낮이 될 때까지 잔소리를 듣게 되었다.

어린 아이들과 여우가 지켜보는 가운데.


***


-해 질때까지만이다! 그 이상은 안 돼!


일장연설 같던 잔소리가 끝난 뒤.

지박신 겸 집주인 겸 마을 실세의 배려로.

두 사람과 한 외신은 그들만의 공간을 가지게 되었다.


“하아.”

“후우.”

“···”


지친 듯 한숨을 쉬는 두 사람과 한심하다는 눈초리로 그 모습을 보는 외신.

한바탕 폭풍우가 몰아친 뒤.

작은 용오름이 생겨난다.


“유다. 그래서 사과할 마음 생긴 거···”

“죄송합니다.”


유다는 재빠르게 사과를 했다.

고개는 물론이고 허리까지 숙여서.

그러자 손을 내미는 성기사.


“악수나 한 번 하자 친구야.”

“친구라니. 지금 어디서 선을 넘는 거야? 개 같은 성기사 주제에.”

“그냥 빨리해!”

“네.”


그렇게 두 사람은 악수를 나누고 침대에 앉았다.

여러 사람이 쓰는 큰 침대에.

앨리스는 의자에 앉아 꼬리를 정돈하며 물었다.


“그래서 자치령을 위해 일하자는 건 정확히 무슨 소리야. 이게 이야기였으면 읽던 사람들 지루하다고 책을 집어 던지겠다. 어서 말해.”

“말 그대로야. 조금 위험하기는 하지만 너희들, 정확히는 여기 있는 내 친구에게 도움이···”

“손 떼라.”


자연스레 어깨동무하는 기사와 정색하는 무당.

아직도 사이가 썩 좋아 보이지는 않았다.

아쉬운 맘으로 기사는 팔을 거두었다.


‘짜증나.’


유다는 바로 옆에서 히히거리며 웃는 성기사가 짜증났다.


싸울 때는 그렇게 죽일 듯이, 아니 자신이 먼저 살의를 품고 덤볐으니 잘못이라면 잘못이지만.

어쩌면 이렇게 자신을 쏙 빼 닮았을까?

짜증이 솟구칠 정도로.

엄마를 잃기 전의 자신을.


멍청이 같이 허허실실 웃는 모습.

몸 말고 마음도 파는 그들처럼 헤픈 웃음.

잊으려고 하는 과거를 떠올리게 한다.

날붙이로 심장을 마구 헤집는 기분.


유다의 기분과는 별개로 이야기는 계속되었다.

상당히 길었던 자칭 자치령 상주 성기사의 말.


“한마디로, 그쪽 외신을 위해 도와라?”

“천사님이야. 그리고 왜 그리 섭섭하게 굴어? 너희들한테도 빵가루가 떨어지는 일인데.”

“그래 그래. 규율을 어긴 외신이랑 무당을 묻어버리는 건 좋은 일이지. 그런데.”


앨리스는 잠시 말을 끊고 삿대질했다.


“너 꽤 강하면서 여기까지 와서 도움을 청할 정도야?”


단호한 목소리로 묻는 외신.

그녀가 보기에 눈앞의 성기사는 상당히 강해 보인다.

저번 기사들을 묻어주고 조금 강해진 뒤인데도.

슬쩍 보고 비장의 주술을 준비할 정도로.


“아, 아니? 그냥 산 속에 진을 친 외신이랑 무당 몇 명을···앗.”


그는 자신의 실수를 자각하고 뒤늦게 입을 막았다.

몇 명이라는 소리에 입을 벌리는 앨리스.


“몇 명? 그럼 한둘이 아니라는 소리네? 정확히 얼마나 되는데?”

“음 그건 말 못하는데. 이거 정말 큰 비밀인데. 주교님한테 혼나는데.”


혼잣말하는 것처럼 중얼거린다.

대답을 듣고 콧방귀를 끼는 여우.


“유다. 들었지? 이건 너무 위험해. 한둘이면 모를까 성기사가 도움을 청할 정도라고. 그냥 여기 있자.”

“오, 외신이시여. 어찌 그리 야속하십니까? 이렇게 험한 곳에서는 힘을 합쳐야 하는 법입니다.”

“여기 역사는 테레사한테 들어서 대충 알고 있거든. 힘을 합치기는 개뿔, 지들끼리 싸우다가 이렇게 된 주제에.”

“큰일인데. 이러다가 주교랑 천사님 큰일나는데. 당신들이 죽인 거나 마찬가지인데.”


유약해 보이는 소년의 양심을 찌르는 공격.

그는 슬쩍 눈길을 굴려 표정을 확인한다.

하지만 소년은 꿈쩍하지 않았다.

허리를 살짝 굽히고 고심하는 모양새.

한 폭의 그림처럼 아름다운 모습에 성기사는 잠시 입을 벌렸다.


“흠. 역시 이쁘기는 하네. 남자로 태어난 게 안타깝···”

“결정했어.”

“응?”


이번에는 새벽 떄보다 빠르게, 몇 분에 걸친 고심 끝에 결정을 내린 무당.

유다는 허리를 꼿꼿이 자신의 신을 바라본다.


“앨리스. 우리 목표는 반석을 모조리 박살내는 거야. 이건 서사시로 따지면 고난과 시련이라고.”

“그렇지! 유다 힘내라!”

“그리고 이렇게 강한 놈이 도움을 청할 정도면 양질의 마력을 잔뜩 가지고 있다는 소리잖아. 강함은 곧 마력의 질과 양으로 직결되니까.”

“그래, 그래. 잘한다!”

“···비장의 주술도 있으니까 한 번 정도, 딱 한 번이지만 참수를 회피할 수도 있고. 개인적인 욕심이지만 나쁘지 않은 제안이라고 생각···”

“그럼 결정 한 거지?”


추임새를 넣던 그는 말을 끊고 불쑥 손을 내민다.

활짝 웃는 모습 그대로.

유다는 굳은 얼굴로 그를 올려다보았다.

시선에 고개를 갸웃거리는 성기사.


“뭐 문제 있어?”


키는 살짝 작지만 훌륭하게 단련된 몸.

유다의 어릴 적처럼 웃음을 잃지 않는 얼굴.

먼저 죽이려고 덤볐는데 원망하지 않는 눈빛.

목적을 달성했다고 신나게 기뻐하는 모습까지.


자신과는 달리 너무나도 강인한 사내였다.

몸, 정신, 마음, 영혼, 모든 것이.

절망과 나약함의 구렁텅이에 빠진 유다와는 달리.

강인하고 강건하며 밝고 희망차고···강하다.


눈이 부실 정도로 강하다.

분한 마음이 들 정도로 강하다.

질투가 나고 시기심이 들고 부러울 정도로.


유다는 자기도 모르는 사이.

한때 케파가 자신에게 그랬던 것처럼.

눈앞의 성기사가 몹시 거슬렸다.


“아무것도 아냐. 그냥 너 말이 너무 많다고.”

“다시 악수나 하자고.”


두 사람은 두번째 악수를 나눈다.

보기보다 훨씬 거친 서로의 손.


‘미친 무당인 줄 알았는데 수련깨나 했나 보네. 방금 전도 보기보다 꽤 거칠어.’

‘역시 성기사. 손아귀 힘이 장난이 아냐.’

‘꽤 쓸만한 놈을 낚았네. 조금 미안하지만.’


서로 다른 생각을 하며 악수를 마친다.

한편 둘을 뚱한 표정으로 바라보던 앨리스.


“유다. 내 허락은 이제 생각도 안 하는 거야?”


화를 내는 대신 걱정이 잔뜩 어린 목소리로 말한다.

꼬리와 귀까지 축 늘어뜨리면서.

유다는 침대에서 일어나 앨리스를 번쩍 들었다.


낑낑대며 옮겨서 인형처럼 껴안는 유다.

머리털과 꼬리가 나부끼며 기분 좋게 간지럽힌다.


“아냐. 이 자식이 멋대로 악수를 한 거라고. 그래서 해줄 거지, 허락?”

“강해질 수 있는 기회이긴 하지만 너무 위험해. 네 말대로 성기사가 도움을 청할 정도면 목숨을 걸고...”

“허락해 줄 거지, 피샤?”

“끄응.”


유다가 부드럽게 머리를 쓰다듬는다.

엄마라고 부르며, 엄마가 자기에게 그랬던 것처럼.

피샤와 엄마를 함께 떠올리면서.


유다의 필살기에 입을 앙다무는 앨리스.

간신히 참았지만 꼬리는 그러지 못했다.


유다와 너무나도 닮았던 소녀.

소녀도 어미에게 자주, 매일같이.

쓰다듬을 받았기에 몸의 기억이 반응했다.


붕붕, 맹렬하게 흔들리는 피샤의 꼬리.

기분 좋다는 듯 몸까지 살짝 떨린다.


“한, 한 번뿐이다? 그 주술 한 번이라도 쓰면 바로 물러나는 거야. 그 뒤로는 정말 목숨을 걸어야 하니까. 트리어 너도 괜찮지?”

“물론, 외신이시여. 조금만 힘을 보태도 감사할 따름입니다.”

“좋아, 그럼 결정됐으니까 이제 해야 할 일은.”


털썩.


유다와 앨리스는 신발을 벗고 몸을 눕혔다.


“좀 자자. 제대로 잠을 못 잤어.”

“아, 나도. 피곤해 죽겠네.”


한밤중부터 새벽까지 깨어 있던 셋.

낮잠을 자기로 마음먹는다.

그렇게 셋이 나란히 누웠는데, 티오네는 아연실색한 표정으로 외신과 무당을 바라본다.


작은 소년이 더 작은 소녀를 인형처럼 껴안았다.

소녀도 소년의 품에 안겨 눈을 감은 채.

둘은 늘 그랬듯이 서로의 체온을 나누었다.


앳된 얼굴을 한 소년과 열 살배기 소녀의 몸을 빌린 외신.

둘의 실제 나이를 아는 성기사는 움찔거리며 조금 떨어졌다.

성인이 된 남자와 수백 살은 족히 넘은 외신.

그는 떨떠름한 표정을 짓고 입을 연다.


“너희 설마 그러고 자냐?”

“응. 그런데?”

“무슨 문제 있어?”


경계하듯 노려보는 유다.

앨리스의 꼬리를 매만진다.

껴안을 게 없으면 못 자는 소년.

기사는, 청년은 눈을 피하며 대답했다.


“아무것도 아냐.”

‘엄마처럼 모신다고 했나? 이 자식. 생각보다 훨씬···’


훨씬 유약하고 어리다.

열 여섯이라고 했던가?

덩치도 작고 힘도 약한 놈.


굉장한 외신을 모시고 있지만 정작 본인은 복수심에 미쳐 있고 감정, 마력, 힘.

모조리 자제할 줄을 모른다.

봐봐, 이렇게 경계하면서도 꼬리 만지고 자빠졌네.

지금 전력으로 부딪히면 자신이 이기리라 확신할 정도야.


거기에 어린애처럼 저렇게, 저렇게···하아.

어쩌면 잘못 생각했는지도 모른다.

거짓말을 섞여 낚은 게 후회된다.



시간이 지나자 소녀의 몸을 한 외신은 금세 잠들었다.

눈을 감고 자는 척을 하는 두 사람.

죽이려던-죽을 뻔한 경험을 하니 잠이 오질 않는다.


“들개. 당신 안 자고 있죠?”

“···어. 근데 갑자기 왜?”

“한 가지만 물어도 되나요.”

“뭐든지. 어차피 잠도 잘 안 온다 야.”

“배교를, 배신을 당하면 무슨 기분입니까.”


케파를 떠올리며 한 질문이었다.

눈앞에서 친구가 배신을 한 기분.

코앞에서 전우가 배신을 한 기분.

동료들이 자신을 배반한 그 기분.

당사자에게 한 번 정도는···

듣고 싶다는 마음이 유다의 입을 움직였다.


유다의 질문에 작게 신음하는 티오네.

수염 하나 없이 매끈한 턱을 쓰다듬는다.

곧 되묻는다.


“지금 기분? 아니면 배교를 당했을 때의 기분?”

“배교를 당한 직후?”

“아아, 그 때 그 기분. 하하.”


성기사는 눈을 감고 당시를 회상하며 웃었다.

예상밖의 웃음에 두 눈을 깜빡이는 소년.


그러나 곧 성기사의 뜬 눈을 보고서.

웃음의 이유를 알 수 있었다.

똑 닮은, 너무나도 닮은 그 얼굴.

배교를 결심했을 때 보았던 것.


원수를 바라볼 때의 표정.

미움을 가득 담은 눈빛.

저주를 담고 있는 입술까지.


“더러웠지.”


케파의 얼굴이었다.


작가의말

이백일:주교님. 왜 요즘 댓글이 적을까요?
마그나:자네 같으면 쓸데없고 재미도 없으며 참신하지도 않은 늙은이와 젊은이의 대화를 작가의 말로 올리는 미친 작자에게 남기고 싶은 말이 있겠나?

이백일:어, 음...(머리를 긁적인다)

마그나:(깊게 한숨을 쉰다)그걸 이제 알아채면 어떡하나, 이 친구야. 표면상 글쓴이라도 글쓴이면 글쓴이답게 좀 진중한 태도를...

이백일:(정색)네? 싫은데요. 안 그래도 더럽게 어두운 분위기의 글인데 작가의 말까지 어두우면 어떡합니까.

마그나:답이 없구만.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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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 샛별 (3) +2 20.10.21 62 5 16쪽
» 샛별 (2) +6 20.10.20 64 7 15쪽
37 샛별 +2 20.10.19 62 5 16쪽
36 땅의 짐승 (2) 20.10.17 68 5 19쪽
35 땅의 짐승 +2 20.10.16 67 5 17쪽
34 첫번째 뒷이야기 (4) 20.10.15 67 3 11쪽
33 첫번째 뒷이야기 (3) 20.10.14 71 3 18쪽
32 첫번째 뒷이야기 (2) 20.10.13 70 5 15쪽
31 첫번째 뒷이야기 +3 20.10.10 79 3 12쪽
30 Deus Non Vult (5) +4 20.10.09 94 7 35쪽
29 Deus Non Vult (4) +1 20.10.08 97 3 17쪽
28 Deus Non Vult (3) +4 20.10.07 86 4 21쪽
27 Deus Non Vult (2) +1 20.10.06 88 5 18쪽
26 Deus Non Vult +3 20.10.05 148 4 2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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